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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이플[스토리] 12

Pyapat
조회: 657
2024-12-27 23:29:59
지그문트의 참전 선언 이후 레지스탕스는 곧장 메이플 길드와 연락하여 그들의 뜻을 알렸다. 
이후 헬레나는 모험가 길드 뿐 아니라 시그너스 기사단 또한 이번 작전에 참전하는 것을 알려왔고 이들의 공조는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그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작전은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



지그문트는 작전의 수행에 있어서 주민들의 안전을 1순위로 책정하였고, 시그너스 기사단과 모험가 길드 또한 이에 동의하였다. 문제는 작전을 수행할 인원에 있었다. 주민의 안전과 적의 도주로 차단을 위해서라도 작전은 에델슈타인과 레벤광산에서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레지스탕스는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고 기사단과 모험가길드는 인원은 충분했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레지스탕스 측에서 진입루트를 제공해 주었지만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에델슈타인에 진입할 경우 적에게 들킬 확률이 높았고, 그렇다고 소수의 인원을 조금씩 투입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그들은 인원의 공백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맞닥뜨리게 되어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


" 작전은 이틀 뒤, 그때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작전은 연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적은 '봉인석'을 활용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되겠죠. "


지그문트의 말에, 레지스탕스와 모험가 길드, 시그너스 기사단이 저마다 해결책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회의는 진전 없이 중단되었고, 모두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레지스탕스 중앙 광장 한 구석에 자리를 잡은 아리와 그녀의 파티원들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작전에 대한 대책을 토의하였다.


" 그냥 축제같은걸 열어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안되나? "


" 작전은 이틀 뒤인데 언제 축제를 준비해서 열냐? "


올리비아의 발언에 론도가 반박하였다. 기분이 상한 올리비아가 론도를 쏘아붙였다.


" 딴지만 걸지말고 너도 의견 좀 내보던가! "


" 여, 열심히 생각중이라고.. "



그들의 싸움을 뒤로 하고 이번엔 슈가가 의견을 내놓았다.


" 무료 검진 같은걸로 사람들을 모으는건 어떨까? 병원이라면 사람들을 수용할 공간도 충분할거 같은데 "


" 일리는 있네, 하지만 노인들이라면 몰라도 젊은 사람들까지도 쉽게 모여줄까? "



슈가의 의견을 들은 아론이 의문을 표했다. 결국 이들의 토의도 뾰족한 수 없이 지지부진해졌다.
결국 지속된 토의에 지쳐버린 올리비아는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우며 투덜거렸다.


" 으아-! 그냥 이런 고민할 필요없이 말만 하면 사람들을 확 모아줄 수 있는 인물을 찾는게 낫겠어! "


" 말만 하면 사람들을 모아주는 인물이라니, 그게 뭔데? "



테스가 묻자, 올리비아가 말했다.


" 그런 사람 있잖아! 이 사람이라면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모여달라고 부탁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이지 않을까? "


“ 음… 흥미롭긴 한데, 과연 그런 인물이… ”

아론이 의문을 표했지만, 그때 누군가 말을 이었다.


“ 지그문트라면 어떨까? ”
론도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 죄송하지만, 그건 무리일거 같네요. "


파티원들이 깜짝 놀라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돌아보자, 그곳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지그문트가 있었다.


" 어, 어째서죠? 다들 당신을 믿고 따르는거 같던데 " 아리가 질문하자, 지그문트가 답했다.


“ 제가 이곳의 수장이긴 해도, 에델슈타인 모든 주민에게 ‘존경받는’ 리더는 아니에요. 게다가 밖에선 단순히 ‘의사’일 뿐, 누군가를 이끌 대단한 리더십이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



지그문트가 말끝을 흐리자, 주변 파티원들이 궁금증 어린 눈으로 재촉하였고 마침내 지그문트가 입을 열었다.


