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팔콤 콘도 대표, "궤적 시리즈, 잘 모르겠다면 이것부터"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8개 |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CLE)는 지난 5일, 도쿄에서 자사가 퍼블리싱 예정인 신작 RPG '하늘의 궤적 the 1st'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아시아 매체를 대상으로 게임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현장에는 게임을 개발 중인 니혼 팔콤의 대표이사 콘도 토시히로가 참석했으며, 궤적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해 풀 리메이크로 돌아오는 '하늘의 궤적'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또한, 주인공 에스텔과 요슈아의 목소리를 담당한 성우 타카야나기 토모요와 후지와라 나츠미 또한 참석해 성우와의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04년 출시된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은 현재 니혼 팔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콘도 토시히로 대표가 팔콤 재직 시절 직접 담당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맡았던 게임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고 언급한 그는,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늘의 궤적 the 1st'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부터 개발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까지 다양하고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 콘도 토시히로 니혼 팔콤 대표이사

Q.먼저, 풀 리메이크 첫 작품으로 '하늘의 궤적'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콘도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궤적' 시리즈가 약 20년간 이어져 오면서,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서서히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시리즈의 첫 작품인 '하늘의 궤적'의 리메이크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물론, 기존 팬분들에게도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에 대한 요청을 매우 오랫동안 받았고, 거기에 대한 응답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회사 내부의 문제입니다. 지난 20년간 하나의 시리즈를 만들다 보니, 어느 순간 기존 팬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게임을 제작하려는 경향이 생겼다고 느꼈습니다. 초심자를 위한 첫 작품인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를 통해, 새로운 플레이어에 맞춰 게임을 제작하는 문화를 되찾고 싶었습니다.


Q. 이번 리메이크는 원작의 완성도를 그대로 재현한 작품에 가깝나요, 아니면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재창조에 가깝나요?

콘도 =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플레이 부분은 현대 게이머들에게 맞춘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과거 JRPG가 가진 좋은 점들, 가령 깊이 있는 스토리나 달성감을 주는 난이도 등은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늘의 궤적'의 경우 시나리오의 분량 자체가 큰 작품은 아니지만, 전개나 설정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게임 트렌드는 고생 끝에 무언가를 달성하는 부분이 조금 적어진 느낌이 없지 않은데, 과거 '하늘의 궤적'은 심하지는 않았어도 어려운 난이도를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가 분명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잘 남기고 싶었죠.

반대로 전투 같은 경우 현대 게임 스타일에 맞게 템포를 높였고, 필드 전투와 커맨드 스타일을 융합해 설계했습니다.


Q.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이 빠지고 제목이 단출해졌는데, 그 이유가 있으신가요?

콘도 = 상당히 감회가 새로운 질문이네요(웃음). 사실, 처음 (하늘의 궤적을) 발매할 때도 당시 사내에서 논의가 있었습니다.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갈 것인지, 아니면 없애고 갈 것인지 말이죠. 저는 "없애자"는 입장이었는데, 윗분들에게 "건방진 놈"이라고 혼났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영웅전설 시리즈가 사람들에게 "영전"이라고 많이 불리던 시절이었고, 사내에서는 "영웅전설을 빼고 게임을 내는 것은 간판을 없애고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거나,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기 때문에 (하늘의 궤적이) 팔리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늘의 궤적은 여섯 번째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로 발매를 하게 됐죠.

20년이 지난 요즘은, 많은 분들이 대부분 '궤적' 시리즈라 불러 주시더라고요. 궤적이라는 이름 자체도 이제 충분한 네임 밸류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시리즈의 첫 작품을 풀 리메이크하는 만큼 '하늘의 궤적 the 1st'라는 타이틀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Q. 오리지널 '하늘의 궤적 FC'의 엔딩은 그 자체가 후속작인 SC의 장대한 프롤로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작품도 원작과 동일한 지점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나요? 아니면 후속작과의 연결을 위해 새로운 구성을 고려했는지 궁금합니다.

콘도 = 발매 전에 엔딩 이야기를 하려니 좀 그렇지만(웃음), FC의 풀 리메이크 버전인 만큼, 기본적인 내용은 동일한 흐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최근 궤적 시리즈의 전투를 기반으로, 초심자에게도 수월하게 개선했다고

Q. 전투 시스템이 '여의 궤적'이나 '계의 궤적'에서 선보인 필드 & 커맨드 배틀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만, 완전히 같은 사양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좀 더 복잡함을 덜어낸 느낌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콘도 = 궤적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계속 쌓아온 전투 시스템은 사실 상급자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저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았고, 그중에는 개인적인 경험도 있었습니다.

