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1년 만에 돌아온 정통 슈퍼 마리오와 그 변화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댓글: 7개 |

지난 6월 닌텐도 다이렉트는 명탐정 피카츄, 피크민에 여러 서드 파티 타이틀 등 시퀄, 리메이크, 신작까지 다양한 타이틀로 채워졌다. 하지만 핵심은 단연 마리오 프랜차이즈였다. 피치 주인공 신작, 루이지 맨션 다크문의 리마스터, 미니게임 집합 새로운 와리오 등 사실상 주목도만 보면 마리오 다이렉트에 가까웠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건 슈퍼 마리오 RPG였다.

마리오 RPG는 스퀘어와 닌텐도의 마리오 RPG 시리즈 출발점이자 슈퍼 패미컴 시절 구현한 수준 높은 3D 그래픽에 만듦새까지 어우러지며 큰 성과를 냈다. 11년 만에 출시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가 다이렉트 마지막을 장식했지만, 최신 그래픽에 맞춰 리메이크되는 슈퍼 마리오 RPG에도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약 두 달만이 지나 개별 다이렉트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가 따로 다뤄졌다. 15분 동안 진행된 다이렉트는 게임의 특징만을 줄줄 담아도 시간을 가득 채울 만큼 새로운 요소들로 가득했고, RPG에 쏠린 기대를 원더로 돌리기 충분했다.





1. 혼돈의 플라워 왕국, 쿠파성이 된 쿠파
여느 마리오 시리즈가 그렇듯 행복한 왕국의 평화를 깨는 건 만악의 근원 '또' 쿠파다. 쿠파는 플로리안 왕자의 초대로 플라워 왕국을 찾은 마리오 일행을 노리는데 그들을 덮치는 순간 특별한 힘을 가진 원더플라워에 손을 대고 플라워 성과 합체해 하늘을 나는 쿠파성이 된다.




쿠파성이 된 쿠파는 원더플라워의 힘으로 왕국 곳곳을 날아다니며 지역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고 쿠파 군단으로 채워넣는다. 누가 봐도 쿠파 스타일로 바뀌는 이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왕국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게 마리오, 그리고 플레이어의 목표 되겠다.

플라워 왕국이 위치한 플라워 제도 주변에는 6개의 월드가 펼쳐져 있으며 토관으로 가득한 모험의 시작지인 토관바위 평원, 얼음과 하늘 위 지역을 무대로 하는 뭉게뭉게산, 황금빛 모래가 흐르는 황금 폭포, 가만히 있으면 가라앉는 모래의 사막, 용암 지대 등 다채로운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당연히 얼음 위에서는 걸음이 밀리고, 물속에서는 헤엄치며 이동해 움직임에 꽤 제한이 생기는 등 각각의 지역은 저마다 특색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들 각각의 지역은 기존의 마리오처럼 스테이지로 구분되어 있는데 마리오 브라더스3 이후 이어진 방식대로 정해진 코스를 따라 이동하며 스테이지를 따르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부 구역에 정해진 코스가 없어 지역 내에서 순서 관계없이 자유롭게 스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에 도움이 되는 배지를 구매할 수도 있고 다음 루트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모두 얻었다면 바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수도 있어 보인다. 또 첫 클리어 때 아이템을 모두 얻지 못한 스테이지는 다시 돌아가 플레이하면 된다.

월드 자체가 꽤 크게 구현되어 있고 터널 같은 공간도 있어 월드맵 이동에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일단 한 번 클리어한 지역은 별도의 메뉴에서 따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되돌아간 시간을 줄였다. 제작 단계에서 일찌감치 편의성을 염두에 둔 디자인 중 하나다.





2. 코끼리가 되어 부수고, 물뿌리고, 특별한 파워업
첫 공개부터 새로운 핵심 변신으로 소개된 능력은 코끼리 변신이다. 말 그대로 캐릭터가 거대한 코끼리로 변하는데 움직임은 둔해지지만 다양한 능력으로 지역 클리어 방식을 뒤바꾼다.

