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총] 주가부진 크래프톤, "그래도 본질에 집중"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3개 |



크래프톤이 상장 후 첫 정기주주총회를 31일 개최했다. 현재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 대비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크래프톤 주총은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올해 열린 게임사 주총 중 가장 긴 시간이다. 지난 30일 열린 엔씨소프트 주총 시간 약 1시간보다도 2배 이상 길었다. 장병규 의장은 주초 코로나19 확진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예정된 안건 제15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급여규정 개정의 건, 결손 보전 및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 정관 변경의 건 등 총 6건의 의안이 모두 가결됐다.

크래프톤은 주가에 실망한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크래프톤은 당장 주가 회복보다는 본질에 집중해 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김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은 지난해 주주 지지와 믿음과 격려 속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역량 확보에 노력했다"며 "그 결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IP는 글로벌 IP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한 대표는 지난해 크래프톤이 글로벌 게임사로서 입지를 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누적 매출액 1조 8,863억 원 중 94%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 세계 권역에서 당사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며 "크래프톤은 향후 성장성이 주목되는 인도, 동남아, 중동을 포함한 신흥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한 대표는 "우월한 개발 역량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 우위에 있는 영역에서 더욱 격차를 벌리고, 신규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특히 딥러닝, 버추얼 휴먼, VR, Web 3.0/NFT 등의 분야에서 게이머와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데에 신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게임에 대한 즐거움과 도전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 확장 가능성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크래프톤과 주주 질의응답 요약이다. 크래프톤은 김창한 대표와 배동근 CFO가 답했다.



- 공모가 대비 하락한 주가에 대한 의견은?

김창한 대표 "주가라는 게 회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크래프톤은 우리가 가진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고도화하여 실제 회사가 성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주가 하락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여러 가지를 모색하고 있다"

배동근 CFO "나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 모두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상장한 지 7개월이 지났다. 상장 당시 왜 IPO를 하는지 설명하고, 상장 때 모은 돈을 어떻게 활용해 성장할 것인지 설명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주가가 많이 하락해 나도 안타깝다. 하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라 생각한다.

먼저, 금리인상과 경기불황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게 사실이다. 추가로 크래프톤 내에서 큰 기대를 한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상장 당시 일부 언론이 공격해 회사가 많이 괴로웠다. 상장 당시 우리보다 영업이익 절반인 회사 시가총액이 20조 원이었다. 우리는 그들보다 영업이익이 2배 더 많은데 20조~24조 원으로 평가받았다"


- 상장 당시 공모가가 적절했나?

배동근 CFO "공모가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정한 숫자다.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실제 상장 이후 주가가 58만 원까지도 갔다. 그러나 여러 시장변화, 기대작 성과 저조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주가가 떨어졌으니 제대로 가격 책정이 안 된 거란 의문을 주주들이 가질 수 있다. 크래프톤은 처음 IPO를 하는 것이지만, 시장에는 수많은 IPO가 일어난다. 상장 최종 과정까지 가는데 법에 위반되는 게 있으면 적정 의견을 내지 못한다. 우리도 정상적으로 했으니 적정 의견을 받은 거다. 그들의 의사결정에까지 의구심을 가지는 건 개인적으로 서운하다.

다만, 크래프톤이 이상한 짓을 하거나, 매출을 마음대로 잡거나, 원칙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다"


-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 계획이 있나?

배동근 CFO "자사주를 미래 성장을 위해 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가를 올리기 위한 여러 방법 중 단기적 호재 발표로 주가를 변동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회사가 계획하는 건 실적으로 증명하고 그로 인해 시장 믿음을 얻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그 선순환을 만들면 크래프톤이 적정가격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로 생각한다"


- 무상증자 계획이 있나?

배동근 CFO "주당 단가에 예민할 수는 있다. 고려는 해봤으나, 회사가 결정에 있어서는 모든 주주를 고려해야 한다. 무상증자를 발표하면, 그날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3~6개월 지나면 다 내려온다. 일시적인 효과다. 기업 재무 관점으로 보면, 확실하지 않은데 시장을 달래기 위해 효과가 사례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걸 할 수 없다.

다른 이유는 무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는 상대적 지분율이 올라 세금이 부과된다. 많은 주주가 무상증자 효과에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세금만 더 내야 해서 속상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무상증자는 크래프톤 주가 부양의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데 무상증자가 정말 효과를 발휘하면, 이사회를 설득해 진행하고 싶다. 그러나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 주가는 떨어지는데 크래프톤 임직원 월급만 오르는 건 적절한가?

배동근 CFO "최근 Web 3.0, NFT가 활성화되면서 기존 게임회사의 언리얼 엔진 개발자 수요가 엄청나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니, 미국의 구글, 아마존이 줌으로 면접해 한국에서 자고 나란 개발자를 훨씬 좋은 조건으로 데려간다. 한국에서 재택근무로 미국 회사 업무를 보는 거다.

