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도중 빠질 수 있는 다섯 가지 함정, "이렇게 해보세요"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 백준열 니칼리스 협력 프로듀서

BIC 페스티벌 2022 2일차에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인디게임 전문 개발 및 퍼블리셔인 니칼리스(Nicalis)의 백준열 협력 프로듀서(Associate Producer)가 연단에 올라 많은 개발자들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보아 온 개발과정의 실수들을 공유했다.

니칼리스에서 지난 3년간 프로듀싱을 진행해오며 겪었던 다양한 사례와 함께, 백준열 협력 프로듀서는 니칼리스가 그동안 수많은 개발자와 함께 협업을 해 오며 정립한 해결 방법들도 함께 설명해 나갔다.

이날 그가 소개한 게임 개발 과정에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포인트는 총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난이도 조절의 악순환'으로, 반복적인 레벨 디자인 과정에서 고안한 난이도가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자신도 모르게 점점 게임을 더욱 어렵게 디자인하게 됨을 지적했다.

백준열 프로듀서는 "개발자 뿐 아니라 테스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테스팅 과정이 반복되면서 특정 난이도에 너무 익숙해져 점점 게임을 어렵게 만들거 된다면, 발매 시점에는 일반 유저가 클리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게임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조작 체계 등 게임의 시스템적인 측면을 불공평하게 디자인할 경우에도 유저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가령 2D 플랫포머 게임에서 발판에 착지 후 앞으로 살짝 미끄러지는 시스템의 경우, 유저가 이를 컨트롤할 수 없기에 합리적이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판단할 여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난이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백준열 프로듀서는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스템을 개발한 뒤에도 튜토리얼 등을 통해 유저들이 해당 시스템을 납득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반복적인 레벨 디자인 과정으로 난이도가 오르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집단을 대상으로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했다.




두 번째 포인트는 게임의 한 가지 요소에만 대부분의 개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게임은 여러 가지 요소가 융합되어 종합적인 경험을 전닳하는 제품인 만큼, 어느 하나의 부분만 뛰어나고 나머지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기 쉽다는 것이 백준열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그는 니칼리스에서 개발한 퍼즐 게임을 사례로 이러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해당 게임 개발 초기에는 퍼즐과 대전 액션의 게임성을 융합한 게임플레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비주얼 측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결국, 최종적인 게임을 내놓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아트를 새롭게 개발해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세 번쨰 포인트는 '사운드 디자인'과 관련된 이야기로, 전체 개발 기간 중 사운드 디자인에 충분한 기간을 할애해 두고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에 알맞게 오디오 믹스를 적용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며, 아트나 애니메이션, 시각효과 코딩 등 게임의 모든 요소들이 사운드 적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떄문이다.

백준열 프로듀서는 "개발자 대부분이 전체 개발 기간 중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기간만 남겨두고 사운드 제작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떄 이를 극복할 여유가 부족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아트 및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요소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 변경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둔다면 이와 연동된 사운드 또한 빠르게 찾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눈으로 바로 오류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과 달리, 시각적인 정보가 아닌 사운드는 QA과정에서 버그를 찾기 힘든 것 중 하나다. 테스터 입장에서는 특정 소리가 의도적으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들려서는 안되는 소리인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빌드에 적용된 사운드 파일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테스터에게 함께 전달하는 방법도 좋다.




다음으로 백준열 프로듀서는 게임의 현지화를 미리 준비하는 것을 권장했다.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라도 언어마다 그 길이가 다르며, 이 경우 UI가 제한되어 있다면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단어의 길이가 자유롭게 적용될 수 있도록 능동적인 UI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게임 내 언어 표시를 아트 이미지 대신 폰트 스트링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또, 백준열 프로듀서는 현지화 과정을 더욱 편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 모든 스트링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DB화가 되어있다면 번역가가 한눈에 번역해야 할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중에 게임에 다른 언어를 적용할 때에도 복잡하지 않게 진행이 가능하다.

이어 그는 "굳이 많은 언어를 게임에 넣을 계획을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현지화는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어만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해도 플레이어는 세계 곳곳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 그 사람들의 언어가 깨져 보인다면 전체 게임 경험을 해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백준열 프로듀서는 발매일을 빈번하게 연기하지 않는 것을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물론 게임 개발 스케쥴이 항상 변동되기 때문에 일정을 예측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빈번히 발매일을 연기하는 경우 유저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발매일 발표는 서두르지 않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발표하는 것을 조언드리고 싶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게임의 모든 요소가 적용된 뒤 버그 조정 등만을 남기고 있을 때 발매일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발을 진행하면서 위와 같은 이슈를 맞닥뜨렸을 때, 오늘 설명해 드린 간단한 솔루션을 시도해 보시면서 개발 과정에서의 시간과 자원을 아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 준비한 정보가 도움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전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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