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섬뜩하고 기괴한 연출과 일본을 배경으로 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하며 그 모습을 처음 공개한 '사일런트 힐f(Silent Hill f)'. 코나미가 14일 사일런트 힐 시리즈 전문 온라인 쇼케이스인 '사일런트 힐 트랜스미션'을 통해 '사일런트 힐f'만을 집중해 다루며 숨겨져왔던 정보를 공개했다.
일본 배경의 첫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프로듀서 오카모토 모토이는 당초 예고된 대로 이날 방송이 신작 '사일런트 힐f'에 관한 내용이 될 것임을 알렸다. 지난 2022년 10월 프로젝트 발표 이후 추가적인 정보 공개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전한 그는 이번 작품을 시리즈 최초의 일본 배경 작품으로 기존과는 다른 게임이 될 것임을 알렸다.
'사일런트 힐f'는 시리즈가 가진 독창적인 공포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소의 추가를 고민해 만들어졌다. 그간 서양풍의 심리적 공포가 핵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일본 특유의 공포로 색다른 분위기를 내고자 했다.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사일런트 힐f'의 티저 트레일러 이후 팬들의 추측과 논의가 많았다면서 이날 방송에서는 주요 설정과 게임 플레이 요소를 소개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계속 이어가는 방식으로 게임을 소개했다.

트레일러
◼︎ 잔혹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청에 주의하세요.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 그에 맞춰 트레일러는 그간 사일런트 힐에서 볼 수 없었던 과거의 일본과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사춘기 소녀인 주인공 히나코의 일상 역시 평범했지만, 마을이 안개에 뒤덮이며 홀로 다른 무언가를 보게 된다.
안개 세계의 모습이 그려지고 시리즈 특유의 기괴한 크리쳐를 마주한 히나코는 기존 티저에서 등장한 피안화가 자신을 쫓아오는 듯한 세계에서 피안화를 피해 도망치다 쓰러진다. 아울러 히나코가 신사, 가정집 등에서 자신의 삶과 다른 세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끝내 쇠파이프를 들고 적을 마주하는 장면이 담긴다.
트레일러 막바지에는 첫 티저에서 살점에 구멍이 뚫리며 피안화가 피어오른 충격적인 영상을 보여줬던 것처럼 주인공 히나코의 피부 가죽이 벗겨지는 모습으로 공포스러운 연출로 마무리됐다.
게임은 PS5, XBX|S, 스팀, 에픽스토어, MS 스토어에서 출시 예정이며 각 플랫폼에서 위시리스트가 가능한 상태로 등록됐다.



