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드루하고 비교한답시고 안토니 무한염구법사 같은 걸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는데 개소리 집어치고. 자꾸 이상한 것들로 논지를 흐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비취우상의 문제점은 예전 방밀vs얼방 급 극상성을 만들어낸다는 거임. 이건 전반적인 승률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임.
하스스톤에 티어덱이 딱 3개가 있다고 해 보자. A,B,C. 근데 밴 브로드가 갓갓 갓갓갓한 패치를 해서 세 덱의 승률을 정확히 50%로 맞췄어. 어떻게? A는 B를 만나면 승률 100%로 이기고, B는 C를 만나면 다시 100%로 이기고, C는 A를 만나면 100%로 이겨. 그럼 내쉬 이퀼리브리엄에서 사람들은 세 덱을 정확히 1/3씩 플레이할 거고, 세 덱은 전부 승률 50%를 갖는 갓-밸런스가 될 거야. 와. 게임 참 재미있겠다. 심지어 시간도 왕창 절약할 수 있어. 게임 시작하고 상대 직업 보자마자 나가면 되거든. 아니면 상대가 나가 주던가.
시발 이럴거면 친구하고 가위바위보를 하지 하스스톤을 왜 하냐? 사실 대회라면 괜찮아. 다전제고, 덱의 상성 가지고 상대하고 심리전도 할 수 있고. 근데 99.999% 절대다수의 유저가 플레이하는 건 독립시행, 무작위 매치잖아? 우리가 원하는 건 한 판 한 판이 재미있는 게임이야. 밸런스는 그 다음 문제고. 사실 밸런스를 맞추는 이유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잖아?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지.
그래서 '비취 드루가 지금 승률 70%가 아니니까 아무 문제 없음.' 이라던가 '컨트롤덱도 지금 할만하니 아무 문제 없음.' 이라는 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거임. 간단히 요약하면 '밸런스가 맞으니까 아무 문제 없음.' 이라는 논리 아냐? 그럼 비밀결사 카드로 '해적을 하나 처치하고 방어도를 +100 얻습니다.' 이런 건 어떰? 그다음 노루한테 '상대 덱에 같은 카드가 없으면, 적 영웅을 처치합니다.' 같은 카드 주면 되잖아.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거지. '아니, 컨트롤덱이 멀쩡히 살아 있는데 노루가 무슨 문제냐?'
물론 이건 개소리지. 밸런스고 자시고 게임이 존나 재미없어질 테니까. 다들 얼방법사로 방밀 상대해 본 적 있지? 탈진덱으로 노루 만나본 적은? 그 게임 재미있었어? 세상에 질 것이 확실한 게임처럼 재미없는 것도 있나? 설령 노루가 아닌 다른 직업을 만나서 승률 50%를 맞출 수 있다고 해도, 이게 하스스톤의 재미를 깎아먹는다는 건 명백한 사실임.
우리가 바라는 건 한 판 한 판이 재미있는 게임이지, 승률 50%의 가위바위보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