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과 같이8 외전’ 제작 비화 – 마지마와 해적, 그리고 새로운 모험

인터뷰 | 강승진 기자 |
지난 2월 출시된 '용과 같이8 외전 파이러츠 인 하와이(용과 같이8 외전)'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작품처럼 보였다. 시리즈의 중간 이야기를 다루며 이야기의 연결성을 크게 강조했던 또 다른 외전,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와 비교하면 더욱 그랬다.

마지마를 주인공으로 한 데다, 마지는 기억을 잃고, 전에 다룬 적 없던 해적 요소가 만화처럼 그려졌다. 해상전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인물, 그리고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까지 시리즈와는 다른 결의 게임이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한 용과 같이는 여전히 용과 같이였다. 그리고 엔딩에 다다라서는 최근 이어진 작품들의 잇고, 새로운 엔딩과 메시지를 전하는, 온전한 용과 같이 시리즈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용과 같이 시리즈를 총괄하는 '요코야마 마사요시' 용과 같이 스튜디오 대표는 이번 작품을 어떤 작품이 되길 바랐을까? 인터뷰를 통해 게임 플레이부터 개발 철학까지 다양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요코야마 마사요시 용과 같이 스튜디오 대표(왼쪽 사진 중앙)


시리즈 팬도, 첫 플레이어도 즐길 수 있는 용과 같이
Q. 발매 한 달이 지났는데, 시장 동향이나 평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보다 굉장히 적어 놀라웠다. 엔딩까지 플레이한 분들이 모두 좋다고 해주는데 그 비율이 20년 만에 가장 높다. 항상 "왜 그 캐릭터를 죽였냐", "엔딩이 마음에 안 든다" 같은 불만을 들었는데, 이번엔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 한시름 놓은 상태다.


Q. 기억을 잃은 마지마가 주인공이 되면서 마지마의 성격과 인상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특유의 광기가 있던 모습과도, 제로 시절의 진지한 모습과도 달라 기억을 잃은 지금의 모습이 진짜 마지마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했다. 개발진이 이번 작품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마지마 고로는 어떤 모습인가?

= 특별히 어떤 모습을 그리겠다고 정해놓고 캐릭터를 구상하지는 않았다. 제로 대의 젊은 마지마, 1,2편의 광기 어린 마지마를 포함해 이번 기억을 잃은 마지마 고로도 별개의 인물이 아니라 모두 진짜 마지마가 가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마뿐만 아니라 인간이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부모로서 자식에게 다정하거나 엄격한 모습, 회사에서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진 사람도 있지 않나? 어느 쪽이 거짓이 아니라 둘 다 진짜 자신인 것이다. 심지어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 모습도 그 사람의 본질이 아니라고 확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마지마는 60세를 넘긴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쌓은 상태에서 기억을 잃었을 때 어떤 인간인지 솔직하게 그려낸 것뿐이다. "어떤 마지마가 진짜다" 같은 의미를 특별히 생각했다기 보다는 마지마가 어떤 인간인가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보면 된다.





Q. 마지마가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 덕에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신규 유저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 항상 신경 쓰는 부분이기는 한데, 게임을 만들 때 처음 접하는 사람도 적은 정보량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작품으로서 처음부터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점은 팀 내에서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에는 기억상실이라는 설정이 있어서, 주변 인물들이 '당신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해설해주는 형식이 됐다. 마지마라는 캐릭터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 소개해 주는 식이기에 신규 유저가 입문하기 좋은 작품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대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엔딩처럼 몇몇 부분은 기존 팬들을 위한 연출을 담아내기도 했다. 게임을 만들다 보면 모든 유저에게 맞는 이야기를 전할 수는 없고, 어쩔 수 없이 (기존 시리즈 팬들이 알 수 있는) 불평등한 요소가 생긴다. 결국 유저마다 어떤 정보를 알고 있고, 어떤 부분을 잊었는지도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공평하거나 똑같이 느껴지는 게임은 아닐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규 유저가 유입되기 좋은 스토리인 것도 맞지만, 이번 작품은 기본적으로 8편을 플레이한 뒤 후속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 그리고 시리즈를 통해 마지마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던 팬들을 위한 작품이기도 하다.





Q. 이번 작품은 스핀오프나 콜라보 작품을 제외하면 기발한 스토리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용과 같이8'이 매우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있어 비교되기도 하는데 이런 독특한 이야기를 그린 이유가 있을까?

