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파티 인벤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소설] 한(Han) - #24 기적

아이콘 람찡
조회: 929
추천: 1
2015-10-31 04:36:34










순서대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화 별 링크입니다





































애나가 의식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온 것을 알리듯, 눈을 번쩍 떴다.

눈을 뜨자마자 애나는, 애나의 앞을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넬을 보았다.

이미 여기저기 옷이며 살점이 뜯겨나가, 피로 온 몸이 도배되다시피 하면서까지 애나를 지킨 넬을 보면서

애나는 코끝이 찡해졌다.


레드아이 스컬의 수는 말 그대로 엄청났다. 이 계곡 전체가 스컬의 둥지였는지, 어디선가 계속해서 몰려나오고 있었다.

진과 마리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보였으나, 형세는 점점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최후의 방어선이라고 넬이 세운 빙벽도 뒤쪽에서 협공하는 스컬들에 의해 쩌적 소리를 내며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자신이 잠깐이나마 나쁜 마음을 먹어서?

그 후로 자신의 몸에, 자신의 눈에 이상이 일어났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 이상현상이 몬스터를 불러모은 것이라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졌다.

죄책감에 몸서리치며 애나는 자신의 무기를 들었다.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다. 내가 마무리를 지어야만 한다.

애나의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밖에 없었다.

녀석들의 약점은? 얼음이다. 수가 많으니 광범위 마법을 써야 할 터였다.

그러자, 수업 시간에 마리가 가르쳐 준 마법이 생각났다.


「우리 마녀들이 자연의 마나를 사용한다는 건 알고 있지?」

「네」

「그래서, 자연을 이용한 마법에 관해서는 마법사보다 마녀들이 특출나. 예를 들자면...」

「응, 응」

「레인 캐스팅Rain Casting이나 썬더Thunder같은, 기상현상을 이용한 마법들이라던가」


기상 현상을 억지로 변화시키는 기상변화 계열의 마법은, 마법사라면 7서클은 도달해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연의 마나를 그대로 사용하는 마녀들은, 어느 정도의 수련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두 가지를 합친 것이...폭풍우, 즉 템페스트Tempest지」

「템페스트...」

「그것보다 더 강력한 건, 우박을 통째로 떨어뜨리는 블리저드Blizzard정도가 있으려나?」

「배울 게 참 많네요...으으」

「걱정 마. 아직 너희는 갓 마녀의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으니까, 몰라도 돼」


라며 그 당시는 어물쩍 넘어갔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가장 적절한 마법이라 생각되었다.

다행히 애나는 그 당시에 보아 둔 마법진을 어설프게나마 기억하고 있었다.

애나는 결심한 듯 천천히 발검하고, 검집을 버린 채 검을 양손으로 쥐었다.

전체가 다크메탈로 만들어진 묵직한 검집이 떨어지는 소리에, 

넬을 위시한 스컬들과 대치 중이던 모두가 애나를 바라보았다.


「애나! 언제 일어난 거야? 몸은 괜찮아?」


넬이 외쳐 물었고, 애나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인 후 넬의 옆, 스컬들과 대치하고 있는 전장으로 나섰다.


「이 스컬들...제가 불러낸 것, 맞죠? 죄송해요. 저 때문에...」

「그런...애나의 탓이 아니야. 누구의 탓도 아니야...」

「아뇨. 이건 제 탓이예요. 제가 결착을 내겠어요」


넬의 부정에 다시 부정으로 화답하며, 애나는 넬을 제치고 가장 앞에 섰다.

그리고, 공중에 검을 휘두르며, 노래를 시작했다.





Interlude #8



저 하늘은

지금의 내 마음 같아요


가득 낀 저 구름은

나의 우울함


쏟아지는 저 비는

나의 눈물


천둥번개처럼

나의 마음은 요동치고


세차게 부는 바람은

앞길을 잃어버린

나처럼 방황하며


이윽고 눈물도

차가운 마음에 얼어붙어

송곳이 되어 떨어지네요




- Annabel trois Einsward, 「하늘」

제논 력 110년, 사자자리의 8월 24일






애나가 노래를 부르며 검을 휘두르자, 검끝이 밝게 빛나며 궤적을 따라 움직였고

마치 검무를 추며 노래를 하는 듯 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애나의 독무대가 끝이 나자

그 곳에는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진 채 떠 있었다.

엉성한 듯 보였던 마법진은, 애나의 노래가 끝나자 환한 빛을 뿌리며 자연적으로 모자란 부분을 메꾸기 시작했고

애나가 시동어를 외치기만을 기다리는 듯이 빛을 흩뿌리며 공중에 떠 있었다.

