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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이플[스토리] 16

Pyapat
조회: 658
2025-01-01 10:48:29
슬리피우드 인근 드레이크 서식지

한 파티가 드레이크들을 상대로 사냥을 벌이고 있었다.

“론도, 아리! 그 쪽으로 간다!”

올리비아가 드레이크 한 마리를 가리키며 외치자, 론도와 아리는 곧바로 전투 자세를 잡았고,
달려드는 드레이크의 옆구리로 재빠르게 파고들어, 양쪽 다리를 칼로 동시에 베어내었다.

키에에엑—!

드레이크는 비명과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아론이 드레이크의 머리에 검을 꽂아 넣었다.

“후, 이 정도면 깔끔하게 처리했네.”
아론이 숨을 돌리자,

“우리도 실력이 꽤 늘었는걸?”
론도가 사체 앞에서 웃으며 대답했다.

그 곁에서 슈가는 혹시나 다친 곳은 없는지, 함께 전투한 동료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 얼마나 잡은 거야?”
테스가 멀리서 다가오며 묻자,

“음… 대충 30마리쯤?”
올리비아가 대답했다.

“3시간 동안 사냥해 30마리라…”
테스가 아쉬운 듯 중얼거리자, 론도가 자리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야, 3시간이나 풀로 뛰어다녔으면 좀 쉬자고! 힘들어 죽겠다!”

“하아, 확실히 힘들긴 해.”
“활을 너무 많이 당겼더니 팔이 아파…”

그 말에 파티원들도 저마다 바닥에 주저앉으며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에델슈타인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지 어느덧 일주일.
아리 일행은 슬리피우드 근처 야영지에서 함께 사냥하며 전투 경험을 쌓는 중이었다.
일전에 본인들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실력을 키우려는 마음이었다.

아리는 내심 슬리피우드로 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적당한 사냥터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그렇게 쉬며 정비하던 파티원들은, 문득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는 한 꼬마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저, 저기… 안녕하세요!”
“엥? 누구지?”

소년은 꽁지머리에 무사 복장을 한 채, 파티원들에게 부탁이 있다는 듯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슈가가 먼저 다가갔다.

“안녕, 꼬마야. 혹시 길을 잃은 거니? 마을로 데려다줄까?”

슈가의 질문에 소년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러자 슈가가 당황한 듯 다시 물었다.

“에, 아니야? 그럼… 무슨 부탁인데?”

"저.. 그게.."

소년은 잠시 망설이더니, 결심한 듯 크게 외쳤다.

“드, 드레이크 잡는 법을 알려주세요!”

“엥? 드레이크를? 네가?”
론도가 놀라며 되물었다.

“네… 사실 드레이크를 잡으려고 수련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힘든 게 당연하지…’
파티원들 대부분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눈앞의 꼬마가 어떤 사연이 있는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드레이크야? 다른 몬스터도 많잖아?"
론도가 궁금하다는 듯 묻자 소년이 쑥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그게.. 저희 형님처럼 되고 싶어서요.."

"흠.. 목표가 있다는건 좋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는 무리 아닐까..."
론도가 현실적으로 충고를 하자 소년은 실망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역시.. 저한테는 무리겠죠..?"

소년은 당장이라도 울거같은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에 당황한 파티원들이 론도를 멀리 던져버리고 아이를 달래주기 시작했다.

"괘, 괜찮아! 조금씩 하다보면 언젠가는 가능해질거야!"

"마,맞아! 우리도 처음엔 버섯 잡는것도 힘들었다고!"
슈가와 올리비아가 아이를 격려하기 시작했고, 다른 파티원들도 저마다 어떻게든 위로를 건네기 시작했다.

"정말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소년이 자신없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자, 파티원들은 과장된 몸짓을 하며 그를 응원했다.

"물론이지! 아니, 그보다 지금 당장 우리가 잡는걸 보여줄게!"
올리비아가 자신만만하게 소리치자, 주변에 있던 파티원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여준다니? 누가 하는데 그걸?"
방금전까지의 사냥으로 지친 파티원들이 그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어라? 아하하... 그러게, 누가하지..."
올리비아가 뺨을 긁으며 얼버부리자, 보다못한 아리가 나섰다.

