유나이트 서울과 함께 최신 버전인 6.1업데이트로 유니티 엔진6의 세대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유니티. 앞으로 유니티 엔진이 어떤 방향으로 개발자들을 지원할 것인지, 유나이트 서울 키노트 종료 후 인벤에서는 유니티 엔진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애덤 스미스 시니어 VP와 독점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유니티 6세대, 개발자이자 소비자로서 직접 내실 다듬어가는 시기"
Q. 이번에 유니티 프로덕트 팀의 프로젝트 '서바이벌 키즈'를 공개했는데,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간 유니티는 파트너사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데모 외에 직접 게임 개발은 피해왔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서바이벌 키즈' 개발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요? 또 그외에 다른 프로젝트도 준비 중인가요?
애덤 스미스 시니어 VP(이하 애덤 스미스) = 좀 긴 이야기가 될 텐데,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제가 유니티에 합류한 건 2015년 초, 유니티5가 시작되던 때였어요. 제 첫 업무는 디벨로퍼 릴레이션 부서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이 부서는 핵심 스튜디오들을 위한 기술 프로듀서 역할을 했죠. 제가 일했던 스튜디오에는 유비소프트 같은 주요 서구 개발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년 뒤, 그 팀은 고객 성공 부서로 확장됐고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어요. 그런데 2017년에 저는 ‘유니티 프로페셔널 서비스’ 팀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죠. 이 팀은 주요 스튜디오와 조용히 공동 개발 작업을 하면서 최신 기술들을 실제 현장에서 테스트하고, 검증된 기술로 만드는 것이 목적인 팀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저는 다른 팀을 맡게 되었고 몇 년간 그 일을 했죠. 그러다 2023년에 다시 그 팀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 직후 맷 브롬버그가 CEO로 합류했어요. 그는 저에게 전체 제품을 맡아보라고 제안했죠.
맷이 좋았던 점은, 제가 ‘유니티 스튜디오 프로덕션’ 팀을 계속 이끌면서 제품 팀과도 협력할 수 있게 해준 것이었죠. 그 덕분에 우리는 완전한 게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단, 우리가 앞으로 영원히 게임 스튜디오가 되겠다는 건 아니에요. 우리는 자체 IP를 만들 생각은 없고, 커뮤니티와 경쟁하고 싶지도 않아요. 대신 ‘서바이벌 키즈’ 같은 게임에서 개발자로서 스튜디오들과 협업하면서 유니티의 전체 기술 스택을 활용하고 싶습니다.
특히 유니티 6와, 그 게임이 실행되는 새로운 플랫폼을 위한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어요. 유저 경험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도 유니티의 라이브 서비스 전반을 실제 게임에서 테스트할 수 있으니까요. 이전에 기가이아 프로젝트라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이디어는 좋았어도 경험 많은 개발팀이 부족했었죠. 그래서 이번엔 경험 많은 팀이 개발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서바이벌 키즈'를 만든 유니티 스튜디오 프로덕션 팀은 유니티 엔진을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성능을 뽑아내는, 진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한 이유는 유니티 6가 얼마나 뛰어난지 입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고객 입장이 되어서 부족한 점을 찾고, 커뮤니티 피드백도 얻었죠. 키노트에서도 언급했듯, 모든 게임이 백엔드 프레임워크를 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게임 개발 환경에서 유니티의 백엔드 서비스와 엔진을 함께 테스트하고 싶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로 유니티 엔진은 전체 커뮤니티를 위해 더 나아졌고, 또한 우리는 고객사이자 파트너사인 코나미가 원하는 플레이어 경험을 실현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커뮤니티에 최고의 툴을 제공했다고 자부하고 있고요.
Q. 그 핵심인 '유니티 엔진6'가 지난 10월 출시된 후 6개월 가량이 지났습니다. 기존 대비 어떤 성과를 거두었나요? 또 개발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애덤 스미스 = 도입 측면에서는 정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지금까지 약 300만 명의 개발자들이 유니티 6을 사용해봤고, 현재 전체 유니티 프로젝트의 약 38%~40% 정도가 유니티 6를 사용 중이에요. 이전의 2021 버전이나 2022 버전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도입이 이뤄졌죠.
