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로스는 무에서 어떤것을 창조할 권능을 가지고 있지 않음.
생각해보면 당연함. 카제로스는 죽음의 신이니까
때문에 이그하람을 살해하고, 페트라니아를 정복한 뒤
아크라시아를 모방한 질서를 세우기 위해선 태존자들의 도움을 받음
검은 산, 암흑의 별, 붉은달은 그들의 힘 덕에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아크의 온전한 창조의 힘은 결국 손에 넣을 수 없었음.
하지만 카제로스가 할 수 있는것은 심연에서 나지막히 언급됨.
"오래된 죽음을 빚어 생명만을 탐하는 끔찍한 존재로 만들었다."
카제로스는 죽음을 변형시켜 비틀린 존재로 만들 수 있음.
이것이 악마의 본질임.
비탄의섬에서 광기군단이 살아있는 생명을 악마로 태어나게 했고, 루테란에서 악마숭배자들이 제물을 바쳐 악마를 소환한건
악마들의 탄생 매개가 죽음이기 때문임.
그 악마가 다시 죽으면, 심연의 별무리가 되어 순환의 일부가 될까?
아니라고 봄. 악마들이 끝없이 쏟아질 수 있는 뒷배경에는, 그 죽음을 양분삼아 다시 악마가 태어나는 카제로스의 권능이 있을거라 생각함.
발탄을 부활시킬때, 일리아칸은 발탄의 갈갈이 찢긴 영혼을 육체에 이식했음. 이것을 보아 악마들은 심연의 그것처럼 영혼이 순환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망령이 된 채로 갈갈이 찢긴뒤 다른 악마로 탄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추측할 수 있음.
그 매개가 심연에 가까운, 페트라니아의 망령들이 모이는 바다.
일리아칸이 한때 모든것을 먹어치웠던, '공허' 인것임.
때문에 자신의 죽음에서 악마가 태어나는것은
영혼이 모독당해 다시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없는
미래의 영혼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잃어버리는것이고
사이카의 "인간으로 죽는다는 것"은, 그렇기에 중요한 일이며
세트에게 "악마가 되는 것"이란 죽음이 두려운 자가 선택한 영생임.
그런 의미에서 악마는, 살아있는 죽음.
카제로스의 죽음의 질서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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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존재들은
죽음이 별무리로 돌아가는것을 거부하면서도 강한 자아를 유지함.
애초에 다른 악마들과는 그 과정이 다를지도 모름
에키드나는 비아키스에게 목이 베이고도 돌아올수 있었으며
이미 죽은 다르키엘을 살려내었음. 죽음은 혼돈이자 질서라는, 카제로스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임.
일리아칸은 하나의 살점만으로 부활하는것을 넘어
생명에 대한 끔찍할 정도의 집착으로 생명체(언데드)를 만들 수 있음.
그것이 카제로스의 흥미를 끈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태어난 심연의 존재가
영혼을 기워내어 '생명체' 를 만드는 능력을 보였으니까.
(참고 : 일리아칸 글섭 인터뷰
https://m.inven.co.kr/board/lostark/4820/5134)
카멘은 둘로 나뉜 이그하람에 어둠의 권능을 선사하여 태어났음.
카제로스에게 살해당한 혼돈의 신이 어둠을 매개로
악마로서 다시 태어났으니 비할바 없는 축복인것이고
그 힘과 본질이 기억을 되찾기 충분함에도
어둠에 잠식시켰으니, 망각의 저주인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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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장들은, 이렇듯 특별한 존재들이고
카멘의 서사와 같이 동일하게 탄생하지는 않았으며
어떠한 자들은 스스로 카제로스의 악마가 되는것을 택했을거라봄.
"심연을 선택한 몽환의 여왕이여,
그대는 모든 것을 목도하게 되리라.
그리고 많은 것을 잃고, 단 하나를 얻으리라...! "
- 악몽의 뿔(4관 클리어 보상) 스크립트
"자신을 속박하던 마녀의 뿔을 내려놓은 몽환군단장. 세상의 모든 악몽을 그러모아 거대한 환각의 세계, 아스탤지어를 만들어냈다."
- 신규카드 '악몽의 아브렐슈드' 스크립트
이렇듯이, 아브렐슈드는 단순한 카제로스의 피조물이 아니라
카제로스를 따르는것을 '선택' 한 인물이며
본신의 힘으로 태초의 악몽을 다루는 몽환의 여왕임.
아브렐슈드의 뿔은 정황상 본래 혼돈의 마녀의 관.
힘의 원천같은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속박하던 금제였음.
그렇기에 군단장들의 서사가 이렇게 늘어진것은 당연해짐.
이들은 카제로스의 수하이면서도, 훗날 혼돈의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뒷배경이 될 것임.
일부 군단장들은, 카제로스가 눈을 뜨기 이전부터 존재했을수도 있음.
어쩌면 태초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