“ 딱 한 명,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분이 있긴 해요. ”


“ 그런 사람이 있다고요?! 누군데요? ”

모두가 기대 섞인 시선으로 물었다. 그리고 지그문트는 잠시 고민하더니 힘겹게 대답했다.


" 알베르트 전 의회장 님이에요. 하지만, 그 분을 끌어드리는 건 그리 내키지 않네요. "


" 어째서죠? "
테스가 묻자, 지그문트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 알베르트 의회장님은 5년 전 작전에서 따님을 블랙윙에게 빼앗겼습니다. 그 뒤로는 바깥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고 계세요. ”


" 어.. 그런 분이라면 더더욱 따님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작전에 도움을 주실려고 하지 않을까요? " 파티원들이 의문을 표하자, 지그문트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 알베르트 의회장님은 5년 전 저희의 작전 당시 실제로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 누구보다 앞에서 아무런 무장도 없이 블랙윙에 저항하였고 그 대가로 따님이 잡혀가게 되었죠. "


" 어째서 굳이 따님을 잡아간거죠? "



" 평범한 주민이였다면 처형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의회장님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함부로 그 분을 처형하면 주민들이 모두 일어날 수도 있으니, 본보기로 따님을 잡아간거죠. 
작전을 위해서라면 의회장님을 끌어들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도움을 받은 입장으로서 그 분을 다시 끌어들이는 짓은 내키지 않는군요. "



지그문트는 말을 끝내고 동료들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멀어지자, 아리와 파티원들은 방금 언급된 ‘의회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의회장님을 직접 찾아가서 부탁해보자!"
올리비아가 제안했고, 아론이 미심쩍다는 듯 물었다.


"하지만… 블랙윙에 저항하다 딸까지 잡혀간 분이 순순히 협조해줄까?"


"찬물 더운물 가릴 때가 아니잖아."

이번에는 테스가 말했고, 슈가가 반박했다.


"아무리 작전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하면 우리가 블랙윙이랑 다를 게 없잖아..."


저마다의 의견이 엇갈리는 중, 아리가 잠시 생각하더니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직접 만나서 물어보자."


그녀의 단호한 말에 파티원들은 동시에 아리를 바라봤다.


"결국 의회장님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될 일이잖아. 그렇다면 이렇게 고민만 할 시간에 직접 만나 뵙고 물어보는 게 낫겠어."


"맞는 말이네. 우리끼리 떠들어봤자 소용없잖아?"

론도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마침 밤이니까 한 번 찾아가 보자."


"마침 밤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슈가가 불안한 눈빛으로 아리를 쳐다보자, 아리는 당연하다는 듯 설명했다.


"몰래 숨어들려면 밤이 제일 좋지. 당연한 거 아니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네가 대단하네."

테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반응했다.


"외지인이 의회장님을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잖아. 그러니 몰래 만나는 게 최선이지."


"후… 맞는 말이긴 한데… 끄응."

테스가 골치 아픈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때 올리비아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럼 의회장님 만나러 가는 건 누가 해? 역시 너랑 론도?"


"됐어. 난 설득 같은 건 자신 없거든."

론도가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나 혼자 다녀올게. 괜히 여러 명이 가면 의회장님만 더 곤란해질 거야."


"좋아. 의회장님은 너한테 맡길게."

아론이 아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후 아리는 지그문트를 찾아가 의회장님의 주소를 물어봤다. 지그문트는 내키지 않는 듯 망설였지만, 결국 아리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 아리는 준비를 마친 뒤 알베르트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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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끝낸 알베르트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복도를 따라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방문 앞에 섰을 때,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문득, 자신의 방 안에서 희미하게 바람이 스며드는 소리가 들린 것이었다.


‘분명 샤워하기 전엔 창문을 다 닫았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는 창문을 닫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을 닫고 뒤돌아서자, 언제 들어왔는지 낯선 사람이 방 안에 서 있었다. 알베르트는 깜짝 놀라 소리치려 했지만, 갑자기 불이 켜져 순간적으로 눈이 부셨다. 잠시 후, 눈이 빛에 적응하자 그는 방 한편에 서 있는 소녀를 겨우 확인했다. 겉보기엔 딸뻘쯤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다, 당신은 누구시오? 어떻게 내 집에 들어온 겁니까?”


