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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잭스X소나 팬픽-가로등과 별 11화

아이콘 강철안개
댓글: 3 개
조회: 1204
추천: 4
2014-03-07 11:46:43

#카타리나. 0


 다섯 시간 전.


 “슈퍼 미니언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어. 하단 쪽에 100여 기, 중단 공격로 쪽에는 더 많아. 상단 공격로까지 가보진 못했지만 그쪽도 비슷비슷하겠지.”


 정찰을 다녀온 카타리나의 목소리엔 짜증이 묻어있었다. 가뜩이나 그냥 본진에 쳐들어가도 어떻게 될까말까한데 일이 더 꼬이고 있었다. 성질같아선 주위를 닥치는 대로 베고 싶은 카타리나였지만 꾹 참고 잭스를 바라봤다. 정찰을 다녀오라고 한 것은 그였다. 그렇다면 그에게 뭔가 생각이 있을 터였다. 기대 반 근심 반의 심정으로 카타리나는 잭스의 대답을 기다렸고,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의 입이 열렸다.


 “일단 우리의 목적은 넥서스의 파괴지 적의 섬멸이 아니란 점이 중요하네. 미스 쿠토의 말에 따르면 챔피언들은 이미 놈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있을 법도 하고 말이야. 미스 쿠토, 혹시 사자들이 어떻게 사냥하는지에 대해 아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갑자기 그런 얘기를 왜 하냐는 듯 카타리나가 얼굴을 찡그렸다. 녹서스에서 나고 자라 전쟁터 이외의 다른 곳엔 가본 적이 없는 카타리나가 저 멀리 쿠뭉구 정글 근처에나 서식하는 사자들을 봤을 리가 만무했다. 물론 그녀도 상식적으로 사자가 무슨 동물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사자 따위의 먹이 사냥 방법 따위가 다 무어란 말인가? 하지만 잭스는 처음부터 카타리나에게 대답을 기대한건 아니었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쪽 사자들은 재미난 사냥법으로 먹이를 잡지. 우선 초식 동물들의 무리가 보이면 숫사자가 무리 우두머리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가 틈을 노려 공격하네. 그럼 자연스럽게 덩치가 있는 놈들은 우두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숫사자 쪽으로 달려들고, 새끼나 힘없는 암컷들은 뒤로 빠지게 되지. 이때를 노려 뒤에서 대기 중이던 암사자들이 도망치는 놈들을 낚아채는걸세. 그러면 숫사자는 적당히 싸우다가 지는 척 하면서 슬그머니 뒤로 빠지지.”

 “그래서 그게 무슨…….” 카타리나는 적당히 좀 하라고 성질을 내려다 뭔가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잠깐, 그러면…잭스 당신, 설마……?”

 “이해가 빠르군.” 잭스가 흡족한 듯이 말했다. “내가 그 숫사자 역을 맡지. 자네와 탈론은 나와 거리를 두고 따라오다가 내가 본진에서 놈들의 시선을 끌면 뒤로 잠입하게. 여기까지 말해주면 더 말 안해도 알아서 하겠지? 잠입에 시설파괴 요인암살쯤이야 암살자인 자네라면 밥먹듯이 해봤을 거 아닌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지.” 카타리나는 빈정거렸지만 잭스의 작전에 내심 감탄하고 있었다. “탈론, 할 수 있겠어?”

 “물론입니다.”


 카타리나의 물음에 탈론이 낮게 말했다. 소나의 치료가 상당히 잘 먹혔는지 그는 ‘적어도’ 움직이고 말할 정도의 기력은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배의 상처가 반쯤 나았다고 해도 그 상처는 여전히 깊었고, 상처가 그것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는 중환자거나 그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그런걸 시시콜콜 따질 때가 아니란 것쯤은 잭스도, 탈론 본인도, 그 탈론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카타리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카타리나는 탈론을 걱정하는 대신 잭스와의 대화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래, 그럼 숫사자 잭스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시선을 끌 셈이시지?”

 “중단 공격로를 뚫고 본진으로 가겠네.”


 순간 침묵이 그들 주변을 맴돌았다.


 잭스의 말투가 너무 느긋했기에 카타리나와 탈론은 그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카타리나는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당신, 머리 돈 거 아냐? 슈퍼 미니언이 줄잡아 100기는 넘어. 게다가 방어 타워들은 시커멓게 물들어있는게 영 심상찮아 보였다고.”

 “난 지극히 정상이라네, 미스 쿠토. 그리고 난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오기를 부리는 얼간이도 아닐세.”

