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방지축 양 갈래 머리 소녀와 쿨한 소년의 모험 이야기. 2004년 출시된 '하늘의 궤적(당시 번역명: 천공의 궤적)'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궤적' 시리즈의 서막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비록 '영웅전설'의 여섯 번째 타이틀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지만, 새로운 세계관을 도입하며 시리즈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작품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는 9월 19일 정식 출시를 앞둔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시리즈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풀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현재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궤적' 시리즈의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오랜 시간 원작의 리메이크를 염원해 온 팬들의 바람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하늘의 궤적'은 그리 접근하기 쉬운 타이틀은 아니었습니다. '영웅전설 6'라는 타이틀 때문에 '이전 시리즈를 해보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죠. 이후 출시된 '궤적' 시리즈 역시 과거 타이틀을 경험하지 않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니혼 팔콤의 콘도 토시히로 대표는 '하늘의 궤적 the 1st'를 소개하며 "'궤적' 시리즈에 입문하고 싶다면 자신 있게 추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의 명작을 현대적인 게임플레이 문법으로 재해석하고, 초심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요소를 추가해 신규 팬과 기존 팬 모두를 만족시킬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하늘의 궤적 the 1st' 아시아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최초로 시연해 본 체험 빌드를 통해 게임 초반부 전개, 전투 시스템 등 다양한 요소를 직접 확인해 보았습니다.

'풀 리메이크'로 완전히 새로워진 '하늘의 궤적'
'풀 리메이크'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비주얼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모험의 무대가 되는 '리벨 왕국'은 최신 '궤적' 시리즈 스타일로 구현되었고, 에스텔과 요슈아를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이 3D로 재탄생했습니다. 약 20년 전, 2D 스프라이트 캐릭터와 3D 배경이 조화를 이루던 원작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주얼 변화는 게임 환경과 맵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필드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건물 안으로, 지하도로 이동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로딩 화면 없이 매끄럽게 이어져 몰입도를 높입니다.
자유로운 이동은 원작의 핵심 키워드인 '모험'의 느낌을 더욱 잘 전달합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에스텔과 요슈아 중 한 명을 선택해 필드를 다닐 수 있으며, 마을과 마을 사이에 펼쳐진 거대한 필드에서는 꽤 많은 수의 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여기서 적과 싸워 경험치를 얻을지, 아니면 옆으로 슬쩍 피해 도망갈지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작의 스토리를 더욱 몰입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컷신 연출 또한 '하늘의 궤적 the 1st'의 핵심 요소입니다. 탑뷰 시점에서 2D 캐릭터의 움직임만으로 표현되던 스토리 전개는 이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로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게임 전반에 걸쳐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어, 과거 JRPG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모험에 대한 낭만을 다시금 느끼기에도 충분합니다.
'하늘의 궤적 the 1st'가 내세우는 '풀 리메이크'는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카시우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린 에스텔, 그의 양팔에 안겨 있는 요슈아의 모습, 그리고 유격사가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두 사람의 시작은 과거에 본 적이 있는 장면이지만, 새로운 연출이 스토리 자체에 신선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비주얼과 맵 디자인의 변화 외에도 '하늘의 궤적 the 1st'는 다양한 특색을 갖췄습니다. 특히 전투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원작의 턴제 전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이브리드 전투 시스템은 최신 '궤적' 시리즈와 더 닮아 있지만, 초심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변주를 더했습니다.

현대적이고 접근성 높은 '하이브리드 전투 시스템'
시연을 통해 직접 체험한 '하늘의 궤적 the 1st'의 전투는 크게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퀵 배틀'과 원작처럼 턴제로 이루어지는 '커맨드 배틀'로 나뉩니다. 필드에서 마주치는 적들을 공격할 때는 주로 퀵 배틀을 활용하고, 스토리 진행 중이거나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강력한 적을 상대로는 커맨드 배틀을 활용하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퀵 배틀은 액션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시간 전투 방식입니다. 조작하는 캐릭터로 적을 공격하고 회피하며 전투를 진행합니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저스트 회피'를 성공하면 차지 게이지가 채워지는 등 부가 효과가 있으며, 이를 통해 강력한 '크래프트(기술)'를 사용해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몰입도가 높지만 주로 약한 적들을 빠르게 상대할 때 유용하며, 지루해질 수 있는 플레이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퀵 배틀 도중 특정 버튼을 입력하면 언제든 커맨드 배틀 모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적에게 선공을 가한 후 바로 커맨드 배틀로 진입하면 부가적인 효과가 발생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습니다. 커맨드 배틀에서는 턴제 전투와 유사하게 적과 아군의 순서에 따라 행동권이 결정되며, 캐릭터의 위치를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합니다.
두 전투 시스템 간의 전환에는 특별한 로딩 스크린이 없어 매우 매끄러운 전투 흐름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커맨드 배틀은 턴제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 박력 있고, 더 많은 적을 한 번에 공격하기 위해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어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습니다.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이 두 가지 전투 방식에 다양한 콤보 기술을 더해 에스텔과 요슈아의 전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적을 스턴 상태로 만들면 다른 캐릭터가 추격 공격을 할 수 있거나, 차지 게이지를 사용하는 크래프트의 극적인 연출을 통해 보는 재미도 챙겼습니다. 이 밖에도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력기(오브먼트) 시스템, 오버드라이브, 필살기에 가까운 S-크래프트 기술 등 원작의 전투 요소를 신선하게 재해석하는 데 집중한 모습입니다.
원작에서도 핵심적인 육성 시스템이었던 전술 오브먼트는 이번 작품에서 편의성을 강화하여 신규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7가지 속성의 쿼츠를 오브먼트와 조합해 나만의 캐릭터로 성장시키는 매력은 그대로지만, 새롭게 시리즈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게임 초반부의 공방에서는 쿼츠 활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UI 또한 쿼츠 변경 시의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콘도 토시히로 대표는 원작에는 없던 다양한 크래프트가 이번 작품에 새롭게 등장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어에게는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 되겠지만, 원작을 플레이했던 팬들에게도 '하늘의 궤적 the 1st'의 전투는 신선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궤적' 시리즈 입문자에게 찾아온 최적의 기회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궤적'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하는 핵심 작품이자, 원점인 '하늘의 궤적 FC'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3D로 구현된 그래픽과 컷신 연출, 원작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템포를 끌어올린 전투 시스템, 그리고 광활한 필드를 탐험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대폭 늘린 액티브 보이스 대사량은 개발사 니혼 팔콤이 이 게임에 얼마나 진심을 다했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시연 현장에서 콘도 대표는 '궤적' 시리즈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20년이 지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시리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진입을 망설이던 이들을 위한 게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죠.

그런 맥락에서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돌아온 '하늘의 궤적 the 1st'는 팔콤이 기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보입니다. 원작 팬에게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지역별로 깊이를 더하는 사이드 퀘스트가 추가되었고, 새로운 이용자를 위한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현대적인 게임 플레이 템포에 맞춰 추가된 '스피드 모드'는 대사나 필드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여 더욱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초반부만 플레이해본 만큼 작품 전체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첫인상만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21일)부터 체험판이 정식 배포되니, 이번 기회에 '궤적' 시리즈에 빠져들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