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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범죄 마지막 편/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사견.

아이콘 고추장볶음
댓글: 50 개
조회: 13856
추천: 77
2015-11-03 02:53:54

 

 

 

33장.
베리사는 특정한 계기로 자신의 아들들을 뚜렷히 떠올리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로닌의 또다른 분신들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베리사는,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들들이 포세이큰의 권역지에서 만연한 죽음과 살아갈 수 있을지.
그 여부를 스스로 결론 내리지 못한 채 해과일에 독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마침 배리사는 자신의 아이들과 닮은, 선하고 상냥한 안두인을 마주치곤 이를 빛의 인도라 여겨 가로쉬의 음식에 독을 타놨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자신의 운명의 선택지를 안두인에게 맡기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화들짝놀라 헐레벌떡 가로쉬에게 뛰어간 안두인. 아직 가로쉬는 카레를 먹지 않은 상태였으나.
그가 안두인을 보자마자 쏟아낸 것은 모욕과 분개의 감정이었습니다.


가로쉬는 거듭 거듭 울화를,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뭐가 최선인지, 뭐가 옳은 것인지 안다는 식으로 구는 이들의 오만함에 절치부심했으며,
훗날 안두인에 왕위에 오르는 날, 오크는 피가 채 마르지 않은 젊은 왕의 목을 창에 꽂고 만인을 학살하여
티핀이 저주받은 유산을 스톰윈드에 물려주었다고 한탄하게 되리라 곱씹었습니다.


가로쉬의 폭언은 물리적 폭력 수준으로 안두인의 머리를 두들겼습니다.
안두인은 분노가 타오르다 못해 파열될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당장 자신의 빛의 권능으로 가로쉬를 불태워버리고 싶었지만-가로쉬가 해과일을 카레에 짜놓고 한술 뜨려는 모습에
분노도 잊고 그릇을 쳐내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이에 제반사정을 모르던 가로쉬는 분개하며 왕자의 팔을 낚아채 분지르려했으나
자신이 먹으려는 카레를 쥐가 먹고서 죽어버리는 모습을 보곤 암살시도가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가로쉬는 폭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왕자를 아무 말도 못하고 지켜보았습니다.




막간극:
암살의 실패소식을 들은 실바나스는 애먼 야수들을 갈기갈기 찢으며 울분을 해소했습니다.
그녀의 극심한 고통은 다른 무언가에게 고통을 주는 것으로만이 풀 수 있었습니다.


암살이 실패한 것에, 자신의 여동생이 자신을 배신한것에, 실바나스는 비로서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감히 다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려 한 시도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사랑. 신뢰. 기쁨. 그런 것은 오로지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한 감정임을.


그녀는 다시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살육으로 마음을 진정시키곤 재판장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재판에서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34장.
판결이 시작되기 직전. 카이로즈가 시간의 환영을 열심히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고엘은 그 모습을 보고 재판이 끝난 지금은 더 이상 저 기구를 쓸 활용처가 없어졌기에

환영을 비활성화 시키고 있는 것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가로쉬가 재판장에 나왔습니다. 재판장의 모든 청중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타란주는 가로쉬에게 물었습니다. 본 재판으로 운명이 결정나게 되기 전에, 무언가 하고픈 말이 있냐고.


가로쉬는 그렇다고 끄덕였습니다. 그리곤 재판장을 천천히, 한바퀴 둘러보며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분명히 할 말이 있소. 고귀한 타란 주여. 위대한 천신회여. 아제로스 사방에서 온 청중들이여.'
로 시작된 그의 어조는 진솔하고 침착했습니다.


그간 재판에서 본 죄목들. 매서운 티란데의 열거.

그로 인해 자신을 죽여야 한다고 느끼는 이들의 감정에 대한 공감.
바인의 변호. 그 와중에 '누구나 죄 없는 자는 없다'는 공감과 호소에 대한 감명.


특히 안두인. 자신이 거듭 중오와 폭력을 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린 스톰윈드의 왕자가 빛에 대해 이야기하고 친절을 보였음을 거듭 반추했습니다.