"내가 할게"

"어? 진짜로?"
올리비아가 당황해서 되묻자, 아리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응, 아직 체력은 남았으니까 빨리 끝내고 올게."

아리는 바닥에 두었던 단검을 들고 천천히 드레이크 서식지 근처로 갔다.
소년이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자, 아론이 중계하듯 말했다.

“잘 봐둬. 실력만큼은 우리 파티에서 톱이니까.”

소년은 반짝이는 눈으로 아리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서식지 근처로 다가간 아리는 홀로 떨어져있는 드레이크 한 마리를 나무 위에서 숨죽여 관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파티원들은 멀찍이 구경하고 있었고, 아론은 소년의 옆에서 중계를 해주기 시작했다.

"우선 몬스터를 처치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기습을 하는거야. 일격에 강한 피해를 줘서 적이 반격할 틈도 없이 전투를 끝내는거지."

아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리는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드레이크의 등에 올라탄 뒤, 목을 베어버렸다. 그러자 드레이크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곧, 비명을 들은 다른 드레이크 한 마리가 그녀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아. 기습이 실패할 수도 있고, 적에게 먼저 들킬 수도 있지."

“그, 그럼 그때는 어떻게 해요?”
소년이 긴장된 눈으로 묻자, 아론이 미소 지었다.

"적의 특징을 이용해야지. 잘 봐둬, 저게 정석적인 사냥이니까."
아론의 말에 소년은 다시 아리를 열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리는 달려오는 드레이크를 바라보며 자세를 잡았다. 이윽고, 드레이크가 충분히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그녀는 옆으로 몸을 날려 드레이크의 돌진을 피해내었다. 당황한 드레이크는 방향을 돌리려고 하였지만, 이내 갑작스런 회전에 몸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드레이크는 체중이 몸 앞쪽에 쏠린 탓에 돌진력은 강하지만, 그만큼 방향전환이 쉽지 않아. 그리고 등에는 가죽이 튼튼하지만, 배 쪽은 방어가 약하지.”

넘어진 드레이크에게 아리는 단검을 그대로 내던져 배를 관통했다.
드레이크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자, 그녀는 그 틈에 접근해 목덜미를 날렵하게 베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년은 숨죽여 지켜보다가, 결국 와아―! 하는 함성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며 박수를 쳤다.

“대단해요…! 정말 멋졌어요!”

아리가 단검을 회수하고 돌아오자, 파티원들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맞았다.
아리는 소년의 표정을 살펴보며 물었다.

“어때? 도움이 좀 됐어?”

“네! 정말 많은 참고가 됐어요!”

“지금은 드레이크로 예시를 보여줬지만, 사실 다른 몬스터들도 원리는 똑같아.
상대 특징을 분석하고, 약점을 공략하는 게 사냥의 핵심이야.”

“사냥의 핵심…! 알겠습니다!”

소년이 감탄 어린 목소리로 말하자, 아리는 이내 냉정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드레이크 사냥 금지.”

“네? … 금지라니요?”

소년이 당황한 표정으로 되묻자, 아리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목표를 크게 잡는 건 좋지만, 당장 네 실력으로 드레이크를 상대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우리도 처음부터 드레이크를 잡은 게 아니야. 달팽이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올린 거지.
그리고 이건 모든 모험가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야.”

아리의 차분한 설명에, 소년도 잠시 고민하더니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여러분 말씀이 맞아요. 제가 너무 욕심이 컸네요. 죄송합니다.”

소년이 파티원들에게 사과하자, 론도가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

“그래서… 난 왜 내던져진 건데?”

론도의 불만에, 올리비아가 비웃듯 대답했다.

“넌 처음부터 안 된다고만 했잖아. 차근차근 설명했어야지.”

“뭐, 뭐라고?!”

그들이 또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뒤로하며, 소년 일지가 파티원들에게 다가와 말했다.