코를 휘두르면 적을 날려버리고 블록도 손쉽게 부순다. 튕겨 나간 적 중 일부는 단순히 사망 판정에 그치지 않고 튕겨낸 방향에 따라 또 다른 적을 공격하기도 해 어느 정도 물리 엔진을 활용해 맵에 막힌 부분을 피지컬로 풀어낼 여지를 남겼다. 큰 덩치에 맞게 블록 부수는 능력도 발군인데 점프 한 번에 블록 세 줄은 거뜬히 깨부수고 달릴 때는 꽤 돌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블록을 파괴해나가며 덩치가 커 두 블록짜리 함정 정도에는 발이 빠지지도 않는다.

맵 곳곳에 물을 뿌리면 추가 코인을 뱉거나 타고 오를 덩굴이 자라나기도 하는데 코끼리 변신 상태에서는 코로 물을 머금을 수 있어 숨겨진 맵 요소를 파훼할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또 다른 주요 능력은 거품 변신이다. 불을 쏘는 파이어 변신처럼 외형적인 변화는 색이 바뀌는 수준이지만, 능력인 발사 거품은 주목도 높았던 코끼리 변신보다 더 높은 활용도를 가졌다. 발사한 거품 정면으로 날아가며 약간의 추적 능력과 함께 적을 먹어버린다. 엉금엉금같이 일반 점프 밟기로는 한 번에 죽지 않는 적까지도 코인으로 만들고 코인을 품은 거품이 떠 있는데 이걸 밟으면서 점프가 가능하다. 적이 없는 곳에도 거품을 쏠 수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일회용 발판 하나를 제한 없이 설치하는 셈이다. 발판이라는 말 자체를 의미하는 플랫포머에서 이 발판 하나가 가지는 의미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리라.

드릴 변신 역시 눈에 보이는 외형 이상의 능력을 보인다. 머리에 드릴 모자를 쓰는 듯한 드릴 변신은 땅속으로 파고들고 머리로 단단한 적도 공격 가능한데 파고드는 능력에 제한이 적다. 땅속에서는 적의 공격을 받지 않고 오브젝트 취급 받는 벽은 지중에서 넘나들 수 있다. 특히 머리 위에 있는 지면을 타고 이동도 가능한데 터널이나 천정이 있는 곳이라면 적과 함정 무시하고 편안하게 땅속으로 지나갈 수 있다.




꽤 오버파워에 가까운 능력들이 다양하게 준비된 만큼 맵 디자인도 이 활용도를 제한하거나, 혹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영상에 담긴 지역만 봐도 발판 위치, 지역 개방도 등 몇몇 능력은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반대로 스테이지 디자인만 잘 맞으면 굉장히 쉽게 클리어도 가능해 보이고, 몇몇은 능력을 잘 활용해야 숨겨진 요소를 얻게 되어 있다.

이렇게 능력을 적절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아이템 비축이다. 영상에서는 최대 능력 아이템 1개를 비축할 수 있는데 꼬마리오처럼 한 번의 공격도 위험한 상태에 아이템을 불러 강한 상태로 변신할 수도 있고 비축해둔 변신과 지금 변신을 바꿀 수도 있다. 덕분에 아이템을 모두 얻지 못해 재도전하는 경우, 넓게는 전체적인 맵 기믹을 인지해둔 상태라면 상황에 맞는 파워를 들고 맵에 도전해 클리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능력 자체는 플레이의 다채로움을 추구하고 그 변신의 비축은 컨트롤과 피지컬 외의 요소로 작용해 맵 클리어 방향의 다양성을 더하는 셈이다.