= '용과 같이8'을 만들던 중에 '용과 같이8' 외전을 구상하게 됐다. 8편 프로모션이 한창일 때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라, 7편 외전, 8편, 8편 외전을 묶어 하나의 큰 스토리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특별히 "재밌고 독특한 설정"을 의도하지는 않았다. 8편에서 일본 야쿠자 조직이 해산된 이후의 모습을 다뤘다면, 그와 깊이 연관된 캐릭터인 키류 카즈마가 7편 외전에서 어떻게 엮이는지 다룰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키류가 사라진 후, 동성회 같은 조직이 어떻게 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로서 마지마 고로를 그릴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부터 유니크한 이야기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8편과 7편 외전을 보완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나온 결과물이다.


Q. 현대 배경임에도 중세 해적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걸 현실적으로 보이기 위한 설정도 추가되어 있다. 리얼함과 비현실적 요소의 균형은 어떻게 잡고자 했나?

= 사실 현대의 실제 해적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해적의 모습과는 다르다. 오히려 평범한 옷을 입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바다에서 사람들에게서 물건을 빼앗는 형태에 가깝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리얼하게 묘사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과장된 설정을 넣었다. 처음 등장하는 '잭 더 컬렉터'라는 기묘한 인물이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설정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이야기 속에서 매드란티스에 가보면 모두 그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점점 더 괴상한 세계가 되어버린다. 그래도 그런 방향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신 스토리는 좀 더 설득력 있게 만들고 싶었고 이런저런 설정을 더 준비하게 됐다. 이런 고민 사이에서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대항해시대 해적과 같은 복장과 연출을 현대와 엮어낸 설정


Q. 뮤지컬 같은 오프닝 엔딩이 기억에 남는다. 해적, 마지마 모두에게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장면을 넣은 이유가 궁금하다.

= 이번 작품의 아이디어는 하나의 세트로 떠올랐다. '마지마를 주인공으로 해야겠다' 생각한 다음, '이야기가 이러니 해적이 되어야 한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마가 주인공이고, 해적이 되어 배를 타고 보물을 찾고, 마지막에는 이런 결말을 맞이한다는 흐름이 처음부터 머릿속에 한꺼번에 떠올랐다. 오프닝과 엔딩도 전체적인 구상에서 마지마, 혹은 해적이기도 때문에라도 뮤지컬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다만, 뮤지컬을 메인으로 한 게임은 아니라 당초 예상보다 뮤지컬 장면을 줄이게 됐다. 대신 엔딩 부분은 노래가 나오는 엔딩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지금 같은 형식이 됐다.



기억을 잃은 마지마 연기, 재녹음까지 하며 더욱 공들여
Q. 게임에서는 소년 노아라는 인물의 비중이 굉장히 높았다. 마지마와 함께 노아의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노아라는 인물을 만들 때 의식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또 이 두 인물의 관계성은 처음부터 이렇게 구상된 것인가?

= 노아는 처음부터 이렇게 마지마 옆에서 붙어 다니는 관계가 되도록 의도했다. 기억을 잃고 '나는 누구지?'를 고민하는 스토리라면, 옆에서 '당신은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필요했다. 용과 같이 키류에게 하루카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나이 든 남성 캐릭터에겐 순수하고 솔직한 말을 건네는 어린아이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노아가 '아저씨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선장은 이런 사람이었구나'라고 말해줌으로써 마지마가 '아, 내가 지금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라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야기를 구상할 때 노아를 넣었고, 마지마와 노아의 이야기로 시작했다고 봐도 된다.



▲ 이야기에 여러모로 많은 역할을 한 노아


Q. 이번 작품은 7편 외전보다 조연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노아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물 설정에 많은 공을 들였을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또, 마지마가 기억이 상실된 것이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영향을 미쳤나?

= 특별히 제작 방식을 바꿨다기보다는 요즘 추세를 이야기하고 싶다. 예전보다 동료라는 존재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8편 외전은 액션 어드벤처이기에 (8편 같은) RPG는 아니지만, 늘 함께하는 동료들이 가족이나 파티 멤버처럼 느껴진다. 같이 거리에서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깊이 파고들게 됐다.

7편, 8편, 8편 외전은 서브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구조다. 여담이지만, 7편의 쵸우 티안유는 무비 신에서 경우 두세 신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고, 파티 합류도 굉장히 늦다. 그럼에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지 않나. 파티 멤버로 함께 다니며, 대화 요소가 늘어나 그렇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게임 구조상 동료들과의 잡담이나 상호작용이 많아서 깊이 있게 보이는 것 같다.