 “아, 그러셔?” 카타리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럼 거기 있는 소나는 어떻게 할건데? 소환사들과의 연결이 끊긴 이상 협곡에서 소환이 해제되려면 자기 진영 제단에 있거나 상대편 넥서스가 터질 때 그 본진 내에 있어야 하잖아? 어쩌려고 그래? 그냥 여기에 버려두고 가게?”


 카타리나는 잭스의 무릎을 배개삼아 곤히 자고있는 소나를 턱으로 가리키며 쏘아붙였다. 탈론의 치료에 많은 힘을 소비한 듯 소나는 주위가 좀 시끄러워도 미동도 하지 않고 꿈나라를 여행하고 있었다. 실상 그녀의 지적은 정확했다. 파란색 진영 쪽의 방어 타워도 이 협곡을 점거한 놈들의 손아귀에 넘어간 걸 감안하자면 소나가 혼자서 파란색 진영 제단에 도착할 확률은 한없이 0에 수렴했다. 그렇다고 자신이나 탈론이 데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작전상 암사자 역의 그녀와 탈론은 잭스가 중단 공격로를 뚫고 보라색 본진에 입성할 때까지 그 근처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은신해 있어야 하는데, 소나는 음악가로서는 최고일지 모르나 신체적인 부분에선 평범한 그 나이 또래 여자아이들보다도 더 저질스러운 체력을 가지고 있어서 은신은 꿈도 못꿀 일이었다. 하지만 잭스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미스 부벨르는 나와 같이 숫사자 역할을 맡을걸세.”

 “얘가 그 미니언들을 싹 쓸어버릴 비장의 수라도 가지고 있는거야?”

 “설마. 이 이상한 악기로 공기의 칼날 비슷한 걸 만들 수는 있는 모양인데 별로 기대하고 있진 않소.”


한마디로 전력으로 써먹으려고 데려간다는 건 아니란 소리였다. 도대체 이 자의 생각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카타리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러니까 당신은, 전력도 안되고 속도도 느리고 한 대라도 맞으면 빈사 아니면 즉사일 여자아이를 데리고 슈퍼 미니언들을 모조리 깨부수고, 방어 타워도 모조리 박살내면서 본진 입성을 시도해보시겠다?”

 “시도하는게 아니라 할 수 있소. 미스 쿠토, 아까부터 계속 삐딱하게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난 내가 지킬 대상이 죽으려고 발악하는 멍청한 놈만 아니면 이 대륙 그 어떤 전쟁터에서도 지켜낼 자신이 있소. 난 여기 미스 부벨르에게 사지 멀쩡하게 이 협곡 밖으로 나가게 해 준다고 계약을 했소. 당신도 용병 생활을 약간 해봤으니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겠지? 용병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계약 내용은 반드시 지키오. 허튼 짓 할 생각도 없고, 무모한 짓 역시 할 생각 없소.”


 할 수 있다-그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여 기가 넘는 슈퍼 미니언과 길목마다 세워진 방어 포탑을 상대로, 한 소녀를 보호하면서 전진할 수 있다고 그는 자신하고 있었다. 차라리 잭스가 시비르만큼이나 유명한 용병이었다면 카타리나도 어느 정도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리그에 들어오기 전 잭스의 행적이라곤 용병 길드에 이름 하나 달랑 올려놓은게 전부였다. 심지어 그 흔한 호위 의뢰 한 번 했다는 기록조차 없는데, 지금 그가 하는 말투는 마치 구를대로 구른 노련한 용병 그 자체였다. 그냥 싸움만 잘하고 가로등이나 휘두르는 괴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머리도 그런대로 돌아가고 리더의 자질도 상당한, 어째 잭스는 알면 알수록 더 알 수 없는 용병이었다. 결국 카타리나는 머리를 박박 긁으며 잔뜩 짜증난 얼굴로 잭스를 노려봤다.


 “으-알겠어, 알겠다고! 어디 큰소리 친 것만큼이나 실력도 좋길 빌지. 하지만 명심해 둬, 잭스. 녹서스인은 은원관계는 철저하게 지켜. 탈론의 목숨을 빚진 이상, 나는 그의 주인된 자로서 이 소녀에게 은혜를 갚아야 할 의무가 있어. 물론 그건 탈론도 마찬가지야. 만약 당신이 실수라도 해서 소나가 목숨을 잃는다면…….” 카타리나가 스산하게 말했다. “그때는 이 발로란 대륙 최고의 암살자 중 두 명이 당신 목을 가져갈거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잠이나 자 두시오. 출발은 밤에 할거니까.”


