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양성과 AI, BIC에서 본 인디게임 개발 패러다임

칼럼 | 양영석 기자 |



지난 17일, 3일간의 여정을 마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의 오프라인 전시가 막을 내렸다. 출품작은 역대 최대 규모고, 방문객 역시 지난해에 비해 50%가 증가한 성공적인 행보다. 오프라인은 마무리되었지만, 온라인 전시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번 BIC를 둘러보면서 좋은 게임들도 많이 보고, 현업에 종사하는 개발자와 개발자 꿈나무들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BIC에서 크게 변화된 두 가지가 와닿았다. 전시 시점에서도 관객 참여형 이벤트나, 실시간 스트리밍 및 전시전 등 여러 변화는 있었지만 좀 더 게임에 대한 변화가 강하게 다가왔다. 이는 어쩌면 인디게임, 아니 어쩌면 게임 업계 전체의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이 성큼 다가온 게 아닐까.



▲ 장르, 컨셉별로 비슷한 게임들이 같은 구역으로 몰렸다.

먼저 전시작을 포함한 출전작들의 플랫폼과 장르의 다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이번 BIC는 정말로 PC로 개발중인 게임이 많았고, 실제 시연도 PC가 많았다. 과거 모바일 게임도 꽤 많이 시연이 이뤄진 점에 비하면 확실히 게임 개발 트렌드가 PC로 변화했다고 느껴졌고, 운영사무국도 실제로 PC 게임의 접수가 많아졌다고 언급했다.

확실히 전시작들도 플랫폼이 더 다양해지고 PC로 영역이 확장되서 그런지, 좀 더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한 게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어느 시점에나 인기있는 장르의 흐름이 있기 마련이고, '로그라이크'라는 요소 자체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무작위 생성을 통한 반복 플레이의 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건 비슷했다. 로그라이크, 소울라이크는 여전히 인기 있는 키워드였다.

나아가 메시지를 담거나, 여러 장르를 혼합하거나 하는 등 확실히 출전작들의 장르도 더 다양해진 것 같았다. 물론 이번 부스 배열이 비슷한 장르 혹은 컨셉들이 묶여 있기에 근처는 서로서로 비슷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걸어가서 존이 바뀌면 좀 정말로 확 달라진 게임들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을 차치하고라도, 공식적으로도 참가작의 국적과 장르가 가장 다양한 한 해였다고 밝힐 정도니 확실히 다양해진 건 틀림없다. 장르와 아이디어가 많아진다는 건, 인디를 포함한 게임계가 좀 더 건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니 긍정의 신호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 역시나 AI는 활용부터 콘텐츠 윤리성까지 논의되는 뜨거운 주제였다.

두 번째로 눈에 띈건 누구나 예상했겠지만 AI다. 이제 AI는 인디게임 개발에 있어서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 코딩 문제 해결을 위한 검색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소규모 팀으로도 다국어 번역을 높은 품질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트와 사운드를 100% 생성하지 않아도 매우 높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인 효율성이 극대화된 시점이다. 창작자가 가진 시간과 비용, 인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동안 소규모 제작팀 혹은 개발사들이 갖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 인력의 한계를 해결한 구세주가 나타난 셈이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개발에 적용하면서, 개발자는 단순 반복 작업과 문제 해결의 시간을 대폭 단축해 현재는 더 '게임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최첨단 기술을 익히면서도 게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재미'에 더 집중해야 하는 창작자의 역량이 중요해졌다.

이번 BIC에서도 훨씬 더 좋은 퀄리티들의 데모, 그리고 탄탄한 게임 플레이 구조와 근본적인 재미를 챙긴 게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던 건 AI가 준 영향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러 개발자들을 만나봐도, 모두가 AI를 개발에 사용하는 건 아무도 부정하지 않았을 정도다.

이러한 변화들이 BIC를 둘러보면서, 개발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확실하게 와닿았다. BIC 운영국 입장에선 원하던 변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변화된 장르와 플랫폼, 그리고 더 쉽게 게임 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 소규모 개발자에게 강력한 지원군까지 생긴 셈이니까.

그만큼 '게임의 재미'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더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내년 BIC 기대가 된다. 창작 활동에 좀 더 전념할 수 있는 수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얼마나, 또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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