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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느조스가 풀려난 세상

크로마투스
댓글: 4 개
조회: 5508
추천: 6
2019-07-12 00:25:30


아프라샤비가 일단은 죽었다고 한 다른 고대 신들과 달리, 느조스는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아제로스 표면에 활동하는 공허 군주의 대리인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싸웠던 고대 신들과의 전투를 복기해 보면, 크툰과 요그사론은 전부 자신들이 가둬진 티탄 시설 안퀴라즈와 울두아르의 일부를 물리적으로 부수고 몸 일부를 끄집어 낸 듯한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크툰은 눈 아래 곤충형 몸체가 바닥에 연결되어 있었고, 유저들은 크툰에게 삼켜지면 그 아래 어딘가 있을 소화기관 같은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요그사론 역시 바닥의 사로나이트 바다에 연결된 상태로 입만 나와 있었고 우리는 그 아래 어디쯤에 있을 요그사론의 뇌로 이동해서 싸웠습니다.

어쨌든 고대신 근처에 그 부하들이 가득해서 문제였지, 고대신 자체는 여전히 감옥에 짱박혀 있었기 때문에 필멸자들이 방어를 뚫기만 한다면 직접 고대신의 육체에 딜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느조스의 묘사는 조금 애매합니다. 눈이 떠지고 촉수가 올라왔지만 살점이 아니라 암흑마력의 형태였고, 그나마도 아즈샤라를 닌자한 직후에는 사라져 버린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느조스는 공허의 힘으로 자신의 형태를 바꿔 어딘가로 도주한 걸까요?

사실 본체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나 그렇게 순식간에 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고대신을 가둬 둔 이유가 아제로스에 뿌리를 내리고 기생하고 있기 때문인데, 티탄 잠금이 풀리고 사슬도 깨졌다고는 하지만 거의 땅속에 박혀 있을 거대한 본체를 순식간에 이동시키는 건 좀 부자연스럽죠.

따라서 아즈샤라 회수 직후에는 비교적 수면에 가까웠던 부분만 나즈자타보다도 더 깊은 심연으로 완전히 후퇴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양 진영이 빠르게 모든 힘을 다해 심연으로 향한다면 때려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진영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렇게 깊은 심해에서 뭘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자기 볼일만 깔끔하게 보고 사라지고 그 외에 아무 짓도, 심지어 바로 옆에 있던 제이나와 로르테마르조차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악당의 트레이드마크식 협박 대사도 안 하고 당장은 아제로스에 아무 변화도 없는 걸 봐서는, 필멸자들과 싸우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는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뭐 요그사론 크툰이 얻어맞는 꼴을 뻔히 봤는데 당장 나 죽이시오 하고 나서서 좋을 게 하나도 없죠. 지금까지 몇 세기를 참고 또 참고 아즈샤라 성질도 맞춰주면서 해방됐는데 최적의 시기가 올 때까지 그 조금을 더 못 기다리겠어요.

감옥 안에서 열심히 작성했을 버킷리스트를 추측해 보자면

1. 황혼의 망치단 재결집

2. 검은용군단 재타락 황혼용군단 재조직

3. 악몽 완전정복

4. 퀴라지 네루비안 사마귀 등 아즈아퀴르 다내꺼

5. 친고대신파 라그나로스 알아키르 부활

6. 아제라이트 흡수

7. 다른 고대신의 잔재 흡수 혹은 부활시키기

정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1번은 뭐 쉽고, 2번은 황혼용군단은 이미 리빌딩되고 있는데 검은용군단에서는 에비시안과 래시온이라는 장애물을 걷어내야 합니다. 3번은 메리스라를 필두로 녹색용들이 계속 거세게 저항할 것 같고,

4번이 좀 애매한데 일단 사마귀같은 경우는 고대신이 부활하면 그 편에 설거라고 이미 유저에게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이샤라즈 한정인지 다른애들도 상관없는지가 문제인데..

아퀴르 전체가 그냥 남은 고대신 따라가는 거라면 아주 간단하겠지만, 만약에 그게 안될 경우에는 느조스가 어쩔 수 없이 다른 고대신을 부활시켜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고대신들도 개새끼들이지만 그건 일단 필멸자들을 다 무찌른 뒤의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느조스 주도의 검은제국이라는 새 판이 짜여진 상태에서는 다른애들도 함부로 못 개기겠죠.

5번은 이미 라그의 경우 시도는 되고 있습니다. 썬더란이 고대신한테 어떤 입장인진 모르겠지만 개길 경우 아마 자기 부하들 동원해서 치워버리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6번이 사실 제가 느조스라면 제일 먼저 할 일인데, 아제로스를 감염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에도 맞고 봉인으로 약해진 힘도 빠르게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실리더스와 혼돈의 소용돌이로 뻗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체가 못움직여도 뭐 암흑마력 촉수로 뻗어가서 집어먹으면 되죠.

