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커진' 변화, 새로운 주인공, "유미아의 아틀리에"

인터뷰 | 강승진 기자 |
아틀리에 시리즈는 거스트를 대표하는 RPG 브랜드로 27년을 이어온 장수 프랜차이즈다. 특히 라이자를 주인공으로 한 비밀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까지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며 시리즈의 평가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오래 이어진 시리즈에 대한 매너리즘에 대한 우려, 그리고 실제로 그 매너리즘을 깨부수려는 노력도 있었다. 비교적 적은 코스트를 들여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간 변화는 라이자의 아틀리에를 플레이어들에게 인식시키는 힘이 됐다.

이제 거스트는 새로운 주인공을 앞세운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과 함께 추억 시리즈로 그다음을 그린다. 조금은 더 진중한 이야기, 금기시되는 연금술, 그리고 시리즈의 더 큰 변화까지. 호소이 준조 거스트 브랜드 총괄 프로듀서와 아비코 신이치 아틀리에 시리즈 디렉터를 통해 이번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이번 전투 시스템은 이전 작품과 비교해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좀 더 실시간에 가까운 전투 시스템인 것 같은데, 이번 전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달라.

아비코 신이치 아틀리에 시리즈 디렉터(이하 아비코 디렉터) = 이번 전투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액션 스타일에 가까운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틀리에 시리즈의 RPG 요소를 유지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리 제작한 아이템을 장착하고 그것을 전투에서 잘 활용할 수 있게 하거나, 인 레인지(근거리)와 아웃 레인지(원거리), 두 가지 거리를 전환하며 적에게 유리한 포지션에서 싸울 수 있는 등의 액션 시스템을 추가했다.


Q. 실시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전 실시간 전투는 아닌 것인가?

아비코 디렉터 = 게임 자체는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전투를 플레이하는 방식에서는 RPG적인 전략 요소, 전투에 들어가기 전의 준비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호소이 준조 총괄 프로듀서(호소이 총괄) = 액션 게임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하거나, 가드 해야 하는 상황들이 필수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RPG이기 때문에 그런 동작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다. 반대로 액션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더 유리하게 플레이할 수 있기에 액션 플레이를 피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다.





Q. 전작의 주인공 라이자가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이번에 새로운 주인공 유미아에게 라이자와 차별화된 매력을 어떻게 주고자 했나?

호소이 총괄 = 라이자의 경우 캐릭터 디자인을 할 때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디자인을 중시했다. 개인적으로 K-Pop을 좋아하는데 유미아의 경우 K-Pop처럼 아시아에서 시작해 글로벌에서 수용될 수 있는 트렌드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캐릭터 디자인을 구성했다. 글로벌에서 받아들여지는 캐릭터 디자인을 아시아에서 끌어내는 것이다. 라이자와는 제작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또한, 유미아의 매력은 성숙한 여성의 매력을 표현했다는 점이다. 이전 주인공들은 소녀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성인 여성 주인공을 그려보고 싶었다. 또한 유미아의 머리 위에 있는 '바보털(튀어나온 머리카락)'은 동물적인 느낌을 주는데,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것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기존의 아틀리에 시리즈는 실루엣에 볼륨을 의식해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을 할 때 현대에 통용될 수 있는 디자인 라인을 주인공에게 적용했다. 그래서 실루엣도 상당히 타이트하게 그려 채택했다. 그리고 유미아는 발차기 기술이 특기인 캐릭터이기에, 전투에서도 다른 주인공과는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이번 타이틀은 추억을 키워드로 하는 새로운 시리즈다. 또 연금술을 금기로 여기는 세계인데 이번 추억 시리즈의 전체적인 특징은 무엇이며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호소이 총괄 = 이번 작품에서는 연금술이 금기로 여겨지고 있지만, 주인공의 어머니는 그런 금기를 사용한 연금술사였다. 그렇다면 '어머니는 왜 금기로 여겨지는 연금술을 사용했을까?', 또 '왜 이 세계에서 연금술이 금기로 여겨지는 걸까?', 이 부분이 유미아가 모험에서 처음 탐구하는 것이며 스토리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억이라는 주제를 담았다. 주인공이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

사람의 성격이나 마음은 기억에 의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이 사람을 만드는가?', '추억이 사람의 마음을 만드는가?'라는 주제를 다루고자 했다. 만약 기억이 사라진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니게 될까?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 속에 기억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존재한다면, 나라는 존재는 계속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사람이 살지 않는 문명에 어두운 분위기가 기존 아틀리에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이다. 이렇게 설정한 의도가 있을까?

