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 블록체인, AI가 바꿀 '게임 산업의 미래 패러다임'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웹3와 전 세계적인 화두에 오른 AI는 게임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금일(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메타 위크(Seoul Meta Week)'에서는 게임, 그리고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이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토론에는 이케빈 플라네타리움랩스 투자 총괄이 좌장으로 자리했으며, 그리의 코다이 모리시타 게임 프로듀서,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소속의 배준영 본부장,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비즈옵스의 송보근 팀장, 노드게임즈 이동규 사업개발 팀장이 자리해 '게임 산업의 미래 패러다임'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웹2에서 웹3로의 변화 과정에서 게임사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건 어떤 부분일까. 이케빈 좌장의 질문에 넥슨코리아의 배준영 본부장은 기술적 한계라고 답했다. 현재 넥슨은 서비스 중인 웹2 게임을 웹3로 바꾸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대표적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실증에 나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변화를 가로막는 기술적 한계에 대해 배준영 본부장은 "게임은 온갖 데이터를 다루는데 이 모든 데이터를 온체인에 올리는 풀리 온체인(Fully On-chain) 방식을 쓸 경우 레이턴시부터 가스비까지 수많은 난관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아직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란 모든 데이터를 온체인에 올리는 풀리 온체인 방식이 아닌 현재의 웹3 게임 등에서 NFT를 쓰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아이템이나 캐릭터 등을 거래할 때 NFT화해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NFT화할 경우에만 온체인에 올라가기에 레이턴시와 가스비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배준영 본부장 (오른쪽)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배준영 본부장은 좌중을 돌아보며 아마 대부분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경험 삼아서 조금씩 써보는 수준"이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다만, 생성형 AI가 현업에서 쓰이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다거나 하는 의미는 아니었다. 배준영 본부장은 "응답속도, 프로세싱 속도, 그리고 테스트용이 아닌 상품으로서 서비스해야 하는 만큼,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아직 있지만,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대해 크래프톤의 송보근 팀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송보근 팀장은 "우리도 풀리 온체인 방식의 게임을 만드는 건 아니다"라면서 기술적으로 여러 장벽이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기술적인 장벽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사업적인 측면, 그리고 유저 관점에서도 풀리 온체인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봤다.

이에 대해 송보근 팀장은 "지금처럼 난관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풀리 온체인 방식을 쓴다는 건 소수의 웹3 유저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로서는 웹2 유저를 웹3로 데려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UX의 경험 연장선상에서 백엔드에서 웹3가 동작하는 방식이 제일"이라고 밝혔다. 웹3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는 투명성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기록이 남는 만큼, 악용하기 힘들뿐더러 게임의 어떤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로 민팅하면 개인 간 거래 역시 쉽게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송보근 팀장은 "이런 장점들을 웹2 유저들이 어떻게 잘 쓸 수 있게 할지 고도화하느냐가 현재 모든 개발사들의 과제 같다"고 전했다.

결국 기술적인 부분에서 궁극적인 웹3 게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풀리 온체인 방식은 시기상조라는 게 현업 개발자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방식을 대표하는 일부 아이템을 NFT화하는 방식 역시 완벽한 건 아니다. NFT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것부터 소유권에 대한 부분도 있다. 실제로 아이템의 소유권이 유저에게 갈 경우 밸런스 패치 등을 쉽게 할 수 없기에 라이브 서비스가 경직될 거란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비즈옵스 송보근 팀장 (가운데)

크래프톤의 송보근 팀장은 이에 대해 깊게 들어갈수록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열었다.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는 유저를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에 가두고 독점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다른 게임에서도 우리 게임의 아이템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부정적이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이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면서 "유저가 다른 게임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다른 게임의 유저가 유입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어떤 걸 선택하느냐의 문제이고 기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게임들이 항상 떠안고 있는 밸런스 문제다. 아이템이란 건 결국 우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송보근 팀장은 "A 게임에서는 최강인 아이템이 다른 게임에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게임사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스킨 등의 아이템에 NFT를 적용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잘 작동하는 방식이지 않을까 싶다"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넥슨 역시 비슷한 의견을 드러냈다. 아이템의 가치라는 건 게임의 재미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인 만큼, 쉽게 건드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배준영 본부장은 "현재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아이템은 NFT화하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템은 유저 개임의 소유라고 생각한다"면서 "게임을 서비스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게 경제이고 그걸 지키고자 지금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통제할 수 없는, 통제권 밖에서의 가치 변화로 인해 그런 경제가 무너지는 일은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다만, 규제라고 해서 무조건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패널들은 아무런 규제가 없는 지금의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 송보근 팀장은 "규제가 없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면서 "규제라는 게 국가마다 다르고 한국에서도 저마다 어떤 식으로 규제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저마다 다른데 이게 가장 큰 문제 같다"고 일단 어떤 식으로든 법제화가 되어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얼어붙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오늘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과 가상화폐가 특정 국가, 지역에서만 쓰이는 기술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투기적인 측면도 있지만, 현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없앨 수 없는 영역에까지 블록체인이 도입됐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으로 블록체인은 정식으로 도입될 텐데 규제는 그걸 늦추기만 할 뿐인 만큼, 이를 어떻게 소프트랜딩 시킬지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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