우리가 이렇게 빠른 도입률을 보인 이유 중 하나는, 이번 릴리스에서 뭔가 화려한 기능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커뮤니티의 피드백에 충실하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개발자들이 원하는 건 성능, 최적화, 안정성입니다. 또 기존 도구들을 개선하고 더 많은 플랫폼을 지원해주기를 바라고 있죠.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나 복잡한 백엔드 개발을 해결해주기를 원합니다.
이 부분은 그간 유니티가 오래도록 해온 부분이지만, 이번 유니티 6과 6.1에서는 정말 이 방향에 집중했어요. 새로운 화려한 기능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툴을 프로덕션 품질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죠. 그래서 예전 버전들과 비교해봤을 때 지금 시점에서 도입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앞서 간담회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서바이벌 키즈'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유니티 6의 고객이 되어봤고, 닌텐도 스위치 2의 런칭작으로 나설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건 유니티 6의 역량을 정말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Q. 이제 유니티 엔진6가 유니티 엔진6.1로 업데이트되는데,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또 개발 효율이 기존 대비 얼마나 늘어날까요?
애덤 스미스 = 아마 기능 측면에서는 그렇게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겁니다. 대신 성능에서 추가적으로 향상됩니다. 유저와 개발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엔진을 계속 최적화하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주목할 혁신이라면, 새로운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죠. 닌텐도 스위치2도 그렇지만, 웹 관련 기능인 웹 GPU도 그렇고요. 이와 관련해서 소개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캘리포니아와 유럽을 근간으로 하는 스트라톤 스튜디오의 웹 GPU 기반 '프로젝트 프리즈마틱'이라고 있어요. 브라우저 안에서 이만큼 3D 경험이 가능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죠.
이 부분은 글로벌, 특히 서구권에서 매우 중요한 흐름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고, 고성능 3D 웹 GPU 프로젝트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죠. 물론 더 가벼운 웹 게임을 위한 빌드 프로파일도 준비 중입니다. 우리는 유니티 웹 플랫폼을 이미 출시했고, 그 안에 있는 인스턴트 게임 기능으로 훨씬 가볍게 게임을 만들고 즐길 수 있죠.
유니티 6.1의 핵심 철학은, 바로 '플레이어의 도달 범위 확장'입니다. 플레이어가 어떤 환경에서든, 어디에서든 게임 경험을 쾌적하게 즐기고 다른 플레이어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개발자들이 구축하기 쉽도록 엔진의 품질과 성능 향상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웹게임 분야에 대해 언급했는데, 사실 한국은 그 시장이 크지 않아 이 분야에서 유니티가 이룬 성과와 혁신이 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그 분야를 조금 더 소개한다면? 또 앞으로 어떻게 발전을 이루어낼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애덤 스미스 = 이제 웹에서 3D 기능도 유니티의 전체 기술 스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죠. 과거 '유니티 웹 플레이어'를 기억하시나요? 그 당시 웹 기술은 유니티의 전체 스택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죠. 하지만 웹 GPU는 브라우저에서도 유니티의 기술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하죠.
아직 한국에서 웹게임은 다른 나라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에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북미나 서구권에서는 흔치 않던 과금 모델, 예를 들어 ‘부분 유료화’를 한국이 먼저 도입했다는 점이에요. 2000년대 초중반 PC MMORPG에서 그런 흐름이 시작됐죠. 그리고 이제는 서구권에도 퍼지고 있어요. 한 발 앞서간 셈이죠.
그리고 언젠가 웹게임이 한국에서도 더 대중화된다면, 유니티는 그에 맞출 이미 준비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저는 시간이 흐르면 고품질 3D 기반의 웹 게임도 점점 보편화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그리고 그에 따라 유저의 패턴이 변할 때, 그에 맞춰 선보일 기술을 글로벌로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합니다. 지금 당장 한국에서 웹게임이 인기가 없더라도, 언젠가 중요해질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때 유니티는 준비가 되어있을 테니, 함께 새로운 경험을 개척해나가길 바랍니다.
Q. 지난 유나이트 2024에서도 유니티 6세대의 과제로 퀄리티와 퍼포먼스가 언급됐고, 그래서 강조된 것이 GPU 상주 드로어와 APV 같은 기능들이었죠. 6.1에서는 이 기능에 추가로 개선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애덤 스미스 = 유니티는 눈에 띄는 새로운 기능의 추가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하위 시스템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디터 성능과 런타임 결과 측면에서 그래픽 팀이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Q. 그간 유니티는 크로스 플랫폼 지원에 집중해왔는데, 이 부분에서도 유니티 6세대에 어떤 진전이 있을까요?
