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센트 공준식 대표 "게임, 숏폼에서 배우고 변해야"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개 |
콘텐츠 과잉 시대다. 게임은 유저의 시간을 가져와야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시간이 줄어들고, 숏폼을 보는 시청자의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넥슨의 경쟁자는 다른 게임사가 아닌, 틱톡인 셈이다.



▲ 슈퍼센트 공준식 대표

슈퍼센트 공준식 대표가 30일 개최된 인디크래프트의 '2024 국제 게임산업 컨퍼런스'에서 모바일 게임의 위기와 기회를 짚었다. 슈퍼센트는 2021년 설립된 하이퍼 캐주얼 전문 퍼블리셔다. 설립 3년 만에 1천만 다운로드 게임 12개를 만들고, 누적 다운로드 5억 건을 달성했다. 공준식 대표는 2013년 선데이토즈에서 애니팡 사업PM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작은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했다.

공 대표는 현재 모바일 게임시장 상황을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시간과 돈의 경쟁 심화 △개인정보 보호 강화 △성숙한 시장으로 요약했다. 인간 주의 집중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며 유저를 확보하거나 유지하기 어렵다. 게임 외 콘텐츠, 소셜 미디어나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른 앱들이 게임 유저의 시간과 지출을 흡수한다. 게임 사용자 데이터 추적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광고 효과는 감소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여서 신규 게임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시성비'는 시간의 가성비를 뜻한다. 공 대표는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게임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했지만, 숏폼 등장으로 이 모델이 붕괴하고 있다"며 "숏폼 형식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비즈니스 전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젠지(Gen Z, 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까지) 집중 시간은 1초로 여겨진다. 그만큼 찰나의 순간을 잡아야 하는데, 기존 게임은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반면, 틱톡은 스크롤을 넘길 때마다 슬롯머신의 릴 시스템처럼 예측 불가능한 보상으로 도파민을 자극한다.




이미 시장은 변하고 있다. 앱 시장 조사 이후 게임이 매출 1위를 내준 적이 없었다. 공 대표는 "이제 몇 년 내 비(非)게임이 1위를 차지하고, 모바일에서 지배적인 수익원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5년 매출 50위에서 비게임 비중은 6%에 불과했으나 2023년 조사에선 42%를 차지했다.




개인정보 강화도 모바일 게임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2021년 4월 애플이 IDFA(광고주 식별자) 지원을 중단하면서 관련 광고 매출이 줄었다. 연간 매출 3.5조 원의 소셜 카지노 전문 개발사 플레이티카는 마케팅 환경 변화와 CPI(설치당 비용) 상승으로 신작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공 대표는 "신작이 감소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작 감소 요인은 마케팅 전문성 고도화, 라이브 서비스를 통한 기존 유저 락인(Lock-in, 가두기), 신규 게임 개발 비용 증가 등이다.

이전까지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비게이머(non-gamer)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마케팅을 집행해 낮은 CPI로 규모 형성에 용이했다. 게임 장르 중 유일하게 비게임 앱 대항마로 신규 유저 확보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엔 하이퍼 캐주얼 게임조차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전까지 인기 다운로드 30위 안에 신작 게임은 2016년 이후 항상 10개 이상이었다. 2019년엔 21개였다. 그러나 2023년엔 슈퍼센트의 '버거 플리즈' 하나뿐이었다. 공 대표는 "시장이 어려워지며 신작 투자가 줄고 기존 게임의 유저 락인이 고도화되며 장르 고착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슈퍼센트는 수익성, 확장성, 시장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했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하고, 모든 개발 과정에서 생산성 극대화를 추구했다. 대중적인 익숙함 70%와 매력적인 신선함 30%를 찾아 게임화하기까지 평균 2주 안에 구현을 목표로 한다.






▲ 전략적인 접근으로 슈퍼센트는 계단형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공 대표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 사업은 철저하게 '통계 비즈니스'라고 전했다. 프로토타이핑 80%는 실패한다. 그는 일단 작게 만들어 빠르게 선보이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의 반복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공준식 대표는 "역설적으로 게임은 비게임에서 배우고 변해야 한다"며 "개발한 뒤에 방법을 찾지 말고, 처음부터 좋은 퍼블리셔와 시장을 파악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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