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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잭스X소나 팬픽-가로등과 별 5화

아이콘 강철안개
댓글: 4 개
조회: 1012
추천: 4
2014-01-04 04:09:06

 #잭스. 3


 가운데 공격로를 향해 내려가다가 소나를 ‘주운’ 잭스는 그 길로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등엔 의식을 잃은 소나가 매달리다시피 업혀있었다. 사방이 빽빽한 수풀에 나무가 잔뜩 우거져있었기에 얇은 옷을 입고 있는 소나의 몸엔 작은 생채기가 나거나 옷이 나무에 걸려 찢어지는 등, 그녀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상당한 수난을 겪고 있었다. 그렇다고 전쟁학회에서 만들어놓은 널찍한 숲길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그리로 가면 움직이기 상당히 수월해지기야 하겠지만 자신과 소나의 위치 또한 발각될 위험이 너무 컸다. 솔직한 심정으로, 잭스는 그녀를 거기서 주워서 업고 온 것까지만 해도 충분하고도 넘치는 호의를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목숨을 구해주고 있는데 그깟 생채기가 대수인가.


 천만다행으로 그는 무사히 우거진 수풀을 뚫고 보라색 진영의 도마뱀 장로 몬스터 캠프에 다다를 수 있었다. 몬스터 캠프엔 소환사들이 소품이랍시고 준비해둔 모닥불이나 꼬챙이, 솥 따위가 있었고, 지금 그와 소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온기와 따뜻한 음식 그리고 비교적 안전한 장소였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산중에서 밤이 되면 순식간에 한치 앞도 못 볼 정도로 어두워진다는 걸 모를 잭스가 아니었다. 모닥불이 피워져있진 않았지만 다행히 모닥불을 피울만한 땔감은 조금 있었다.


 “…후우.”


 잭스는 숨을 길게 내뱉으며 소나를 비교적 부드러운 곳에 눕히고선 주위를 둘러봤다. 몬스터가 나타난 흔적은…없었다. 이로서 잭스는 누군가가 리그에 뻗친 마수가 꽤나 깊숙하게 들어왔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몬스터들의 소환 역시 리그 시스템의 일부였으니까. 적에 대해 하나 더 정보를 알게 된 건 좋은 소식이었지만 그와는 다른 이유로 잭스는 못내 아쉬움을 감추며 가로등을 쥐었던 손에서 슬며시 힘을 풀었다. 사실 잭스는 몬스터들을 잡아먹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소나가 알았다면 기겁하는 정도론 끝나지 않았을)원대한 식량 계획이 초장부터 삐걱인다는 사실은, 대단히 내키지 않는 차선책을 써야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가면 속 그의 입가가 슬쩍 맘에 안든다는 듯 비틀렸다. 그리고선 품속을 뒤져서 작은 널빤지 비슷하게 생긴 검붉고 딱딱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육포였다. 그것도 식료품점에서 볼 수 있는 불그스름하고 기름기 도는 품질 좋은 육포가 아니라 용병들이나 먹는 말라 비틀어질대로 비틀어진 저품질의 육포. 사실상 잭스의 손에 들린 그것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기보단 돌맹이나 화석에 더 가까웠다. 그는 썩 내키지 않는듯, 되는대로 근처에서 굴러다니고 있던 작은 솥에 육포를 던져넣고선 가로등 속에서 불을 댕겨 모닥불을 피웠다. 기이하게도 모닥불은 따닥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고 불빛도 거의 없었다. 소싯적에 어느 암살자 용병에게서 배운 비법이었다. 직업상 몸을 숨겨야하는 일이 많은 그들은 이렇게 전쟁터에서 들키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잭스는 옛날 생각이라도 난 듯 희미한 불꽃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일어났다. 지금은 감상에 젖어들기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할 일이 많았다. 일단 되는대로 수통에 든 물이라도 써서 육포 고깃국이라도 끓여 먹어야했고 홀딱 젖은데다가 가뜩이나 얇아서 속이 다 비치는 소나의 옷도 말려야했다. 하지만 남자도 아니고 여자의 옷을 벗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잭스는 일단 소나를 불가에 옮긴 뒤 자신의 여행용 망토로 단단하게 감싸줬다. 그녀를 염려하는 마음보단 어떻게 여기까지 데려왔는데 저체온증같은 하찮은 걸로 죽어버리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심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소나가 몸을 뒤척이며 깨어났다. 잭스는 아직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향해 나직하게 말했다.


