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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괴담] 사랑의 소나타 1/5

아이콘 드림카카오72
댓글: 2 개
조회: 589
2011-11-21 14:10:14

 

 

 

 

 

아우 짱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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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의 <공포소설>님이 어디선가 퍼온글을 퍼온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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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크크크..”


웃음소리가 들린다. 광기에 미♡ 악마의 웃음소리가.

길다란 몸에, 인간과는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진 괴상하게 생긴 악마.


“다음 곡이.. 완성 됐다..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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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 Standby

                                   
「Misterioso (신비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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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야, 수연아 밥묵으라."


"네."


벌써 저녁 시간이 됐나. 하루 종일 집중해서 음악을 듣고 있었더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오늘도 그저 음악만 들으며 하루를 보냈다. 여느 때와 같이 반찬은 후질그레 하다. 밥, 간장, 김치.

어디 영화 속 빈민촌에나 나올 법 한 반찬들이지만, 이런 것들로만 끼니를 때운건 꽤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아버지가 계실 때만 해도 이렇게 까지 가난한 집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꽤나 높으신 군인이셔서 벌이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진급을 하시더니, 얼마 안 되어 갑자기 아버지가 자취를 감추셨다. 더 이상 이런 집에선 살 필요가 없다고 느끼신 모양이다.

그 후론 나이 드신 어머니 혼자 나와 어린 내 동생 수연이를 키우셨다. 어머니가 힘든 몸을 이끌고 이런 저런 궂은 일을 하셔서 이렇게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형편에 내 동생과 나를 학교에 보내 주시는 것만 해도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아, 어머니는 그렇게 주름이 늘어 가시는데 난 집에서 음악만 듣고 있다고 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난 현재 음악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즉 음악을 듣는 것이 곧 공부인 것이다. 소질도 있고, 노력도 꽤나하고 있어서 장학금은 놓친 적이 없다.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효도는 하고 있다.


밥을 대충 해치우고 컴퓨터에 앉았다. 평소에는 여동생이 컴퓨터를 항상 차지하고 있지만, 여동생은 오늘 아침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갔기 때문에 마음 편히 컴퓨터를 켰다.

지지직 거리는 고물 컴퓨터지만 이 시간이 오늘 하루중 그래도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유머 사이트들을 돌면서 좀 웃고, 인터넷 기사들을 보며 고개 몇 번 끄덕이고 난 뒤, 그동안 확인 하지 못한 메일 체크를 시작 했다.





제목 : 그냥 이렇게 끝내긴 싫어..   보낸 이 -민선-

제목 : 바보야 제발...        보낸 이 -민선-

제목 : 메일 답장좀..부탁할게..    보낸 이 -민선-






오늘도 가슴 아픈 그녀의 메일들이 한 가득이다. 무시하자. 봐서는 내가 힘들다. 그렇게 클릭 한번 없이 확인한 메일함을 닫으려 할 때, 이상한 제목의 메일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제목 : 사랑의 소나타   보낸 이 -  -





사랑의 소나타라.. 보낸 이 이름도 적혀있지 않다. '스팸메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의식 적으로 클릭을 했다.

내용은 조금 특이했다. 그곳에는 음악을 전공하는 나로서는 생소하지 않은 말들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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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반의 청중이 흥미를 갖는 것은 음악이 아니라 음악가이다. - Romain Rolland

 2. 들리는 음악은 아름답지만, 들리지 않는 음악은 더 아름답다. - John Keats

 3.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침묵의 후가 음악이다. - Aldous Huxley

 4. 음악은 남자의 가슴으로 부터 나와 여자의 눈물을 자아낸다. - Ludwig Van Beeth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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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유명한 거장들의 음악에 관한 명언이다. 별로 생소한 말들은 아니었기에 스크롤을 내렸다. 페이지 아래에는 4개의 첨부 파일이 들어있었다.

모두 음악 파일이었다. 4개의 파일을 모두 다운 받아 그 제목들을 살펴본다. 왠지 조금 특이한 제목의 파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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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1. 제시부 - 시작의 악장


 file2. 발전부 - 인지의 악장


 file3. 전개부 - 시험의 악장


 file4. 재현부 - 결말의 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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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악장에 제시부 - 발전부 - 재현부 의 전개. 음악의 종결을 나타내는 'coda' 파트가 생략 되어 있는 것만 빼면 거의 완벽한 소나타 형식이다.
음악을 아주 모르는 사람이 장난으로만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대체 누구일까, 이걸 만든 사람은...


호기심에 못이겨 첫 번째 파일을 실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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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1. 제시부 - 시작의 악장

                                      
「inquieto (불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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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실행되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생각보다 가볍고 편안한 리듬이다.

'a단조의 4/4박자.'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이다. 전주가 끝나자 여린 p(여리게) 음이 흘러나온다.

모든 소나타는 1악장 전개부가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1악장 제시부가 소나타 형식을 취해야 '소나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제시부(Exp-osition)의 소나타 형식은 2개의 중심 선율을 가지고 있다. p(piano-여리게)로 구성된 여성의 섬세한 선율과, f(forte-강하게)로 구성된 남성의 강인한 선율.