7번은 사실 느조스 입장에서 고민 좀 많이 될 거 같은데, 만약 자기가 촉수를 뻗어서 흡수하는게 가능하면 그냥 흡수해버리면 제일 좋습니다. 공허의 존재끼리는 서로 잡아먹어서 힘 보충하는 게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그게 얼마나 시간이 오래걸릴지 알 수 없는데다가 본래 고대신들이 왜 싸웠는지 하는 떡밥도 있기 때문에(가령 공허의 군주끼리도 파벌이 갈려서 각자 고대신을 파견했다던가) 그냥 부하들 시켜서 깨울 가능성도 높은 것 같습니다. 격아에서 이샤라즈 등의 부활 떡밥이 돌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느조스가 깽판치는 걸 그냥 두고 볼 이유는 없지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걸림돌이 되는 건 물론 느조스 본인이 인정한 용사들입니다.

아제심장은 오용되긴 했으나 용의 영혼 2탄으로 불리는 그 막강한 파워가 어디 가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게 무서워서 느조스가 바로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설정상으로 유저들은 지금 완전히 적의 계략에 놀아났다는 분노에 길길이 날뛸 것이고, 촉수건 뭐건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썰러 달려갈 테니까요.

근데 어쩌면 이 시점이 느조스의 눈을 가진 플레이어랑 안 가진 플레이어 분기를 나눌 적기인지도 모르겠네요


둘째는 실바나스입니다. 실바나스 구원자론은 이제 제일 핫한 떡밥입니다. 단서는 '그녀를 죽여라'는 공허와 타락자의 눈의 귓속말, 그리고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실바학개론이라도 써봐야 할 실바나스의 비밀 목표입니다.

하지만 8.2 에서 실바나스는 고대신에 위협이 되기는커녕 서로 큰 도움을 주고받았습니다. 느조스의 의지를 따르는 검은 제국의 단도 하나로 실바는 전쟁의 장애물인 얼라 함대를 수장시켰고 느조스는 해방되었습니다.

실바나스 구원자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 실바나스에게 힘을 쥐어준 느조스를 실바나스가 없애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고
둘째, 실바나스가 정말 느조스를 대비하려고 이 모든일을 벌인거라면 왜 그냥 처음부터 공개적으로 밝힌 다음 제 2의 군단척결군을 만들지 않았는가? 입니다.

물론 두 문제점 다 어떻게 설명은 가능합니다. 제가 보는 가장 큰 가능성은 의도치 않은 구원자 시나리오입니다. 이건 나중에 좀더 자세히 다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느조스가 넘어야 할 세 번째 산으로는 고대의 적 티탄벼림이 있습니다.

선견자 오딘 선생께서는 애초에 용의 위상을 만들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하셨는데, 실제로 그분 말대로 용군단과 그 힘은 결국에는 고대신들의 가장 큰 무기가 되었습니다. (로켄도 요그사론에게 넘어간건 말하지 맙시다) 

비록 판테온은 봉인되었지만 울두아르의 주요 티탄벼림들이 아직 죽진 않았고, 발라리아르는 멀쩡합니다. 새로운 톨비르들이 티탄 감시자를 만들고 있고, 메카곤 왕이라는 미친놈까지 등장했습니다. 대수호자 라도 어디엔가에서 일단 살아는 있습니다.

그런데 메카곤 왕만 미친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티탄벼림들이 실제로 고대신의 해방에 대해 필멸자들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면, 특히 성질 더러운 협박범 오딘이 내가 뭐랬냐 티탄벼림이 제일 우월하댔지? 이러면서 고대신에 맞서 전 아제로스를 티탄제국화 시키려 한다면 얼라와 호드는 검은제국과 티탄벼림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외에 다른 잠재적 적들로는 아제로스 내외의 거의 모든 존재가 있겠습니다. 빛의세력, 죽음의세력, 로아, 엘룬, 등등.. 여튼 풀려났다고 다가 아니기 때문에 똑똑한 느조스는 신중하게 다음 수를 선택해야 합니다.

길어진 김에 음모론 하나 풀어 보자면, 영궁 엔딩 컷신에서 아즈샤라가 촉수에 잡혀 다시 눈을 뜰 때 뭔가 금속성 재질에 찔리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어쩌면 나타노스가 검은 제국의 단도를 느조스에게 주고 돌아갔고, 아즈샤라가 검은 제국의 단도에 갇히고, 그게 다시 실바나스에게 돌아가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러면 실바나스와 느조스는 거의 격아 내내 한편이었다는 말이 되겠지요.

뭐 느조스는 진영 전쟁이 길어지고 참혹할수록 좋아할 테니까요.

Lv31 크로마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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