 “일어났군. 일단 이거라도 드시고 옷 좀 벗어서 불에다가 말리시오. 협곡에서 젖은 옷으로 밤을 지샌다는건 건장한 남자들이라도 못할 짓이니까.”

 “…….”


 의외로 소나는 잭스를 경계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단지 잠시 잭스를 바라봤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가 내민 그릇을 조심스럽게 받아들더니, 천천히 입가로 가져갔다.


 “콜록.”

 “육포를 끓였소. 먹을만한 음식이 아니란건 잘 알지만 참고 먹어두시오. 뭐라도 먹어야 움직일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한모금 먹더니 잭스의 예상대로 미간을 찌푸리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잭스도 반쯤 억지로 먹은걸 그녀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소나는 고깃국을 몇 번 더 조금씩 먹더니 그릇을 한켠으로 밀어뒀다. 그리고선 살짝 잭스를 바라보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젖은 옷을 벗어 말리고 싶은 것이리라. 잭스는 그정도도 눈치 못 챌 위인은 아니었기에 소나에게서 등을 돌려줬다. 그의 등 뒤에서 부스럭거리며 옷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선 언제쯤 고개를 돌려야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잭스에게 속삭이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고개를 돌리셔도 되는데…하아, 말을 못한다는건 정말로 불편하구나.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건 환청이 아니었다. 잭스는 다시 등을 돌려 소나를 바라봤다. 옷가지는 불가 가까이에 펼쳐져있었고 그녀는 잭스의 두꺼운 망토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소나는 보이지 않겠지만, 지금 잭스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가 말을 못한다는 사실은 그녀가 천재적인 재능의 음악가라는 사실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잭스에게 들린 목소리는 정황상으로나 내용으로나 틀림없이 소나의 목소리였다. 소나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청아했고, 겨울밤 난롯가만큼이나 온화했다. 듣는 이의 얼굴에 무심코 미소가 걸릴만큼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아름답군, 미스 부벨르. 말을 못한다는 것 치곤 아주 잘 들려."


 잭스가 나직하게 말했다. 처음엔 꽤 놀랐지만 그의 놀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알고있던 사실과 그 실체가 전혀 다르다고 할지라도 그것에 일일이 놀라 흥분하기엔 그는 너무 많은 일을 겪어왔고, 너무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가 겪어왔던 일에 비하면 벙어리로 알려진 소녀가 원래는 말을 할 줄 알았더라-라는 정도의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행동은 산전수전 다 겪어온 그를 놀라게하기에 충분했다. 잭스의 말을 듣고 약간 멍한 표정으로 굳어있던 소나가, 거의 제자리에서 뛰다시피해서 잭스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덥썩!

 -제, 제 목소리가 들리시는건가요?! 정말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잭스님?!

 "드, 들리오. 미스 부벨르. 아주 잘 들리니까 그렇게 소리치지 마시오. 우리 위치가 발각되면 어떻게 하……."


 려고, 라고 말할려던 잭스는 입을 다물었다. 뒤돌아있을땐 몰랐는데 앞에서 보니까 뭔가가 이상했다. 그녀는 입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 자신과 그녀 사이에 알 수 없는 연결이라도 생긴게 분명했다. 소환 마법이 억지로 깨어지면서 엉키기라도 한 것인가? 그런 의문이 그의 마음을 가득 메웠지만, 그 의문을 해결하기 전에…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비켜주겠소, 미스 부벨르? 다 큰 처녀가 외간남자의 품에 달려드는건 그리 좋지 않은 행동이라오."


