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팬들을 위한 축제가 바로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xt Fest)입니다. 처음에는 팬데믹 시기 게임 알리기를 지원하는 데모 체험 이벤트 정도였는데요. 이제는 매년 여러 차례 이벤트가 열리고, 여기서 수많은 신작 체험판과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출시 전에 미리 내가 좋아할 게임을 먼저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고요.

대규모 제작 게임부터 인디 게임까지. 나만의 알고리즘에 맞춰 공개되는 수많은 게임. 그래서 놓치는 게임들 있을까 태그별로 주목할 게임,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빛 못 본 게임까지 싹 정리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3월 4일 오전 3시까지 열리니까 연휴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겠죠?
그럼에도 '이게 더 재밌는 게임인데...'라고 생각하는 게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추천이 다른 사람의 인생 게임을 찾아줄지도 모르니까요.
* PC에서는 게임 클릭 시 스팀 페이지로 바로 이동합니다.

액션 게임은 사실 요즘 게임 좀 한다고 하는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메카 브레이크(Mecha Break)', 다른 하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입니다. '메카 브레이크'는 테스트와 함께 30만 플레이어를 기록했고, 지금도 20만 명 이상의 일일 최다 접속자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게임입니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출시를 앞두고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준 높은 액션 매력을 이미 증명했고요.
'샷건 캅 맨(Shotgun Cop Man)'은 '마이 프렌드 페드로' 개발진의 신작입니다. 전작이 발리우드 영화 같은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물리 기반으로 총의 반동을 이용한 퍼즐 액션이 만들어졌습니다. '드래곤킨: 더 배니시드(Dragonkin: The Banished)'는 '워해머: 카오스베인'으로 유명한 에코 소프트웨어가 만들었습니다. 단조로운 플레이와 버그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전투로 호평받았던 만큼 핵앤슬래시 장르로서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게 합니다.

시뮬레이션 장르 자체가 하위 장르를 너무나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보니 소개하는 게임도 하나같이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진 게임들로 구성됐습니다.
800% 가까운 텀블벅 후원 이후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괴물여관'은 이름 그대로 괴물들이 방문하는 여관 경영을 그립니다. 그렇다고 기괴한 괴물이 등장하는 그런 부류는 아니고요. 이름만 괴물이지 털뭉치에 귀여운 동물 같은 외모의 괴물들이 그래픽과 함께 아기자기한 느낌을 더합니다. '위즈덤 아카데미(Wizdom Academy)'는 비슷하게 건설, 경영 게임이지만, 마법 학교를 운영한다는 재미를 강조했죠. 도시 건설에 마법 수련생을 모집하는 판타지 요소를 더했습니다.
'던전 워페어3(Dungeon Warfare3)'는 이미 전작들로 타워 디펜스의 매력을 잘 그려낸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특유의 물리 기반 몬스터 막기도 여전합니다. 크래프톤 스튜디오 5민랩은 '민간군사기업 매니저'의 체험판을 공개했습니다. 세계의 지저분한 임무를 처리한다는 용병단 구성의 재미에 굉장히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용병단 전술 플레이도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템페스트 라이징(Tempest Rising)'은 전통적인 클래식 RTS 작품입니다. 세 개의 파벌, 자원을 두고 펼쳐지는 전쟁 등 예전 RTS의 재미가 그립다면 도전해볼 만한 게임이죠.

Chill은 표현 자체는 오래됐습니다만, 요즘 여러 밈과 함께 더 떠오르고 있는 단어인데요. 예전에는 너무 밋밋한 Chill이 유행하는 건 세상이 워낙 복잡하고, 흉흉해 오히려 이런 여유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아늑함 태그를 단 스팀 넥스트 페스트 참가 게임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스몰 스페이스(Small Spaces)', '어반 정글(Urban Jungle)', '캠퍼 밴(Camper Van)' 모두 어렵고 복잡함보다는, 정리에 가까운 느낌을 내는 여유로운 퍼즐입니다. 그만큼 큰 고민 없이 치유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이죠.
아기 오구의 비밀을 그렸던 싱크홀과 문랩은 다시 한 번 대표 캐릭터들을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최근 유행하는 데스크톱 아이들러를 그려냈는데요. 다양한 동물들이 찾아오는 목욕탕. 그게 데스크톱 화면 아래 펼쳐집니다. 일하다 대체 이게 뭐냐고 혼내러 온 상사도 귀여워서 그냥 넘어갈 정도.