학부모 회의 자리에서, 아이와 같은 학급 친구의 어머니가 오셔서는 "콘도 씨, 계의 궤적 전투 너무 어려웠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제 가까이 있는 지인도 이런 생각을 한다면, 게이머 여러분 전반적으로도 어렵다고 느끼시겠구나 생각했죠. '하늘의 궤적 the 1st'의 경우엔 처음 접하는 분들을 많이 고려하고자 했고, 이 작품을 처음으로 궤적 시리즈에 입문하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접근하기 쉬운 전투 시스템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 게임들의 전투 시스템을 심플하게만 개편한 것은 아닙니다. '하늘의 궤적'은 에스텔과 요슈아가 둘이서 여행하는 게임이고, 역시나 둘이서만 행동하는 시간이 깁니다. 이 경우 전투가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콤비 요소로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거기에 여러 동료가 이따금씩 합류하면서, 전투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원작의 경우 공략은 전혀 보지 않고 진행하면 1급 준유격사로 마무리 짓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어떤 의뢰는 시간 제한까지 있었으니까요. 거기다 이 데이터가 또 속편까지 연동되어 A급 정유격사를 노리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의 변화는 없습니까?

콘도 = 예전 게임들이 불친절한 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궤적' 시리즈도 20년간 이어져 오면서 좀 더 친절하게 바뀌었고, 이 기조가 '하늘의 궤적 the 1st'에도 이어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옛날 사람이라 하나씩 찾아다니는 재미가 좋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도록 여러 편의성 요소를 마련했습니다.

누구에게서 퀘스트를 시작하면 되는지도 지도에서 확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했고, 유격사 협회 의뢰를 언제까지 처리해야 하는지 제한 시간도 확실하게 표시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많이 고려했습니다. 특히 궤적 시리즈는 NPC와 대화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특징인데, 특정 NPC에게 말을 걸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심볼도 추가했죠. 궤적의 특징적인 요소를 더욱 접근하기 편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 2D 탑뷰로 표현됐던 원작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Q. 수많은 팬을 거느린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가장 신경 쓴 요소는 무엇인가요? 그래픽이나 시스템 등, 가장 크게 개선되거나 변화한 부분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콘도 = 캐릭터의 비주얼을 어디까지 현대화할 것인지에 대해 처음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요즘 스타일로 확 바꾼다는 안도 없지 않았지만, '에스텔 브라이트'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요? 20년 전 게임이라 조금 촌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겠지만, 그만큼 좋은 부분도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비주얼을 현재 팔콤의 기술로 재현하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캐릭터를 완성했죠.

이벤트 컷신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고, 원작과 비교해 가장 크게 바뀐 부분 중 하나입니다. 원작 당시에는 도트 캐릭터들이 탑뷰에서 연기하는 연출로 표현한 부분을, 대담하게 3D 이벤트 씬으로 보여드릴 수 있게 됐죠.

세 번째 큰 변화로는 3D가 되면서 필드가 매우 커졌습니다. 원작에 비해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길어지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죠. 게다가 여정 내내 에스텔과 요슈아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액티브 보이스를 대량으로 추가했죠. 예를 들어, 에스텔이 처음 만나는 적 앞에서 놀라거나, 요슈아의 반응 등, 아주 다양한 대사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스위치로도 나오는 만큼 PS4로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PS5로만 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콘도 = 스펙상으로는 PS4 버전을 발매하는 것이 무리는 아닙니다. 최근 작품까지도 동시 발매를 해오고 있었는데, 최근 1~2년 사이 판매 실적을 들여다보면 PS4의 판매량이 PS5로 이동하는 과정을 확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풀 리메이크 첫 작품인 만큼, '하늘의 궤적 the 1st'부터는 PS5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새롭게 유입될 잠재 유저들에게 이 작품이 어떤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리메이크를 통해 처음 접하는 유저들을 위한 어필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콘도 =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궤적 시리즈에 흥미는 있지만, 도저히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많이 받아 초심자를 위한 요소를 신경 써서 제작했습니다. 거대한 스토리의 첫 시작인 만큼 점점 스토리가 깊어지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을 것이고, 스토리뿐 아니라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 또한 적응하기 편하도록 심플하게 제작했죠.

