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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마나폭탄 사건 당시 바인의 감정 묘사

사디스트
댓글: 5 개
조회: 2233
추천: 9
2018-05-05 04:33:38


(전략)

바인은 전사였다. 바인은 거의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전쟁의 참상을 수없이 보아 왔다. 바인은 마을과 성채가, 그리고 자신의 도시인 썬더 블러프가 불타는 것을 보았다. 주먹과 불과 검이 난무하는 전쟁과 마법이 펼쳐지는 전쟁을 겪었고, 주문이 강철만큼이나 확실하고 잔인하게 생명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익히 알았다. 바인은 소리를 내어 공격 명령을 내리고 두 손으로 적의 생명을 거둔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 밤의 하늘은 검은 하늘이 아니었다. 건물과 시체를 뒤덮는 시뻘건 불길이 올라오지도 않았다. 불길은 그전에 벌어진 전투에서 일부 건물이 불탔던 것이 전부였다. 대신, 보랏빛 섬광이 테라모어에서 퍼져 나왔다. 마치 눈밭에 뜬 달처럼, 아름답다고 할 만한 빛이었다.
그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움 위로, 하늘에는 진기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환한 번개가 온 무지갯빛을 내며 어둠을 갈랐다. 들쭉날쭉한 빛의 덩어리가 여기저기에 어른거렸고, 움직이고 있었으며, 깜빡거리면서 사라진 다음 다른 곳에서 다시 나타났다.

터지는 소리와 갈라지는 소리가 멀지 않은 거리에서 들려왔다. 세계를 이루는 조직 자체가 찢기고 여며지기를 반복했다. 형형색색의 빛이 하늘을 누볐다. 바인은 문득 노스렌드에서 보았던 북지의 빛이라는 현상을 생각했다. 케른도 그 경이로움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바인은 눈부신 빛을 바라보며, 경이로움과 함께 구역질나는 혐오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은은한 보라색 광선에 이어 비전 에너지의 막이 테라모어를 뒤덮었다. 호드의 편이 되어 마나 폭탄을 제공한 블러드 엘프는 다른 호드 구성원들과 함께 환호하며 서 있었다. 환호하는 이들은 가로쉬가 해낸 일, 도시 전체를 폭파시키고 주민들과 건물에 피해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박살 낸 것을 어쨌든 잘한 일이라 생각하는 쪽이었다. 바인은 아군이나 적군이 비전 마법의 공격으로 죽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본 나머지, 눈앞의 광경에서 분노만을 느낄 따름이었다. 폭발을 피하지 못한 이들은 안팎으로 갈기갈기 찢겨버릴 것이고, 마법에 의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일그러지고 형태가 바뀔 것이었다. 건물들 역시 내부에서부터 완전히 달라질 것이었다. 바인은 그 폭발의 엄청난 규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모든 생물, 풀 한 포기와 흙 한 줌까지도 이제 죽음을 맞고 죽음보다 더한 것을 맞았으리라.

그리고 그 끔찍한 마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바인은 마법을 다루지 않았다. 바인은 가로쉬의 계산된 만행을 나타내는 저 소름 끼치는 보라색 광채가, 얼마나 오랫동안 살해당한 자들의 도시에서 고동치게 될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테라모어는 오랫동안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남을 터였다.

눈물이 바인의 재갈을 타고 흘러내렸다. 바인은 눈물을 닦지 않았다. 바인은 환호하는 호드 무리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섬뜩한 보랏빛 광채에 비친 얼굴들 중에서, 자신이 느꼈던 것과 같은 충격과 혐오감이 깃든 표정들을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끔찍한 전투라도…… 도의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던 그 대족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폭탄을 떨어뜨려 무고한 자들과 드루이드들을 흔적도 없이 몰살했다는 이유로 대군주 크롬가르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죽인 자가 누구였던가? 두 상황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바인은 뼛속까지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었다. 불명예스러운 살인을 비난하던 가로쉬가 그것을 자행하고 있었다.

(중략)

가로쉬는 그 거대한 파괴의 현장을 보고 있지 않은 자가 있기라도 한 듯, 테라모어를 가리켰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해낸 일이다! 보아라, 호드의 영광을!”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인가? 바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너무도 많은 이들이, 죽은 도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어간 이들의 시체로 가득한 도시를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들은 가로쉬에게 속으면서 테라모어를 상대로 전투를 수행한 것에 기뻐했다. 가로쉬는 단 한 명의 호드도 희생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올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바인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더 경멸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환호 소리는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가로쉬는 돌아서서 바인을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바인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가로쉬의 입술에 비웃음이 어렸다. 가로쉬는 땅에 침을 뱉고 물러갔다. 환호성이 물결처럼 일어나 그의 발걸음을 따랐다.

그러나 말코록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웃기 시작했다. 느리고 부드러운 웃음이었으나 점점 광기의 웃음으로 변해갔다. 바인의 귀에는 미친 웃음소리와, 고통받는 자들에 대한 환호와, 무자비한 재앙이 덮치기 전에 도시 전체에서 들려왔을 상상 속의 비명이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바인은 그 소리를 참을 수 없었다. 별 수 없이 그 과정에 참여했던 자신에 대한, 그리고 가로쉬의 꿍꿍이가 무엇이었는지도 몰랐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참을 수 없었다. 타우렌의 대부족장 바인 블러드후프는 귀를 덮고 돌아서서 덥고 습한 습지대에서 거짓된 휴식이라도 찾기 위해 발을 옮겼다.

-전쟁의 물결 中

개인적으로 호드의 영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뽑으라고 말한다면 고르기 힘들지만, 가장 지도자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면 바인은 당연 망설임 없이 택할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아버지인 바인의 현명함과 강직함을 이어받고, 그보다 더욱 나은 선구안을 보여주면서 호드 뿐만이 아니라 얼라이언스에서도 호평을 받은 캐릭터였는데요.

특히나 소설에서는 이런 매력이 더욱 돋보여 '부서지는 세계'에서는 마가타 그린토템의 비겁한 수단에 아버지인 케른이 가로쉬에게 살해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과 사를 구별하면서 여전히 호드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쟁의 물결'에서는 가로쉬의 탐욕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허무하게 죽은 호드의 전사들의 목숨을 안타까워하면서 가로쉬의 면전에 피묻은 깃발을 집어던지는 등 강단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특히나 가로쉬가 마나폭탄을 터트린 이후 바인은 말로 못할 충격을 받으면서 이 결말에 간접적으로 참여했던, 그리고 그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자신을 혐오하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지요. 이후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볼진의 혁명에 바인과 바인을 비롯한 다른 호드의 수장들도 참여하여 그들 스스로가 도의를 벗어난 가로쉬를 권좌에서 끌어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볼진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비해서 약간 빛이 바랜 감도 있었지만, 여전히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바인의 모습은 플레이어에게 감동을 주었지요.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바인이 차기 대족장이 되거나, 대족장에게 현명하게 조언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이랬던 바인이 현재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역병을 투하하는 실바나스의 행동에 어떤 이의나 불만도 제기하지 않고 마치 나타노스의 부하마냥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다보면 약간 어이가 없긴 하더군요. 친우처럼 지냈던 사울팽마저 과거 그가 가로쉬에게 그러했듯이 상식을 벗어난 명령에는 이의를 걸거나 아군을 구하는 등 명예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바인은 어째 캐릭터가 점점 묘하게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일단 이후 정확한 스토리라인과 영상이 밝혀져야 알겠지만 바인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캐릭터의 붕괴는 좀 걱정되긴 하네요....

Lv63 사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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