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과 노하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일반] PGR21 게제된 디아3 2.0 총평가

진월시우
댓글: 55 개
조회: 21745
추천: 18
비공감: 3
2014-04-08 06:35:43

공감이 많이 되고

 

퀄리티가 높은글이라 

 

한번쯤 읽어보면

 

플레이 하는것에도 도움이 될것 같아 올려봅니다.

 

 

 

하지만 저도 궁금한건 "스마트드랍시스템"...

 

과연 플레이시간과 전설드랍확률은 비례하는가?///...

 

 

 

본문

//////////////////////////////////////////////////////////////////////////////////////////////////

 

디아블로3가 2.0패치와 스마트드랍, 경매장 폐지 이후 이어지는 확장팩까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피시방에서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디아블로3 확장팩을 즐기고 있다는건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죠. 디아블로3 오리지널, 2.0패치 이전의 오리지널이 국내에서 얼마나 빠르게 외면받았는지 생각하면 정말 이번 패치와 확장팩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저도 열심히 즐기고 있고요.


최근 디아블로3 확장팩으로 야만전사 만렙을 찍고 아이템파밍을 시작한지 3~4일.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걸 간단히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사실 이걸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가령, 지금의 디아블로3에 나타나는 아이템-거래 체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요. 그런데 유저들의 반응을 보니, 음.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저는 디아블로 3 의 성장-경제 시스템이 묘하게 사회주의적인 모양새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이 정말 많은 이들에게서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도 꽤 재밌었어요. 그래서 제가 떠오른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짧게 써 보려 합니다.


1. 경매장 폐쇄

경매장의 폐쇄와 계정귀속은 곧 시장경제의 봉쇄를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더 이상 시장과 가격을 통해 '교환경제'를 성립시킬 수 없게 되었지요. 물론 한정적인 시장경제는 가능합니다. 귀속이 되지 않고 옵션이 썩 나쁘지 않은 중간 아이템들의 거래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럴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 이유는 밑에서 다시 설명하기로하고.. 어쨌거나, 디아블로3에는 더 이상 시장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욕망을 충족하는 방식과 그 편리-시장과 화폐를 통한 교환경제의 성립과 그것을 위해 개인이 스스로의 노동에 충실한, 그리고 그것이 사회 전체의 이득이 되는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에 가까운 모양새-와는 완전히 다른 모양새를 지니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거의 자급자족밖에 할 수 없게 된 것이죠.


2. 스마트 드랍 시스템


여기서 스마트 드랍시스템이 등장합니다. 스마트 드랍시스템이란 말하자면, '내게 필요한 아이템(부)을 보장하는' 시스템입니다. 내 직업, 내 레벨에 맞는 아이템이 주로 떨어지는 경향성을 보이며, 난이도 레벨과 상관없이 일정 플레이타임에는 '필연적'으로 희귀한 전설, 세트 아이템 혹은 도면을 얻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현실 경제와 비교했을 때 '생산수단 비용이 없는 상태에서의 높은 생산성을 지닌 자급자족형태'라고 말하고 싶네요. 즉,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생산물을 만들 충분한 여력이 언제든 존재하며, 그것은 완전한 만족을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필요한 만큼 이상의 양은 보장해 줍니다. 게다가 레벨, 난이도가 별 상관이 없이 맞춤형 아이템이 나타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복지정책- 평등을 위한 정책에 가깝습니다. 네가 레벨1이든, 레벨 70이든 넌 디아블로의 세계에서 자력으로 살아남을수 있다는 뜻이지요.



3. 페널티의 부재


온갖 온라인게임에는 강화와 부속기능에 대한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제가 겪어본 것 중에서는 넥슨의 피파온라인3가 최고였어요. 강화를 할 때마다 소소하게 능력치가 오르지만 실패할경우 그동안의 비용이 0으로 돌아갑니다. 가치 자체가 0이 되어버리죠. 시장에서 거래 자체를 할 수 없는 품목이요. 당신이 5억을 들여서 호날두를 +5를 만들었지만, +6으로 가기를 실패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도박이죠 도박. 그래서 +1 의 기능차이는 가격에서는 약 3배, 혹은 위로 갈수록 4~5배 그 이상의 배율로 뜁니다. 보통 유저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위치에 도달하죠. 그리고 그러한 차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지갑을 열심히 열어야 합니다. 물론 그래도, 언제든지 0으로 수렴할 수 있는 위험이 높게 존재하죠.