Q. 마지마 역의 우가키 히데나리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기억을 잃은 큰 사건에 맞춰 연기에 있어 특별히 요청한 부분이 있었나?

= 기억을 잃은 상태이기에 마지마 특유의 높은 목소리와 낮은 목소리를 오가는 극단적인 표현을 일부러 조금 자제했다. 대신, 이야기 속에서 점점 기억이 돌아오면서, 웃는 순간이나 전투 중 일부 장면에서는 원래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도록 연기를 조정했다. 연기 변화만으로도 '기억이 돌아오고 있나?'라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

보통 음성을 수록하고 나면 재수정하는 경우가 적은데 이번에는 엔딩까지 전부 녹음한 후, 몇 번씩 다시 들어보면서 '마지마가 너무 가볍게 보인다'든가, '여기는 좀 더 진지하게 가야 한다' 같은 조정이 있었다. 또, 기존 시리즈와는 배경이 다르다 보니, 연출과 음성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익숙한 도시 배경이 아니라 바다나 배 위 같은 새로운 환경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다 보니, 예상했던 감정선과 실제 장면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맞추기 위해 여러 번 재녹음하기도 했다.



▲ 재녹음까지 진행하며 마지마의 캐릭터를 더욱 어울리게 만드는 데 노력했다


Q. 8편에 이어 레이몬드 로, 퀸 미셀 등 아시아 이외의 캐릭터가 늘어났다. 이런 캐릭터를 설정할 때 다른 점이나 주의한 점이 있을까?

= 최근엔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얼굴 크기, 허리 위치, 골격 차이에도 신경 썼다. 7편까지는 일본인 모델을 스케일링해서 외국인처럼 변경하고는 했는데 8편부터는 골격 자체를 바꿨다. 얼굴 구조도 아시아인과 다르게 코 위치나 간격을 조정하는 등 조형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대사는 로컬라이즈 팀이 모든 언어를 조율해주니까 일본어를 기본으로 작업하고 있다. 연기 지시는 손짓이나 제스처에서 차이를 두는데, 인물에 따라 연기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


Q. 유머는 지역적 차이가 있어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 그런 점에서 마사루를 연기한 로버트 아키야마의 콘텐츠는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였다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요소를 더 늘릴 계획이 있나?

= '웃음'이라는 요소는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예를 들면 일본의 코미디언들이 하는 만담이나 콩트 같은 걸 해외 유저들이 봤을 때 똑같이 웃을 수 있을까? 그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사 안에서도 말장난이나 언어유희 같은 요소가 많다. 예를 들면, 이번에도 오징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선장이 화를 내는 걸 일본어로 'イカってる*'라고 표현했는데, 이걸 번역하면 그냥 '화났다(angry)' 정도로밖에 전달되지 않는다. 언어유희를 그대로 번역할 수 있는 지역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그래서 개그 요소를 넣을 때는 항상 '이게 해외에서도 제대로 전달될까?' 하는 고민을 한다. 하지만 결국 우리 개발진의 80% 이상이 일본인이기도 하고, 일본에서 만든 게임이니 먼저 우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제대로 넣자는 게 기본 원칙이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말장난보다 그냥 봐도 웃을 수 있는 장면적인 개그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한다.

(*편집자 주: 일본어로 오징어는 イカ(이카), 화가 났다는 怒ってる(오콧테루)로 오징어와 화났다를 합쳐 イカってる(이캇테루)로 표현한 말장난)





(스포일러 주의)Q. 만약 가능했다면 서브스토리에서 해외로 이주한 마키무라를 등장시키는 것도 고려한 부분이 있을까?

=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긴 했지만 배제했다. 솔직히 그런 이야기를 다룰 수도 있었지만 빠르게 정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마지마라는 캐릭터의 삶을 생각해 보면, 과거에 계속 매달리는 건 마지마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과거의 인물과 마주칠 수도 있고, 물론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지마의 역사 속에는 상처를 준 사람도, 구해 준 사람도 많다.

이번 작품에서는 마지마가 기억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후의 만남’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과거의 인연을 강조하기보다는, 마지마에게 남아 있는 유대는 사에지마와 키류 정도로 한정하고, 그 외의 부분은 앞으로의 만남을 중심으로 다루고 싶었다.