3. 배지, 캐릭터에게 새로운 능력을 선사하다
변신 아이템은 마리오 브라더스 첫 편부터 이어진 고유한 액션이지만, 그만큼 고전적이고, 한편으로는 수동적인 요소다. 어쨌듯 이걸 얻을 수 있는 구역도, 그걸 활용할 수 있는 형태도 정해져 있다. 비축이 여기에 능동성을 더했지만, 어쨋든 변신에 따른 한정된 능력을 활용한다는 건 큰 변화가 없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배지를 통해 이러한 액션에 능동적 커스텀 요소를 구현했다. 요시나 톳텐을 제외하면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외형적 차이는 있지만,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 대신 배지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에 저마다 다른 능력을 낼 수 있고, 그 능력도 스테이지 공략 방식을 꽤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날 소개된 능력만 봐도 그렇다. 모자 패러슈트는 피치나 데이지나 공중에서 바람을 받아 천천히 활강하는 것처럼 모자로 바람을 받아 먼 거리를 뛰어나갈 수 있다. 벽을 밟고 반동 삼아 튀어나가는 벽타기 점프, 물속에서 짧게 가속을 받아 나아가는 돌핀 킥 등이 있고 잠시 웅크렸다가 뛰어 높이 뛰어오르기도 가능하고 벽으로 덩굴을 발사해 벽에 달라붙을 수도 있다.

이러한 배지는 액션 배지로 각각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다.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하는 스킬인데 반대로 패시브 스킬의 역할을 하는 배지도 있다. 중요한 요소에 접근하면 반응해 위치를 알려주는 능력도 있고 근처 코인을 빨아들이거나 용암에 빠졌을 때 한 번 점프해 튀어 올라 생명 하나를 아끼는 배지도 있다.

배지는 하나만 착용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 입장 전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즉, 직접 스테이지 상황에 맞는 능력을 언제든 바꿔가며 재도전할 수 있고 그걸 활용해 맵 기믹을 파훼하는 역할을 게임 내 아이템 배치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손에 쥐여 줬다. 이러한 능동적 플레이 제공은 분명 게임의 난이도를 낮출 우려가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걸 감안하고도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라는 플랫포머 대표작 기준에 맞출 게임 디자인을 제공할 자신이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물론 그걸 진짜로 달성해 낼지는 게임이 출시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4. 원더, 신비로움으로 게임을 바꾸다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원더는 이름처럼 신비로운 힘을 가졌는데 이게 다른 게임 요소처럼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시련으로 그려진다.




단순히 스테이지 안에 있는 원더 플라워에 닿기만 해도 발동되는 원더는 첫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움직이는 토관 외에도 지형을 기울이거나 고전 젤다의 전설처럼 게임을 탑다운뷰로 바꾸고 맵 자체를 아예 유영이 가능한 우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맵 형태 말고도 플레이어를 굼바로 만들고 때로는 풍선으로 만들어 둥둥 떠다니며 새로운 플레이 감각에 익숙해져야 하기도 한다.

갑자기 달라지는 맵 형태, 조작의 변화는 기존의 게임 플레이 감각을 흔들며 난이도를 높이는데 처음 경험한다면 스테이지 클리어에 꽤 애를 먹을지도 모른다. 대신 각각의 원더가 가진 특징이 워낙 뚜렷하고 그게 스테이지 특징하고도 맞물려있어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원더가 발동되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 해결법을 찾을 수는 있을 것으로 확인된다.

변신이나 배지 등을 통한 맵 공략과는 다른 방식으로 맵 디자인을 뒤트는 셈. 결국, 같은 스테이지를 꽤 여러모로 활용하고 있고 공략도 저마다 다르게 만들어 선형적인 스테이지를 보다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크게는 월드 맵에서의 이동부터 스테이지 도입 전 전략, 좁게는 각 스테이지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상황 파훼까지 한번에 말이다.





5. 도와주고, 살려주고, 함께하는 12명의 친구와 멀티플레이
이번 작품은 일찌감치 멀티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 이에 맞는 다양한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와 직접 연결된다.

우선 앞서 언급한 캐릭터. 캐릭터는 총 12종으로 외형의 차이만 있을 뿐 능력 활용 면에서는 똑같은 마리오, 루이지, 피치, 데이지, 옐로우/블루 키노피오, 키노피코 등 7개 캐릭터. 시리즈 특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요시 넷과 톳텐이 있다.




