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왕자가 죽은지 20년이 지난 후였다. 이제 디아스도 50대에 접어들어있었다. 왕 역시 세월이 지나 바뀌어 주안 2세가 등극해있었다. 주안 2세는 포르투칼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단 되었던 항해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많은 탐험 계획을 지원해주고 계획했다. 이번에 디아스를 부른것도 그때문이었다.
"어서오시오 디아스경.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소."
"폐하의 명을 받들어 왔을 뿐입니다. 수고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디아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젊은 왕은 디아스에게 깜짝 놀랄만한 명을 내렸다.
"지금 즉시 항해를 준비하시오. 아주 긴 항해가 될것이오."
"준비하겠습니다. 무엇을 위한 항해입니까?"
"엔리케 선왕자의 덕으로 기니만까지 발견하는데 성공하였소. 그러나 아직 아프리카 남단을 발견하지는 못했소. 그대가 이번에 아프리카 남단을 발견해주었으면 하오."
"반드시 폐하의 명을 수행하겠습니다."
듬직하게 대답하고는 알현실을 나가는 디아스의 뒷모습을 보며 주안 2세는 만족감을 느꼈다.
항구는 시끌벅적하게 붐볐다. 엔리케 왕자가 죽은 뒤 20년만에 시작되는 대항해였다. 디아스 제독의 명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었기에 반드시 엄청난 금을 실고 되돌아올거라는 기대감이 국민들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다. 거대한 함선들이 돛을 피고는 출발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함대의 선원들 역시 기대에 가득차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금과 노예만이 그들을 기다릴거라고 생각하며 행복감에 빠져서 한참을 항해했을 때였다. 해도상으로는 분명히 아프리카 최남단 지역이었다. 그런데 그들 앞에 펼쳐진것은 무시무시한 폭풍이었다. 거대한 갤리온이 들썩거렸다. 전복될듯이 휘청거리는 탓에 선원들은 겁을 집어먹었다.
"겁먹지말고 침착하게 돛을 접고 키를 돌려라!"
제독의 명령에 정신을 좀 차린 선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키가 망가졌습니다!!"
너무나 큰 파도에 키가 그만 부서져버린듯 했다. 예비용 키를 가져다가 수리를 해보아도 금방금방 부서져버렸다.
"최대한 버텨라! 육지가 얼마남지 않았다!"
폭풍우때문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희미하게 육지가 저 앞에 펼쳐져 있었다. 선원들도 육지를 보며 희망을 가지고 최대한 키를 돌려보았다. 폭풍이 계속해서 뱃전을 때리며 방향을 좌지우지하고있었다.
몇 시간을 폭풍과 씨름했을 때였다. 결국엔 폭풍이 그쳐갔다. 돛이 다시 펴지면서 배는 빠르게 육지를 향해 나아갔다. 도착한 그곳에는 거대한 배에 놀라 뛰쳐나온 원주민들이 있었다. 총을 허공에 한 방 쏘아 겁을 준뒤에 말을 할줄 아는 통역사가 자신들이 포르투칼에서 온 탐험가들이며 금과 상아등을 구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하자 겁을 집어먹은 원주민들은 부랴부랴 마을에 있는 금과 상아를 주며 제발 죽이지 말아달라고 절을 해댔다. 그들은 불을 뿜으며 거대한 소리로 울어대는 무기(총)에 겁을 있는대로 다 집어먹었다. 원주민들을 돌려보내고는 디아스는 몇월 몇일에 도착했다는 것을 새긴 비를 세우고는 이곳을 폭풍의 위협끝에 도착했다하여 폭풍의 곶이라고 명명했다.
함대가 많은 금과 상아를 가지고 귀환하자 포르투칼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디아스가 성과보고를 하자 왕인 주안2세가 말했다.
"도착한 곳이 폭풍의 곶이라니. 이래서는 선원들이 겁을 먹지 않겠소?"
"폭풍우 끝에발견하여 그렇게 명명하였습니다."
"그래도 이 이름은 좋지 않소. 폭풍의 곶이라고 하는것 보다는 희망봉이라는 이름이 낫겠소."
"폐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좋소. 정말 수고 많았소. 그대에게 많은 상금을 내리겠소. 또한 그 곳의 무역에 대해서도 그대에게 우선권을 하사하겠소."
"감사합니다 폐하."
희망봉 발견으로 포르투칼은 인도와의 무역에 한걸음 나아가게된다. 그것은 아프리카의 식민지화가 한걸음 더 진행되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