과거 이야기만 반복해서 다루면 캐릭터에게도, 스토리에도 더 이상 미래가 사라진다. 결국 인생에서 중요한 건 새로운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과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8편보다 더 즐거운 호놀룰루 시티
Q. 마지마 고로스러운 액션을 구현하고자 새롭게 점프를 추가했다. 그간 점프가 없는 게임을 만들어온 만큼 어려움은 없었나? 매번 액션을 크게 바꾸는 데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다면?

= 점프 추가는 큰 변화였다. 그동안 용과 같이는 좁은 골목길이 많은 유흥가, 카무로쵸 같은 무대이기에 점프를 피했다. 점프를 추가하면 게임의 질감이 달라지고, 컨트롤이 어려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와이로 무대가 넓어지면서, 단독 주인공의 액션이 너무 허전해 보였다. 그래서 전투를 비주얼적으로 배틀을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점프 도입을 시도했다. 하와이는 대체로 평평한 지형이 많아서 수월했다.

문제는 점프를 추가하면 플레이어가 필요 이상으로 점프를 남발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을 해결하고자 불필요한 점프 없이도 자연스럽게 콤보와 조합을 만드는 액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신경 썼다.





Q. 여러 시스템이 존재해 어렵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전투 난이도는 후반으로 갈수록 쉬워진 느낌이다. 전투 밸런스는 어떻게 의식하며 작업했나?

= 밸런스와 관련해서는 조금 쉽게 조정된 면이 없지 않다. 이번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마지마 고로라는 캐릭터였다. 주인공으로도 등장한 적이 있지만, 많은 작품에서 적이자 보스 캐릭터로 등장했다.

지난 게임에서는 분신을 쓰기도 했다. 물론 RPG 시스템에 맞춰 연출한 것이긴 한데, 최근 작품을 플레이한 유저는 그게 마지마의 전투 스타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접 조작할 때도 분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며 분신 시스템을 넣었다. 최근 작품에서 우리가 만들어온 마지마 고로의 이미지에 맞춰서, 그걸 액션 시스템으로 가져오면 어떨까 고민하면서 기술을 추가해 나갔다.

다만, 마지마 고로라는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전투를 간단히 조정한 면이 있다. 이렇게 강하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섭섭하게 생각하는 플레이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Q. 게임에 바다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요소와 해양에서의 리얼한 부분이 공존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 해상 콘텐츠나 플레이 기준을 어느 정도로 잡고 시작했나?

= 처음엔 지금의 10분의 1 정도만 생각했다. 완성된 형태는 잘 됐다고 보는데, 처음엔 해상 배틀도 단순한 2D 슈팅 게임 수준으로 구상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배로 이동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우선 배의 조종과 이동이 잘 구현될지부터 테스트했다. 그 다음엔 적과 조우해서 싸울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처음에는 배끼리 부딪히면 상대 배에 올라타서 백병전만 하는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진이 서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여러 아이디어도 생기면서 현재의 해상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처음 구상했던 것보다 10배는 더 많은 요소가 들어간 느낌이다.



▲ 2D 슈팅 게임이 될 뻔 했지만, 다양한 추가 요소로 완성된 해상 콘텐츠


Q. 더 큰 해역이나 전투 외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은 없었나? 또 해전을 준비하면서 고생한 부분이 있다면?

= 원래 그런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만들다 보니 재밌더라. '더 많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은 '더 재밌게, 더 볼륨을 늘리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팀이다. 이번엔 여기까지로 멈췄지만, 시간과 제약이 없었다면 끝없이 추가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추가해서 해상 이동과 전투가 제대로 구현된 덕에 가능성이 보였고, 출시 기간에 맞춰 직전까지 조정하며 지금의 형태로 완성할 수 있었다.


Q. 다양한 시도가 담긴 작품인데 구현하는 데 어려웠거나, 주목할 플레이 스폿 같은 게 있다면?

=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역시 해상이었다. 바다에서의 이동은 어떻게든 넣어야 했고, 그 부분을 어떻게 만들지가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플레이 스폿은 전반적으로 보면 8편보다 더 밀도 있는 호놀룰루 시티를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의 호놀룰루 시티 자체가, 메인 스토리가 콤팩트하게 구성되어 반대로 플레이 스폿을 포함해 놀 콘텐츠가 꽉 차 있는 느낌이다.

