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안에 환불? 일단 다 깨고 하라고

동영상 | 강승진 기자 | 댓글: 20개 |
구매한 지 14일, 플레이 타임 2시간 미만이면 바로 환불 가능한 스팀의 정책. 이를 디자인과 엮어낸 게임이 등장했다.


선게임 스튜디오라는 인디 개발사는 22일 스팀을 통해 신작 리펀드 미 이프 유 캔(Refund Me If You Can)을 공개했다.

게임은 악몽에서 깨어난 사라가 미로 같은 세계에서 올바른 길을 찾아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하수도와 같은 좁은 공간이 이어지는 게임에는 100여개 이상의 다양한 경로가 있으나 단 1개만이 진정한 구원에 이르는 길로 그려진다.

리펀드 미 이프 유 캔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등장과 음습한 미로 연출 등 호러 요소가 강조된 1인칭 게임이다. 여기에 5,500원의 가격에 비교적 단조로운 그래픽으로 소규모 개발팀의 작품임을 알 수 있는 모습도 더러 보여준다. 그럼에도 게임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 환불 정책과 플레이 타임을 잇는 게임 구성에 있다.

개발진은 겁쟁이가 아니라면 스팀에 환불을 요청하기 전 게임을 끝내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2시간 이내에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면 영원히 잠기는 업적을 이야기하며 해당 시간 안에 클리어하라고 강조했다. 리펀드 미 이프 유 캔라는 제목은 플레이어가 2시간 안에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다면 환불해도 좋다는 일종의 도전과제를 의미하는 셈이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에 스팀의 환불 시스템 역시 재조명받는다. 스팀은 이용자의 실수, 하드웨어 요구 사항에 맞지 않는 게임 구매, 혹은 1시간 정도 플레이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를 위해 이유에 관계없이 환불 요청이 가능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구매 2주 내, 플레이 시간 2시간 이내라면 환불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 편의를 위한 환불 정책이 악용되며 개발자의 정당한 수익화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 2021년 1인 개발 스튜디오 EMIKA 게임즈가 출시한 인디 게임 'Summer of '58'은 스산한 분위기를 잘 살린 호러 요소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플레이 타임이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탓에 게임을 클리어 한 플레이어들이 환불 요청을 다수 남기기도 했다. 게임을 클리어했지만, 이용 시간이 2시간이 넘지 않아 정책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던 셈이다.

이후 EMIKA 게임즈는 SNS를 통해 긍정적인 스팀 평가에도 엄청난 수의 환불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며 한동안 신작 개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많은 이용자가 그에게 응원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그가 게임을 구매하도록 강요한다는 비판 메시지를 보냈고 게임을 새로 구매해 플레이하지 않고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이후 EMIKA 게임즈는 자신을 응원한 이들에 대한 감사와는 별개로 게임을 사라고 권유한 적 없다는 해명글을 올려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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