그가 당황하며 묻자,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사과한 뒤 차분히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의회장님. 저는 아리라고 합니다.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온 모험가예요.”


“모험가? 그런 사람이 여기엔 왜…?”



알베르트가 의아하다는 듯 되묻자, 아리는 갑작스럽게 그의 딸 이야기를 꺼냈다.


“의회장님, 따님을 되찾고 싶으신가요?”


딸 이야기가 나오자, 알베르트는 쓰디쓴 기억이 떠오르는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자, 아리는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저희가 따님을 되찾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대신, 의회장님께도 부탁드릴 일이 있어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알베르트는 한때 에델슈타인 의회장으로 수십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베테랑이었다. 그는  서서히 현재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안정을 되찾은 알베르트는 눈앞의 침입자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소. "


" 자신의 잘못으로 따님이 잡혀갔다고 생각해서인가요? "



아리는 그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고, 알베르트는 침읍했다. 어차피 명백한 사실이었고, 피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했다.


" 그렇소, 더 이상 나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소. "


" 어째서 그게 이기심이죠? "


" 나는 그게 옳은 일이라고 믿었소, 하지만 결국 힘없는 정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그 대가는 나 혼자만이 치르는게 아니라는걸 깨달았지. 수십 년 동안 마을을 위해 일했다고 자부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실 하나조차 깨닫지 못한 내가 이젠 뭘 할 수 있단 말이오. "


“ 애초에 잘못은 블랙윙에게 있잖아요. 왜 의회장님 스스로만 탓하시는 거죠? ”


" 무지는 죄가 아니지만 위험하지, 나의 무지는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것이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죄없는 이들이 대신하게 되었지. 정작 나는 이렇게 살아남아 의미없는 인생을 이어가고 있을 뿐인데... "


“그렇다면, 더욱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리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자, 알베르트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쏘아보았다.


“그렇다면 모험가 양반은… 그런 선택을 해 본 적이 있소?
당신의 결정으로 인해 누군가가 희생당하는 경험 말이오.”


"나는 하루도 나를 대신해서 죽어간 이들을 잊은적이 없소, 당신이 그 죄책감의 무게를 알기는 하는 것이오? "



그 질문에 아리는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친구가 있었어요, 함께 모험을 떠나기도 했죠,
그런데 제 선택으로 인해 친구가 죽었어요.”


돌직구 같은 대답에, 알베르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잘못은 함정을 판 이들에게 있었고, 실제로 죽인 건 몬스터들이었죠.
하지만 그 애를 그곳에 혼자 남겨 둔 건 제 선택이었어요.”



“미, 미안하네… 실례가 되는 말을 했군.”



알베르트가 당황하며 사과하자, 아리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사실이긴 하니까요.”



그녀를 잠시 지켜보던 알베르트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그런 일을 극복했소?”



아리는 대답 대신, 쓸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못했어요.”



예상치 못한 말에, 알베르트는 할 말을 잃은 채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지금 이 순간도, 그 애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고 슬퍼져요.
아마 죽을 때까지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하겠죠.”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냥… 안고 살아가는 거죠. 그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든, 그 아이가 이어 줬던 삶이든,
제가 견디고 책임져야 할 몫이니까요.”



그녀의 고백은 담담했지만, 알베르트에게는 묵직하게 다가왔다.
눈앞의 소녀는 어렸지만, 그저 나이만 먹어온 자신보다 훨씬 성숙해 보였다. 알베르트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떨구었다.


“당신은… 나 같은 것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구려.”



아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전 그 일 이후 다른 사람을 지킬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아직 제대로 해낸 게 없어요. 누군가를 지키기엔 힘이 부족하고, 신뢰를 구하기엔 제 자신이 모자라거든요.
그렇게 결심을 했건만, 그날 이후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변한 건 없어요. 하지만…”



아리는 살짝 숨을 고르고, 알베르를 바라봤다.


