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5살 마인크래프트, "게임 넘어, '건강한 프랜차이즈' 로"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4개 |
올해로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한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는 '아사 브레딘' 헤드가 한국을 방문했다.

2009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가 된 '마인크래프트'지만, 개발사인 모장의 임원진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장 스튜디오 아사 브레딘 헤드는 전 세계에 있는 마인크래프트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호주를 방문하며 프레스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2일(화), 광화문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오피스에서 진행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아사 브레딘 헤드의 인사말과 '마인크래프트' 15주년을 기념하는 소감 등을 들을 수 있었으며, 현장에 참석한 미디어와 질의 응답 또한 진행됐다.

행사: '아사 브레딘' 방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일시: 2024년 7월 2일(화) 10:30~11:20
내용: 마인크래프트 15주년 기념 프레스 투어, 미디어 질의응답



▲ 아사 브레딘 (Åsa Bredin) 모장 스튜디오 헤드


아사 브레딘(Åsa Bredin) 스튜디오 헤드 인사말


▲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마인크래프트'

이번이 서울에 처음 방문한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아사 브레딘 모장 스튜디오 헤드는 인사말을 통해 '마인크래프트'가 지난 15년간 어떻게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지 개인적인 사례를 담아 공유했다.

그는 "나와 마인크래프트의 첫 만남은 두 아들이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기 시작했던 시절부터"라며, "남편과 나는 아들들과 그 친구들을 위해 서버를 함께 만들고는 했다. 크리퍼 모양 케이크는 몇 개를 구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아들들과 마인크래프트를 즐기기 시작한 과거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그는 "마인크래프트가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대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마인크래프트가 이용자의 창의성과 자기 표현을 토대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모장 스튜디오는 초창기부터 새로운 버전이 개발될 경우 스냅샷과 베타 버전을 커뮤니티에 빠르게 선보이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방대한 커뮤니티 층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이를 빠르게 본편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아사 브레딘 스튜디오 헤드는 "새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유튜브에 가서,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사말을 마무리하며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굿즈 등을 다각도로 제공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 질의응답
Q. '마인크래프트'는 2009년 인디 게임으로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 이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되기 까지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마인크래프트'의 성공 뒤에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면, 역시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작은 인디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창의성'과 '자기 표현'을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마인크래프트에는 신규 이용자도 있지만, 2009년에 출시된 이래로 지금까지 게임을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가 많이 있다. 이처럼 플레이어 기반의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성공의 비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현재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는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24세이지만, 사실 모든 연령대가 게임을 즐기고 있기에 그렇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

또한, '마인크래프트'는 이후 게임 업계의 핵심적인 시스템을 처음 개척하고 도입한 게임 중 하나다. 크래프팅이나 생존 매커니즘, 언제나 새로운 것들을 탐험할 수 있는 오픈월드 샌드박스를 먼저 개척했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Q.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다. 여성이 리드하는 '마인크래프트'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또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모장 스튜디오의 포괄적인 문화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 현재 모장 스튜디오의 리더십 팀은 60%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게임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포용성과 다양성이야말로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더 나는 게임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가치를 배경에 둔 협업적인 조직 문화도 모장 스튜디오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우리가 더 나은 제품을 서비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인크래프트의) 이용자 기반 또한 매우 다양하기에 이러한 조직 문화를 통해 더욱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모장 스튜디오가 한국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궁금하다.

= 한국은 워낙 세계적으로 열정적인 게이머 커뮤니티를 보유한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과 커뮤니티는 그간 게임 업계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왔다. 한 가지 예로, 지난 5월 고양시에서 진행한 마인크래프트 15주년 생일 파티에는 3일 간 1만 명의 게이머가 다녀가기도 했다.

한국 게이머 커뮤니티는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직접 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인크래프트에 대한 사랑을 보내주고 계신다. 우리가 프랜차이즈를 점차 확장하고, 발전시킴에 따라 더욱 사랑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최근 확인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주에 업데이트한 '트리키 트라이얼즈'에서 한국 플레이어들은 이미 23만 개의 몹을 처치했고, 10만 개 이상의 볼트를 열었다(웃음).




Q. 앞으로에 대한 비전도 궁금하다. 모장, 그리고 마인크래프트가 바라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 15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이용자도 그렇고 기존 게이머도 그렇고 동일한 게임을 방식을 통해 마인크래프트에 입문하게 된다. 블록을 깨고, 자원을 얻고, 조립하는 것 말이다.

이러한 게임 방식은 10년 전이나 지금, 그리고 10년 후에도 변치 않고 일관적으로 유지될 것을 약속하고 싶다. 친근한 방식으로 게임에 입문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의 비전의 일부이기도 하다.

또한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능 추가 같은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동시에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며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발표한 워너브라더스와 협업한 영화, 넷플릭스와 만들고 있는 TV 시리즈 또한 그 일환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면서 팬, 플레이어를 위한 포괄적인 브랜드 역할을 하고자 한다.