하와이는 넓은 맵이지만, 어디를 가든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진짜 그 도시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호놀룰루에서 논다'는 감각이 8편 때보다 이번이 훨씬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와이어 훅이 추가되어 전에 가지 못했던 장소를 갈 수 있고, 새로운 시점에서 도시를 탐방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그런 요소들이 재미를 더해 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호놀룰루 시티의 놀 거리, 탐방은 더 충실하게 마련


Q. 미나토구계 여자는 실사 영상을 적극 사용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 컷신이 아니라 실사 영상을 사용한 이유는?

= 7편 외전에서도 따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사람들을 실사로 게임에 구현하는 방식이 있었는데, 이게 용과 같이 시리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CG와 실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점은, 실제 배우의 얼굴을 3D 모델화해 캐릭터로 구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방식의 게임은 여럿 있었지만, 용과 같이는 이걸 다시 실사 영상으로 만들어 다른 강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게임 속 캐릭터 마사루는 로버트 아키야마가 연기했다. 일본에서 유명한 코미디언인데, 그를 실사로 그대로 등장시켜서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 수 있었다. 또 처음에는 미나토구 여자 콘텐츠는 실사 파트로만 나올 에정이었지만, 이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그리면 재밌겠다 판단해 GC 캐릭터까지 추가해 게임에 담게 됐다. 실사와 CG가 뒤섞이는 것 자체가 용과 같이라는 게임의 가장 독창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하며 그 장점을 살린 요소들을 이번에도 많이 넣었다.



▲ 실제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고, 또 반대로 그 캐릭터를 바탕으로 실제 인물이 실사 연출까지 이어졌다


앞으로가 더 재미있을 사나이들의 이야기
Q. 해적 플레이와 하와이에서의 모험은 즐거웠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사나이들과 저물어가는 야쿠자의 모습에 여러 감정이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 의도한 야쿠자의 모습은 무엇인가?

= 야쿠자를 다루는 작품에서도 그렇고 이제는 시대극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야쿠자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조직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젊은 야쿠자라는 사람들이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과거와 같은 조직보다는 독립적으로 '한구레(나이를 먹은 폭주족이 야쿠자 같은 조직 대신 독자적으로 범죄 집단화 한 것)'같은 조직을 만들거나 사기 집단으로 변모하는 경우가 많다. 두목과 부자지간으로 술을 마시거나 하는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원래 야쿠자는 유사 가족과 같은 문화와 삶의 방식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게임이 현실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폭대법 등의 법률로 야쿠자는 점점 해산되고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야쿠자는 시대에 뒤처진, 구시대적인 삶의 방식 속에서 고민하는 존재다.

마치 용과 같이 유신의 사무라이와도 같다. 막부 말기 사무라이는 검을 들고 싸우는 직업이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그들이 필요 없어졌을 때, 그들은 무슨 선택을 해야 할까?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도 그런 시대의 변화에서 뒤처쳐가는 모습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 야쿠자에 대한 시대의 흐름이 게임에도 적용되고 있다


Q. 야쿠자 출신인 시가키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야기 전체에서 야쿠자물의 색채가 빠진 느낌이다. 대해산 이후 야쿠자가 없는 '용과 같이'라는 느낌이었는데, 그렇게 봐도 좋을까?

= 8편에서 야쿠자가 해산되고 그들이 뒷세계에서 어떤 사업을 했는지 다뤘다면, 8편 외전은 그 설정을 이어받아 또 하나의 엔딩처럼 그려냈다. 시가키는 야쿠자 잔당이나 옛 야쿠자의 대표 같은 캐릭터다. 다만, 야쿠자의 색채가 많이 빠졌다는 건 무대가 하와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와이는 야쿠자 조직이 뿌리내린 곳이 아니라, 오히려 팔레카나 같은 지역 세력이 강한 곳이다. 야쿠자는 외지인이자 불청객 같은 존재다. 다만, 앞으로 야쿠자가 어떻게 될지, 미래라든지를 그린 것까지는 아니라 아직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에서 야쿠자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 정도라고 생각한다.


Q. 일본에서 캬바쿠라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 인터뷰에서 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성인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줄어든 느낌인데, 노아 때문일까? 아니면 하와이라는 배경이 영향을 준 것일까?