'에스텔' 또한 궤적 시리즈를 처음 플레이하는 분들과 딱 맞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격이 솔직하고 숨김이 없어, 시리즈를 처음 하는 플레이어도 에스텔이 보여주는 솔직한 감정을 잘 전달받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에스텔이 여정 중에 만나는 새로운 것에 놀라듯, 플레이어 또한 에스텔과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게임 주인공들은 배경이나 환경이 복잡하거나, 비밀을 간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에스텔은 전혀 그렇지 않죠. 아마 이런 부분들 또한 '하늘의 궤적' 최대의 특징이지 않을까 합니다.



▲ 이렇게 풍부한 컷신으로 만나는 '하늘의 궤적'이라니!

Q. 20년 전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만큼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데이터 소실 같은 문제 등 개발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콘도 ='하늘의 궤적' 당시에도 데이터는 제대로 백업해 두어서 소실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시나리오상에서 '이런 캐릭터가 등장한다' 등이 표시된 기획 자료는 잘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작 개발 당시에도 '화면에 사람이 적은 것 아닌가?' 하고 추가한 뒤 이력을 남기지 않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당시 개발 상황이 약간 '그때그때 하는' 경향이 있었기에 이런 요소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만드는 것은 조금 힘든 작업이긴 했습니다.


Q. 지난해 처음 발표 당시에는 좀 더 따뜻한 이미지의 필드가 돋보였는데, 좀 더 쨍해진 느낌입니다. 디자인 변경에 대한 계기가 있나요?

콘도 = 그래픽 디자인 직전 단계에서, 그러니까 '계의 궤적' 같은 경우에는 디렉터의 결정에 따라 비주얼이 움직였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번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제가 직접 디자이너들에게 "에스텔의 이야기인 만큼, 그녀를 상징할 수 있는 건강함과 발랄함, 밝음이 화면상으로 전달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팔콤의 개발실에는 모니터가 정말 많이 있는데, 뒤에서 화면에 비치는 빛을 보면 확연히 다른 구역이 있습니다. '저기가 하늘의 궤적이구나' 할 정도로 알 만큼 다른 비주얼이었죠. 그래서 이러한 방향성으로 정했습니다.


Q. 성우 캐스팅 등에 대해서도 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20년 전 오리지널 작품과 비교해, 이번 녹음 과정에서 느낀 다른 점이 있나요?

콘도 = 이번 작품을 위한 캐스팅을 새롭게 바꾸면서, 당연히 사전에 성우 여러분과 '얼마나 전작을 의식하면 좋을지' 논의를 거쳤습니다. 이번에는 역시나 화면도 아주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에, "일단 여러분들이 캐릭터 일러스트와 대본을 보고 느낀 이미지대로 자유롭게 연기해 주세요"라고 요청했어요.

그런데도 성우분들이 각각 과거 캐릭터를 의식하시면서 공부를 많이 해오셨더라고요. 실제 연기를 보니까, 오리지널 캐릭터의 이미지를 계승하면서도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잘 연기해 주셨습니다. 제가 뭔가 지도하거나 수정할 필요가 거의, 아니 완전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지난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하늘의 궤적 FC'의 메인 스토리를 충실히 재현하는 한편 원작에는 없던 추가 퀘스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콘도 = 메인 스토리는 후속편에 대한 복선도 있고 해서 바꾸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원작에 충실히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게임의 세계관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퀘스트를 각 지방에 추가해 두었습니다.

주로 새로운 '하늘의 궤적'을 개발하기 위해 참여하게 된 젊은 개발자들이 생각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반영됐죠. "이 장소에서 이런 퀘스트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라는 아이디어들이 게임에 추가된 형태입니다.

예를 들면, 롤렌트 지방은 에스텔의 소꿉친구들이 등장하지만, 메인 스토리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이 친구들과의 교류를 좀 더 그려보고 싶다는 의지가 새로운 퀘스트로 반영됐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각 장마다 하나 이상씩은 이런 추가 내용이 있을 예정입니다.