요시는 점프 상태에서 발을 구르며 조금 더 높게 오르는 버티기 점프, 그리고 적을 먹고 뱉는 고유의 액션이 추가된다. 톳텐은 스테이지 액션의 유용함보다는 월드에서 유용함이 드러나는데 여분의 파워업 아이템을 재화로 쓰이는 플라워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여기에 요시와 톳텐 모두 떨어지는 구역만 피하면 적의 공격에는 쓰러지지 않아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가 쉽게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 있다. 대신 따로 설명은 없었지만, 죽지는 않아도 피격 판정에 넉백 같은 상호작용은 있어 낙사 구간에서는 적의 공격도 신경 쓰긴 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캐릭터의 존재는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동에서 이어진다. 한 기기에 여러 조이콘을 연결하면 화면 하나로 최대 4명의 로컬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많은 플레이어에 정신이 없을 순 있지만, 실수로 사망하더라도 5초 동안 영혼 상태가 되고 이때 아군이 영혼을 터치하면 플레이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 대신 목숨 수는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만큼 실수가 반복되는 친구는 플레이 대신 구경을 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동료로 요시가 있다면 플레이의 다양성이 더해진다. 모든 캐릭터는 다른 요시 플레이어 등에 올라탈 수 있는데 요시의 여러 능력은 그대로 쓸 수 있어 버티기 점프로 먼 곳을 뛰거나 적을 먹는 것도 가능하다. 덩치는 커도 코끼리 변신 상태로 탄다고 능력이 제한되지도 않는다.

또 요시 위에 탄 플레이어도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쓸 수 있는데 코끼리 코 공격이나 요시 위에 요시가 타 혀로 먹기 공격을 2단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로컬 멀티플레이에서 구현되며 온라인 상태의 멀티플레이는 완전히 다르게 구현된다.

온라인 상태로 전환하면 월드 맵에 다른 플레이어가 반투명한 상태로 보이고 실제 스테이지 안에서도 3명의 반투명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 안에 그려진다. 일반적인 상태에서 이들은 라이브 고스트라는 명칭에 맞게 스테이지만 같을 뿐 서로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가 사망하면 영혼 상태가 되고 라이브 고스트로 함께 있던 다른 플레이어가 로컬 멀티플레이처럼 터치해 구해줄 수 있다.

또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나눠줄 수도 있어 스테이지 공략은 다른 세계에서 따로 하지만, 어느 정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맵 곳곳에 패널을 설치하면 영혼이 된 플레이어가 패널을 직접 터치해 부활할 수도 있다. 위험 장소에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한 번의 추가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도움 행동은 하트 포인트라는 형태로 플레이어에게 쌓여 다른 플레이어게 보이게게 된다. 여기에 친구가 플레이하는 방에 들어가 도움을 주거나 먼저 목표점에 도달하기, 보스 격파 같은 경쟁 플레이 요소도 온라인 플레이에 담겼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프랜차이즈의 근본 시리즈로 고전적인 플레이 방식을 고수했다. 이번에도 고전적인 플랫포머의 특징은 그대로지만, 멀티플레이나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능동성을 통해 제자리에서 시리즈 명성에만 기대로 있지는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비록 기기를 옮겨가며 리마스터, 이식 중심으로 시리즈가 이어지며 완전 신작까지는 10년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오랜 기간을 넘어 출시되는 신작이라는 기대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15분의 다이렉트를 통해 보여준 모습, 그리고 그에 걸맞은 레벨 디자인이 그간 시리즈가 보여준 만듦새에 맞는 수준으로 모든 게임 콘텐츠에 구현될지는 실제 게임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이 출시되는 10월 20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닌텐도는 이러한 기대에 맞춰 마리오 실루엣이 살짝 박히고 코인이 숨겨진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 마리오 레드를 선보였고 10월 6일 출시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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