애덤 스미스 = 조금 반복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유니티 6세대 전반에서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의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어요. 플랫폼 지원도 그 일환이고요.
키노트에서도 말했듯이, 전 세계의 개발사들이 가장 바라는 건 ‘유저들에게 쾌저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CPU, GPU, 메모리 최적화와 바이너리 사이즈 축소 같은 요소에 항상 집중하고 있죠. 지금은 새로운 콘솔 플랫폼에 대한 데이 원 지원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또 앞서 언급한 웹 예시처럼, 전 세계적으로 플레이어들이 어디에서든 최적화된 성능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것이 유니티 6의 핵심 철학이죠.


Q. 확실히 예전의 유니티는 매번 업데이트 때마다 새로운 기능을 강조했는데, 요즘은 앞서 말한 것처럼 안정성, 성능, 최적화에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애덤 스미스 = 맞습니다. 유니티는 예전에는 버전 하나마다 수많은 기능을 넣곤 했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런 기능들을 정말 끝까지 잘 다듬는 데에는 부족했던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최대한 다듬고 싶었어요.
‘성능, 최적화, 안정성’ 이 세 가지는 지금 전 세계 개발자들이 우리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들이에요. 특히 런타임에서의 플레이어 경험, 그리고 에디터에서의 편집 경험에서요. 특히 개발자들은 계속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에디터 환경을 원하고 있죠.
저희의 사명은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물이 가능한 많은 플레이어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그들을 다양한 장치와 플랫폼에서 안정적으로 만나게 하는 겁니다. 우리는 유니티 기반 게임을 즐기는 전 세계 게이머 수가 어떤 다른 기술보다 많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예를 들면 아이언 게이트 스튜디오 같은 소규모 개발사의 '발헤임'이 스팀 최고 인기 게임에 오르기도 했죠. 문 스튜디오는 '오리' 시리즈로 그 특유의 디자인과 아트로 호평을 받았고요. '마블 스냅'처럼 글로벌로 인기 있는 메이저 타이틀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처럼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게임이 유니티로 제작되어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것입니다. 모든 장르, 모든 스타일의 게임이 최고의 성능과 안정성으로, 그리고 아름다움을 담아서 유저에게 전달되도록 돕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굳이 매번 새로운 기능을 대대적으로 넣을 필요는 없죠. 지금의 기능만으로도 엄청난 성공 사례들이 많고, 그걸 계속 안정화시키고 다듬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공감합니다. 사실 예전 유니티는 새로운 기능들이 다 좋긴 한데, 매번 새로 생기는 것들이 많아서 때로는 복잡하고 혼잡했으니까요. 지금은 성능, 안정성, 최적화에 집중해서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애덤 스미스 =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런 방향성을 자신 있게 택할 수 있었던 건 유니티의 ‘확장성’ 덕분이었죠. 에디터 내부에서 자신의 게임에 맞춘 커스텀 툴을 만들 수 있고, 게임 디자인이나 장르 목표에 따라 필요한 워크플로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죠. 그리고 우리는 외부 툴이나 SDK, 서비스들과의 통합도 적극 장려하고 있어요.
유니티는 ‘위대한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모이는 중심’이 되고 싶어요. 우리가 모든 걸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유니티 커뮤니티는 애셋 스토어, 깃허브 등 여러 곳에서 정말 많은 기여를 해주었죠. 작은 스튜디오든 큰 개발사든, 자신만의 워크플로우와 기능을 커스터마이징해서 유니티의 확장성을 활용하는 걸 보면 늘 감탄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커뮤니티 기반의 확장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유니티, AI툴을 통합하는 개발 플랫폼이 될 것"

Q. 지난 GDC 2024와 이번 유나이트에서 올해 하반기에 AI 워크플로우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강화한다는 것인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애덤 스미스 = AI에 대해 저와 맷 브롬버그 CEO는 지난 몇 달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가 처음 유니티에 왔을 때 저에게 유니티의 AI 분야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거든요.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유니티가 AI툴들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우리는 모든 AI 워크플로우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다양한 외부 AI 툴에서 생성된 콘텐츠를 잘 받아들일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C# 코드, 스프라이트, 텍스처, 애니메이션 같은 것이 있겠죠. 이런 데이터를 실제 프로덕션에서 쓰이도록 통합할 수 있어야 해요.