팀 대전, PvE, 익스트랙션 등 서로의 믿음이 필요한 협동 게임에서는 유독 국산 게임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아크에서 공식 명칭을 확정한 '펍지: 블라인드 스팟(PUBG: BLINDSPOT)'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공유하는 타이틀입니다. 대신 5:5의 전술 슈팅, 거기에 탑다운 슈터로 기존 1/3인칭 슈터와는 확실히 다른 전략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 됐죠. 볼드플레이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블랙 스티그마'는 팀 슈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권총과 격투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덕분에 연출과 밸런스, 모두 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 됐죠.
'미드나잇워커스(The Midnight Walkers)'는 협동과 생존,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다음 게임을 준비하는 익스트랙션 슈터입니다. 여기에 좀비를 핵심 주제로 더해 긴박한 상황을 만들어냈죠. 전직 트수부대 요원이 여객선을 수색한다는 '세이브(SAVE)'는 협동 공포 게임을 담았습니다. 특히 종교 단체 새나라복음선교회의 여객선 새나라호의 비밀,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은 러브크래프트스러운 세계를 더해 신비감과 공포를 더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두 장르적 특징, 태그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장르 모두 인디 게임의 부흥을 이끈 핵심 장르 중 하나였고, 지금도 꾸준히 많은 게임이 두 요소를 적극 차용하고 있습니다. AAA급 월드 규모나 그래픽 없이도, 게임 속 세계와 그 매력을 충분히 전할 수 있는 장르라고 볼 수도 있겠고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그린 '이나야(INAYAH)'는 파괴된 세계 이후, 상대적으로 퇴행한 문명의 모습을 그립니다. 하지만 반대로 발전했던 고대 문명을 탐사하며 이색적인 세계를 담아냈죠. 여기에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과 전투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바벨탑: 혼돈의 생존자들'은 뱀서류 게임의 특징을 갖췄지만, 장비 파밍이라는 요소를 더해 강화와 성장을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그리게 만들었습니다.
픽셀 그래픽 기반 횡스크롤 액션과 메트로배니아를 다양하게 선보인 인티 크리에이츠는 그림 가디언즈의 후속작을 준비중입니다. '그림 가디언즈 서번트 오브 더 다크'는 전작의 긍정 평가에 이어 한층 강화된 플레이를 예고했죠. 다양한 인디 게임을 선보인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한 '쉐이프 오브 드림' 로그라이트 개념에 MOBA 스타일을 더해 독특한 게임 플레이를 강조했습니다. 장르의 특징에 맞게 4인 협동까지 지원하고 있고요.

여러 번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 우수한 반복성으로 스팀 인기 장르로 떠오른 생존 게임. 이번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도 많은 생존 게임을 만날 수 있는데요. 다만, 협동 게임부터 싱글플레이, 코믹 요소 가득한 게임까지 세부적으로 보면 확실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죠.
하늘섬 위에서 생존하는 '솔라펑크(Solarpunk)'는 분류상으로는 생존, 크래프팅 게임입니다. 하지만 아늑함 태그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마음 따듯해지는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인투 더 데드(Into the Dead: Our Darkest Days)'는 좀비가 창궐한 세계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스토리와 잠입 기반의 잔혹한 생존 경험을 담아냈습니다. 같은 좀비 세계를 다루지만 NHN의 '다키스트 데이즈'는 오픈 월드를 탐험하며 안식처를 세우고, 물자를 찾는 크래프팅 생존 게임을 그립니다. 슈팅 RPG로 협동을 통해 좀비들의 공격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고요.
'브레스 엣지2(Breathedge 2)'는 우주에서 홀로 생존한 전작의 경험을 강화한 게임입니다. 특히 공포스러우리만치 외로운 우주 생존을 잘 살렸으면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웃음을 잃지 않게 만드는 점도 이어지고요. 또 다른 오픈월드 생존 게임인 '듄: 어웨이크닝(Dune: Awakening)'은 여러모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번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는 캐릭터 생성과 벤치마크만 가능합니다.