그렇게 한차례 그간 상황을 회고하며 되짚고 정리한 가로쉬는,
자신의 죄를. 그 무게를 명확히 인지했음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들에 대하여 자신은.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라고 외쳤습니다.
악의에 찬 가로쉬의 외침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 맞아! 나는 얼라이언스의 무릎을 꿇릴 수만 있다면 테라모어따윈 수천개라도 파괴했을 거다!
재잘재잘 지껄이는 나이트 엘프 새끼들, 가식적인 블러드 엘프들. 탐욕스러운 고블린과 비척이는 시체들.
냄세나는 트롤 새끼들을 전부 쓸어버렸겠지! 내가 저지른 포악무도한 짓이 나는 전혀 후회스럽지 않아!
후회가 되는 것이라면 그런 짓을 더 저지르지 못한게 후회스럽다!


한치의 반성도 보이지 않는 가로쉬의 외침에 재판장의 어수선함은 극에 치달았고.
그 야음을 틈타 카이로즈가 시간의 환영을 사용했습니다. 시간의 환영이 부숴지며 시공의 틈이 열렸습니다.


동시에 잴라의 비행선과 해적무리가 재판장을 급습하며

작은 마나폭탄들을 재판장에 폭격하여 혼란을 부추겼고, 카이로즈와 가로쉬를 탈주시켰습니다.


그간 잴라와 내통한 용은 다름아닌 카이로즈였던 것입니다.
마나폭탄의 급습으로 인해 재판장의 전원은 큰 충격을 입고 대응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막간극:
폭발에 앞서,

크로미의 행방불명에서 석연찮음을 느낀 안두인과 바리안. 고엘은 산개해서 크로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엘과 바리안은 폭발에 휘말리고, 적에게 가로막힌 동안.
안두인만이 무사히 사건의 진원지에 도달하여 상황의 배후에 래시온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래시온은 이럴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헤아려달라고 안두인에게 말했습니다. 친구로서, 또한 마지막 검은 용으로서,
자신은 이런 배신을 행해야 하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읆조렸습니다.

이윽고 래시온은 망연해 하는 안두인을 기절시키곤 도주했습니다.






35장.
재판장엔 강력한 영웅들이 많았으나 불시의 기습을 너무 크게 당한데다가,
재판에 참관하기 위해 전원 무장을 해제당한 그들은 전력을 낼 수 없었고,
시간의 환영으로 자신과 완전히 동일한(그리고 무장상태는 출중한) 또다른 시간선의 자신과 맞닿뜨림으로서
무력하게 가로쉬의 탈주를 방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장은 작은 전쟁터가 되어 난전의 양상을 이루었습니다.

고엘의 앞을, 블랙무어의 검투사가 된 시간선의 스랄이 가로막았습니다.
제이나의 앞을, 칼렉고스를 떠나보낸 시간선의 제이나가 가로막았습니다.
바인의 앞을, 가로쉬를 손수 죽인 시간선의 대족장 바인이 가로막았습니다.
안두인은 공포파괴자를 거머쥔 채 공포에 질려 얼어붙어 있는 미래의 왕인 자신을 보았습니다.
칼렉고스의 앞을, 바리안이 가로쉬의 죽음을 막지 않은 시간선의 칼렉고스가 가로막았습니다.


바리안은 별다른 자신의 환영을 마주하지 않았으나,
갑옷도 없이 평상복 상태에서 거듭된 마법 폭탄의 폭격에 노출되어 큰 피해를 입었고.
화살에 어깻죽지까지 맞아 전투력을 상실했습니다.


위기에 몰린 바리안을 발견한 잴라는, 바리안의 목숨을 취하면 가로쉬가 가장 기뻐할 것이라 여겨 덤벼들었습니다.
하지만 바리안은 되려 용과 잴라를 해적단을 모조리 도륙하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허나 제이나가 잔존 해적단의 총에 맞아 목숨이 위험해졌기에,

바리안은 제이나를 구하기 위해 잴라를 놔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지러이 돌아가는 전황 속에서, 천신들은 재판장 위에서 고고하게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 무능한 모습에 바인은 일순 울화가 치밀었으나. 곧 쉬엔이 강하게 외쳤습니다.


