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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괴담] 사랑의 소나타 2/5

아이콘 드림카카오72
댓글: 5 개
조회: 180
2011-11-21 14: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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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2. 발전부 - 인지의 악장

                                      
「Stretto (긴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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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삼일이 지났다. 사랑하는 여동생이 죽었다. 더 이상 울 힘도 없다. 혹시나 했던 아버지는 딸의 죽음에도 모습을 비추지 않으신다.
어머니께서는 이제 말라버린 눈물을 아직도 짜내고 계신다. 혹시 어머니께 까지 피해가 갈까봐 '사랑의 소나타'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갈 수 있다고 행복해 하던 수연이의 모습이 이렇게 눈에 선한데..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하필... 하필 왜 이번에 돈을 모아 수학여행을 보냈을까.. 왠지 모를 죄책감이 밀려온다.. 제기랄.


..일단 슬퍼하기보다는 범인을 잡아야 한다. 그것이 수연이에게 속죄하는 길이며, 또 다른 희생을 막는 길이다.
우선 이번 사건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첫째, 그 악마의 음악이 왜 나에게 온 것일까. 범인의 살인 동기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둘째, '사랑의 소나타'라는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건 더더욱 전혀 알 길이 없다.

셋째, 어떻게 노래에서 소녀의 죽음과, 내 동생의 죽음이 이렇게나 유사할 수 있을까..


'..예고살인'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이었다. 어떤 괴한이 노래로써 나에게 누군가의 죽음을 예고하고, 그 음악에 따라 내 가족을 죽인 것이었다.


혹시 듣지 않으면 누군가가 죽지 않는 걸까.. 아니, 음악을 듣지 않으면 희생을 막을 최소한의 힌트마저 사라져 버리는 꼴만 될 것이다.


조용히 방 안에 들어가 컴퓨터에 헤드폰을 꽂았다.
음악을 실행시킬 때마다 다운 되어 버렸던 컴퓨터이지만 지금은 다음 악장이 반드시 실행 될 것이란 걸 내 감이 말해준다.

전과 같이 곡을 다시 못 듣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하여 녹음기도 준비했다.


준비는 끝났다.



두 번째 파일인 '발전부 - 인지의 악장'을 실행시켰다.



소나타의 두 번째 부분인 발전부(Development)는 '제시부'에서 제시된 두 주제의 리듬, 화성, 선율 등이 동기적인 발전을 이루는 부분을 말한다.
다른 파트와는 달리 음과 선율의 역동적인 변화가 특징이다.

그건 그렇고 '인지의 악장'이라니. 이번 음악을 들으면 무언가 알 수 있게 되는 걸까.. 이 음악은 나의 생각이나 행동까지도 예측 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소름끼치는 섬세한 선율이 귓속으로 파고든다. 역시나 가단조. 그리고.. 3/4박자인가. 작게 톡 톡 튀는 매우 높은 음들이 들려온다.
멜로디는 상당한 고음으로 부터 시작해 점점 차분히 높아진다.

decrescendo(점점 크게)와 staccato(한 음씩 또렷하게)가 섞여 나오기 시작하며 선율이 뚜렷해진다.

이건 마치..

'발걸음소리.'


음이 조금씩 조금씩 높아진다. 뚜벅 뚜벅 어딘가를 걸어 올라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1악장의 첫번째 선율이 그랬듯, 성급하지 않고 차분한 발걸음이다.
계속 올라간 음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 이다.

이정도의 음높이면.. 9옥타브? 10옥타브? 돌고래가 아니고서야 정확하게 집기 힘든 음높이다. 3/4박이었던 박자도 이미 기준을 잃었다.


그러고는 잠시간의 정적이 흐른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고, 작은 음들이 약간씩 소리를 보탤 뿐이다. 인간으로 말하자면, 무언가 고뇌하는 순간 같았다고나 할까.


수 초 뒤, 음이 갑작스럽게 역주행 한다. 초 고음부터 초 저음까지. 소리도 그 속도에 맞춰 점점 커진다.

