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저녁 식사가 임박한 시간이었다. 돌아온 칼을 제일 먼저 찾은건 에스텔이었다.
“뭐야, 갑자기?”
“하라는 대로 보급은 해놨고. 참 대단한 재주를 지녔어, 너는.”
칼의 표정은 무슨 말이냐는 듯 일그러졌다. 옆에 있던 크리스틴에게는 고갯짓을 한 번했고 그녀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듯 발걸음을 옮겼다. 칼은 거실 소파에 앉으며 에스텔에게 말했다.
“자, 들을 사람 없고. 할 말이 뭔지나 들어볼까?”
“여왕폐하께 누나라고 불렀다며?”
그녀의 말에 칼이 느낀 감정은 허무함 그 자체였다. 그는 에스텔이 무언가 큰 걸 말하려는 것 같아 크리스틴도 들여보내고 혼자 들었다. 하지만 칼은 별것 아니라는듯 그녀에게 반문했다.
“그게 뭐?”
“뭐, 뭐?”
“솔직히 얘기하지. 폐하와 나는 스무 살 차이야. 어머니뻘이란 말이야. 지금도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시지만 도저히 그렇게 안되더군. 뭐 엄청난 건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잖아? 내일부터 이틀간 할 일 없으니 집에 다녀와. 가족들 걱정시키지 말고.”
“내일 왕궁 간다며?”
“나 혼자 간다. 네가 간다고 해서 반겨줄 사람 아무도 없어. 그러니 휴가라 생각하고 다녀와.”
그렇게 말하고 칼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에스텔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지금까지 그녀에게 해준 대우 중 가장 파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끝낸 식구들은 자신들의 일을 시작했다. 칼의 어머니인 엘리스는 여전히 독서와 정원 산책을 하였고 에리카는 칼이 소개해준 가정교사로부터 수업을 받았다. 에스텔은 그의 말대로 집으로 향했다. 런던 교외까지 걸어간 그녀가 도착했을 때는 점심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그녀가 문을 열고 한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엄마?”
“누나!”
“프레드! 잘 있었어?”
“응!”
그녀는 그런 남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마침 그녀의 어머니도 나와서 그녀를 맞이해주었다.
“잘 다녀왔니?”
“네, 잘 다녀왔죠. 아, 이거 받으세요.”
에스텔은 어머니께 수표를 내밀었다. 34만 두캇. 칼이 라벤더를 팔고 나온 금액 전액이었다. 상당히 큰 금액을 보고 어머니는 수표를 받지 않으려고 했다.
“아니란다. 이건 네거야. 네가 다니면서 써야지.”
“괜찮아요. 받으세요.”
극구 받지 않으려는 어머니에게 거의 반 강제로 수표를 떠넘기고 에스텔은 의자에 앉았다. 곧 점심식사를 할때 어머니는 그녀에게 어제 있던 일을 얘기해주었다.
“어제 디트리히 자작이 다녀갔단다.”
“네?”
에스텔은 깜짝 놀라 어머니를 바라만 보았다. 옆에 있던 동생 프레드가 한술 더떠 그녀에게 말했다.
“누나, 이 모자 자작님이 주고 가셨다!”
“…….”
그녀는 그가 내민 모자를 훑어봤다. 그가 플리머스에서 쓰고 있었던 그 모자가 틀림없었다. 에스텔은 뭔가 크게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라벤더 판매 수입을 자신에게 전부 준 것에서부터 이틀간 할 일 없다고 집에 보내준 것.
‘이 바보 같은 꼬맹이. 먼저 상황파악 해놓고 그다음에 날 보냈어. 어디 돌아가면 바다에 던져버리겠어. 이러면 누가 좋아할 줄 알았나?’
“에스텔?”
“네?”
“무슨생각하니?”
“아뇨, 아무것도.”
어머니의 물음에 에스텔은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하지만 그녀는 굉장히 언짢았다. 어머니는 그것을 감지했는지 그녀 앞에 앉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작이 다녀간 건 어제 오후였단다. 너 잘 데리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그리고.”
“그리고요?”
