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 사회에서 이 한마디가 갖는 무게는 상당하다. 대통령의 관심은 곧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고, 관련 부처의 움직임을 바쁘게 만든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갓챠' 질문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더 이상 게임업계 자율에 맡길 수 없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현안이 되었음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이용자들을 갈취하면 시장이 죽는다"는 그의 발언은 게임을 단순한 산업이 아닌, 이용자와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할 문화 콘텐츠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e스포츠 간담회라는 정해진 주제를 넘어 확률형 아이템을 꺼내 들었던 일화는 그의 관심이 일회성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안에 잘 아는 관계자는 "저번에 광주이스포츠경기장에 오셨을 때도 확률형 아이템 얘기를 하고 가셨었다"며 "VIP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 산업, 그중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은 구체적이고 지속적이라는 평가다.
대통령의 관심에 더해 구체적인 정책 변화도 앞두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와 '피해구제 센터' 운영은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규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이제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 위반 시 최대 3배의 배상 책임을 져야 하며, 고의나 과실이 없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물론 업계에서는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관심이 아니더라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과 피로감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이처럼 무게가 실린 사안을 규제 기관이 손 놓고 지켜볼 리 만무하다.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들여다볼 것은 자명하다. 이제 게임업계는 수동적인 사후 대응을 넘어, 이용자 피해 구제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사실 게임사가 진짜로 주목해야 할 'VIP'는 대통령이 아닌 이용자다. 대통령의 관심에 등 떠밀려 움직이기보다, 오랜 시간 불만을 제기해 온 이용자라는 '진짜 VIP'의 목소리에 책임 있는 행동으로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