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나는 라이엇의 패치 방식을 참 좋아해.
아무리 유저들이 툴툴해도 다른 게임에 비해서는 밸런스 패치도 최상급으로 빠른 편이고, 패치의 질도 높은 편이야.
물론, 라이엇에 유령게색기라거나 이상한 놈들이 영입되면서, 초기와 개발 성향이 바뀐게 느껴지긴 해.
그래서 대략 작년초부터는 이랬다 저랬다 하거나, 짜증나는 패치도 많아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좋은 패치가 더 많았고, 아직도 롤만큼 밸런싱 잘하고 있는 게임은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글은 내 취향에서 본 주관적인 의견이며,
모두가 행복한 이상적 유토피아 같은 게임보다, 치열하고 실력차이가 확실히 느껴져서 시도의 성공과 실패에 따른 승패가 뚜렷한 게임이 PvP 게임으로서는 더 재미있다는 게 내 취향이야.
그러니까 내가 롤을 무작정 까려고 쓴 글도 아니고,
내 성향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더 읽을 필요도 없을 수 있어.
1. 현재 프로 경기는 2만 골드 차이가 나도, 3억제기가 날아가도 서렌을 칠 수 없어.
프로게이머의 의무상 서렌을 칠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역전이 가능하게 밸런스가 많이 바뀌어서 말이야.
근데.. 사실 그 역전이 쉬운건 아니고, 역전하기 위한 최선은 수비수비하면서 후반을 보는거지..
1-2. 물론, 라이엇이 잘한 패치가 더 많아서, 경기 자체는 예전보다 재미있어졌어.
초반에 쉽게 게임 기울던 시절보다도 지금이 더 재미있고, 역전도 더 잘나와.
근데... 초반에 기울어버리면 안된다고 해서, 넥서스 깨질 때까지 버텨야 하는건 아니잖아...?
GG시점 만큼은.. 한타의 전율이 가시기 전에 GG!! GG!! 를 외칠 수 있었던 예전의 롤이나, 스타크래프트가 그리워.
1-3. 지금처럼 어차피 초반에는 무리해서 이득봐도 별거없으니,
후반가서 한타 좋은 조합이 이기니까, 픽밴도 무조건 한타조합,
게임 90%이상 기울어도 넥서스 깰때까지 공성하는거 지켜보고 있는게...
불리하면 시간을 끌어서 더 후반을 봐라 라는 이 밸런스가...
이게 진짜 더 재밌는건지 난 정말 모르겠네...
2. 초반 스노볼 속도를 줄인 것은 좋지만, 중후반 오브젝트 보상까지 줄인건 너무했다고 생각해.
예전보다 수비가 유리해 진 것들은 안그래도 많다고..
언덕에 일방통행 길도 생겼지, 민병대 효과도 생겨서 수비측 합류도 더 빨라졌지..
현상금시스템도 바뀌고, 오라클과 와드로 인한 시야 스노볼링도 완전 바뀌었잖아?
그런 와중에 지금은 2억제기를 밀어도, 용을 3~4번 일방적으로 먹어도 쐐기를 박지는 못해..
2-1. 1차 타워 깨졌을 때 주는 골드를 줄였다고, 억제기 타워까지 골드를 조금 줘야해?
1,2 차 타워 골드 줄여놨으면 억제기 타워 골드는 쪼~~끔 더 줘도 되는거 아니야...?
2-2. 초반부터 용잡아서 골드 얻는 것도 버프로 바꿔서 후반에 도움이 되게 한 것 자체는 좋아.
근데.. 5용까지 기다리는건 너무 오래 걸려... 3용 부터는 돈도 조금씩 줄 수 있는거 아냐?
그래도 예전보다 엄청 덜주는 거잖아...
3. 스노볼링이 심하던 시절에도 조금 차이날 때는 역전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고,
이미 스노볼링 완화 장치가 엄청 많기 때문에, 다음 문제만 고쳐도 불리한 쪽에서 지금보다 더 많이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해.
3-1. 아이템 가성비 패치 중, "중간템 가격이 싸지고 가성비도 좋아졌다." 이거...
아마도 라이엇은 불리한 쪽을 배려한 것 같은데..
지는 쪽에서도 아이템 쉽게 뽑고 불리함을 줄여서 역전이 쉬워졌다고 생각해?
내 대답은 No. 정반대야.
3-2. 예전에는 코어템 개수가 적을때 (1.5코어 vs 2코어)는 지금보다 차이가 컸지만,
코어템 갯수가 같을 때 (2코어 vs 2.5코어) 는 지금보다 차이가 적었어.
"저 인피뽑고 올게요" 한마디면, 뒤집어볼 희망이 있었어.
상대가 1.5코어면 나도 1코어 시점에, 상대가 2.5코어면 나도 2코어 시점에 궁꼽고 싸워볼만 했다고.
지금은 그냥 0.5코어라도 앞서는 쪽이 쭉 유리해.
3-3. 게다가, 예전엔 집에 갈 때마다 착착 아이템 나오지도 않았어.
1~2킬 먹어도 첫 귀환에는 돈모으고, 두번째 귀환에 BF뽑는 경우도 정말 많았지.
불리한 쪽에서는 오히려 그것을 노려서 싼템을 먼저사서 오히려 역으로 킬을 딸 수 도 있었고..
지금은? 집에 갔다 올 때마다 아이템 착착 나오면서,
예전보다 유리함의 총 합은 줄었을 지언정, 따라잡히는 구간 없이 그냥 쭉 계속 유리해.
3-4. 역전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건, 유불리의 총 합이 줄어들 지언정, 항상 꾸준히 차이나는게 아냐.
불리할때는 확실히 불리하더라도, 특정 시점, 코어템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해볼만한게 필요한거야..
어차피 초반에 유리할 때 용먹어봐야 예전보다 스노우볼 안되게 다만들어 놓고서는,
이것까지 왜 이렇게 바꿔는지 이해가 잘 안가..
요약.
1. 넥서스 깨져야만 승부가 나는건 게임 전개가 너무 느리다.
일정 수준 벌어지면, 한타해보고 GG치는게 더 짜릿했었다.
2. 중후반 오브젝트 골드 늘렸으면.. (억제기 타워, 용 3스택 이후)
3. 대신, 중간템 가격이 싸지고 가성비도 좋아진 패치는 롤백했으면..
결과적으로 초반 스노볼은 유지하되, 중후반엔 좀더 빠르게,
그러면서도 지는 쪽에서 화끈하게 뒤집어보고 안되면 GG칠 수 있는 밸런스를 만들어 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