'샤를 기억하라! 샤를 기억하라!!!'


이에 바인은 깨달았습니다. 이 다른 시간선의 자신들은 아무데서나 끌어온 것이 아니라,
카이로즈가 찾은 그들의 모습중, 가장 어둡고 상처받은 모습들이었습니다.


칼렉고스는 미쳐버렸고.
스랄은 종족의 고뇌와 해방을 포기하곤 에델라스의 전사가 되었으며.
바인은 호드의 대족장이 되어 가로쉬를 처단했고. 이후 그 책임감과 격화되는 미래에 짓눌려 광화한 상태였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바인의 가슴 속을, 다름아닌 자기자신의 변호가 후벼팠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가로쉬 헬스크림으로 변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들은 다른 시간선에서 가로쉬가 되어버린 자신들이었습니다. 이를 깨달은 바인은
이들을 적대하고 부정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함을 깨닫고 외치며 전파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그의 몸에 천신의 힘과 축복이 호응하듯 흘렀습니다.





36장.

용아귀부족과 잴라. 카이로즈. 가로쉬등 중요 인물들은 이미 무한의 용군단의 비호하에 도주해버렸습니다.
남은 이들은 상황을 추스렸습니다.


바인의 깨달음 덕에 상황은 안정세로 접어들었으며,
제이나는 안두인과 츠지의 치유앞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습니다.


고엘은 싸우는 동안 아무 관여도 않은 천신들에게 어떤 통찰을 가지고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천신들은 이 판결이 어떻게 내려질 지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단언했습니다.



티란데가 그 결론에 기막혀하며 물었습니다.

도대체 그렇다면 어째서 재판을 연 것이냐고. 그저 우리를 갖고 논 것이냐고.


위론은 그렇지 않다고. 단지 재판을 받았던 것은 가로쉬만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고엘은 그때 비로서 영혼 깊숙히 수긍했습니다. 자신들 또한 재판을 받았음을.
천신의 축복과 깨달음과 더불어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 지식과 정신을 깨닫고 세상을 밝혀야 함을.


이제 남은 이들은 다시금 자신들의 세상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할 때였습니다.
고엘은 모두를 대표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가로쉬를 찾겠습니다'




에필로그.
카이로즈와 가로쉬는 태초의 건강하고 강력한 대지를 두 발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청동용 카이로즈가 준 선물이었습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간선의 세계. 하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계.


멀리서 문득, 헬스크림!!!이라는 오크의 연호가 들렸습니다.
가로쉬는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줄 알고 뒤돌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가로쉬가 아닌 다른 오크.
검은 머릿결을 휘날리며, 우람한 근육의 다부진 갈색 육체를 가진 오크가 있었습니다.


그 오크는 헬스크림의 연호를 받으며 무기를 들어올렸습니다.

피의 울음소리였습니다.




마치며.


뭔가 잔뜩 늦어놓고서 결과물은 간략하군요.
문서를 실수로 죄 날려버린 후로 다시 추스리느라.

그리고 무엇보다 엔딩을 공개할까 말까 고민하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아무리 단순 줄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깡그리 공개하는건 원전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하고 오랜시간 고민했지만... 생각 끝에 '공개해도 괜찮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매체마다 지향점은 다릅니다.
게임은 직접 개입해서 플레이하는 능동적 감각을.
영화는 미려한 영상미와 제한된 상영시간에 템포있게 압축된 이야기를 즐긴다면,


소설이라는 매체는 압도적인 정보량을 가장 능동적으로 향유하는 것이 매력일 것입니다.

