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넥슨의 실용주의, "언에듀케이티드" 논란에서 회장으로

칼럼 | 이두현 기자 | 댓글: 2개 |
"언에듀케이티드(Uneducated, 못 배운 사람들)" 발언 논란의 당사자였던 패트릭 쇠더룬드가 넥슨 회장이 됐다. 지난 20일 넥슨 이사회는 엠바크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인 그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쇠더룬드 회장은 2018년 일렉트로닉 아츠(EA) 수석 부사장 재직 시절, '배틀필드 5'의 여성 캐릭터 고증을 지적하는 대중의 비판에 맞서다 사전 예약 판매량 급감 사태를 초래하며 회사를 떠난 바 있다.



▲ 넥슨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그는 이후 스웨덴에 엠바크 스튜디오를 창립하고 2025년 10월 30일 신작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출시해 누적 판매량 1,4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상업적 흥행을 입증했다. 넥슨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그를 그룹 수장으로 임명했다.

넥슨은 과거 오웬 마호니 전 대표이사에 이어 다시 한번 서양인 리더를 최상위 경영진으로 등용했다. 오웬 마호니 전 대표가 재무와 투자 중심의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한 관리형 경영자였다면, 쇠더룬드 회장은 20년 이상 게임 업계에 몸담으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한 정통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자회사 대표를 자신의 직속 상사로 맞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넥슨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정헌 대표가 쇠더룬드 회장이 설정한 전략적 방향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서구권 공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위계질서를 허물고 성과와 역량에 집중한 실용적 용병술로 풀이된다.

이정헌 대표는 "쇠더룬드 회장과 저는 넥슨 혁신이라는 목표에 완벽히 뜻을 함께하고 있다"며 "쇠더룬드 회장은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최고 인재를 모아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낸 검증된 리더이며, 그의 역량과 경험이야말로 지금 넥슨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쇠더룬드 회장 역시 엠바크 스튜디오 CEO직을 유지하며 "저와 이정헌 대표는 회사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즉시 과업에 착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

넥슨은 한국에서 핵심 타이틀을 개발하고 일본에 상장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아시아 중심 기업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제 쇠더룬드 회장은 아시아 기조의 부분유료화 라이브 서비스와 서구권 중심의 패키지 게임 개발이라는 두 이질적인 문화를 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더불어, 이전과 달리 사내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조율하며 조직을 이끄는 것 역시 그가 새롭게 마주한 숙제다.

쇠더룬드 회장은 3월 31일, 글로벌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브리핑을 개최하며 새로운 리더십의 첫 시험대에 오른다. 쇠더룬드 회장이 넥슨을 진정한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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