숫자만 보고 회사가 이익을 내 주주를 안 주고, 소위 임직원끼리 나눠먹냐고 볼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크래프톤은 다른 산업보다 사람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시설투자나 제조단가를 낮추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사람이 하는 비즈니스다. 게임도 엔터테인먼트여서 창작이 중요하다. 그런 경쟁력을 유지하고 리텐션을 하는 게 크래프톤의 장기 성장에 중요하다"


- 배당 계획은?

배동근 CFO "여러 제한 결과 2023년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 크래프톤의 투자로 주주들이 직접적인 환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 다양한 사업을 벌이기보다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나?

김창한 대표 "공감한다. 본업에 강조하고, 경쟁력을 강조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가 커져 나갈 때는 자원 분배 문제가 있다. 미래에 생길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블록체인도 유행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초창기라고 본다. 우리는 작은 팀을 만들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있다. 유행처럼 하는 게 아니다"


- 중국 리스크, 텐센트 리스크를 벗어날 계획은?

김창한 대표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경영 관계에서 잘 안될 가능성은 없다. 국제정세가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있고, 이런 국제정세 변화는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에 영향을 미친다

대책은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가 인도에 서비스하지 못할 때는 인도 정부와 중국 정부 사이 문제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크래프톤은 노력하여 인도 정부와 잘 협의했다. 지금 서비스도 잘하고 있다.

한편으론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더 글로벌하게 유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당장 주가 부양 계획이나 목표가 약속을 듣고 싶다.

배동근 CFO "약속된 3개월, 6개월, 9개월 후 목표가를 듣고 싶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공개정보유용금지 원칙 때문에 안 된다. 3개월 이후 예상 순이익도 말할 수 없다. 적정 PER은 회사 CFO가 정하지 않는다. 시장이 결정한다.

주주는 경영진이 무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상장 전 2017년 크래프톤은 되게 어려운 회사였다.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웠다. 책 '크래프톤 웨이'를 보면 안다. 그랬던 회사로 여기까지 온 거다. 경영진이 무능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상장 때 '따상상'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장 뒤 12월까지 주가가 50만 원도 넘었다. 당연하지만 막연하게 우리를 믿어달라는 게 아니다. 경영진은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계획한 방법이 안 풀릴 경우 선회할 방법도 있다.

지난해 게임사 실적이 다 망가졌는데, 크래프톤은 아니다. 기대만큼 안 된 거지 성장했다. 우리가 믿는 건 '배틀그라운드' IP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거다. 우리에겐 시간과 에너지, 브랜드가 있다. 그건 힘을 갖고서도 작년에는 잘 안된 건 죄송하다. 책임감도 느낀다.

올해 또 도전할 것이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IP가 하나 더 나오는 순간, 크래프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 지금 공개할 수 있는 새로운 소식은 없나?

김창한 대표 "없다. 본업에 충실해 실적을 올리겠다"


- 배틀그라운드 '원게임 리스크' 우려에 대한 생각은?

배동근 CFO "세상 위대한 콘텐츠 기업들은 단 하나의 IP에서 시작했다. 그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다른 건, 그 하나의 IP가 굉장히 파워풀하다. 김창한 대표가 다른 자리에서 배틀그라운드는 하나의 IP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까닭이다. 또한 배틀그라운드 IP는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하나의 게임 IP로만 보는 건 너무 축약하는 거 같다.

크래프톤은 어려운 도전을 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게이머의 로망을 실현하고, 했을 때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비슷한 게임을 계속 내는 건 안 한다. 우리는 진짜로 장르를 파괴하거나, 새로운 장르를 열거나, 장르가 있었지만 게이머가 누려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에 도전한다. 그런 도전을 하니까 힘들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그런 식으로 성장한 회사다. 그런 DNA가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그걸 증명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에 대한 평가는?

김창한 대표 "퀄리티가 최고인 것은 맞다. 그런데 게임이 퀄리티가 높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 점에 부족했다는 반성을 많이 한다. 우리가 가진 장점을 갖고서 새로운 게임성을 위해 몇 개월째 노력하고 있다. 그 점을 담은 큰 업데이트를 오는 여름에 적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 언노운 월즈의 신작을 소개해달라.

김창한 대표 "기존에 없던 장르라고 생각한다. 배틀로얄을 개척한 '배틀그라운드', MOBA를 개척한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언노운 월즈' 신작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다. 새로운 게임성을 전 세계 유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을 위해 2주 전 미국 현지에 가 협의하기도 했다. 크래프톤 내 많은 팀이 언노운 월즈와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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