한페이지에만 수백활자가 수백페이지. 읽는 흐름이나 속도. 이미지를 구상하는 것 모두 읽는 사람의 재량.
왠만한 영화 전체 대본분량이 꼴랑 소설 1챕터 분량정도밖에 되지 않는걸 생각하면,
소설의 분량은 정말 여타 전달매체와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이지요.


1챕터 분량의 영화에서 줄거리가 공개되는 것은 큰 타격이 되겠지만.
밀도와 정보량으로 승부하는 활자덩어리 소설에서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이는건 
큰 문제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전후사정이 다 나와있으니까요.


이 게시판의 모든 분들이 본 소설의 엔딩을 알고 있습니다.

전쟁군주 소설의 뒷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플레이하고 있는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입니다.


가로쉬는 다른 시간선의 드레노어로 흘러들어와,
아무런 반성도 깨달음도 얻지 못하고 최후의 최후까지 민폐만 끼치다가 죽었습니다.


결국 이 소설이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재판의 판결 여부가 아니라,
재판의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수백페이지 수만활자의 재판과정을 즐기려면 이런 요약본으론 택도 없을겝니다.
이 줄거리 리뷰는 극히 단편적인 축약본에 지나지 않습니다.


축약과정에서 합리적으로 편집된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습니다.

책자를 소지한 입장에서는 헛웃음이 나올 부분도 수두룩할 것입니다.


결코 소설 전체 내용을 담은 종착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출발점은 될 수 있겠지요.
리뷰를 말미암아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스덕으로서 굉장히 기쁠것입니다.


전쟁범죄 소설은 제우미디어에 의해 출판이 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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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 1. 왜 시작했나?

전쟁범죄 소설 줄거리 파악을 이토록 길게 거론한 진짜 목적은.


...드군 실드입니다.

드군 실드쳐볼려고 그 기저인 전쟁범죄부터 파봤습니다.


드군은 특히 6.0과 6.2가 처절했다고 생각합니다.
6.0의 유연한 카르가스과 가로쉬 광탈을 필두로,

뭔가 불안불안하게 전개되더니 6.2이라는 빅엿을 맛보기까지...


정말 6.2가 나왔을 당시의 충격과 공포는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개연성 다 귤까버린 그롬공주님의 레이드 내 행보와, 엔딩의 넌씨눈 환호성...


결국 평행세계라는 무리수까지 동원했으면서도.

평행세계로 인해 도출된 모순은 무엇 하나 언급도 해결도 안됐으며.


그렇게까지 무리를 해서 이끌어낸 전쟁군주들은 정작 비루하기 짝이 없게.

별 의미도 없이. 단기간 내에, 추수낫 앞에 소꼴마냥 우수수 쓸려나갔습니다.


특히 가장 주목받았어야할 가로쉬와 그롬은 공기화가 되버렸구요.

심지어 그렇게 전쟁군주를 소모해놓고서 기껏 나온 불군이라는 것도,
허망하게 광탈해버리는 만노로스와 아키몬드...


물론 드레노어가 태고적 야생의 힘이 고스란히 간직된 강력한 행성이고.
그런 행성의 힘을 깡그리 끌어모은 전설반지는 태생상 거진 준 세계수 급은 될태니.

위습디토에도 날아가던 아키몬드가 반지에 멀쩡하진 못하겠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랄이 중간중간에 용혼 쓰던것처럼

어느 정도 직관적인 연출은 좀 만들어줬어야지 싶어서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뭐_이런_연출_정도는_있었어야_하지_않았을까_jpg.]





2. 판다리아 돌아보기.


허나. 드군의 이 허술한 전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됍니다.
생판 맨땅 헤딩으로 시작한 판다리아조차도,


중화틱한 신대륙의 이질성은 끝끝내 극복못해 찬반양론이 거셌을지언정, 그 전개 자체는 분명 합당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배경과 인물이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드라마틱한 서사구조를 이뤘습니다.


대격변으로 인해 전세계가 자원의 부족과 기근에 시달리고.

그런 자원 고갈현상을 타파하고자 신대륙을 찾아나서다 좌초 끝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판다리아.