반면 디아블로3는 일종의 사회안전망에 가까운 시스템을 지닙니다. 수리에서 내구도가 깨지지 않고, 박았던 보석들은 언제든지 소액의 골드로 회수가 가능합니다. 쓰던 아이템은 다시 재료를 뽑아 쓸 수 있으며, 옵션마저 한정적으로 비교적 적은 비용에 리스크가 거의 없이 교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되어 있고, 누구도 불안해 하지 않죠. 사행적인, 손끝부터 발끝이 간질간질한 재미는 줄었지만 속이 텅 비고 위가 쓰린 고통도 없지요. 즉, 디아블로3 에서는 얻은 재산에 대한 거의 완전한 보호가 이뤄집니다.




이러한 세가지의 요소는 디아블로3 내의 경제체제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하며, 필요에 의해 생산해야만 합니다. 대신 그 기반 비용을 얻는 것은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누구나 맨땅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죠. 물론 빈부격차는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칼은 메피검이나 우레폭풍이지만, 나는 뭐 재앙이나 츠바이헨더 일기당천같은 폐지일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메피검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당신이 그걸 원한다면 그저 즐겁게 플레이를 반복하면 됩니다. 언젠가는 얻을수도 있고, 못 얻을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템을 위해 각고의 노력과 화폐의 축적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건 사람을 참 평화롭게 만드는 법이죠.


여기까지 쓰고나니 떠오르는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 또 하나는 공산주의요.
디아블로3의 아이템파밍과 골드,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경제체제는 말하자면 극단적 국가주도(개발사주도)의 체제입니다. 개인이 보이지 않는 손을 체험할 일이 없죠.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대로라면, 이러한 체제는 곧 열등한 체제로 사회 전체의 노동의욕이 감소하여 점점 더 빈곤해 지게 됩니다. 하지만 디아블로3의 국부는 뭘까요? 네,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디아블로3의 국부라는건 결국 '게임판매량'정도일텐데, 신기하게도 디아블로3는 2.0패치, 자유시장경제를 포기한 체제 이후에 계속 인기가 오르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되려 이 시스템을 꽤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아, 아이템을 못산다고? 불편하네. 하지만, 어쨌거나 내가 당장 필요한건 꽤 이것저것 나오고 있으니까. 내가 고행6을 돌지는 못해도 고행1정도는 별 문제 없는 것 같아. 이런거죠. 말하자면, '최고로 좋은 템을 갖춘 나'라는 경쟁시장의 승리자보다도, 당장 디아블로3를 즐기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은 상태의 모습을 긍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시장이 있었다면? 메피검, 우레폭풍등은 엄청난 가격을 자랑했겠죠. 누군가는 절대로 손대지 못할 아이템으로..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누구나 평등하게 저걸 얻을 기회가 있습니다. '운과 시간'만 있다면요. 필요에 의해 생산하고, 그걸 모아서 배급하려 했던 공산주의는 인간 본성을 알지 못해 망했다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시장이 폐쇄된 상태의 경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다들 열심히 아이템 파밍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산주의의 붕괴는 결국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필요했던 것들이 아직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이며, 디아블로 3 에서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건 시간과 노동력, 그것도 매우 높은 임금(아이템드랍률)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 누구도 '필요한 것은 내가 만들어 쓰지'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다는 것을요.