Q. 캐릭터들의 기술(크래프트)을 특성에 맞춰 변화시키거나, 신규 크래프트를 추가하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콘도 = 원작에서는 특정 크래프트를 배우는 타이밍이 늦거나, 에스텔과 요슈아 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에스텔에게 보조계 크래프트밖에 없어 전투가 어렵다는 등의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빨리 배워서 쓸 수 있도록 한다거나, 일부 캐릭터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크래프트를 추가하는 등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클로제의 신규 크래프트가 사용감이 좋고, 연출이 화려해서 좋아합니다. 듬직하다고 할까요?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하늘의 궤적 the 1st'의 발매로 팬들은 자연스럽게 '하늘의 궤적 SC'와 'the 3rd'의 리메이크를 기대하게 될 것입니다. 후속작 리메이크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계신지 살짝 엿볼 수 있을까요? 또한 후속작의 발매 일정 등 러프한 스케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콘도 = 물론 '하늘의 궤적 the 1st'는 'FC'의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앞으로 후속작도 모두들 예상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반드시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SC의 풀 리메이크는 늦지 않은 시기에 발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3rd의 경우 완결 이후 이야기이기도 해서 SC 리메이크에 집중한 뒤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SC가 발매될 당시, FC의 엔딩이 조금... 그랬습니다. "그렇게 끝내놓고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냐"는 말도 많이 들었죠. 이번 리메이크 작품은 '하늘의 궤적 the 1st' 이후 빠르게 발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Q. 2004년 '하늘의 궤적'이 출시될 당시만 해도 'FC' 같은 부제도 없었고, 가가브 트릴로지에 이은 신작이었기에 속편 계획까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말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사실 첫 작품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속편이 못 나오는 경우도 흔한데, 어떻게 그런 과감한 엔딩을 구상했는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콘도 = 사실, 처음부터 FC와 SC는 하나의 게임으로 상정하고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개발이 3년쯤 되었을 때, 당시 대표(카토 마사유키)가 "몇 퍼센트 만들었어?"라고 물었죠. 50% 정도 만들었다고 했더니, "그럼 출시하자"가 되었습니다.

일단 내기는 해야 했지만, 속편이 만들어질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잘 팔리면 후속작을 내는 것은 회사의 입장이니까요. 어느 부분까지 잘라서 출시해야 하나 생각했을 때, 곧장 떠오른 것이 FC의 엔딩 부분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팔콤의 타이틀이 전후가 나뉘는 작품들이 있죠. 결과적으로 보면 치밀한 계획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스 1과 2도 카토 사장님이 잘라서 내라고 했으니까요.

(니혼 팔콤은) 달려나가면서 생각하는 회사라고나 할까. 잘못됐을 때를 생각 안 하고 전력투구하는 회사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원동력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올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 "팔콤의 원동력은, 실패를 생각 안 하고 전력투구 하는 것(?)"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섬의 궤적'의 엔딩이 두 개가 된 것도 처음 외주로 완성한 엔딩곡이 개발진이 생각한 것과 전혀 맞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엔딩곡이 두 개가 되면서 엔딩도 두 개가 된 거죠. 그때그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힘을 내는 회사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 '이스 오리진' 에피소드도 있네요(웃음). 회사 측에서 "1년 만에 만들어라"라고 해서 개발한 작품인데, 당시에 한국 개발사와 이스 온라인을 만들다가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쓰이지 못하게 된 일러스트가 있었어요. 그 일러스트를 다시 사용하고, "1년 만에는 마을 못 만든다", "아돌 못 나온다" 등등 조건을 붙여서 만들게 된 사례입니다.

게임 제작 자체가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 힘든 것도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하네요.


Q. 마지막으로 '하늘의 궤적 the 1st'를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콘도 = 제가 만든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제게 있어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신선합니다.

또 이 자리에서 몇 번인가 말씀드린 것 같지만, 원작을 개발했던 사람들, 그리고 '하늘의 궤적'이 좋아서 팔콤에 입사한 젊은 개발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타이틀입니다. FC에서 같은 부분을 맡았던 담당자가 3D로 구현한 부분도 있고요. '하늘의 궤적'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장면들이 있으실 텐데, 그런 부분들도 의기투합해서 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전체 직원이 웃으면서 끝까지 완성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보통 마지막에 와서는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는데, 이 게임만큼은 끝까지 웃으면서 일했던 것 같고요. 이렇게 개발진들의 열정이 담긴 게임인 만큼,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9월 19일에 출시되면 꼭 플레이해 보시기 바랍니다.



▲ '하늘의 궤적 the 1st' 체험판은 오늘부터 플레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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