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신작 영화 '미키 17'의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20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여했다. 지난 1월 로버트 패틴슨의 방한에 이어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그리고 최두호 프로듀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내한인 나오미 애키는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오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마크 러팔로는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그의 고국을 찾게 되어 기쁘다"며 감회를 밝혔다. 스티븐 연 역시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어 기쁘고, 봉 감독님과 다시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을 대표해 참석한 최두호 프로듀서 또한 "한국에서 영화를 홍보할 수 있어 기쁘다"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봉준호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각 배우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그는 독재자가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대중을 사로잡는 기묘한 매력과 애교도 지닌다고 생각했고, 마크 러팔로가 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할 것이라 확신했다. 나오미 애키에 대해서는 총과 칼이 아닌 목소리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배우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에 대해서는 '미키 17'이 인간적인 냄새와 감정을 담은 영화이며, 그가 없었다면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 또한 각자의 캐릭터를 해석하며, 연기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나오미 애키는 나샤가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준 캐릭터이며, 사랑과 공감을 통해 움직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크 러팔로는 처음엔 이 역할이 자신과 맞는지 고민했지만, 감독님의 믿음 덕분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티븐 연은 티모가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캐릭터이며, 그 약점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존 SF 장르와의 차별점에 대해 "휴먼 프린팅이라는 독특한 설정 속에 희비극과 드라마가 담겨 있다"며 설명했다. 그는 초능력자가 아닌, 평범한 청년이 계속해서 출력되며 벌어지는 사건이 기존 SF와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진들은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소감을 전하며 그만의 연출 방식에 감탄을 표했다. 나오미 애키는 감독님이 마치 부모님처럼 배우를 이끌어 주었고,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유를 주었다고 말했다. 마크 러팔로는 감독님이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가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스티븐 연은 배우를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감독님 덕분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두호 프로듀서는 '미키 17'이 규모가 큰 영화지만, 봉 감독님의 예술성과 준비 과정은 변함없이 철저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라는 인물이 힘든 상황에서도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연약해도 파괴되지 않는 인간의 힘을 강조했다. 배우들 역시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나오미 애키는 평범한 사람이 사랑으로 비범한 일을 해내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크 러팔로는 국가와 제도가 강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연은 티모가 버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인물이며, 그의 행동 방식은 성장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키 17'은 2025년 2월 2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