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기파도항구에 도착할쯤 생각난 문제점에 램버트는 고민에 빠져야했다.
왕의기사로 임명된 자신의 얼굴을 루테란 지역 주민들이 알아본다면 소문은 실리안 귓가에 들어갈께 뻔하고 자신을 찾지 않은것에 대한 서운함은 물론 그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을수도 있을것이다.
적어도 루테란에 왔다면 왕을 알현하는것은 당연한것은 물론 수색을 좀더 편하게 하고자 한다면 실리안의 안부를 전하며 거짓말을 해둘 필요가 있었다.
램버트가 루테란성에 도착하며 처음 만난 인물은 가비슈였다.
그는 보레아 영지에 들이닥친 광기의 악마들을 상대로 가장 호쾌하게 싸운 인물이었음을 램버트는 기억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의 목소리가 우렁차기 그지없다.
가비슈는 철의 갑옷을 입은 다른 병사들과 달리 간편한 복장으로 말 안장에 두툼한 여행용 가방을 얹고 있었다.
"아니 왕의 기사님 무슨일이십니까 욘 사절 이후로 너무 오랜만에 뵙는것 같습니다 하하하 "
램버트의 모습에 놀란 가비슈가 하던일을 멈추고 경례를 취한 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 시간에 군장을 입지않은 가비슈의 모습은 달라보였다.
"복장이 편안해 보이군요"
"하하하 기가 막히게도 오늘 휴가를 받았거든요. 얼마 만에 떠나는 여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가시나요"
좋은 인상으로 웃고 있는 가비슈의 행선지를 묻는 질문에 가비슈가 살짝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어... 그게 레온..하트를 "
부끄러운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가비슈가 의아한 램버트가 다시 물었다.
"원래 레온하트가 고향이었나요?"
"아 아닙니다. 전 스티식스 마을 출신입니다"
"그런데 왜 레온하트를 가시는거죠? "
짐을 실은 말 안장을 한번 확인하곤 가비슈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 아... 이건 왕의기사님만 알고 계셧으면 합니다. 다른사람들에게 소문나는건 창피하거든요 사실 전 칸나를 보기위해 레온하트를 가는겁니다."
칸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가 생각해보니 레온하트 네리아주점을 운영하는 네리아 이름이 칸나였던 것이다.
왜 가비슈가 칸나를 보려고 하는지 의문이 들어서 그의 말을 귀기울였다
" 당시 보레하 영지에 악마들이 속출할때 저희는 왕의 기사님 도움으로 악마들을 물리칠수 있었지만 다른마을 까지 악마들의 영향이 끼칠까봐 실리안 폐하께선 치안의 손길이 부족한 지역까지 확인하길 원하셧고 저는 명령에 따라 레온하트까지 치안원정을 다녀왔죠 그때 잠시 쉬었던 네리아 주점에서 칸나를 처음만났습니다."
가비슈가 부끄러움도 잠시 잊은듯이 그날을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 칸나는 레온하트의 햇살처럼 빛나는 피부에 파란 하늘보다 더 깊은 호수 눈을 가졌죠 저는 주문하는걸 잊은체 그녀를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칸나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제 심장이 터질거 같았죠 아마 함께왔던 동료들이 저를 보고 박장대소 하는 웃음소리만 아니었다면 전 그자리에서 비아키스의 석상처럼 굳어버렸을겁니다. 그만큼 칸나의 모습은 제게 치명적이었어요. 레온하트 부터 안개모스 산 기슭 까지 정찰을 다니며 한번도 빼먹지 않고 네리아주점을 들렸고 삼일째 되던날 우리는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정말 미치겠더군요 칸나를 두고 돌아가야 하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우물쭈물 하는 제 모습에 이름 모를 동료한명이 힘껏 저를 밀어 제꼇고 저도 모르게 칸나 앞까지 걸어나가게 됐습니다.
그래 차라리 퇴짜 맞더라고 내 진심을 이야기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녀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죠
제 사랑을 받아주다면 당신의 기사가 되겠다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줄 아십니까? 뒤에서 들리는 많은 환호와 함께 소름끼치도록 오글거려서 뒹구는 동료들의 모습들에 제 얼굴은 빨개졌지만 칸나는 그순간 제 손을 잡아주었죠 아... 그녀가 제 손을 잡아주고 말했습니다
다음엔 직접 만든 스프를 드리겠다고... >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듯 가비슈는 감동받은 눈빛으로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이제 전 칸나의 스프를 먹으러 갈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겠죠"
램버트는 가비슈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칸나의 음식을 먹어본적이 없는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알리고 싶진 않았다 지금 타오르고 있는 젊은 가비슈의 순수한 사랑은 어떤 진실로도 막지못할테니 차라리 묵인하는게 좋을듯 했다.
가비슈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는 얼굴로 램버트는 응원했다
" 칸나의 스프 기대되겠군요 이 비밀은 꼭 지키드리죠 "
가비슈는 다시 쑥쓰러움이 밀려와 자신도 모르게 램버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인사를 함과 동시에 부끄러움이 묻어있었다. 그리곤 다시 한번 경례를 취하며 말을 타고 루테란 성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자작소설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