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벨라스터', 깊이 있는 액션에 더해진 메트로배니아라는 양념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이번 지스타에서는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2.5D 횡스크롤 액션 게임 '벨라스터'를 개발 중인 오디세이어의 진세광 대표다. 지난 2022년 인디크래프트에 출전해 눈길을 끈 '벨라스터'는 당시 여러모로 차별화된 요소들을 선보이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2.5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이성,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더없이 어두운 분위기, 그리고 높은 난이도 등 그야말로 매니아적인 요소들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평가도 제법 괜찮았다. 같은 해 경기게임오디션에서 우승하는 등 여러모로 기대를 모았다.

그 후 2년간 오디세이어는 쉼 없이 개발에 매진했다. '벨라스터'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올리는 한편, 게임쇼에 출품해 게임을 알리고 참관객들로부터 날것 그대로의 평가를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갔다.

게임쇼 등에서 만날 때마다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 '벨라스터'다. 그런 '벨라스터'인 만큼, 이번 지스타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게임쇼로서 유저들에게 검증받을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어떤 것들을 검증받고자 하는 건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오디세이어 진세광 대표에게 묻는 자리를 가졌다.



▲ 오디세이어 진세광 대표


Q. 2년 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 그간 여러 게임쇼나 스팀에서 데모를 낸 걸 본 적이 있는데 그간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 2년 전과 비교한다면 사실상 완전히 다 갈아엎었다고 할 수 있다. 셰이더부터 UI, 그리고 게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 뜯어고쳤다.

게임 시스템의 경우 신화 장비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고 보스 역시 더욱 늘렸다. 이 외에도 기존에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던 거에서 메트로배니아 유저를 흡수하기 위해 함정 등 메트로배니아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지를 추가했다.

다른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비교했을 때 '벨라스터'만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풀 3D를 들 수 있는데 그걸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 식의 요소들을 많이 추가하게 됐다.


Q. 안그래도 함정을 피하고 벽을 타는 등의 메트로배니아 요소가 많이 추가된 게 눈에 띄더라. 다만, 너무 많이 변한 게 아닐지 우려되기도 하는데 전체 분량에서 메트로배니아가 차지하는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

= 아무래도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 메트로배니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 만큼, 간과할 수 없었다. 더욱이 팬층도 워낙 탄탄한 장르 아닌가. 메트로배니아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가 우리 게임도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메트로배니아 요소를 많이 도입했다. 그렇다고 메트로배니아 방식의 스테이지가 엄청 많아졌다거나 한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탐험 요소를 좀 더 추가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탐험 요소는 굳이 안 즐겨도 상관없다. 다만, 탐험 끝에 신화 장비를 얻을 수 있는데 신화 장비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룩은 물론이고 성능도 엄청나게 좋다. 보스를 잡을 때 한결 쉽게 잡을 수 있는 만큼, 탐험 요소를 즐김으로써 얻는 이점을 분명하게 했다.



▲ 벽틈 사이로 가거나 좁은 통로를 기어다니는 등 탐험의 느낌을 주는 연출이 가미됐다


Q. 얼핏 실사 3D 비주얼의 블라스퍼머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게임을 해본 유저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 TGS(도쿄 게임쇼)에 두 번이나 출품하고 태국 등 글로벌 게임쇼에 꾸준히 출품했는데 게임을 보고 횡스크롤 소울라이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게임의 비주얼,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소울라이크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한편, 소울라이크가 원체 어려운 장르 아닌가. 그런데 횡스크롤이다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난이도가 낮을 것 같아서 소울라이크에 관심이 있지만, 너무 어려워서 꺼렸던 게이머들이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하고 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고 하면 대체로 좀 경쾌한 면이 있었는데 '벨라스터'는 정반대여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그런 게임이라서 그런지 신기하게 보고 플레이하는 게이머도 있는 것 같다. 일단 눈길을 끄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어떤 콘텐츠든 그렇지만, 첫인상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지 않나. 앞으로도 더욱 연출 등의 비주얼을 살리고자 하고 있다.


Q. 게임의 비주얼 때문인지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보다 서양권에서 좀 더 먹힐 듯한 느낌이다.

= 현재 다양한 채널로 팔로워를 집계하고 있는데 18,000명 정도나 될 정도다. 이 중 99%가 글로벌 유저인데 확실히 글로벌에서 우리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다. 당연히 마케팅도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서 하고 있다.





