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름도 몰랐다. 지나가던 길에 우연찮게 발견했을 뿐이다. 네 발 달린 로봇 컨셉의 부스가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기다리는 중 사전예약과 CBT 참여 모집 요청도 쿨하게 거절했다. 그런데 맙소사. 15분의 짧은 게임 플레이 이후 사전예약용 패드를 들고 있는 스태프를 찾아가 제발 내 메일 주소를 가져가달라고 애걸했다. 인간을 공격하는 기계를 상대로 생존하는 게임, 'Generation Zero'다.
확실히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다. 호불호도 많이 갈릴 것이고, 취향도 많이 탄다. 최대 4명까지 가능한 협력 플레이. 심리스 방식으로 구현된 오픈월드. 이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약간 어둡고, 살짝 음침하며, 적당히 축축한 그런 분위기 말이다.
게임의 틀은 단순하다. 어느날 갑자기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 로봇에 대항해 살아남으면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부족하다. 탄약과 무기를 직접 수급해야 한다. 체력을 채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집에 들어가 탄약과 의약품, 총기를 챙긴다. 총알이 떨어지면 당연히 싸울 수 없다. 적당히 배분해서 써야 한다.
이렇게 말하니 세간에 차고 넘치는 그저 그런 게임 중 하나 같은데, 앞서 말한 축축한 분위기가 사람을 매료시킨다.
전체적인 느낌은 '침침하다'. 살짝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다. 이동 경로에 있는 로봇을 하나씩 처치하며 전진한다. 로봇은 생각보다 강하진 않지만, 숫자가 많아 위협적이다. 전투를 원하지 않으면 피할 수도 있다. 물론 들키지 않았을때다. 계속해서 주변을 돌아다니고 탐색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조작과 사운드는 '배틀그라운드'의 그것과 비슷하다. 미묘하게 딱딱한 느낌, 적당히 저렴한 사운드다. 그래픽도 무난하다. 연출도 그렇다. 화려하지도, 화끈하지도 않다. 이 게임의 묘미는 그래픽도, 조작감도, 사운드도 아니다. 바로 분위기와 플레이 방식이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좋아하리라.
제네레이션 제로는 2019년 출시 예정이고, 그 전에 CBT를 진행한다. 어서 빨리 그날이 왔으면 싶다. 15분은 너무 짧았으니.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