 잭스가 ‘그럴 일 없을테니 네 할 일이나 잘해라’라는 투로 말하자 카타리나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을 뻔 했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내리눌렀다. 그 분풀이라도 되는건지, 그녀는 탈론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해서 약간 떨어진 나무 밑에 자리를 마련한 뒤 그의 옆에 바짝 붙어 누웠다. 피를 많이 흘린 탈론의 체온을 보호해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또한 자신이 가족이라고 인정한 사람(이래봤자 아버지가 실종된 지금 그 범주에 속한 사람은 카시오페아와 탈론이 전부지만)을 꼭 끌어안고 자는건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탈론은 조용히 카타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알 수 없는 자야.” 카타리나는 투덜거렸다. “겁이 없는건지, 아니면 무모한건지…뭐가 되었든 몇 시간 후면 알게되겠지.”

 “실력 하나는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풍에 찬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건 나도 알아. 행동거지나 작전을 즉석에서 짜는거나, 절대 보통 녀석은 아니지. 그래, 솔직히 말하면 저 자라면 정말 소나를 보호하면서 중단 공격로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알잖아, 탈론?” 카타리나는 가고일 석상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잭스를 힐끗 보면서 말했다. “난 비밀이 많은 자를 신뢰하진 않아.”

 “뒷조사를 해볼까요?”

탈론의 말에 카타리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뒷조사라-그것도 다 여기서 살아 나가야 가능한 얘기였다. 탈론은 그런 식으로, ‘우린 해낼거다’라는 각오를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래, 지금부터 그게 네 잠정 임무야. 임무 중에 죽음은 가장 불명예스러운 죽음이란 거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아가씨. 이 탈론이 쿠토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일 따윈 없을겁니다.”


 탈론이 자신의 방식으로 각오를 다지듯, 카타리나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죽지 마라’라고 말했다. 카타리나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건 뒤로 미뤄야 할 일이었다. 이런 데서 사과를 구할 생각 따윈 없었다. 녹서스 군사 병원의 침대 위에 탈론을 눕힐 때까지 그녀는 절대로 사과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반드시 탈론과 같이 돌아가겠다고 마음 속으로 깊은 각오를 다졌다.


 잭스는 카타리나와 탈론이 잠들 때까지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가끔 소나를 내려다봤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그 당시에 그걸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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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력왕김잭스(잭스): 님들 제가 미드 고속도로 뚫어드림 ㅎㅎㅎ

아군이 당했습니다! (레넥톤->잭스)

카타리나가채고시다(카타리나): 지랄병 떨지말고 라인전이나 잘해라 병1신아 ㅡㅡ

정력왕김잭스(잭스): 왜욕함? 수고염 ㅎㅎ


정력왕김잭스(잭스)님이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전체]네네통은네네치킨(레넥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잭스님 존나 하드캐리해주시네 ㅋㅋㅋ

[전체]카타리나가채고시다(카타리나): 저 씨발것 리폿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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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0. 안녕하세요(슬금슬금)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작가의 대명사인 강철안갭니다.


1. 카타리나가 나와서 많이 당황하셨졍 고갱님들 저도 당황했습니다.


2. 이번편은 10화 기준 5시간 전부터 시작됩니다. 원래 그냥 10화에 이어 스토리 진행하려 했는데 이 부분을 묘사 안하고 그냥 넘어갈 순 없기에...찝찝하고...뭐 하튼 그렇다능.


3. 사실 이거 반으로 자른거에요. 다음편에 카타리나 시점으로 다시 작전 진행하는거 나오고, 그 다음 잭스 전투씬임.


4. 전개가 좀 느려져도 약간 구멍있는 전개보다 이런 식으로 뒷설명도 하면서 탄탄하게...잭스 기대하신분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다음편에 나와요...ㅎㅎ


5. 문제는 그 다음편이 언제 올라올지 모른단거죠, 네(..................) 하지만 연중은 안합니다.


6. 예외 인물 시점으로 쓰는건 스웨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짼데 상당히 기네요. 아마 앞으로 이런 예외 인물 시점으로 쓰여지는 글들이 종종 있을겁니다.


7. 이제 추천 구걸 안합니다. 집착했던 제가 우습더라구요. 그게 뭐라고..ㅋㅋ 걍 재밌게 읽는 사람  있음 된거지.


8. 후...벌써 이만큼이나 쓰다니...ㅜㅜㅜ 우와 이 이야기를 내 손으로 썼다는게 안믿겨져! 


9. QnA 받습니다. 심심하신 분들은 질문하세요.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Lv74 강철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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