= 어른의 놀이 같은 부분은 항상 작품의 무대가 되는 환락가에 그런 요소가 있는지, 그리고 시대적 흐름이나 유행에 따라 달라지는 게 있는지가 큰 영향을 준다. 단순히 노아가 있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그런 요소가 하와이에는 많지 않기도 했고, 설령 있다고 해도 이번 작품에서 게임적으로 재미를 줄 만한 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크게 부각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은 장기간 시리즈를 개발하다 보면 문화나 유행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에 (배경, 시대 등) 다음 작품에 따라 그 내용도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 배경, 문화, 유행, 시대, 주제에 따라 콘텐츠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Q.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는 마지막 전투에서 등을 보이며 싸우는 연출이 자주 등장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장면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연출적인 면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나,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

= 등을 드러내고 싸우는 장면이 많았던 건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이해관계가 아니라, '이 녀석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거나,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다' 같은 감정이 맞부딪칠 때, 의지와 의지가 맞부딪치는 전투기에 그런 연출이 들어갔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를 쓰러뜨리고 보물을 빼앗아야 한다' 같은 싸움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등을 드러내고 싸울 여유 같은 게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그런 연출이 생략된 것 같다. 기존과는 좀 더 성격이 다른 싸움이 많았기에 특별히 등을 드러내고 싸우는 장면을 의식하지 않다.

앞으로도 '이건 남자의 싸움이다'라고 선언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결전 같은 상황이라면, 상대도 상의를 벗고, 거기에 맞춰서 주인공도 응하는 연출이 등장할 것이다.

Q. 출시 전에는 이번 작품이 마지마 고로의 마지막 주인공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작업하면서 생각이 바뀌었거나, 새로운 전개가 그려진 게 있을까? 마지마의 모습에 대해 만족스럽게 구현됐는지도 궁금하다.

= 아마 앞으로 마지마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울 필요성은 크게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물론 확실한 건 아니다. 용과 같이 시리즈가 올해 12월이면 2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도 계속 인기가 이어져서 3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때도 제가 게임을 만들고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으니 다음 세대 개발자들이 이어받으면 마지마를 다시 활용할 수도 있다. 10년 후면 마지마도 70살이 되니까 그런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정말 알 수 없다. 다만, 당장은 마지마가 다시 주인공이 되는 계획은 없는 편이다.

지금 시점에서 마지마는 그저 '마지마다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마 사에지마와 계속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만약 '용과 같이9'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등장할 가능성은 있을 거라고 본다. 다만, 그때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전혀 모르겠다. 만약 '용과 같이9'가 완전히 새로운 무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마지마도, 키류도, 카스가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주인공으로 진행된다면, 마지마가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그런 부분까지는 전혀 구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단계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마지마의 모습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



▲ 60살이 된 마지마, 마지마다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스포일러 주의)Q. 이번 작품은 직접적인 연결보다는 8편의 반년 후를 배경으로 하는 등 독립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엔딩까지 플레이해 보니 이번 작품이 확실히 본편과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모험과 그 과정이 마지마에게도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 이번 작품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중 하나가, 결국 목표를 잃어버린 어른들, 특히 젊었을 때는 거칠고 야망도 컸던 사람들이 60세가 넘어 세상에 나왔을 때, 과연 무엇을 희망 삼아 살아갈까 하는 점이었다.

일본에서 60세는 정년퇴직의 나이다.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더 활기차고, 더 재미있게 살아가길 바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엔딩 부분에서도 사에지마가 마지마에게 '우리 이제 한가하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더 재미있는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마지마와 사에지마의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고, 키류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남은 인생이 얼마나 길든 간에, 여기부터가 진짜 재미있는 거라고 전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8편의 엔딩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메시지가 이번 작품 속에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매일의 쌓임이 만드는 하나의 작품, 이번에도 확실히 '용과 같이'
Q.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8편에 1000일을 투자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기대작을 동시에 개발하며 다른 느낌을 준다. 개발 철학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 철학이라고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용과 같이'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8편을 개발하는 데 1,000일이 걸렸지만, 그 기간 동안에도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작년 말에 발표했던 '버추어 파이터' 신작을 비롯해 여러 테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었다. 공개된 것뿐만 아니라, 아직 발표되지 않은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정말 많은 작품이 동시에 개발되고 있다.