계속해서 낮아지던 음이 다시 1옥타브 도에 도달하는 순간, '꽝' 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음악이 끝이 났다.
이건ff(매우 강하게).. 아니, fff정도는 될 정도다. 음이 올라갈 때와는 다르게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나 빨라, '꽝' 하는 순간에 더욱 깜짝 놀랐다.
엄청난 속도라고 말하기 보다, 약 7초정도 안에 그 모든 음들이 담겼었다고 말 하는게 그 빠르기를 이해하기 좀 더 쉬울 것이다.


'이번엔.. 낙사(落死)인가..'


천천히 올라갔다가, 정점에 도달 한 후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저 음색은 낙사임에 틀림 없다.
평상시 소나타 음악을 듣고 낙사를 떠올리는 경우는 없겠지만, 이 빌어먹을 잔혹한 소나타라면 낙사를 표현했음이 틀림없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었지만, 충격은 첫 번째 악장을 들을 때와 다름이 없다. 온몸이 터져, 너덜 너덜하게 죽어있을 그 사람의 모습이 생생하게 상상된다.

...그러기에 더욱 다음 예고살인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언제 다음 사건이 일어날 것인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최소한 사건이 어디서 일어날 지만 알 수 있어도, 며칠을 꼬박 새서라도 그곳을 지킬텐데..


절망적이다. 수연이가 죽을 때처럼 나는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제길..

순간 내 머리를 스친 말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이 괴한이 나에게 보낸 메일에 적혀있던 2번째 명언.




「들리는 음악은 아름답지만, 들리지 않는 음악은 더 아름답다. - John Keats」




'들리지 않는 음악이 더 아름답다'..라.. 설마 그런거였나.. 서둘러 2번째 악장을 녹음기를 앞으로 감아, 다시 틀어보았다.
그리곤 잘 들리지 않던 초 고음들을 집중해서 계속 들어보았다.
잘 들리지 않지만 대충 예상 하고 있는 음이 있었기에, 가장 높은 최종 음이 어떤 음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역시나..

'9옥타브 시.'



들리지 않는 음악이란 초음파에 가까운 이 악장의 최고 음인 '9옥타브 시'를 의미하고 있었다.
각각의 음계를 계단 한 층으로 생각한다면.. 1옥타브 도는 1층. 1옥타브 레는 2층 …… 그렇게 나아가면 9옥타브 시는..



'63층'



허겁지겁 신발을 신고,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허억 허억..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빌딩을 향해 달려갔다. 처음 와보는 63빌딩의 안. 가난한 나로서는 올 일도 없었다.

심지어 63빌딩의 층수는 지하 삼층과 지상 육십층이 합쳐서 육십 삼층이라는 것조차 이제서야 알았다.
제길,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63빌딩을 올 만한 사람이 대체 누가 있단 말인가..


1층에서 60층까지 직행으로 타고 가는 전망 엘리베이터를 탔다. 유리로 된 창 밖을 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이곳에서 떨어진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땡'


육십층에 도착했다. 옥상은, 옥상은 어디지? 옆의 직원한태 물어봤다.


"아.. 63빌딩의 옥상은 민간인에게는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예?"


..이게 무슨소린가..


"하지만, 저는 지금 꼭 가야합니다.. 사람목숨이 걸려있어요."


"죄송하지만, 63빌딩 옥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출입 불가 지역입니다."


직원은 당연히 불가능한 사실을 왜 자꾸 물어보냐는 듯 나를 쏘아본다. 계속해서 부탁을 했지만 그렇게 쉽게 허가가 될 리가 없었다.

당황스럽고 답답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내 가족 중 63빌딩 옥상에 올라갈 만한 지위나 능력이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이곳이 아닌 것일까? 아니, 다음 살인 예정지가 이곳인건 확실 하다.
2악장 시작 부분의 발걸음 소리를 표현한 선율이 1옥타브 도가 아닌 상당한 고음에서부터 시작 했었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발걸음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60층에서부터, 60층 옥상으로 올라가는 부분 까지를 표현한 것이리라.