이 두 선율을 조화시키며 음악의 흐름을 제시하는 것이 제시부의 핵심 역할이다.


이 음악의 첫 번째의 여린 p(여리게)음은 상당히 아름답다. 사뿐 사뿐한 음들이 어린 소녀가 뛰어 노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그래 이건.. 어린 소녀가 노오란 꽃밭에서 뛰어 놀고 있는 모습. 소녀는 빙글 빙글 돌며 해맑게 웃고 있다.


이 음악은.. 다른 음악과 다르다. 어린 소녀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진다.
음악은 듣는 사람 마다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 곡 만큼은 듣는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감상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녀의 손짓 하나, 발동작 하나마저 머리 속에 영상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때, 남성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f(강하게) 파트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혼란스럽고 우울한 저음. 소녀가 갑자기 지레 겁을 먹는다. 사뿐 사뿐 꽃밭을 뛰어다니던 두 발이, 이제는 땀에 젖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소녀의 앞에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점점 다가온다. 그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아름답던 꽃들이 시커멓게 시들어간다.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칼을 꺼내 든다. 어린 소녀가 울부짓는다.

#(높게)과 b(낮게)로 범벅된, 무자비하고 시끄러운 선율이 그녀의 울음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퍼져나간다.


칼이 소녀를 계속해서 찌른다. 음악이 점점 거칠어진다. 악센트가 들어간 꽝꽝대는 강한 음들의 소리에 맞춰, 소녀의 피가 사방으로 치솟는다.

수많은 노란 색의 꽃들이 붉은 피로 물들어간다. 빨간 모자는 소녀를 수 조각으로 토막 내어 형체를 거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뒤로 돌아선다.

유유히 사라지는 빨간 모자와 함께, 다시 여성의 섬세한 선율이 울려 퍼진다. 피에 젖은 꽃밭을 뒤로, 음악이 점점 작아진다.

음악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정신이 든다.


'흐드러진 꽃밭. 춤추던 어린 소녀. 빨간 모자를 쓴 괴한. 소녀의 토막난....욱'


찢어지는 살결 하나, 튀는 핏방울 하나까지 생생했던 영상이 갑자기 떠오른다. 화장실에 뛰어가 먹었던 저녁 식사를 모두 토해냈다.


다시 컴퓨터에 앉아 다음 악장을 틀어본다. 순간, 컴퓨터가 큰 소리로 '파지지직' 거리더니 전원이 나가버린다.


이 고물 컴퓨터 같으니..


"원재야! 이시간 까지 안자고 뭐허냐! 언능 가서 자!"



안방에서 어머니가 소리치신다.


"아..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방문을 열고 침대에 가서 누웠다.

완벽한 p와 f의 선율. 뇌에 직접 새겨지는 것 같이 강렬하게 떠올랐던 음악의 이미지. 아마추어의 장난이 아니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이 음악을 만든 사람은.. 대체 누구지..?'


오랜만에 잠을 이를 수 없는 밤이 찾아왔다.




그 일이 있고 나서, 4일이 흘렀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줄 알았던 우려와는 달리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다. 어제와 똑같이 음악 감상을 하고, 저녁을 먹고, 고물 컴퓨터를 켰다.

'제주도라니.. 좋겠군'

수학여행을 가 재밌게 놀고 있을 동생이 부럽다.
돈이 없어 수학여행을 못 가던 동생을 위해 그동안의 알바비를 털어 수학여행을 보내줬었다.
덕분에 새 컴퓨터를 사려고 모아둔 돈은 날아가고, 지금 고물 컴퓨터의 자판만 두드리고 있다.


그때 들었던 '사랑의 소나타'의 음악만 재생하려 하면 컴퓨터가 지지직 거리며 꺼져버린다. 심지어 저번에 들었던 '제시부-시작의 악장' 마저도 재생이 되지 않는다.

새 컴퓨터가 필요한데..

할 수 없이 어제와 똑같은 유머사이트를 돌고, 별반 달라진 것 없는 인터넷 기사들을 본다.

정치면은 맨날 똑같은 새♡들의 싸움 얘기가 있다. 문화면은 항상 거기서 거기 인 것 같은 책들이 소개되어있고, 사건면은 항상 똑같은 더러운 살인사건 얘기가 있..


..어?



조금 특이한 기사가 눈에 띈다.




'어린 소녀 토막난 시체로 발견돼..'




..어라?

내용을 훑어보았다.

「오늘 후 3시쯤 …… 제주도 유채꽃밭에서 …… 한 소녀가 칼에 무참히 토막 난 채 …… 얼굴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참히 잘려 신원도 확인 불능 …… 그 부근에서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을 보았다는 목격자도……」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처음으로 지금의 상황이 꿈이길 바랬다. 신원이 확인 되지 않았다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사랑의 소나타. 그리고 제주도로 수학여행간 내 동생.



......


짙은 슬픔과 분노가 뚝 뚝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어우러진다.

처음으로 내 친구와 같던 ‘음악’이, 이렇게나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꼭 잡아서.. 죽인다.. 빨간모자.. 너는 내가 죽인다..'


찬란한 죽음의 연주는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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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3 드림카카오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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