“의장님은 다르잖아요. 비록 힘이 없어도, 최소한 ‘한 번만 더 믿어 달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잖아요.”



그녀는 알베르트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알베르트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군 채로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내가 무슨 염치로 사람들 앞에 나선단 말이오.. 내 잘못을 아직 다 갚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그들에게 또 상처를 준단 말이오.. "

"사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뭔지 아나요? "

아리의 질문에 알베르트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을 보고 하는거에요, 진심을 담아서 미안하다고 하는거에요. 사과할게 있으시다면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얼굴을 마주보고 사과하세요. 그게 책임을 지는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반드시 얼굴을 보고 사과해야 할 사람이 최소한 한 명은 있잖아요?"

알베르트는 자신의 딸을 떠올렸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지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 아이에게 자신은 반드시 사과를 해야했다. 알베르트는 잠시 눈을 감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이 일이 실패한다면… 난 죽어서도 눈을 못 감을 것이오. 이미 세상을 뜬 내 아내도 날 원망하며 뺨을 칠지 모르오.”


그 말에 아리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녀는 손을 꼭 잡은 채,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러니까 꼭 성공해요. 우리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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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리와 파티원들을 비롯해 레지스탕스 인원들이 광장 한가운데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정말 그 아저씨가 약속대로 해줄까?”

론도가 불안한 기색으로 아리에게 물었다.

“몰라. 나는 할 말 다 했으니 그냥 기다려볼 수밖에….”

아리도 자신이 없는지, 불안하게 주변을 살폈다.

그 순간,
치직, 치지직─
오래된 마이크가 켜지는 듯 잡음이 들리더니, 이내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 여러분, 잘 들리십니까?”


알베르트의 목소리였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이전에 의회장을 지냈던 알베르트라고 합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시청에서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가능한 많은 주민들께서 참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이어갔다.


“특별한 소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들도 있고,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얼굴이 보고 싶었습니다. 10년 전 그때처럼, 평소처럼, 여러분과 마주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이 끝나자 광장 곳곳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리와 파티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보며, 알베르트가 약속대로 움직였음을 실감했다. 알베르트의 방송이 끝나자, 지그문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광장에 모여있던 이들을 보며 말했다.


" 내일 오전9시, 작전에 돌입하겠습니다. 공격조는 모험가 길드, 방어조는 저희 레지스탕스와 시그너스 기사단이 맡겠습니다. "


지그문트의 발표를 끝으로 모두는 내일을 대비하여 정비를 하러 자리를 떠났고, 아리와 파티원들 또한 내일을 기약하며 결의를 다졌다.


다음 날 오전 7시, 레지스탕스 중앙 광장


이미 모인 사람들은 사전에 결정된 배치에 따라 나뉘어 있었다. 공격조는 헬레나, 카이린을 중심으로 일부 상급 모험가들과 아리 일행이 편성되었고, 방어조는 레지스탕스 및 시그너스 기사단의 단장들이 맡았다.


그들은 작전 투입 시간을 기다리며 저마다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때, 치직 거리며 어제 들렸던 마이크가 다시 켜지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 ♬ 🎵 🎶


예기치 못한 음악에 일부 사람들은 당황했지만, 지그문트는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에델슈타인의 전통 민요예요.”



아리가 주위를 둘러보니, 레지스탕스 단원들은 음악에 조용히 귀 기울이며 결의를 다지는 듯 보였다.
그들 중 몇몇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음악이 끝나자마자,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렸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알베르트입니다. 잠시 후 9시에 시청에서 ‘만남의 시간’을 진행할 예정이니, 모든 주민들께서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조금 뒤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알베르트의 방송이 끝나자, 광장에 모여 있던 이들은 곧바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봉인석을 탈환하기 위한, 에델슈타인 공방전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Lv42 Pyap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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