호소이 총괄 = 지금까지의 아틀리에 시리즈는 일상적이고 작고 평화로운 스토리를 그려왔다. 그런데 라이자의 아틀리에 시리즈에서는 규모를 키우면서 좀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을 구축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RPG로서도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아틀리에 시리즈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어둡고 진지한 요소들을 도입했다.

사실 이번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고, 15번 정도나 다시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이 더뎌지는 일도 있었다. 게임 시스템은 비교적 초기 단계부터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다시 써 지금은 확실히 멋진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


Q. 연금술이 금기인 세상이라면 전투에서 연금술 비중은 더 낮아지나? 유미아도 몸을 사용하는 공격이나 다른 무기 활용이 두드러져 보인다. 혹은 연금술을 사용하면 다른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이 나오나?

아비코 디렉터 = 그렇다. 일단 세계관에서는 연금술이 금기로 여겨져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설정이 있지만, 동료들이 그것을 알게 된 후 어떻게 연금술과 마주하게 될지, 그런 심경의 변화 같은 부분이 시나리오에 제대로 그려져 있다. 그래서 연금술을 사용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연금술이 상당히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플레이어의 액션을 더욱 확장하는 형태의 장비로 기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금술은 이전의 아틀리에 시리즈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로 설정되어 있다.

호소이 총괄 = 금기시되는 연금술을 사용하는 유미아는 이번 게임에서 조사단에 합류하게 되는데, 합류 시점에서는 멸망한 대륙을 탐험하기 위해 연금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조사단장만 알고 있는 상태다. 다른 멤버들은 연금술이 금기로 여겨지기 때문에 유미아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유미아는 혼자 고독한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템을 조합해서 사용했을 때도 조사원들이 "이런 것 사용하지 마"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도 연출된다.





Q. 이번 작품은 전작과의 차이점이 많고 새로운 도전도 많이 느껴진다. 이번 작품에서 이러한 도전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호소이 총괄 = 라이자의 아틀리에 개발 당시 아틀리에 시리즈는 상당히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라이자의 아틀리에를 제작할 때 매너리즘을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요소나 방향성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로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 당시 아틀리에 시리즈는 판매량 면에서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의 기술력과 관점을 조금 바꾸어, 셰이더를 라이자 시리즈에서는 바꾸지 않고 조명만 변경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식으로 혁신을 시도했다. 이게 라이자 시리즈 때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라이자 시리즈를 통해 비밀 3부작을 진행하면서 기술적인 도전을 하지 않으면 진부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시스템적으로도 기술에 맞춰 게임을 항상 조정해 나가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의식이 매우 강해졌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비밀 시리즈가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만큼, 더 큰 도전을 통해 현대적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도전을 실제로 진행하게 됐다.



▲ 호소이 준조 거스트 브랜드 총괄 프로듀서(좌)와 아비코 신이치 아틀리에 시리즈 디렉터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호소이 총괄 = 항상 거스트 브랜드와 아틀리에 시리즈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나 자신도 한국 문화와 K-Pop 같은 것들을 매우 좋아하고, 그것들을 참고하면서 게임을 제작해오고 있다. 제가 즐기고 여러 문화를 제공하는 한국에 이렇게 게임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이번 작품은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 타이틀이기에 앞으로도 아틀리에 시리즈와 거스트 브랜드를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아비코 디렉터 = 이번에 주인공이 라이자에서 변경된 것에 대해 많은 분이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셨는데, 그런 반응을 잘 보고 있다. 새로운 주인공을 모두가 좋아해주시는 모습에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주인공이 앞으로도 새로운 대표 캐릭터로 많은 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게임을 제공하겠다.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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