“저기… 감사의 뜻으로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어떠세요?”

마침 배가 고팠던 파티원들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일지는 선두에 서서 그들을 슬리피우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도착한 집은 방이 딱 하나뿐인 작은 단칸방이었다.
방 한 편에는 책장이 놓여 있었고, 검술·무술 관련 서적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일지는 한쪽 구석에 임시로 마련된 부엌에서 재료를 꺼내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리비아와 슈가는 일지를 도와 음식을 만들고, 론도와 테스는 방 한구석에서 휴식을 취했다.
아리와 아론은 호기심이 생긴 듯, 책장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검의 철학… 검사의 마음가짐… 온통 검에 관한 책이네.”
아리가 책 제목들을 확인하며 말했다.

“응. 그런데 저 어린 나이에 이런 책을 이만큼 모았다니, 대단한걸.”
아론 역시 책장에 가득한 책들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년 일지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그 책들은 전부 형님이 모으신 거예요!”

“형님? 그러고보니 롤모델이 형님이라고 했었지?”
아론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네! 형님은 엄청난 무사인데, 지금은 페리온에서 수련 중이세요.”

“페리온이라고? 형님 성함이 어떻게 되는데?”
페리온에서 수련했던 경험이 있는 아론이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만지라고 해요!”

“만지…? 만지라면 혹시 그 ‘무명검객’?”

“어.. 형님의 호칭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은 확실히 만지예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론도가 끼어들었다.

“무명검객이라며? 유명한 사람이야?”

“지나가던 모험가들은 그 사람을 ‘무명검객’이라 부르긴 했어.
하지만 페리온에 오래 있던 사람들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렀지.”

“다른 이름이라니?”
옆에서 듣던 테스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아론은 잠시 생각한 뒤,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되뇌었다.

“검호. 검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고 말이야.”

아론의 말을 듣던 일지는 감격한 듯 중얼거렸다.

“검호… 역시 형님은 대단하시군요…”

“뭐, 나도 전해 들은 얘기지만 말이야.”
아론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대화를 마친 그들은 저녁이 준비될 때까지 각자 시간을 보냈다.
곧 식사가 완성되자 모두 테이블에 둘러앉아 함께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리는 여전히 책장 쪽에 마음이 가 있는지, 서적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이를 본 일지가 조심스레 다가갔다.

“저, 아리 님? 저녁 다 됐는데 식기 전에 드시는 게…”

그러나 아리는 일지의 말을 무시한 채, 책장에 꽂혀 있는 한 권의 책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책 말이야.”

“네? 무슨 책 말씀이시죠?”

아리가 책장에서 **‘트리스탄의 일지’**라고 적힌 한 권을 뽑아 들었다.

“여기 ‘트리스탄’이라는 분이 쓴 일지 같은데, 이건 뭐야?”

“아, 그건 형님의 스승이신 ‘트리스탄’ 씨가 모험하면서 기록한 일지래요.
형님이 여행을 떠나시면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당부하셨거든요.”

“읽어봐도 될까?”

“어.. 읽으시는 정도라면 아마 괜찮을 거예요.”

일지의 허락을 받은 아리는 책장을 휙휙 넘기며 페이지를 살폈다.
처음에는 트리스탄이 수련하며 만난 인물이나 모험담 등이 적혀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어떤 부분을 보고 손을 멈추더니, 한참 동안 같은 페이지를 지켜봤다.

그녀는 페이지를 집중해 읽으면서, 점차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눈빛마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황한 일지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왜 그러세요 아리 님? 책에 무슨 문제라도…”

아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 이 내용, 전부 진짜야?”

“네? 아마 맞을 거예요. 트리스탄 씨가 직접 적으신 걸 형님이 보관하셨으니까… 근데, 그게 왜요?”

아리는 다시 책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어째서… 이 사람들이 여기에…”

그녀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는 설희, 그리고 현재의 다크로드인 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이름들, 아리는 혼란과 놀라움으로 숨을 고르지 못하는 듯 보였다.

Lv42 Pyap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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