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주로 활카이를 하고 이를 연습하면서 캐릭터뿐만이 아닌 마영전의 전투체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전 캐릭터 개선 요망글에서 쓴 개선안과 한계 인정, 밸런스 조절안들은 그래도 현존하는 전투체계를 이해하고 존중하잔 취지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메꾸더라도, 그것이 기존의 전투력 패러다임을 흔들어버릴 정도가 되지 않게 하고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패치내용을 보면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분명 칭찬받아야 마땅한 것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이제서야 하는 것이고 그걸로 생색을 내려고 든다면 유저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현재 말이 많은 아이템 밸런스 개편에 관해서는 저도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성장수단의 한정성, 운과 재화에 크게 의존하는 성장수단 등등 이유도 많지만 제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습니다.
아이템 성장범위는 지금도 강합니다.
-서로 공격력 상한선에 걸쳤을 때도 0강 아이템과 15강 아이템한테 기대되는 평균데미지누적량 차이는 50%나 되며 10강과 15강의 차이도 20%로 낮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플레이어가 전투체계 및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높은지로 몬스터와의 승부가 갈리는 게임인데, 산술적으로는 그다지 크지 않게 보여도 저 차이가 실전에서 가져오는 이득은 실로 막대합니다.
예시로, 공격속도가 종래보다 10%만 더 빨라져도 딜링구간은 10%가 아닌 그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연구에 의해 밝혀진 강력한 딜사이클이 더 빨리 회전되는 것도 그렇겠지만, 플레이어는 단순반복적인 기계가 아니며 인간이기에 상상을 합니다. 여유시간에 0.1초의 차이만 있어도 플레이어는 재량껏 평타-스매시를 기준으로 보통은 2타 스매시가 들어갈 순간에 4타 스매시-추가타를 넣을 수도 있지요. 이것은 몹과 캐릭터간의 간극을 재고 위치, 시야각을 조절하는 센스는 물론 각 캐릭터의 모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더욱 강해지며, 아이템 성장 보너스는 이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이전에 개선요망글로 올렸던 활카이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이건 제가 트릭스톰이라 부르는 애로스톰 예측샷입니다.
이것 역시 캐릭터와 몹의 간극을 재고 위치와 시야각을 조절한 뒤에, 각 모션의 특징을 고려해 나오는 것이지요.
예측스톰으로 강한 일격을 선빵으로 때리고,
활변형딜레이캔슬로 숏보우 모드 진입-쓰러스트킥-회피-스핀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굳이 쓰러스트킥을 쓴 이유는 해당되는 빈틈이란 제한시간 안에 가장 적합한 공격이 되기 때문이며,
회피 이후 스핀킥으로 다시 후속타를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루라바다의 대시로 인해 거리조절이 애매해지고, 회피스톰밴딩이 빗나갈 확률이 높은 상태서
차선책처럼 쓰일 수 있으며 위력 역시 쓰러스트킥 2방이 롱보우 밴딩샷의 66~80%수준은 되므로
스샷의 경우에서 빈틈 사이에 집어넣을 화력의 구성적인 면에서 안정성이 회피스톰밴딩보다 더욱 안정적이게 됩니다.
이런 케이스를 아이템 보너스 없이도 하라면 할 수 있지만 위험성이 더 높고,
아이템 성장 보너스는 이를 훨씬 더 유연하게 만들면서 시간이 갈수록 더욱 큰 차이를 낳습니다.
마찬가지로 적당한 간극 재기, 위치와 시야의 조절, 캐릭터 모션의 특징을 이용해 강한 딜링이 가능합니다.
해당 움짤에서는 매그넘밴딩의 비거리와 모션, 엘라한의 해당 패턴에서 관찰되는 모션의 빈틈을 역이용합니다.
엘라한의 바닥 찍기+돌진을 매밴딩의 반동으로 피하면서 동시에 매밴딩은 헤드샷으로 명중하죠.
이것에 아이템 성장 보너스가 붙으면 과정은 훨씬 더 유연해지는 것은 물론,
매밴딩이 종료된 직후 차지샷을 한 번 더 먹일 여유까지 생기면서 차이를 발생시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템 보너스가 없어도 불가능하진 않지만, 훨씬 더 이런 과정이 안전해집니다.
해당 영상의 유저가 정말 바보라서 굳이 듀라한 사정권에 일부러 겹치고 들어가면서까지 플레이를 했을까요?
해당 영상의 유저가 정말 바보라서 해당 영상처럼 라바다를 돌았을까요?
그건 아니거든요.
이 게임의 묘미가 다른 알피지에선 찾아보기 힘든 정교하고 상쾌한 조작으로 나보다 강한 몹을 제압하는 것에 있고, 다 나름대로 연습을 통해 자기 캐릭터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보려고 노력하지 그저 되면 하고 안 되면 말고로 끝내진 않거든요.
플레이어와 환경, 플레이어간의 밸런스는 게임의 성격까지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밸런스 요소인데 내용을 보니 해도 너무하다 생각이 돼 몇 자 적어봅니다. 패치되는 내용을 보니 솔직히 약간이나마 남았던 애정까지 식어버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