Q. 지난 2년을 되돌아봤을 때 특히 기억에 남은 순간, 혹은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 가장 힘든 시기라면 이전에 함께했던 개발자들이 중간에 이슈가 발생해서 떠난 적이 있는데 그때가 가장 힘든 시기이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지금은 좋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어서 개발하는 데 큰 문제 없다. 다만, 장르적 특성상 풀 3D로 만든다는 게 경력자들에게도 힘든 면이 있다. 지금은 스테이지를 자동으로 만드는 자동화 툴을 구현해 한결 수월하게 개발 중이지만, 늘 온 힘을 다하는 것 같다. 아무튼 힘든 시기가 지나고 보니 그때의 고생이, 고민이 회사가 성장할 기회가 된 게 아닐까 싶다.


Q. 시연하는 참관객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인디 게임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점들이 참관객들의 시선을 끈 걸까.

=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무래도 비주얼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시연대 앞에서 지나가는 분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어? 저거 뭐야?' 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제법 있다. 유저들을 잡아끄는 첫인상, 비주얼이라는 걸 역시 무시할 수 없구나 싶다. 그리고 보스전의 경우 직접 해서 알겠지만, 공방을 주고 받는 그런 게 나름 손맛이 있지 않나.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만큼, 그런 점 역시 영향을 끼친 것 같다.





Q. 예전에 인터뷰했을 때는 기사, 쌍검, 해머 3개 타입의 캐릭터를 넣을 예정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여전한가.

= 그 부분은 꽤 많이 바뀌었다. 스탠다드 에디션이라고 해야 할까. 기본 버전에서는 기사 캐릭터로만 플레이할 수 있다. 캐릭터 다양성이 줄어든 거로 볼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다양한 신화 장비가 추가됐다고 했는데 신화 장비는 저마다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이는 만큼, 기사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식으로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쌍검이나 해머 캐릭터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이 부분은 사업적인 BM과도 연관이 있는데 추후 DLC로 팔 생각이다. '벨라스터'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클리어 후 다른 캐릭터로도 즐기고 싶다면 다른 캐릭터를 구매해서 즐기면 된다. 당연히 쌍검과 해머에도 신화 장비를 넣을 예정이다.


Q.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과 소통 중인 거로 알고 있다. 특히 와닿은, 정말 고마운 그런 피드백은 없었나.

= 심적으로 큰 위안이 된 그런 피드백이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거라면 2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다려온 유저의 피드백이 있는데 꾸준히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단순히 비주얼이 내 취향이다, 기다려진다 이런 것뿐만 아니라 '서두르지 말고 좋은 게임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라고 하는데 진심이 느껴지더라. 최근에도 디스코드에 글을 남겼는데 응원하는 마음에서 펀딩이나 사전 예약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다. 우리 같은 개발자에게 있어서 정말 힘이 되는 내용이 아니랄 수 없다.


Q. 누가 그러더라. 열정은 무한하지 않다고. 대형 게임사면 그래도 프로세스대로 개발이 진행되지만, 소규모 개발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열정이 줄어들고 점점 더 개발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곤 한다는데 '벨라스터' 역시 몇 년간 개발 중인 만큼,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다.

= 당연한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도 사람이어서 열정이 사그라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기다려준 유저들을 생각해서 다시 일어서고 거울을 보면서 다짐하곤 한다. 실제로도 아마 회사를 그냥 계속 다녔다면 지금보다 훨씬 부자가 됐겠지만, 내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나온 거고 그런 내 게임을 응원해 주는 유저들이 있지 않나. 기다려준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게임으로 내놓고 싶다.





Q. 액션 게임에서 조작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연을 해본 결과, 다소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 맞는 말이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그런 문제도 아니고 게임의 핵심적인 요소인 만큼, 출시 전까지 신경 써서 계속 폴리싱할 예정이다. 이 부분은 우리가 여기에 노하우가 있는 그런 게 아니다 보니 방망이 깎는 노인의 심정으로 계속해서 깎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Q. 보스 수 역시 중요한데 최종적으로 몇 종의 보스를 구현할 예정인가.

=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일단 6종의 보스가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1마리 정도 더 넣을까 고민하고 있다. 정식 버전에서는 15종에서 20종 정도가 될 예정이다. 외형은 물론이고 패턴 등 전부 다른 만큼, 보스를 잡는 재미 하나는 확실하리라 생각한다.





Q. 기다리는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출시와 관련된 간단한 정보라도 전해주면 안 될까.

= 얼리액세스는 늦어도 내년 5~6월 사이에는 하고 싶다. 얼리액세스 출시 후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내년 말에는 정식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으로는 콘솔로 포팅해 콘솔로도 출시할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벨라스터'를 시작으로 경쟁력 있는 트리플A 게임을 만드는 거다. '벨라스터'를 풀 3D 게임으로 만드는 이유 역시 그 일환인데 '벨라스터'가 성공한다면 차기작으로 기존의 리소스, IP를 활용한 액션 게임을 만들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언젠가 '스텔라 블레이드'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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