판다리아는 황금 연꽃이라는 축복받은 성지를 수원으로 두고,

그로 말미암아 압도적인 농경 생산량을 자랑하는 대륙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얼라와 호드간에 분쟁양상으로 전황은 확산되었고.

이 과정에서 고대 황제에게서 파생된 샤라는 타락이 대두됍니다.


샤와 조화를 이루고 감정의 격화를 피하던 판다렌들로 하여금

얼라이언스와 호드 양 측은 끊임없이 질문을 받게 됍니다.


어째서 싸우는가. 무엇이 싸울 가치가 있는가.

그것은 샤에 접근하는 워크 캐릭군상들의 다양한 태도로 하여금

이질적인 신대륙과 기존 워크 캐릭터를 잘 녹여내는 시너지를 이뤘습니다.


하나의 오키쉬 호드. 강력한 힘만 추구하는 파시즘으로 일관된 가로쉬의 타락과.

다양한 부족을 규합하는 볼진. 그리고 샤의 힘보다는 연합의 공고함을 추구한 바리안.

세 진영의 극명한 대조로 질문은 빛을 발했습니다.


무엇이 싸울 가치가 있는가. 그것은 결국 균형을 유지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그렇게 다양성을 추구함으로서 많은 변수에 유연함을 얻게 되고.

그리하여금 성장의 큰 동력이 된다는 세상의 이치를 조명합니다.


과거, 장벽 너머의 적들마저 포용한 샤오하오 황제가 그랬듯이.



[영원한 전쟁과 공포. 분노. 증오를 거두고.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찾고 나누라.

 그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위대한 보물일지니...싸울 가치란, 이것을 위해 있는 것이다.

 /황제의 연설로 판다리아는 대단원을 맞이한다]




3. 블쟈가 이야기하려는 것.


무한의 용군단. 시간의 길. 시간의 끝.

각종 시간 컨텐츠에선 보여주는 공통된 면모는,


독특하게도 그것이 아서스나 가로쉬같은 희대의 대량학살자이건.

검은늪에서 오키쉬 불타는군단이 몰려오건. 스랄이 탈출을 하건,


그 대상의 피아관계가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시간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고,

본래의 시간선을 존중하고 옹존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아서스의 타락이 없었으면 이 세상은 불타는 군단에게 점령당하고 그대로 세계멸망이었으며.

가로쉬가 대족장을 거부한채 일개 전쟁부족에서 머물렀으면,

호드는 가로쉬의 인기를 발판으로 포텐을 터뜨리지 못해 데스윙을 막지 못하곤

시간의 끝이라는 황량한 종국에 이르렀습니다.


/

결국 가장 올바른 미래를 향한 길이라는 것은. 피아의 구분이 아닌 다양성의 확보라는 것이 블쟈가 이야기 하려는 바겠지요. 그것이 심지어 가로쉬나 아서스라 할지라도.


이것은 실제로 문명의 단계나 생명의 다양성에서 자주 거론되는 문제입니다.

우리 인간부터가 동급 유인원 대비 약소한 피지컬을 지능이라는 다양성의 확보로 극복해낸 실례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장차 성장하여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인류와 국가에 기여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없듯이,
갓 발견된 과학적 내용이나 발견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이 장래에 어디에 어떻게 이용될 것인가를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옳습니다. 단지 받아들이는 환경만이 문제일 뿐.
좀 더 정확히는 쓸모가 있는것. 쓸모가 있어질지도 모르는 것. 두가지로 나뉘는 것이겠지요.


대표적으로 석유를 500년 전에 발견했다면, 그건 그냥 끈적이고 위험한 유독성 타르 물질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류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자원이지요.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풍요롭고 건강한 삶의 모든 부분은,
유용성을 따지지 않고 수행한 과학적 탐구의 결과에서 파생되었습니다.


과학과 문명의 발전 또한 모두 의도한 발견이 아니라,
무수한 다양성이란 초석이 확보되고 나서야 비로서 계통수를, 기술 특이점을 발견하고 나아간 것들입니다.