영어권은 플레이어와 개발자 모두 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움직임이 적은 편입니다. 오히려 'Roguelike Elements'라는 표현으로 단순하게 부르며 그 특징을 크게 분류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스팀의 태그도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로그라이크로 정의된 게임도 저마다 정말 다양한 장르적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롭 더치(Drop Duchy)'는 블록 강하라는 퍼즐적 요소에 자원 수집과 병력 생산이라는 경영 요소를 더했습니다. '바스락 왕국: 변방의 전투'는 덱빌딩에 고전적인 3x3 게임 틱택토를 더해 이색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죠. '노르트홀트(Nordhold)'는 도시 경영, 타워 디펜스에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맵과 로그라이크 특징을 추가했습니다.
'몬스터 트레인2(Monster Train2)'는 스팀 인디 로그라이크 게임의 대표적 장르인 덱빌딩 게임이죠. 전작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게임인데 이번에는 한국어화 지원도 예고됐습니다. '히 이즈 커밍(He is Coming)'은 전통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다룬 RPG입니다. 과거 애플2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그래픽, 여기에 죽음의 가치를 강조한 점도 꽤 전통적입니다.

운영부터 조작 경험까지 시뮬레이터는 시뮬레이션의 한 장르이면서 스팀에서 독자적인 장르로 성장했습니다. 반복 플레이가 쉬우면서도, 플레이어가 몰입하기 쉬운 환경도 장점이 됐을 테고요.
'두 노 함(Do No Harm)'은 환자들에게 약품을 만들어주는 의료 시뮬레이션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공포감을 자극하는 러브크래프트식 요소를 더해 색다른 플레이를 그려내고자 했죠. '뱅커 시뮬레이터(Banker Simulator)'는 파산한 은행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게임입니다. 고객의 사기를 찾아내기도 하고, 반대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은행을 키울 수도 있죠. '나이트 클럽 시뮬레이터(Night Club Simulator)'는 은행장이 된 '뱅커 시뮬레이터'보다는 조금 더 거친 장소를 운영하게 됩니다.
'아키텍트 라이프(Architect Life)'는 3D 도면 제작이라는 건설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특징을 가진 게임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현장 결정, 프로젝트 운영 등 건축가가 직접 처리할 요소를 더해 시뮬레이터 특징을 살렸습니다. '로드크래프트(RoadCraft)'는 재해 현장의 피해를 복구하는 회사 사장이 되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중장비, 도로와 다리를 재건하는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탈로스 법칙: 리어웨이큰드(The Talos Principle: Reawakened)'는 첫 작품의 리마스터/리메이크 타이틀입니다. 2편의 여러 편의 요소를 더하고, 그래픽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퍼즐, 나아가 직접 퍼즐을 만드는 편집 기능까지 추가됐습니다. 벨기에 게임인 '베스트 서브드 콜드(Best Served Cold)'는 주류 밀매점에서 펼쳐진 살인 미스터리를 배경으로 한 게임입니다. 바텐더가 되어 손님을 응대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짜 범인을 찾아내게 되는 거죠.
'니트로 젠 오메가(NITRO GEN OMEGA)'는 기계가 장악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메크 제조, 파일럿 모집 등 시뮬레이션 요소가 강한 게임이죠. 그런데 이 사이사이를 애니메이션 연출로 채워 영화적인 분위기를 살리며 독특한 분위기를 냈습니다. 비홀더 시리즈의 스핀오프, '비홀더: 컨덕터(Beholder: Conductor)'도 공개됐습니다. 열차 차장이 되어 승객들을 감시하고, VIP칸에서 뇌물을 받는 동료를 신고하기도 하죠. 이번에도 감시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