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피겨님 글에 댓글이 길어 질것 같아 별도 글로 따로 남깁니다.
장문의 글을 쓰게 되어 죄송하며 읽기가 불편하신 분들은 제일 하단만 보셔도 됩니다.
-------------------이 글은 하단 피겨님 글에 대한 제 의견 입니다---------------------------
1. 불법복제문제로 인한 부분유료화로의 전환, 그리고 밸런스
말씀하셨던 첫번째 요인, 패키지 게임의 불법복제 건에 대해서라면 밸런스 영향이 없는 부분유료화 아이템으로도 수익을 내는 게임이 많다는 사실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밸런스에 영향이 없는 부분유료화 아이템은 시간을 줄여주는 아이템이나 추가 도전 횟수를 부여하는 아이템이 많으며 이 대부분은 현실 시간으로 대체 하거나 높은 컨트롤 등으로 보완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제 의견이지만 이러한 형태의 부분 유료화는 유저를 과도하게 경쟁으로 몰아 넣어 캐시아이템 구매 없이는 노골적으로 도태되는 형태의 디자인을 하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불법복제에 대해 대응할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고 이외에도 패키지 구성품 고급화, 상시 온라인 인증 등을 통해 게임 구매를 통한 만족감을 향상 시켜 나간다면 대응이 가능하겠지요 굳이 오버워치 이야기 하실 필요 없이 수천만장이 팔려 나가는 GTA나 PS3, PS4 독점으로 8백만장이 팔린 라스트오브어스를 예로 들어도 될것 같습니다.
<밸런스 관련 캐시 아이템 없이도 부분유료화는 성공 할 수 있음>
<기술 발전에 따라 불법 복제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짐, 멀티 플랫폼 패키지를 통한 게임 판매 가능>
2. 경쟁에서 오는 피로감
놀이와 인간을 읽어보시면 재미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 하는데 그 중에 놀이의 사회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아를 형성 하고 자존감을 키우는데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이를 인지하는 방법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타인보다 나은 나 자신은 설사 그 종목이 간단한 게임이 되었더라도 혼자서 하는 기교놀이에 비해 대단한 쾌감을 가져다 주며 게임 내 경쟁도 이러한 재미에 기인합니다.
사족으로.. 각 방면의 '실력자'들이 모여 일을 벌이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스토리 텔링의 오랜 클리쉐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이와 더불어 타인과 관계를 더불어 큰 목표를 달성할때의 경험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 큰 것이겠죠
게임 내 경쟁의 역사를 살펴 보면(저도 아주 늙은 아재 인지라 옛날 게임은 잘 모릅니다;;) 격투게임, FPS, RTS게임 등이 있었으나 이는 유저의 조작실력이 매우 중요하여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이후 좀더 간편한 조작으로도 경쟁을 할수 있게된 MMORPG의 경우 종족, 길드 단위의 PVP를 통해 얻던 즐거움이 상기 언급했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자아 확인에 속하지만 이는 긴 플레이 시간과 인원수에 많이 의존하게 되어 공정성이 결여 되어 있어 온전한 유희로서의 게임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짧은 플레이 타임과 공정한 룰내에서 협력+성장의 요소를 동시에 담은 MOBA 장르가 대두 되었습니다.
허나 MOBA 또한 문제를 드러내게 되는데 LOL의 경우 유저간 경쟁에서오는 스트레스(욕설 등), 패배 시 20분에서 40분이 넘어가는 시간에 대한 보상을 얻지 못하는 허무함, 지나치게 많은 영웅수로 인한 몰입감 저하와 진입장벽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2016년 오버워치가 등장하게 되는데 전 개인적으로 오버워치는 '경쟁'이라는 요소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블리자드의 결정체라고 봅니다. 오버워치는 MOBA 장르의 단점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노력 했으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자신의 점수 외에는 타인의 스코어를 볼 수 없어 유저간 분쟁은 완화하고 개인의 성취감은 메달 시스템을 통해 고양
2. 승패가 보통 5분, 길어도 10분 이내로 결정되어 시간에 따른 스트레스 완화
3. 승/패로 얻는 경험치 차이가 크지 않아 꾸준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음
4. 영웅 수는 많지 않지만 치밀하게 짜여진 배경 스토리와 설정을 통한 몰입감 상승
5. 하이퍼 FPS라는 장르를 선택하고 팀단위의 미션을 통한 승패결정 방식을 도입하여 진입 장벽 완화
그리고 경쟁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줄였지만 대신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을 위한 티어 없이 실력만 잴수 있는 '경쟁전(Competitive Play)' 를 도입한것도 좋다고 생각 됩니다. 흔히 쓰이는 래더라는 단어를 두고 굳이 불편하게 Competitive Play라는 단어를 사용한것에서 이에 대한 블리자드의 생각을 살짝 옅볼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쟁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이며 이를 제외하기는 어려움>
<현세대 게임들은 경쟁에서 오는 재미는 높이고, 스트레스는 줄이는 형태로 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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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간단히 떠올려봐도 그래픽/사운드/성장/경쟁/협동/규칙 등이 있겠네요
각 요소는 각자들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양쪽을 만족 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는 대단히 만족한 게임이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재미없는 게임이 되는 경우도 다반사 입니다.
좀더 다수의 유저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게임이 좋은 게임 이겠지만 유저의 취향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이를 모두 포용하긴 힘드며 특정 취향의 유저들이 특별히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2016년에도 극한의 성장과 경쟁을 유도 하는 게임과 캐쥬얼한 하이퍼 FPS, 그리고 두가지가 전부 없지만 뛰어난 연출과 스토리를 가진 게임 등이 전부 승승 장구 하고 있습니다)
만약 PD나 기획팀장이 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인간의 중독심리, 스포츠 그리고 영화에 대해 많이 공부하시고 인간이 재미를 느끼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각 요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각각의 요소가 대상으로하는 타겟 유저그룹은 어디인지, 핵심 재미 요소의 단점은 어떻게 커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해보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쓰다 보니 결론이 없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