/

이 다양성을 중시하는 테마는 와우에서도 그간 시간의 동굴과 대격변에서도 꾸준히 다뤄졌으며,

판다리아에 이르러 샤와 파시즘에 물든 가로쉬와 다른 진영을 대비함으로서 더욱 공고히 합니다.


인간 사회에서 문화라는 다양성을 배운 스랄이 호드의 대족장을 역임하는 동안은 호드의 폭주를 막았지만.
대격변을 기점으로 이루어진 스랄의 사퇴로 인해.

문명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아직 힘만을 숭상하는 원시부족 단계인 호드의 한계를 여실히 거론했으며,

가로쉬라는 고난을 딛고 한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정면으로 묘사했습니다.


판다리아 이후 전쟁범죄 소설에서도,

악을 위해 가장 많은 궁리(다양성)를 함으로서 역설적으로 선에 대한 가장 큰 지향점을 깨닫게 된 바인에 비해,
가로쉬는 '감히 뭘 안다고(단일성) 나를 심판하려 드나'고 끝끝내 모든 고소와 변호를 오만히 비웃었습니다.


어떤 것 하나 가로쉬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드레노어서 최후의 최후까지 자신의 모든 치부를 오로지 고엘의 탓으로 돌렸었지요.

결국 가로쉬는 무엇 하나 배우지 못하고 죽음이라는 종지부가 찍힘으로서 블쟈가 말하려는 테마를 확고히한

스토리텔링이 되었다 봅니다.



[볼진이라는 새로운 장을 추대함으로서 호드는 새로이 거듭나고,

기존 오키쉬 위주였던 호드와는 다른 길을 걸어간다]




4. 드군은 뭐가 문제였나? -가로쉬.

블쟈는 그간 모든 확팩에 걸쳐 용서와 관용으로 인한 다양성의 포용과 필요성을 주 테마로 잡고 설파해왔습니다.

드군 직전 최신 멀티유즈인 전쟁범죄 소설에서조차.


헌데 그 사단을 내며 천신들로 하여금

'앞으로 가로쉬는 살아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는 판결과 180도 다르게.

드군에선 고엘이 손수 씽나는 번개찜질로 가로쉬를 바삭한 오크튀김으로 만들어버렸으며.


심지어 가로쉬와 판박이로 정복군주 학살질을 해온 그롬은 좋다고 연합군 앞에서 얼쑤절쑤 환호를 해댑니다.

가로쉬 1호기는 그 튀김 숙청을 해놓고서,

가로쉬 2호기는 어화둥둥 띄워주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분명 드군은 촉박한 일정(기존 확팩 작업 외에 추가된 뉴모델링 고역)+잘못된 시스템(드레노어 고립시스템을 만들려다 실패한 주둔지)으로 인해 전달방식에 분명 하자가 있긴 했습니다.


그 하자 자체를 부정하려는건 아닙니다.

아무래도 불쏘시개스런 화두를 던지는 것인만큼 거듭 확실하게 전제를 깔겠습니다.

드군의 하자를 부정하려는게 아닙니다.

분명 6.2까지 드러난 드군 스토리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처절합니다. 하지만. 


짚으려는 것은 유저와 블쟈간에 상호 정보에 어떤 비형평성이 있었기에,

이리도 유저가 인식하는 막장 스토리와 블쟈의 스토리 의도에 괴리가 있었나.는 부분입니다.


 

/

가장 큰 힌트가 됐던건 역게에 글랜워스님의 글(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054&name=nicname&keyword=%B1%DB%B7%A3%BF%F6%BD%BA&l=16689 )이었습니다.

요컨데 가로쉬이야기를 판다~드군에 확팩별로 분화/한정된 이야기로 보지 말고.

불성에서부터 비롯된 '가로쉬라는 캐릭터 자체'에 주목하자는 이야기였습니다.