물론 디아블로3의 새로운 인기는 게임 내 경제체제의 변화때문만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커다란 요인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죠. 사람들은 템이 잘 나오는 지금을 즐깁니다. 물론 최상위 템들은 여전히 될놈블로라고 해서 될놈들만 먹는다고 하고, 스마트 드랍시스템은 스마트 염장시스템이 되었지만 내가 당장 디아블로3에서 츤데레 멜티엘을 잡는데에는 별로 문제될 게 없습니다. 자유시장경제의 메카인 미국의 한 게임사가 게임내에서 구현한 경제체제는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한 변형된 공산주의 체제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전제가 필요하죠. 사이버세계는 국부가 필요없고, 어떠한 본질적 비용도 존재하지 않으며(노동력과 시간 이외에는) 누구도 사회를 유지함에 있어서 다른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이런.. 그래요. 어쩌면 자본주의의 극대화는 곧 공산주의로의 이전이라는 뜻에는, 디아블로3에서 나타나듯 생산품에서 모든 중간비용과 생산수단비용이 제거되고, 개인이 필요한 만큼 쏟아부은 노동력과 시간이 가치로 순수하게 완전에 가깝게 환산될 수 있을때 이전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요.

다시 맥락을 되돌리자면..

디아블로3의 경제체제는 결국 교환경제의 철폐입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고, 자생력을 늘리며, 누구도 스스로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실제로 디아블로3의 스킬과 아이템의 조언에 대해 많은 답변들은, '스킬이랑 템 갖고계신거에 맞춰서 조합해가며 써보세요' 라고 달립니다. 당신이 가진만큼에 맞추어서 충분히 플레이 할 수 있고, 더 나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죠. 현실사회에서는 적용될 수 없겠지만, 이제까지 모든 온라인 게임이 완벽한 자유시장경제에 가까운 시스템을 구현시켜왔음에도 불구하고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장실패현상, 아이템의 양극화와 인플레와 게임 내 유저층의 상대적 빈곤에 의한 플레이 의욕 박탈등..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뿌려야 했던 온갖 로또성 이벤트와 사행성 현금아이템. 말초적 쾌락은 더 크지만 우린 더 많은 비용과 더 많은 피로를 느껴야 했지요. 하지만 블리자드는 디아3 2.0에서 아예 생각을 바꿔버렸고, 그건 아직까지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패키지 판매를 통한 온라인게임이라는 점도 한 몫을 할테구요.



어, 그러니까 결론이 뭐냐구요?


그냥, 미국의 게임 개발사가 게임내의 경제체제를 공산주의에 한없이 가까운 사회주의적 경제체제로 바꾸어 내놓은 것이 '호평'을 받고있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써 봤습니다. 누군가는 '아 내돈 주고 수백억 골드로 메피칼 사게 다시 살려내 경매장!'할지도 모르지만..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디아블로3는 최적의 온라인게임 대안중 하나이지 않나 싶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게임은, 일상이 흔들릴 만큼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고서는 그 폭발적인 게임 내의 스펙업과 경쟁을 따라갈 수가 없으니까요. 어쨌거나 저는 대칭을 시키자면, 경매장 폐쇄는 교환경제의 철폐, 스마트 드랍 시스템은 생산수단의 공동화, 디아3의 방 개설 제도와 난이도시스템은 맞춤형의 보편적 의무교육이 고등과정 그 이상까지 이어지는 것, 페널티의 부재 혹은 최소화는 높은 사회안전망 정도로 비교해볼까 합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지않는 (좋은 템을 가진 자는 있고 부럽긴해도 나랑 별 상관없어 나도 언젠간 먹겠지, 지금도 할만하긴하니까) 상태의 유저들에게는 충분한 플레이여력(자발적 노동의지)가 있다는 점은 특히나 재밌네요. 물론 컨텐츠가 벌써 소모되어서 할거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재도입되면(PK시스템같은) 이것도 곧 붕괴되겠지요. 그저, '적절하게 제거된 경쟁과 적절하게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모두에게 돌아가 있고 그 모든 필요를 일정 선 이상 만족시켜줄 수 있는 사회'가 사이버 상에, 그것도 미국회사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져 있다는게 흥미롭습니다. 디아블로3, 재밌어요.

 

 

//////////////////////////////////////////////////////////////////////////////////////////////////

 

 

출처 :  http://pgr21.com/pb/pb.php?id=free2&no=53862

 

 

RedDragon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14/04/06 23:48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게임
  • IT
  • 유머
  • 연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