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감 미디어와 콘텐츠 국제 컨퍼런스 2025(International Conference on Immersive Media and Content 2025)에 강연자로 참석한 한나 위르만 코펜하겐 IT 대학교 부교수는 '마작'을 예시로 하는 플랫폼의 특성에 대한 발표를 준비했다.
15년 전 홍콩에 거주하며 약 9년 간 마작을 즐겼다는 한나 위르만 부교수는 수천년 전 만들어진 '마작'이라는 게임이 여러 플랫폼을 거치며 독특한 특성을 발현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2017년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자신의 논문에 담기도 했다.
그녀의 발표에 따르면, 같은 IP라도 특정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할 때 독특한 특성이 사라지고, 반대로 생겨나기도 한다. '아기 상어' 또한 그 예시로, 유튜브에서 흥행이 폭발했던 해당 동영상은 책으로 출판 되었을 땐 음악 요소가 사라졌지만, 반대로 스토리 요소가 돋보이게 됐다. 게임으로 출시됐을 때는 다른 곡들이 OST로 추가되며 저마다 특성이 발현됐다는 것이다.

게임의 트랜스 미디어성은 영화나 티비가 가지고 있는 것과 살짝 다르다고 전한 그는 마작의 변천사에 따라 달라진 특성을 소개함과 동시에, 혼합 현실(XR) 플랫폼이 가져올 특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의 발표를 요약하면, 물리적인 마작은 상대와 마주보고 플레이하고, 패를 서로 섞기도 하며 사회적인 맥락이 발생해 왔다. 그러나, 자동으로 패를 섞어주는 테이블의 등장은 마작의 사회적인 면모를 일부 제한하며, 빠르게 돌아가는 게임 속도로 게임에 긴장을 부여했다. 모바일 게임 마작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타인과의 교류를 최소화해 사회적인 면모가 거의 발현되지 않았다.
이러한 연유로, 그가 인터뷰한 마작 이용자들은 실제로 즐기는 마작과 모바일 마작 사이에서 큰 괴리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전혀 '실제 마작' 과는 다른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한나 위르만 부교수는 "같은 게임이라도 어떤 플랫폼으로 즐기느냐에 따라 경험이나 플레이 양상은 물론, 사회적 맥락까지도 바꿀 수 있다"며, XR 마작이 발전할 방향은 보다 사회적인 단면을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XR(VR, AR)로 즐기는 마작은 멀리 있는 타인과도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은 공간감을 제공하며, 직접 패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며 사회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마작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XR 게임의 발달은 신체적인 장애가 있거나, 이동이 제한된 사람들에게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며, "XR 게임의 발전은 세대를 초월해, 다양한 상황에서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