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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이플[스토리] 8

Pyapat
조회: 601
2024-12-24 21:40:11
헤네시스 궁수 교육원 내 응접실.

그곳에는 두 명의 모험가, 론도와 아리가 헬레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시간 전, 두 사람은 올리비아의 수배 전단지를 보고 함께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의논했다.
그들의 결론은 같았다. “올리비아를 만나 사건의 진상을 들어보자.”
행방을 알 만한 사람을 찾다가, 궁수 교육원의 헬레나가 가장 유력하다고 판단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잠시 후, 헬레나가 응접실 안으로 들어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느라 시간이 걸렸네요.”

헬레나가 짧게 사과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 아닙니다. 저희야말로 갑작스레 찾아와서 죄송해요.”

론도가 둘을 대표해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그럼 시간이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헬레나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자, 아리가 한 손을 들어 양해를 구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먼저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헬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우선, 올리비아가 수배된 이유가 ‘무언가를 훔쳐서’라고 전단에 적혀있던데, 정확히 뭘 훔친 건가요?”

“음... 우선은 ‘보석’ 이라고만 해두죠.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중요한 물건인가요?”

“네, 매우 중요한 물건이에요.”

아리는 잠시 고민하듯 턱에 손을 대곤, 다시 물었다.

“그럼 두 번째 질문입니다. 올리비아는 이제 막 모험을 시작한 초보자인데, 어떻게 그런 귀중한 물건을 손쉽게 훔칠 수 있었죠? 그리고 정말로 그녀가 훔친 게 확실한가요?”

헬레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대답을 이었다.

“당시 그 보석은 리엔에서 넘어오는 배에 실려 있었는데, 배에서 전달하는 과정 중 ‘검은 복면을 쓴 토끼형 몬스터’가 습격했어요. 그리고 혼란을 틈타 올리비아 양이 훔쳐갔다는 증언이 확보됐습니다.”

“정말 그녀가 훔친 게 확실한가요?”

“그곳에 있던 인원들의 증언과 교차검증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났습니다. 올리비아 양이 맞아요.”

아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질문은 이것으로 끝인가요?”

헬레나가 묻자, 아리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한 가지 더요. 혹시 올리비아의 행방을 알고 계신가요?”

“죄송하지만, 그건 알려드릴 수 없네요.”

헬레나는 곤란한 듯 눈을 감았다.

“현재 그녀의 행방은 우리 모험가 길드에서 수색 중이에요.
게다가 가져간 물건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서, 여러분께 세부 정보를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리는 예상했던 답변이라는 듯 받아들였다. 하지만 론도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잠시만요! 저희는 올리비아의 파티원 입니다. 만약 그녀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협조할 테니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헬레나는 침묵 속에서 고민하더니, 이내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파티원이기에 더더욱 안 됩니다. 여러분이 그녀의 도피를 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반드시 잡아올 테니, 그녀가 있을 만한 곳만 알려주세요!”

론도의 호소에 헬레나는 다시금 고개를 숙여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얼마 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요. 아직 수색하지 못한 지역 하나를 말씀드릴게요. 다만,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어딘가요?”

“에레브예요.”

론도와 아리는 동시에 눈이 커졌다.

“에레브라면...”

“네, 시그너스 기사단의 영역이죠. 아직 그쪽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만약 그녀가 거기 숨어 있다면
이미 잡혔을 확률이 높아요. 그래도 가실 건가요?”

“네. 누가 뭐래도 저희 파티원이니까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론도는 대답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목례한 뒤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아리도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그의 뒤를 따르려는데 헬레나가 아리를 붙잡았다.

“잠깐만요, 아리 님이라고 하셨죠? 만약 올리비아 양을 찾게 되면, 설령 놓치게 되더라도 반드시 보석만큼은 회수해주세요. 그 보석이 밖으로 돌아다니는 일만은 절대 있어선 안 돼요.”

헬레나의 당부에 아리는 잠시 헬레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 그녀도 밖으로 나서며, 론도와 함께 에레브로 향할 준비를 시작했다.

몇 시간 뒤, 에레브.

아리와 론도를 맞이한 것은 푸른 머리에 단안경을 쓴 남자였다.
그는 그들을 향해 정중히 몸을 숙이며 소개했다.

“반갑습니다. 시그너스 기사단의 책사, 나인하트라고 합니다. 아리님과 론도님이시죠?”

뜻밖의 환영 인사에 아리와 론도는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헬레나 님께 미리 연락받았습니다. 수색 관련해 허가는 드릴 테니, 마음껏 둘러보시지요.”

그러곤 곧바로 뒤돌아, 선착장 밖으로 걸어나갔다.
남겨진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논의했다.

“어딜 먼저 둘러보는 게 좋을까?”
론도가 물었다.

“기사단이 이미 수색한 곳은 소득이 없을 테니, 흔적이 없는 곳 위주로 돌아다니자.”
아리가 대답했다.