외부 AI 툴로 멋진 3D 캐릭터나 2D 스프라이트를 만들었다고 치죠. 그게 유니티 안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아직 프로덕트가 아닌 거죠. 그 데이터를 유니티에 통합해서 애니메이션, 리깅, 코드 로직과 잘 연결되어야 비로소 프로덕션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외부에서 생성된 데이터와 AI 도구를 유니티 안에서 조립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AI 시대 유니티의 핵심 역할인 것이죠.
물론 에디터 안에서 AI 기능도 중요하죠. 예를 들자면 C# 코드를 짜다가 오류가 났을 때, 콘솔창에 뜬 에러 메시지를 AI 프롬프트에 붙여넣으면 그 원인을 AI가 설명해주는 것이죠. 이전에는 그 메시지를 구글링하고 포럼을 뒤져서 비슷한 문제가 있던 사람들의 사례를 찾아 헤맸는데, 에디터 안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효율이 높아지겠죠.
Q. 그 이전에 AI 분야에서는 뮤즈, 센티스 같은 것들이 발표되었죠. 앞으로 이 기능들은 어떻게 될까요?
애덤 스미스 = 이번 발표에 앞서 그 제품을 먼저 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자주 나오진 않을 겁니다. 우리는 AI 기능을 '제품'이 아닌, 유니티 안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워크플로우로 만들고자 하니까요. 그래서 유니티 6.2부터 그런 기반을 만들기 시작할 거고요,
일례로 뮤즈에서 제공하던 텍스트 기반 프롬프트 기능도 원래는 브라우저 안에서 돌아갔지만, 앞으로는 에디터 안에 직접 통합할 계획입니다. 개발자가 브라우저와 에디터, 비주얼 스튜디오를 왔다 갔다 하며 코드를 복사해 붙이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하나의 흐름 안에서 AI가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바꿀 겁니다.
우리는 외부 AI 솔루션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지만, 그게 그냥 끌어다 쓰는 게 아니라 유니티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Q. 지난 테크 데모 '타임 고스트'에서 AI로 옷 주름 애니메이션을 표현한 걸 보고 놀랐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실제로 가능할 만큼 유니티의 AI가 기술력이 올라온 것인가요? 혹은 이처럼 AI를 활용한 새로운 테크 데모도 준비 중인가요?
애덤 스미스 = 조금 의외라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우리는 현재 그런 대형 시네마틱 테크 데모보다는 ‘서바이벌 키즈’처럼 실제 게임 개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프로덕션 검증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런 방식이 유니티 커뮤니티의 대다수를 지원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타임 고스트’에서 보여준 옷 주름이나 피직스는 정말 아름다웠고, 저희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건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든 것을 다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실제로 그 테크 데모는 유니티 엔진 외에도 후디니 등 여러 툴을 사용했죠. 유니티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확장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확장성을 기반으로, 여러 외부 툴과의 연계를 계속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타임 고스트'에서 보여준 그런 기술은 개발자들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Q. AI하면 통상 생성형 AI를 주로 떠올리는데, 그 다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AGI'라는 개념도 언급되고 있기도 하고요. 유니티에서는 다음 세대의 AI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애덤 스미스 = 좋은 질문입니다. AGI에 대해 말하면, 우선 '이게 직업을 대체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많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지 않아요.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더 많은 개발자들이 더 많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게임 개발 과정을 떠올려보면, 반복적인 작업이 정말 많습니다. 쉽게 피로해질 정도로요. 그런 부분을 AI가 자동화해주면 개발자들은 더 창의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반복 테스트나 단순한 스크립트 작성 같은 건 AI가 빠르게 도와줄 수 있죠. 그래서 게임을 더 빨리 완성하고, 그렇게 해서 ‘재미’를 좀 더 빨리 자주 찾을 수 있죠. 이를 토대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고요. 그런 식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프로젝트를 개발하다 보면, 일부 코드는 비슷한 걸 계속 새로 짜는 그런 게 꽤 많아요. 예를 들자면 타이머 코드 같은 게 있겠죠. "public int 값이 있고 1초에 1씩 줄어들다가 0이 되면 타이머 스크립트를 만들어 줘" 이런 것인데, 생각해보면 제가 한 100번도 넘게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 걸 AI가 바로 정확하게 딱 만들어서 줄 수 있다면, 개발자는 더 생산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겠죠.