용과 같이 하나의 게임만 계속 만드는 스튜디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정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팀이 몇 년씩 한 작품에만 매달리는 방식도 아니다. 우리 팀원들은 여러 프로젝트를 오가며 협력하고, 한쪽에서 일을 돕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이런 방식이 개발 환경을 더 활발하게 만들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용과 같이 외에도 다른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있는 용과 같이 스튜디오

한 가지 일만 계속하면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용과 같이'도 RPG, 액션 등 한 가지 장르에 갇히지 않도록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경험하는 것이 결국 스튜디오의 종합적인 개발 역량을 끌어올린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가능한 한 빨리 '답을 확인하고 싶다'는 점이다. 개발자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도, 빠르게 실현해서 세상에 내놓지 않으면 그게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잘못된 방향인지 알 수 없다. 책상 위에서 아무리 시뮬레이션해 봐도 의미가 없다. 생각이 떠올랐으면 빠르게 타이틀로 만들고, 그에 대한 피드백으로 다음 타이틀을 만들고.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빠르게 출시하고, 빠르게 답을 얻어서 다음 크리에이티브로 연결하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Q. 이전에는 '야쿠자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없다'는 철학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 부분을 의식하지 않고 제작했나? 아니면 여전히 유효한 개념인가?

= 야쿠자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없다는 기조는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런 인생을 걸어온 사람들이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잊고 단순하게 해피엔딩을 맞이한다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런 캐릭터들이 겉으로는 즐겁게 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들은 이미 희생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고 있다. 마지마나 사에지마도 야쿠자 대해산 이후 책임을 벗어던질 수 없는 입장이다. 자신이 저질렀던 일들에 대한 속죄를 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들에게 남은 삶은 계속 반성하고 속죄하는 날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시리즈의 기본적인 스탠스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나쁜 짓을 해온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갑자기 행복해지는 결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전작의 맵을 공유하고 있고, 본편보다는 메인 스토리가 짧지만, 규모에 비해 굉장히 빠르게 출시된 신작이다. 바쁜 일정이었을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끝내고나서 리프레시를 하고 싶다거나,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을까?

= 없다. 전혀 없다(웃음). 자주 하는 말인데, 우리 개발팀은 속도가 빠르고, 출시 주기도 짧지만, 어떤 게임 회사든, 3~4년 동안 개발하는 게임도 결국 매일같이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똑같다. 게임 하나를 출시했다고 해서, '반년 동안 쉬면서 월급만 받는다' 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게임 회사고,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기 때문에 매일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매일의 쌓임이 하나의 작품으로 나올 뿐이다.

그래서 '한 작품을 마쳤으니 어디 가서 뭔가 해야겠다' 같은 생각은 없다. 지금도 몇 년 뒤에 나올 게임부터 곧 출시될 게임까지,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여러 작품을 동시에 만들고 있다. 그래서 딱히 하고 싶은 건 없고, 굳이 하나를 꼽자면 빨리 다음 작품을 발표하고 싶다는 정도다.


(스포일러 주의)Q. 엔딩 마지막의 '계속'이란 단어가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사나이들의 이야기는 계속되는가? 향후 시리즈 계획도 궁금하다.

= 보통은 '끝(終)'이나 '완(完)' 같은 표현을 쓰는데, '용과 같이 8’에서도 끝이라고 표현했다.그건 키류 카즈마라는 영웅의 한 시대가 마무리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글자가 쓰이려는 걸 직접 지시해서 '계속'으로 바꿨다..

이번에는 키류나 마지마의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순히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아니더라도, 용과 같이라는 세계, 용과 같이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로 '계속'이라고 표현했다. 일종의 팬서비스 같은 것이었다.

누군가 이걸 물어봐 주길 바라고 있었다. 아무도 질문 안 해주면 '왜 끝이 아니라 계속이지?'라고 계속 궁금해할 것 같았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용과 같이 시리즈 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은?

= 오늘 인터뷰 질문들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시리즈 팬들이 게임을 정말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셨다는 걸 느낄 수 있어 기뻤다.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처음에는 '해적이니까 이건 본편이 아니라 외전 같은 느낌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까지 플레이해 보니 완전히 '용과 같이'였다는 감상을 많이 들었다. 저희도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만큼 전달하기 어려웠던 타이틀도 없었던 것 같다.

하와이, 해적이라는 요소가 기존 '용과 같이'의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 방향이라, 프로모션 과정에서도 그 부분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 '아, 이건 확실히 용과 같이 시리즈다'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인터뷰를 읽어 주신 분들 중에서도 혹시 주변에 '이번 작품은 좀 다를 것 같다'며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작품도 진짜 용과 같이라고 적극 추천해 주시고, 꼭 해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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