“알았어. 그럼 난 서쪽을 살펴볼게, 넌 동쪽을 맡아줘.”
론도의 제안에 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간단히 의견을 정리한 뒤, 각자 맡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리는 동쪽 숲 깊숙이 들어가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숲으로 들어선 아리는 땅바닥과 수풀이 부서진 흔적 등을 꼼꼼히 확인해 나갔다.
그러다 한 곳에서 발자국과 함께 급히 이동한 것 같은 수풀 자국을 발견했다.
부서진 나뭇가지와 떨어진 잎사귀가 넓게 퍼져 있어, 누군가 서둘러 지나간 흔적이 확실해 보였다.

‘이거다.’
아리는 흔적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행여 범인이 도망치기라도 하면 곤란하므로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수풀 뒤에 몸을 숨긴 채 숨죽여 앉아 있는 인물을 발견했다.

“올리비아!”

“에엑?! 아, 아리?!”

올리비아는 경악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리는 순식간에 그녀의 팔을 붙잡고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아야야! 아파! 아프다고!”

팔을 제압당한 올리비아가 비명을 질렀지만, 아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우린 널 잡으러 온 거야. 얌전히 있으면 아프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순순히 따라오라고.”

아리는 재빨리 밧줄 같은 것으로 올리비아를 묶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난 억울하다니까! 내 말 좀 들어줘!”

올리비아가 버둥대며 호소했고, 아리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럼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자리에 앉은 올리비아가 다급한 표정으로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여섯 갈래 길에 갔을 때였는데...”

사건 발생 약 2시간 전 – 여섯 갈래 길
올리비아는 버섯들을 사냥하며 하루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휴, 오늘 사냥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

그녀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오늘의 수확을 확인했다. 버섯 포자 몇 개와 약 1만 메소.
많지는 않았지만, 이제 막 모험을 시작한 그녀에게는 소중한 성과였다.

“자, 이제 마을로 돌아갈까?”

짐을 챙기고 돌아서려던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올리비아.”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본 올리비아는, 자신의 파티원 슈가를 발견했다.

“슈가! 여기엔 어쩐 일이야?”

그녀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슈가에게 다가갔다.

“마침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왔는데, 네가 보여서 인사하러 왔어.”

슈가도 반가운 듯 웃었다.

“잘 됐다! 나도 이제 마을로 돌아갈 참이니까, 같이 식사나 하자!”

“응, 좋아.”

“후후, 그럼 가자! 내가 맛있는 집을 알아놨거든. 분명 너도 좋아할 거야!”

설레는 마음으로 앞장서려던 올리비아는 갑작스러운 충격을 느끼며 뒷통수를 맞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른 채, 그녀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깨어난 올리비아는 온몸이 묶인 상태임을 깨달았고, 가까스로 포박을 풀고 밖으로 나왔을 때 
이미 자신은 범인으로 몰려 있었다.
결국 그녀는 근처에 있던 에레브행 비행선을 타고 이곳까지 숨어 들어온 것이다.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들은 아리는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네 말대로라면 슈가가 너를 범인으로 몰아갔다는 소리잖아.”

“그,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난 억울해! 정말이야!”

“정말 억울했다면 자수를 했어야지. 괜히 도망가니까 사건이 더 커지는 거 아니야?”

“그... 그치만... 무서웠단 말이야...”

올리비아가 훌쩍이자, 아리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달랬다.

“하아... 일단 헤네시스로 돌아가자. 내가 도와줄 테니 헬레나 님께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려 보는 게 나을 거야.”

“응...”

그녀들이 막 일어나려는데, 숲 한편에서 발소리가 다가왔다. 론도였다.

“어! 뭐야, 찾은 거야?”

론도는 올리비아를 가리키며 다가왔다.

“응. 이 수풀 속에 숨어 있길래 잡았어.”

아리는 올리비아를 묶은 밧줄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야, 수고했네 아리. 그럼 이건 내가 맡을게.”

론도는 밧줄을 넘겨받아 올리비아를 거칠게 끌었다.

“아야야! 야! 너무 세게 잡지 말라니까!”

“시끄러, 도둑아. 지금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 순순히 따라와.”

“뭐라고?! 론도, 너 말 다 했어? 나 범인 아니라니까!”

“네네, 그 얘긴 헬레나 님께 가서 하라고.”

“이익! 두고 보자!”

두 사람은 티격태격거리며 비행선이 있는 방향으로 떠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정말 올리비아가 범인이 아니라면, 진짜 보석을 훔친 범인은 누구지? 그리고 그 자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이미 멀리 도망쳤다면 잡긴 힘들 거고... 방법은 하나. 범인 쪽에서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어.’

생각을 정리한 아리는, 헤네시스로 돌아가기 전 나인하트를 찾아가기로 했다.
아리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나인하트는 잠시 고민하다 결국 동의했다.

“알겠습니다. 아리 님 말씀대로 해보도록 하지요.”

미끼는 던져졌다. 이제 남은 건 범인이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리는 것.
아리는 론도, 그리고 올리비아와 함께 다시 헤네시스 궁수 교육원으로 향했다.

Lv42 Pyap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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