날도 슬슬 어둑어둑 해진다. 몇 개의 층만 빼놓고는 불도 다 꺼졌다. 아무래도 살인 예정일이 오늘은 아닌 것 같다.
우선 63빌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빌딩 주변의 피시방에 들어갔다.
인터넷을 키고, 가장 중요한 ‘옥상’에 대한 것부터 검색을 해 보았다.


"음.. 이거군"


정보가 쓰여 있는 블로그로 들어가 글을 보았다. 그곳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63빌딩에 우리가 올라갈 수 있는 층은 60층까지입니다.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도대체 63빌딩의 옥상에는 무엇이 있는가 논란을 일으켜왔는데, 여기에는 당혹스럽게도 방공 대공포와 수방사레이더 기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군인들 중 극비로 …….」


꽤나 놀라운 사실이지만, 중요치는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군인은 없...

...

...

'..설마....?'


머리가 백지장이 된 체 피시방을 뛰어나온다.


"손님 돈은 내고 가셔야죠!"


시끄러, 1초도 아깝단 말이다.. 제발.. 제발.. 63빌딩이 눈앞에 보인다. 다시 들어가서 부탁을 해봐야지..

제발..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꽝!!"



엄청난 굉음이었다. 미사일이 떨어진 것 같았다. 부서진 아스팔트의 파편들이 내 머리를 치며 떨어진다.



"꺄아아아아악!!!!!"


대기를 찢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하늘에서 떨어진 남자는 온몸이 터져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다. 피로 물든 아스팔트 위로, 군복을 입은 시체가 차갑게 식어간다.



'..아..아버지....'



슬픔, 분노, 무력감. 순식간에 엎쳐오는 감정들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정신을 잃고 기절하였다.










하루가 꼬박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수년간 보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재회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줄이야..



「가족을 버려둔 채, 국가에 충성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

죄책감을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

사랑하는 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려 한다.」



아버지의 유언이다. 필체도 옛 아버지의 것과 일치한다. 관계자들의 마을 들어 보니, 승진하신 아버지는 63빌딩 옥상에서 일을 하게 되셨다고 한다.

아까 블로그에 써져 있던 데로, 63빌딩 옥상의 군부대는 극비.

그 극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버지는 우리에게 말도 하지 못하시고 떠나신 것이었다. 이번 수연이의 죽음에 대해 소식통을 통해 들으셨겠지.
그리고 우리를 버렸다는 죄책감이 수연이의 죽음으로 증폭되어, 자살이란 길을 택하셨던 것이다.



사랑의 소나타라..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소나타라는 것인가?



..크크.. 신발.. 이 악마의 음악을, 어떻게 해야 극복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아버지는 유서까지 써놓고 자살을 하셨다.


즉 이건 예고 살인이 아니다. 음악에 담겨있는 이미지들은 '바꿀 수 없는 미래'인 것이다.

'인지의 장'이라..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에서야 인지했다.



이건 인간의 짓이 아닌, 정말로 악마의 소행이라는 것을..



또 하루를 장례식장에서 보낸 뒤 다시 집으로 돌아 왔다. 절망으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힘겹게 끌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그냥 유머 사이트나 돌면서 실실 쪼개고 있었다...

포기해 버렸다...

어차피 다음 사람은 내가 아무리 용을 써 봤자 죽게 될 것이다.
차라리 이 씨♡ 같은 음악도 듣지 않고, 쓸대 없는 노력도 하지 않는게 낫다. 어차피 결말은 정해져 있으리라.


그때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짜악!"


분노에 찬 손이 내 뺨을 후려쳤다. 어머니였다.


"넌 지금.. 지금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디.. 웃음이 나오냐.. 이 썩을것아.."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신다. 아무리 힘드셔도 눈물은 흘리지 않는 분이셨는데..


"와서 밥이나 묵그라.. 그리고 반성좀 해라.. 이자슥아.."


"....네.."


뺨 한 대에 정신이 바싹 든다. 지금 정신을 놔선 안된다. 불가능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한다.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악마의 다음 목표는.. 나의 어머니일 태니까.

 

Lv73 드림카카오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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