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수에즈 운하 이용수기>
작성자: 레오니아 이플
작성일자: 10.16,
날씨: 맑음. 순항 예상
얼마 전 수에즈 운하 칙명 퀘를 완수한 나는 이 운하를 직접 이용해 보기로 했다.
사실 파나마 칙명 퀘처럼 은행창고를 더 주는 줄 알고 부푼 기대감으로 시작했으나,
공헌증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수에즈 칙명 퀘는 동선이 쉽고, 어렵지 않으니까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한다.
수에즈 운하는 카이로에서 타는데, 이용요금과 걸리는 시간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국가 도달도에 따라 다르다고도 하고, 대국이냐-약소국이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본인은 정확히 잘 모르오니, 본인에게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길 바란다;;;
나의 경우는 20분 걸렸고, 60만 두캇 넘게 지불했다. 참고로 나는 대국 중에 하나에 속해있다. 대국 사람이라고 다 부자는 아닌데, 비싸게 받아 처묵는듯...
교역품을 깨끗하게 다 비우고 나서, 드디어 수에즈 운하에 탑승했다.
내부구조는 고래의 뱃속을 연상케 하는, 가로로 납작한 타원형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중앙기둥에는 비싸다는 기능성 돛줄(?) 같은 것들이 치렁치렁 매달려 있고, 입구 문 앞에는 각선미가 매력적인 관리인이 서 있었다...뒷태가 참 아름다웠다.

난생 처음으로 운하를 타보는 것이 신나서, 그 기분에 취해 기타를 연주해보았다. 바다 위의 기타 연주는 언제나 그렇듯 낭만적 인데가 있다. 유일한 관객인 항구 관리가 감동했는지 박수를 쳐 주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 후, 운하선박의 내부를 이곳 저곳 돌아보았다. 사실 넓지도 않고 특별히 볼 건 없다. 문 옆 오른쪽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당연히 음식을 주문할 수 없었다(!!) 정기선은 사 먹는게 가능하다지만, 이 테이블은 그냥 구색 맞춤인 셈!! 그래도 바닥에 앉기보다 테이블에서 창가를 바라보며 여행하는 것이 모양 상 좀 더 여유로워 보이기에, 저 역시 테이블 쪽에 앉아 우아한(?) 자태로 여행을 즐겼다. 개인적으로 테이블 쪽에 붙어 있는 장식과 지도그림 등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

<-진정 우아한 여자의 모습-_-;
문 옆 왼쪽 편에는 상자가 잔뜩 쌓여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이목을 끈 것은 침몰선 조사를 할 때마다 우리를 흥분시키는 보물상자!!! 비슷한 상자들도 쌓여있었다는 것이다. 보물상자가 아님을 알았지만, 자따의 습관은 버릴 수가 없었다. 과연 뭐가 들었을까?

중앙 기둥의 왼쪽에는 곡식들과 커다란 닻이 있었다. 무게만도 엄청 나갈 것 같은데.... 사이즈 비교를 위해 한 컷~

마지막으로 운하 내에서도 개인상점을 열거나 애완동물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내 올빼미도 운하여행이 맘에 들었나보다. 사실 밥을 줘서 기뻐하는 거지만, 내 눈에는 즐거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를 보는 관리인의 표정이 별로 좋진 않다. 아마도 눈을 질끈 감고, 참을 인을 새겨놓고 있는 중?

20분이 지나자 관리인한테 하선버튼이 생기는데, 그걸로 내리면 운하이용은 끝이 난다. 좀 허무하지만, 내 느린 배보다 훨씬 빠르며 짜증나는 아프리카 해적 강습을 피하며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기에 만족한다. 퀘의 동선에 따라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가끔 운하를 타는 것도 나쁘진 않는 것 같다.
*반말써서 죄송. 일기형식의 일지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