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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C 세계바다를 주름잡은 17세 소년의 파란만장 일대기 조학제 옮김/ 연경미디어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18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대서양 해상권을 놓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경쟁을 벌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바다 사나이’의 기개를 그린 해양소설이다.
이 소설은 서양 해양문학의 커다란 봉우리로 자리잡은 C S 포레스터의 대작 ‘혼블로워’ (Hornblower) 시리즈의 첫째권이다. 이 시리즈는 주인공 호레이쇼 혼블로워가 17세 소년시절 해군에 입대해 전세계 바다를 주름잡는 제독이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1937년 첫 권 발표 이후 전 10권으로 완성하는 데만 26년이 걸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한 포레스터는 해군 취재 경험을 토대로 여러 편의 해양 소설을 발표했다.
소설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영국이 세계의 바다를 제패할 때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풋내기 소년이 수많은 해전을 겪으며 해군장교로 성장하는 과정을 정밀한 항해묘사, 함상생활의 애환 등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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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20년 영국해군 트라팔가함의 진수 장면(존 위첼로 작). 혼블로워는 영국 해양력이 대양의 주도권을 쟁취한 시대를 배경으로모험담을 펼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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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혼블로워는 처음 함정에 배치되자 배멀미에 취하고, 범선 시대 선원이면 누구나 익숙해야 할 마스트(돛대)에 올라가서는 고소공포증을 일으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풋내기 사관후보생인 주인공은 젊은 혈기에 상사에게 결투를 신청하기도 하고, 갖가지 모험에 뛰어들며 긴박감 넘치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향과 춤추는 파도 속을 항해하는 범선은 바다 위에 뜬 나뭇잎 같다. 해도 위에 몸을 굽혀 배의 위치를 측정하고 컴퍼스로 항로를 결정하는 과정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수학 계산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18세기 범선의 구조와 항해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동원, 마치 실제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주인공이 처음 부하들을 이끌고 지휘한 항해는 나포된 프랑스 선박을 영국으로 끌고 가는 임무였다. 그러나 나포 당시 영국 전함의 함포 공격으로 선체 아랫부분에 구멍이 뚫린 함정은 배 안으로 바닷물이 흘러들어오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직면한다. 그 바닷물이 화물창고에 있던 쌀에 스며들어 부피가 불어나고 배는 결국 침몰한다. 간신히 탈출한 주인공 일행은 프랑스 전함에 발각되어 붙잡혀 포로 신세로 전락했으나, 선박 안 페인트 창고에 불을 질러 극적으로 탈출하기도 한다.
혼블로워는 프랑스 해안선에 보트로 침투해 적함을 탈취하는 원정 결사대에 참가하기도 한다. 야밤을 틈타 적함 근처에 침입했으나 부하 중 한 명이 간질을 일으켜 소리를 지르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 적함의 갑판에 뛰어오른 100여명의 결사대는 일순간에 적들을 제압하고 군함을 탈취했으나, 주인공은 처음으로 동료들의 비참한 죽음을 목도한다.
혼블로워는 무엇보다 명예와 신사도를 갖춘 인물로 등장한다. 이 모험담이 단순히 해양 소설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눈을 뜨는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소설로 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인공이 스페인군에 잡혀 포로생활을 할 때, 스페인 군함이 난파되자 그는 생존자 구조를 자청한다. 적군이었던 스페인군 생존자들을 구출하고 표류하다 영국 군함에 구출되지만, 그는 “사관의 명예를 걸고 포로선서를 했다”며 다시 스페인 감옥으로 되돌아간다. 평민들을 짐승 취급하며 학살하는 사령관에 맞서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신사답게 행동하고 싶습니다.”
소설은 자신에게 반항한 사람을 무조건 단두대로 보내는 인물과, 부하들이 위기에 처하자 옷을 벗어젖히고 선원들과 함께 직접 노를 젓는 펠류 함장 등을 대비시킨다. 진정한 바다의 사나이가 되기 위해서는 정의와 용기, 사랑 같은 신사도를 갖추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