"더 이상 추측은 없다, 고객 입장에서 다음 세대까지 준비할 것"

Q. 지난 유나이트 2024에서 유니티의 차세대 혁신 과제로 ‘SIMPLICITY, ITERATION, POWER’ 세 가지가 언급됐죠. 그 과정에서 렌더러 통합이나 CoreCLR 대응 등 유니티 엔진의 구조를 한 차례 더 바꾸는 대격변까지 눈에 띄었는데, 이 변화에 앞서 2025년 유니티 6세대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애덤 스미스 = 물론 우리는 유니티 엔진6 외에도 다음 세대 유니티를 위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앞서 언급한 CoreCLR 기반의 최신 .Net 코드 대응, 콘텐츠 파이프라인 개선, ECS 통합 등은 그 기반이 되겠죠.
이런 것들은 2025년에 바로 볼 수 있는 기능은 아니고, 그 이후 유니티 버전에서 점진적으로 구현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엔진을 더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구조로 만들고자 해요.
다만 유니티 6세대에서 이 혁신으로 바로 넘어가는 건 아니고, 최대한 유저와 개발자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기반을 차근차근 다지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이후에 안정적으로 차세대 버전을 채택할 수 있도록 말이죠.
Q. 최적화와 퍼포먼스를 위해 그간 자주 언급된 것이 프로파일러, 그리고 ECS 도입이었죠. 유니티 엔진6에서 그 윤곽이 잡히는 느낌인데, 이후에 이 부분들을 어떻게 진화시킬 것인지 궁금합니다.
애덤 스미스 = 사실 먼 미래까지 정확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제 ‘프로덕션 검증 방식’이 앞으로 모든 결정의 기준이 된다는 겁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개발자들이 뭘 원하는지 추측하지 않아요. 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실제로 만들어보며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유니티 커뮤니티에 기능을 제공하죠.
‘서바이벌 키즈’처럼 실제 검증된 게임을 기준으로 기능을 도입하면, 다른 스튜디오들도 그 사용 사례를 보고 안심하고 채택할 수 있죠. 앞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모든 기술 결정을 내려갈 겁니다.

Q. 그간 유니티는 3D 외에도 2D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개선해왔는데, 이 분야와 관련해 6세대에서 목표하는 방향이 무엇인가요? 또 개인적으로는 렌더 애즈 2D 기능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진척 중인가요?
애덤 스미스 = 렌더 애즈 2D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 개발 중입니다. 2D 팀은 아시아, 특히 싱가포르쪽에 주로 포진해 있는데 해당 팀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죠.
2D쪽에서 우리가 특히 자랑스러워하는 성과는 URP와의 결합이죠. '마블 스냅'을 예로 들어보죠. 2D 시점으로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지만 3D와 셰이더, VFX 그래프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있죠. 또한 2D 배경에 3D 이펙트를 자연스럽게 렌더링할 수 있었고요. 이런 기술이 유니티 2D에서 구현될 수 있던 것이 바로 URP와의 결합의 성과고요. 이외에도 여러 게임들이 2D 카메라에서도 3D 요소를 멋지게 융합했는데, 그걸 보면서 우리 역시도 영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개발자들과 크리에이터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애덤 스미스 = 20년 전, 제 커리어는 한국 개발사들과의 협업으로 시작됐습니다. '나이트 온라인', '그라나도 에스파다', '워록'이 서구권에 퍼블리싱할 때 참여했었으니까요. 그때부터 한국 개발자들의 창의성에 항상 감탄했습니다. 특히 F2P 모델은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이라고 생각했고, 그로부터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제가 LA에서 일하는 8년 동안 한국 개발사들과 협력하면서 이외에도 많은 것을 경험했고, 그것이 제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 협업의 연장선상에서, 유니티가 나왔을 때 그 기술에 감동 받아 유니티에서 일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만일 한국 게임 개발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지금의 제 커리어는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모든 개발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유니티가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