“자기 수하나 그 가족이 어렵게 사는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
에스텔은 그 이유를 대충이나마 눈치를 챘다. 그의 가족사. 하지만 에스텔은 말을 아끼기로 하고 어머니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배고파요.”
어머니와 에스텔은 서로 웃으면서 식사준비를 시작했다.
그 시각 왕궁. 칼과 한 남자가 왕궁 안으로 들어가는 엄청난 수의 짐꾼과 마차의 행렬을 보고 있었다.
“재무장관님. 이정도면 충분합니까?”
“엄청나군요. 당연히 충분하지요, 자작.”
“갑자기 전쟁준비라니요.”
“스코틀랜드와의 관계도 있고. 에스파냐와의 관계도 있으니 준비를 하자는 것이지요.”
말을 마친 토마스 재무장관은 옷의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서 칼에게 넘겨주었다. 칼은 씩 웃으며 봉투를 뜯었다. 그리고 내용물을 꺼냈다. 편지였다.
“폐하께서 직접 쓰신 서한입니다.”
“네?”
“뭐, 한번 보자는 말씀 아닌가요? 물론 전 그 내용을 보진 못했지만 짐작이 가는군요.”
“네, 한번 봤으면 한다는 내용이군요. 지금 알현 할 수 있습니까?”
“그냥 가도 허락해주실건데 저에게 물으실 필요가 없지요. 하하하.”
칼은 고개를 끄덕이며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가 누군지 아는 경비병들은 그를 제지하지 않고 통과시켜주었다. 여왕의 처소까지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와 밖에 서있던 시녀에게 말했다.
“디트리히 자작이 왔노라 알려주십시오.”
시녀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칼은 그녀의 인도에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여왕을 보자 무릎을 꿇었다.
“디트리히 자작이 폐하를 뵙나이다.”
“지금은 너와 나 둘 밖에 없단다. 그냥 편하게 말하렴.”
“아니옵니다. 듣는 귀가 많사옵니다.”
여왕의 얼굴에 서운함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칼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여기 앉으렴.”
그는 한 점의 사적인 감정도 집어넣지 않고 있었다. 그가 가문을 이어받은 이후로 그래 왔다는걸 여왕은 잘 알고 있었다. 마침 시녀가 차를 내왔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여왕은 에리카에 대해 물었다.
“에리카는 잘 지내고 있니? 생일 때 가봤어야 했는데 참 미안하구나.”
“폐하의 은덕에 잘 지내고 있나이다.”
좀처럼 말투에 변화가 없는 칼을 보며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몸이 좋지 않단다.”
“폐하, 약한 말씀 마시옵소서.”
“의사의 말이 몇 달 쉬어야 한다는구나. 그 몇 달간 나라를 맡을 사람이 필요하지. 그래서 임시 관직을 만들어 잠시 맡길 생각이란다.”
“설마 소신을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옵니까? 언제,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소신을?”
여왕은 그의 말에서 뭔가 꼬투리를 잡았는지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그러는 편이 엘리스도 좋지 않겠니? 아들이 언제 오나 걱정도 할 필요 없고. 맘에 드는 아가씨가 있다면 바로 결혼시킬 수도 있고.
“폐하!”
“거부하는 것이오? 이 자리에서 누나라고 불러주면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겠소, 디트리히 자작. 호호호.”
“…….”
칼의 표정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속은 매우 일그러져있었다. 여왕도 그것을 모르는 아니었다.
“내일도 입궁하도록 하렴. 내일은 회의가 있을듯 싶구나. 그리고 가장 공로가 큰 너에게 작위를 하사할 예정이니 꼭 와야 한다.”
“예. 폐하. 하오면 소신은 이만 물러가겠나이다.”
칼은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다.
또 한달에 한번 올렸네요
요즘 정신없습니다.
길마에 취임하고
동아리 회장도 맡게 되어서
요즘 그 일로 정신없네요.
설정과 실제로 있던일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제글도 알다시피 돈 액수가 거의 게임이랑 비슷하게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과 거의 동떨어진 내용으로 쓰고있네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역사적인 부분보다 두사람의 관한 이야기가 짙으니 뭐...
태클거실부분 있으면 걸어주십시오
받아들여야죠 그런부분은^^
순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