 일단 자신의 위에 거의 올라타다시피 한 소나부터 내려오게 해야했다. 앗, 하는 표정으로 굳어버리는 소나. 그리고 잭스는 쓰러진 채로 고개를 돌리며 굳어버린 소나에게 결정타가 될만한 말 한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앞섬도 좀 여며줬으면 좋겠소. 음…상당히 좀, 눈을 둘 데가 없군. 그래도 속옷 정도는 입고 있을 줄 알았는데."


 후에 잭스는, 자기 인생 최악의 실수 중 하나는 그 말을 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몇 초간 굳은 채 얼굴이 달군 석탄만큼이나 새빨개져있던 소나는 황급히 왼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그래-거기까진 정상적인 수순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녀는 지체없이 오른손을 들더니, 잭스의 뺨을 있는 힘껏 갈겨버렸던 것이다. 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철로 만든 가면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이 잭스의 안면에 가해졌다. 그리고 연거푸 뺨을 맞는 그의 머릿속엔 꺄아아아아아아, 라는 귀청이 터질듯한 소나의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날 밤, 잭스는 생전 처음으로(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자의 따귀와 비명소리에 기절을 한다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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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력왕김잭스(잭스): 소나님 우리 적 레드 카정하러가여 ㅎㅎ

소나는소나소나해(소나): 헐 저 와드 없는데여

정력왕김잭스(잭스): ㄱㅊㄱㅊ 금방먹구나옴


정력왕김잭스(잭스)님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적 더블킬!

적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전체]카타가채고시다(카타리나): 얘들아 카정은 함부로하는거 아니란다^^


정력왕김잭스(잭스): 엌ㅋㅋ 소나님 님이랑 제 시체 겹쳤는데 꼭 잭스가 소나 덮쳐서 응응하는거같지않음?ㅋㅋㅋㅋㅋ

소나는소나소나해(소나):........

정력왕김잭스(잭스):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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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0.안녕하세요 강철안개입니다. 가로등과 별이라는 잉여거리는 소설을 쓰고있죠.


1. 원래 잭스3과 소나3을 같이 올리려했지만, 너무 길어질까봐 잘라서 올립니다. 여기서 끊는게 적당할거 같기도...하고요 ㅋㅋㅋㅋㅋ


2. 사실 소나3부분을 어떻게 뜯어고칠까 생각하고 있는건 비밀이에요(소근)


3. 베인충이가 왜 슴가찡을 공격했냐...라는 덧글의 답은 소나3에...이거 화수가 점점 멀어지는군요! 하지만 뭐랄까...이런 장면을 꼭 넣고 싶었어요. 좋지 않나요(헤헿)



4.


 Summoners_Rift_artwork.jpg

(출저: 엔하위키 미러-소환사의 협곡)

 위 그림을 보시면 챔프들 뒤에 미니언과 협곡 모습 보이시죠? 실제로 미니언은 챔피언만하고 협곡은 어마무지하게 넓어요. 게임에서나 작게 축소되서 보일 뿐이죠. 혹시 이번편 읽고 '그 좁은데서 뭐 저리 많이 움직인것처럼 썼지?'하는 분이 있으실까봐 이미지 첨부합니다.


5. 그런분 없으시면 뭐..........제가 뻘쭘해지겠네요.


6. 소나의 풀네임은 소나 부벨르(Sona Buvelle)입니다. 프랑스식 이름같네요. 개인적인 견해지만 참 어감이 좋아요.


7. 소나3은 다음주 즈음에 올라올걸요?


그럼 다음시간에 다시만나요!




*덧글과 추천은 언제나 큰 힘이 될 걸로 전망됩니다! 언제나 말이죠!



Lv74 강철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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