그리고, 애나가 마법진에 손을 대고, 노래에 실린 감정 때문인지 슬픈 표정으로 시동어를 외쳤다.


「그 눈물은...블리저드 템페스트Blizzard Tempest」


애나의 눈물이 한 방울, 마법진에 닿은 손에 떨어졌고, 순간 마법진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외 동시에,

스컬들이 뿜는 인광 때문에 파랗던 하늘이 급격히 조명을 잃어갔다.

그리고, 한 번의 섬광.


「모두, 귀를 막아요!!!」


무슨 마법인지 이해한 마리가 급히 외쳤고, 늦지 않게 모두가 귀를 막았다.

콰르르르릉!!

빛의 속도로 내리꽂힌 번개에, 빛보다 느린 소리의 속도로 따라온 천둥이 이어졌다.

넬은 마리의 지시를 받아, 그 틈을 타 자신들의 전방과 위에도, 얼음의 벽을 생성하여,

절벽과 얼음의 벽으로 둘러싸인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천둥번개와 함께 애나의 머리만한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엑!!

소름끼치는 스컬들의 단말마 소리와, 지붕처럼 덮인 얼음의 벽을 내리치는 우박의 소리가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그렇게 약 5분이 지나자 밖이 잠잠해졌고, 넬이 손가락을 튕기며 한 마디를 외쳤다.


「기화Vaporize」


모든 얼음의 벽이 순식간에 수증기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고, 앞뒤가 모두 트였다.


「세, 세상에...」


진을 위시한 검술과 학생들이 모두 입을 쩍 벌렸다.

그도 그럴것이, 밖은 말 그대로 초토화 상태였다.

하늘에서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양, 바닥에는 곳곳에 크레이터가 생겨 있었고

절벽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여기저기 무너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 남아있는 레드아이 스컬은,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마리 역시 놀랐는데, 이론과 마법진만 잠깐 보여준 마법을, 그것도 합체시켜 발현한 애나의 재능에 대해서였다.


「애나, 너...」

「네?」


넬의 응급처치를 다 해 주고, 그 손을 꼭 잡고 있던 애나가 말 그대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마리를 쳐다보았고,

마리는 순간, 이 아이가 장래에 과연 어떻게 될 지 생각했다.

넬도 이 단기간에 엄청나게 강해졌고, 애나는 말 그대로 미지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 두 아이들이 나쁜 쪽으로 빠지지만 않길 바라며, 마리는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였다.

진도 애나를 보며 엄지를 치켜 들었고, 살아남은 검술과 학생들도 솔직하게 애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상자도 많이 내긴 했지만, 이번 원정은 이렇게 일단락지어지나 하고 모두가 생각했다.

하지만, 기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파앗!

아직까지 공중에 남은 채 마법의 효과를 유지하던 깨져버린 마법진의 마지막 조각이 환하게 빛나며,

애나가 의식 세계에서 보았던 여신의 환영을 이루었다.

그 환영은, 모두를 지나쳐 애나의 앞에 서서는, 애나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잘 해 주었어요.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또는 다쳤어요]

「네. 제 탓이예요...」

 [그래도, 제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었으니...저도 선물을 하나 드릴게요]

「선물...이라고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가이아의 환영은 천천히 떠올랐다.

절벽 꼭대기까지 떠오른 환영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와, 일행은 모두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눈을 감은 모두의 귀로, 한 마디, 시동어가 들려왔다.


 [생을 잃은, 빛에 속하는 모든 이여...]

 [눈부신 천상에 속하기 전이라면 나의 부름을 따라 다시 깨어날지니... 매스 리저렉션Mass Resurrection]


빛이 잦아들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다친 사람이 모두 완벽하게 치료되었음은 물론, 이 전투에서 죽은 사람까지 모두 되살아났다.

말 그대로 기적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궁극의, 12서클 급 마법의 위력에 모두는 눈만 꿈벅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이 전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애나는 '여신의 총애를 받는 아이'라고 여겨지게 되었고,

이를 전해들은 사람들로부터 [기적의 마검사]라고 불리우게 된다.


그리고 며칠 후, 애나의 이상 현상이 제노아 여신의 개입이라는 것을 히엘이 전해 주었고,

그에 실패한 제노아는 제 2단계 계획을 이행할 거라고도 말해 주었다.


그 말을 들으며 애나와 넬, 마리는 서로를 의지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젠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 다짐할 수 있었다.

서로를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든든한 동료라고 느끼고 있었으니까.

Lv72 람찡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