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의 작품성 가치를 훼손하는 경우>
1. 다음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랜덤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 DLC보다 더 악질인 점은, 얼마가 들어갈지 감이 안 잡힌다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한 캐릭터 강화를 강제하는 것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양산형 똥겜 시장으로 변한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3만원의 DLC는 비싸 보이지만, 각각 천원인 30개의 랜덤박스는 훨씬 저렴해 보입니다. 이런 눈속임을 통한 상품 판매는 속절되야 합니다.
2. 일정한 기간 동안 판매되는 랜덤박스의 아이템이 영구적인 스탯 상승을 가져오는 경우, 혹은 오버스펙의 영구성 아이템을 제공하는 경우.
- P2W(Pay to win)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전에 어느 재미있던 컨텐츠가 있었던 간에 패치 한 번으로 결국 현질이 답인 게임이 되어 버립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P2W이었으면 유저들이 알아서 피해가면 되는데, 오래되고 매니아 유저층이 두터운 게임에서 이런 패치를 하면 유저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사행성>
3. 랜덤박스의 아이템이 현물 거래로 거래 가능한 경우. (설령 게임사가 이를 공식적으로는 금지한다 하더라도)
- 운이 좋다면 오히려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슬롯머신과 다를 점이 없습니다.
4. 랜덤박스의 확률 조작이 가능한 경우
- 현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확률도 명시해야 하지만, 이전에는 정말로 0%나 0%에 가깝게 내 놓는 게임사들이 있었습니다. 국내 게임의 경우 더 이상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일지 모르나, 국내 법에 저촉받지 않는 해외 게임들은(특히 스팀) 여전합니다.
5. 게임 내에 랜덤박스적 요소가 필수적이며, 이 행위가 지속적이고 반복되는 경우.
- 자연스럽게 게이머를 도박 중독자로 만듭니다. 점차 더 큰 보상으로 유도해 한번 길들이고 나면, 게임을 접게 된 이후에도 중독은 계속됩니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무슨무슨 법처럼 단지 표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이치에 맞지 않는 감정법들은 나쁜 법들이 맞습니다. 그러나, 적절하고 필요한 규제는 시장이 성숙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성숙한 시장에는 안정성이 있고, 이는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입니다. 즉, 시장이 성장한다는 이야기지요.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은 몇몇 회사가 과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도 수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이고 대부분 별 볼일없이 잊혀진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게임을 위해서는, 아울러 게임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게임 회사들이 세워져 경쟁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규제때문에 시장이 죽는다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엄연히 틀린 말이고, 분명 그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이 썼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 말을 제대로 풀이하자면, 규제로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독과점적 지위를 지켜온 거대 게임 회사들에 생채기가 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시장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설령 저 회사들이 다 무너지더라도, 인적 자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수요를 보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개발자들은 서로서로 다시 모여 회사를 설립할 것입니다. 그게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니까요.
결론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는 잘 안하려고 했는데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현제 게임, 문화컨텐츠 관련 공무원 분들은 지위를 막론하고 여러분 만큼이나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정부 하는 꼬라지는 아직 대학교도 못 간 제가 봐도 맘에 안 드는곳 투성이지만, 어떤 정책이 세워질 떄 아무런 이유나 근거 없이 세워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특정 정당 맘에 안든다고 무작정 반대하지 마시고, 저희 스스로에게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확실하게 지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Plaud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