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폐지 다음은?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6개 |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가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후원했다.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게임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패널토론에는 G식백과 김성회 유튜버,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미 정부가 청소년보호법상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발표한 상황에서 여야 토론회가 개최됐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에서는 선택적 게임 셧다운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선택적 셧다운제 또한 폐지되어야 할지가 논의되었다.

황성기 교수는 '청소년 자율성'과 '가족 자율성'이 둘 다 없을 때에만, 강제적 셧다운제와 같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대안으론 △자율규제안 △옵트-인안 △옵트-아웃안이 있다. 자율규제는 말 그대로 게임사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온트-인안은 청소년이나 부모가 셧다운 시스템을 요청할 경우에 게임사가 적용의무를 진다. △옵트-아웃안은 기본적으로 강제적 셧다운제로 가되, 청소년이나 부모가 요청할 경우 해제하는 것이다.

황 교수는 현실적으로 옵트-인안이 적합하다고 봤다. 최선책인 자율규제안은 시장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해 어렵다.

황 교수는 "청소년을 보호의 객체로만 보지 말고, 인권의 주체로서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게임 과몰입 청소년 및 가정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G식백과' 김성회 유튜버는 "지난 6월 30일 마인크래프트 한국 청소년 접속불가 위기 사태를 최초로 공론화했고, 10년 묵은 졸속악법 강제적 셧다운제 해악을 다시금 환기시킨 바 있다"며 "셧다운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때도 대부분 정책의 실효성과 이해관계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취미에 대한 권리를 뺏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회 유튜버는 "셧다운제라는 졸속악법은 선택적 셧다운제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살아있다"며 "어제 개인 채널 커뮤니티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시간 만에 게이머 10만여 명이 참여해, 92%가 선택적 셧다운제 역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악법의 이름표만 갈아 끼운 오십보백보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며 "악법의 주무부처를 바꾸고 악법의 네임텍을 갈았다고 해서 비정상이 하루아침에 정상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셧다운제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소게임사 사다리 걷어차기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회 유튜버는 "셧다운제 때문에 소요되는 개인정보 확인 비용이나 개발관리 인력들 대형 게임사들한테는 전혀 부담이 안되지만 소규모 게임사한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며 "정작 과도한 상업성으로 지적받고 있는 대형게임사들한테는 셧다운제는 도리어 사다리 걷어차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회 유튜버는 게이머들에게 "살아남은 게임악법 선택적 셧다운제 마저 뿌리 뽑히는 날까지 계속 힘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태 교수 역시 선택적 셧다운제가 남았다는 것을 우려 했다. 그는 "선택적 셧다운제 운영내실화를 구실로 게임을 옥죄는 규제들이 쏟아질지, 게임계의 희망이 튀어나올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이후를 얘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WHO의 회원국으로서 2019년도 의결에 따라 2026년부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게임이용장애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위해 청소년의 음주 및 흡연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같이, 게임이용장애가 사전에 예방되고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의 정신 및 신체 건강권에 해당한다면, 이에 대한 규제 적절성 논의도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허민숙 입법조사관 의견에서 우리나라가 게임이용장애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등재한다는 것은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등재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기에 국무총리실에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조율 중이다. 관련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셧다운제 폐지냐 유지에 머물지 말고, 안전한 게임환경 조성을 고민했으면 한다"며 "게임사가 전향적인 자세로 학부모에게 제안해달라"고 전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정책과장은 "현재 정부 결정이 내려졌고, 여성가족부는 국회에서 이미 발의된 개정안 중 폐지 법안을 중심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했다고 해서 1~2년 안에 게임을 둘러싼 환경이 확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이후 게임이용환경을 위한 정책을 계속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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