가로쉬는 스랄의 주도하에 자신의 자존과 사회적인 입지를 다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사껀껀 스컬지 침략. 달라란 정상회담. 십자군 회담 등등 외교적 자리에서 스랄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내달렸고.

이는 결국 리분서 미정으로 끝난 스랄과 가로쉬간의 막고라가 드군에서 마무리 됨으로서


판다-드군템포로 보면 허망하게 가버린것이지만. 스랄과 가로쉬의 인물간에 도식으로 따지면

스랄에게서 비롯된 실수가 스랄 선에서 정리되어 명확한 완결성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블쟈의 의도는 그랬으나,

판다와 전쟁범죄로 인한 기대값과. 지나치게 긴 연출의 템포로 유저에겐 전달이 실패한 구성이라 추측합니다.



[리분서 미정으로 끝난 스랄과 가로쉬의 막고라는 드군에서 끝맺음 지어졌다]




5. 드군은 뭐가 문제였나? -그롬마쉬.


현재 드군 필드를 돌이켜보면(강철 해적의 모자 비화만 봐도;;) 강철호드는 이래저래 결속력이 안좋습니다.

사령관이(...라기보단 카드가가) 강철호드의 심장부인 타나안의 온갖 시설을 파괴하면서

아제로스를 향한 약진은 좌초되었고.

그걸로 인해 기세가 꺾인 강철호드는 결속력에 급격히 문제가 생깁니다.


사실 당연합니다. 대의를, 비전을 잃어버린 집단은 정말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오로지 가로쉬의 선견(거짓된)에 의해 급조된 병력인만큼, 

기존의 청사진이 뒤바뀌었을 때 응당 다른 목소리들이 여럿 튀어나왔을 것이고.

정작 그 목소리들을 진정시켜줄 구심점인 가로쉬는 스랄에 의해 튀김이 되어버렸습니다.


배신자 굴단은 드레노어의 교통의 요지 탈라도르(굴로크,불타는전선, 샤트라스)에 수많은 악마병력을 살포하여 전선을 교란시켰습니다.


노예가 되지 않고자 일어난 강철호드에게 현 상황은 시국을 파악할 수 없는 공황상태에 빠졌으며.

자연스레 그롬마쉬는 결속을 추스리기 위해 타나안으로 모든 병력을 후퇴시킨 것으로 예측됍니다.


그사이 각지에 흩어져있던 잔존병력은 유저에 의해 각개격파당했습니다.

그나마 생산지로서 규모가 거대했던 검은용광로에 블랙핸드정도만이 좀 꿈틀하고 저항했을 뿐...



[아웃랜드에선 교통의 요지로 기능했던 샤트라스. 드군에선 강철호드와 불타는 군단의 혼전에 빠진다.]




6. 드군은 뭐가 문제였나? -그롬마쉬 2.

본진 타나안을 제외하곤 드군 내내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롬마쉬가

유일하게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곳이 딱 한군데 있습니다. 높은망치 제국입니다.


단편소설에서 드러났듯이 그롬마쉬는 [아제로스에 의한 핍박]과

[지옥마법에 의한 타락]을 가장 견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마법제국인 고리안과 연합하여 지옥마법을 무효화할 수단을 찾으려고 외교를 한 것이라 짐작됍니다.

실제로 높은망치 레이드에서도 마법에 면역이 되는 보스. 코라그가 있었습니다.

소설에서 코라그는 자신이 마법이 면역이라고 자신만만해했으나 오우거왕은 그냥 주먹으로 두들겨패서-ㅅ- 제압해버리는 개그아닌 개그가 있었지요.


또한 유독 아제로스로 진출하는데 서둘렀다는 것이 의뭉스럽습니다.

내부의 굴단휘하 세력들(굴로크 등)과 드레노어의 위협요소들(격노나 숲지기, 광석 고렌 등)은 그토록 건재하게 내버려두고, 냅다 포탈부터 열어서 얼호부터 먼저 잡으러 차원문을 열었다는게 뭔가 앞뒤가 안 맞습니다.