Q. 처음 '마인크래프트'가 등장했던 시기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매우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스트리밍 문화에 가장 잘 적응한 게임 중 하나가 되었는데, 그간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며 (스트리밍 문화)를 포용하고자 노력했는지 궁금하다.

= 스트리밍 문화가 생기고,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가 더욱 커지기 시작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가 스트리밍에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카메라 뷰 등 새로운 툴을 도입했으며, 커뮤니티의 콘텐츠 스트리밍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Q.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나 레전드 등 후속작이 출시되긴 했으나, 원작만큼 높은 성과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다고 보고 있나. 또 개발중인 후속작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 후속작 개발은 '마인크래프트' 프랜차이즈를 확장해 나가면서 언제나 게이므이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던전스'의 경우 출시 이후 2,500만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확보했고, '레전드' 모두 성공적인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인크래프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Q. 과거 오프라인 이벤트였던 마인콘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마인크래프트 라이브라는 온라인 행사로 변모했다. 팬데믹이 끝나면서 다시 대면 소통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데, 오프라인 마인콘을 부활시킬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 마인콘에서 마인크래프트 라이브로 전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핵심은 새로운 포맷의 이벤트를 통해 더 넓은 커뮤니티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고, 행사 참여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마인콘이 그립다는 피드백도 받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부활시킬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Q. 한국 시장 강화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들려줄 수 있나. 어떤 타겟층을 겨냥하여 소비자층을 확장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전략 측면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이용자층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문화든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마인크래프트'다. 나만의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툴을 제공하고 있다.



▲ 잭 블랙, 제이슨 모모아가 열연할 예정인 영화 '마인크래프트'

Q. 마인크래프트 영화는 이미 촬영이 끝났다는 트윗이 올라왔고,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도 제작중이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주인공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반면, 영화나 드라마의 내러티브는 그 방향성이 다르다는 점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스튜디오 입장에서 우리는 하나의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리즈의 경우에는 '마인크래프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무한히 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봐 주시면 좋겠다.

게임 밖으로 '마인크래프트'의 경험을 확장하기로 한 선택의 배경은, 커뮤니티를 보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팬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팬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시청, 굿즈 구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는 팬을 대상으로 엔터테인먼트 형태로도 제공해 드리면 즐거운 경험을 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프랜차이즈)확장을 준비하게 되었다.


Q. 마인크래프트는 그간 최신 기술을 잘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후 적용을 고려중인 최신 기술이 있는지 궁금하다.

=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게임 개발사로서 AI에 관심이 많다. 현재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에서는 코파일럿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자들이 게임 내 제공되는 코파일럿을 통해 커리큘럼을 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툴 외에 추가적으로 (AI를) 도입할 구체적인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Q. 교육 시장에서 어느 정도로 사용되는지 통계적인 측면에서 공유해줄 수 있는 정보가 있을까? 한국 교육시장 확장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의 경우 약 115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수백 개의 무료 레슨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 내에서 '아워 오브 코드'라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2015년 이래로 약 2억 5천만 건 이상의 코드 세션이 기록됐다. 또한, AI 학습을 위해 사용되는 콘텐츠 또한 제공되고 있다고 봐 주시면 좋겠다.


Q. 최근 굿즈 사업 등 오프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2차 창작 또는 추가적인 굿즈 관련 협업 사업을 준비중인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 협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을 선보여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간 버버리, 푸마 등 브랜드와 협업을 해 왔고, 이미 논의가 끝난 협업 브랜드도 있지만, 곧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Q. 마인크래프트 서비스 15주년이 되었는데, 스튜디오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욕심은 없는지 궁금하다.

= 모장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모두들 수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최종적인 게임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스튜디오의 핵심 가치로 돌아가서 살펴본다. 디자인 원칙, 브랜드 가이드라인,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피드백들과 맞닿아 있는지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




Q. 프레스 투어 기회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고 들었는데, 일본 및 호주와 비교되는 한국 시장만의 두드러진 특징이 있나.

= 아무래도 열정과 진심이 아닐까 한다. 일반 게이머 뿐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도 진심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주고 계신다. 잠뜰, 양띵, 악어 등 인플루언서들이 만드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세계적인 커뮤니티와 공유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Q. 스튜디오가 됐든 마이크로소프트가 됐든 양 쪽 모두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MS의 게이밍 정책은 전세계 모든 유저들의 비판을 받을 정도로 지원이 없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보다 양질의 시장 성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마이크로소프트나 Xbox 게임 스튜디오의 전략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모장 스튜디오의 전략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겠다.

모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미래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엔터테인먼트 측면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후속 작품과 스핀오프 게임을 개발하며 마인크래프트를 '건강한 프랜차이즈'로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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