스토리 중심의 심리적 공포
오카모토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이 사일런트 힐의 기존 DNA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공포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 방법으로 일본을 선택했는데 일본 공포의 특징 중 하나를 살려 작품의 콘셉트도 '아름답기에, 끔찍하다'로 설정했다.
그는 이러한 콘셉트에 대해 한 여성의 삶을 통해 플레이어가 아름답지만, 끔찍한 선택을 계속하게 될 것이며 거기서 느껴지는 공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한 선택이 어떤 방식이 될지는 이번 발표에서는 숨기듯 이야기하기도 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일본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일본 적인(和) 공포의 맛을 전하는 데 중점이 잡혀 있다.
그 핵심이 될 작품의 콘셉트는 '아름답기에, 끔찍하다'다. 이에 게임의 근본적인 방향은 미스터리한 방향을 유지하는 동시에 점점 더 깊어지는 두려움을 체험하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눈으로 다름을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되는 일본식 공포 디자인이다. 아울러 피안화와 안개로 대표되는 이번 착품의 색채와 몬스터 디자인은 아름다움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이를 통해 '단순히 무서운 게임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이야기와 독창적인 디자인이 공존하는 작품'을 그릴 것이라고 코나미는 설명하며 특히 사일런트 힐 팬만이 아니라 새로운 플레이어 역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작품은 엔딩을 처음 보고 나면 여러 수수께끼가 남아 다음 플레이를 기대하게 만들도록 설계됐다.
-울 적에- 용기사07 참여, 일본식 미스터리의 결합
이번 작품의 각본은 쓰르라미 울 적에, 괭이갈매기 울 적에 등으로 유명한 용기사07(Ryukishi07)이 담당했다. 코나미는 처음으로 일본 배경의 사일런트 힐을 다루는 만큼, 일본 공포의 본질을 이해하는 작가가 필요했다. 용기사07은 일본식 미스터리와 심리적 공포를 결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번 작품 각본에 낙점됐다.
코나미는 쓰르라미 울 적에 같은 작품이 플레이어가 직접 이야기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그것이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전하는 공포와 맞닿아 있다고 봤다. 그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미스터리와 서사의 힘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용기사07 역시 처음에는 간단한 검수 작업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시나리오 작업 제안을 받고 기쁘다는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일런트 힐f'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이야기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용기사07은 플레이어가 단순한 공포 체험을 넘어 이야기의 해석에 참여하는 것이 큰 매력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도 기존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스토리에 대해 수많은 해석이 가능함을 느꼈다.
그리고 사일런트 힐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측면에 집중했다. 하나는 어두운 역사 등을 형상화한 사일런트 힐이라는 토지적 측면. 다른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마음 속 어둠이나 죄 등이 시각적으로 그려진 심상 세계와 대치하는 정신적인 측면, 그 두 가지였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용기사07은 후자에 집중했고 이번 작품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됐다.
또한, 용기사 07은 수난을 겪는 여성들이 등장하지만, 불행 속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만은 않는 주인공을 담아내고자 했다. 자신의 의지로 답을 찾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가 담아낼 주인공 상이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사일런트 힐f'는 단순한 공포 이상의 서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방향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사일런트 힐로 재탄생한 1960년대 일본
이번 작품은 시리즈 최초의 일본 배경인 동시에 1960년대라는 과거를 배경으로 한다.
기존의 사일런트 힐은 서양적 심리 공포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안에 일본적인 감성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게임이 일본에서도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반대의 시도로 100% 일본적인 공포를 담아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신사를 비롯해 1960년대 일본 시골 마을, 그리고 시대 고증에 맞는 배경 구현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했다.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장소 역시 사실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게임의 무대가 된 에비스가오카 마을은 실제로 기후현에 있는 게로시 가나야마초를 모델로 만들었다. 스태프가 직접 해당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고, 소리를 녹음해 현지의 생활감을 게임에 반영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1960년대 분위기에 맞는 변형이 이루어졌다.
'쓰르라미 울 적에'를 개발할 당시에도 게임 무대 설정을 신중하게 고민했다고 전한 용기사07은 가상의 마을 에비스가오카를 설정할 때 시대에 따라 변화한 독특한 구조를 지닌 가나야마초가 창작자로서 큰 영감을 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름답지만 섬뜩한 세계를 완성한 비주얼과 음악
주인공 등 세계 속 인물을 비롯해 크리쳐 디자인은 디자이너 kera가 맡았다.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듯 kera 역시 사일런트 힐2의 글자, 음악, 크리쳐 디자인이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kera는 전혀 다른 배경의 '사일런트 힐f'의 크리쳐를 그려내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고 어렵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나미는 그러한 노력 끝에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비주얼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할 정도로, 콘셉트에 맞는 결과물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시리즈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음악 부분은 사일런트 힐의 역사를 함께 한 야마오카 아키라가 맡았다. 안개 세계의 음악을 맡은 그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단순히 일본풍 사운드를 넣기보다는, 전 세계 사일런트 힐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포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은 일본적 요소를 담아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야마오카 아키라는 사일런트 힐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면 세계인 '어둠의 사당'의 음악을 담당한 이나게 켄스케는 신사를 모티브로 하여, 아름답지만 불길한 세계를 담아내고자 했다. 전통 일본 악기와 앰비언트 사운드로 공포를 표현한 그는 주인공의 고뇌, 공포, 갈등이 플레이어와 맞닿을 수 있는 오디오 연출에 공을 들였다.
야마오카 아키라는 자신이 사일런트 힐의 본질적인 사운드를 담당하면서도 이나게 켄스케가 일본적인 스타일의 독창적인 공포 사운드를 더해 시너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외전으로서, 그리고 클래식으로서의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시리즈는 일본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게임이었지만, 게임의 배경은 서구적인 환경을 담아냈다. 처음에는 일본식 공포의 정수와 서구식 공포의 정수가 융합된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많은 작품이 출시되며 일본적인 것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일런트 힐f'는 대담하게 완전히 일본적인 공포에 집중하고자 했다.
'사일런트 힐f'는 시리즈 전체에서는 완전 외전으로 자리 잡는다. 이에 새로운 팬들이 부담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사일런트 힐만의 전통 역시 계승하며 시리즈 팬들이라면 알아챌 요소도 담길 예정이다. 그중 하나가 앞서 언급한 야마오카 아키라의 음악이고, 다른 하나는 크리처 디자인이다.
'사일런트 힐f'의 크리처 디자인은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었다. 용기사07의 서사적 설정에 맞추면서도 기존 감각이 더해진 크리처 디자인이 이어진다. 또한, 일본 마을을 배경으로 했다는 눈에 띄는 도전 외에도 여러 새로운 요소를 더해나갔음에도 자신 있게 '이건 사일런트 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야마오카 아키라는 일본 개발자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표현 방법을 통해 차별화된 감각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스스로 사일런트 힐스럽게 만들고자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20년 이상 해온 사일런트 힐 스러운 음악이 나온다면서 도전과 계승을 이야기했다.


새롭지만, 사일런트 힐 다움을 잃지 않은
모든 소개를 마친 용기사07은 이번 작품을 도전으로 가득찬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사일런트 힐 다움에 대해 나올 여러 의견이 있고, 또 시리즈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만큼 꼭 플레이하고, 가감 없이 평가해주길 바랐다.
야마오카 아키라는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도 처음이지만, 그만큼 시스템이나 세계관 등 새롭고 신선한 요소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일런트 힐 다움을 잃지 않아 기존 시리즈 팬들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일런트 힐 시리즈, '사일런트 힐f'가 어떤 게임인지 궁금한 공포 게임 팬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오카모토 프로듀서 역시 일본 배경의 게임임에도 '사일런트 힐f'는 사일런트 힐이라면서 일본식 공포로서 시리즈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정보 공개를 예고했다.
'사일런트 힐f'는 PS5, XBX|S, PC로 출시될 예정이며 스팀, 에픽스토어, MS 스토어와 콘솔 스토어에 등록됐다. 상세한 출시일은 미정이며 현재 위시리스트 등록이 가능한 상태다. 아울러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 오픈과 함께 스팀 페이지에서는 한국어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