 

그렇다면 아제로스 진군 / 마법 대비를 병행했던 그롬마쉬의 행보로 밀루어 짐작컨데,

그롬마쉬는 가로쉬(얼/호 모두를 적대했던)에 의한 오염된 정보를 받아들임으로서 불타는군단과 아제로스 병력을 한통속으로 오인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럴만한것이, 처음 얼호 연합이 굴단부터 냅다 풀어주는걸 보면 강철호드 입장에서 보기엔 영락없이 악마들과 한통속입니다. 피부도 굴단처럼 악마들에게 타락한 녹색피부구요.

(아제로스 입장에선 강철호드와 화력전 양상으로 나아가면 승산이 없기에 포탈부터 닫고 대인전으로 판도를 좁히기 위해서였지만)


/

/

헌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제로스 침략자놈들의 행보가 묘합니다.

어째서인지 아제로스서 온 녹색놈들이 자신들과도 투닥이고, 불타는 군단과도 투닥여댑니다.

그롬입장에선 이녀석들이 당최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렸겠지요.


그러다 자신이 그토록 견제해왔던 악마의 하수인인 굴단에 의해 강철호드가 흡수되고.

그 빈틈을 틈타 사령관 애들이 악마들을 마구 뚜디잡으며 진군해옵니다.


그 상황을 본 그롬은 비로서 결론을 내렸을겁니다. '아 뭐야 얘네들 우리편이네? 헤헤'

그래서 씽나게 같이 싸우고 좋다고 환호하는겝니다. 굴단이 실패했다! 우리가 승리했다!

po근육뇌wer...


...이런 연유로 지금의 6.2 그롬공주님의 미친행보가 나오지 않았나. 고 추측해봅니다.

드레노어에 흩어진 단서들을 맞춰보면 현 드군의 이야기도 어케어케 말이 되긴 하더군요.


그롬마쉬의 행동원리는 지극히 간단합니다.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자유를 위해) 투쟁한다. 이것뿐입니다.

심도 있는 정신적 깨달음과 문화의 융성을 이룩한 드레나이는 그저 외행성민일 뿐. 드레노어는 원시 행성이었습니다.

 

그런 원시적인 행성과 사회에서 살아온 그롬마쉬에게 고도의 문명화 속에서만 생겨나는 법률이나 도덕따윈 알 수도 없고 존재조차 않는 개념이었겠지요. 있는 것은 오로지 적인가/아군인가의 구분뿐.

 

그런 의미에서 그롬의 행보는 실로 원시부족 레벨의 고증에 철저하다면 철저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ㅅ-;;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경구는 명언이었습니다.



 

[대충 이 면상을 유인원 쯤이라 생각하고 보면 나름 합당한 장면]




드군 세기말. 돌이켜 생각해보는 드군의 의미.

일단 래시온이 전쟁범죄 소설과 전설퀘에서 보이듯,

이 드군을 기점으로 뭔가의 실험을 한 것은 자명합니다.


또한 얼호연합군의 난입으로 드레노어는 아웃랜드 때와 같은 대학살극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우거 제국의 강력한 유물(높망, 아쉬란)과,

강력한 영혼의 힘을 지닌 드레나이와,

강력한 원시행성의 토착민인 강철호드의 병력을 우호군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레노어에 치명적인 소모는 결국 피한 셈.


대격변으로 인한 세계의 소모를

신대륙 판다리아의 식량 및 자원으로 충당했고.

드군으로 이세계 병력을 확충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제 어느 정도 불군의 본대라는 막강한 세력을 맞을 준비가 되는 발판으로서 드군이 기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상으로든. 물량으로든, 자원수급이든.


또한 작품외적으론, 이제 와우 개발팀에서 '기존의 퍼즐처럼 세계에 단서를 흩뿌려놓는 스토리텔링'에서

'일일히 떠먹여주는 스토리텔링'으로 바꿔주겠다고 공언한 바,


드군의 이야기 전달방식에 실패를 교훈삼아 군단에선 보다 멋진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할렵니다.





Lv72 고추장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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