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재미'를 주문한 방준혁 의장, 넷마블의 과감한 도전 '뱀피르'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9개 |
넷마블은 과거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 MMORPG 시장의 판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자체 IP가 아니었기에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도 원작자와 수익을 나눠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MMORPG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다는 평도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임은 분명하다. 다만 모바일 MMORPG의 문법이 어느 정도 정립되면서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란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마블은 자체 개발한 신규 IP '뱀피르'로 다시 한번 모바일 MMORPG 시장에 도전한다.

'피, 공포, 섹슈얼리티'라는 강렬한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이 게임은, 뱀파이어 콘셉트를 바탕으로 다크 판타지의 미학을 극대화한 MMORPG다. 지난 미디어 시연회 이후 간담회에서는 게임의 방향성과 시스템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들이 오고 갔다.



▲ (왼쪽부터) 넷마블네오 한기현 뱀피르 PD, 넷마블 정승환 사업본부장

Q. 현재 MMORPG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뱀피르'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특히 기존의 유명 IP가 아닌 오리지널 IP, 그중에서도 뱀파이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정승환 사업본부장(이하 정승환) = 시장에 많은 MMORPG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는 일부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는 기존 MMORPG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했다.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게임에 접속했을 때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줘야 한다는 점이었다. 뱀파이어 세계관을 처음부터 제대로 느끼실 수 있도록 가장 큰 공을 들였고, 이용자들은 기존 게임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뱀파이어 세계관에 푹 빠져 게임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한기현 PD(이하 한기현) = 다른 MMORPG들이 비슷한 세계관을 가져 다소 뻔하다고 생각했다.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 뱀파이어 콘셉트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뱀파이어 하면 느껴지는 섹시하고 오싹한 공포의 분위기가 우리 MMORPG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뱀파이어 콘셉트를 생각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다만 처음에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RVR을 생각했지만, 시장 상황과 장르적 특성을 고려해 전통 MMORPG를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방향으로 수정했다.


Q. 뱀파이어 세계관은 배경이 붉거나 검은색 위주라 시각적으로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해결했나?

한기현 = 초반에 비주얼적인 고민이 많았다. 처음 시작하는 지역은 뱀파이어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끔 서늘한 새벽녘 느낌의 어두운 분위기로 준비했다. 하지만 이런 배경만 계속되면 단조로워 보일 수 있어 영지별로 콘셉트를 다르게 가져왔다. 세계관에 '피의 장막'이라는 설정을 추가해 햇빛의 약점을 보완하고, 이를 통해 인간 지역의 마을 등 좀 더 밝고 다채로운 분위기의 배경을 준비할 수 있었다.


Q. '섹슈얼리티'를 매우 과감하게 내세웠다. 트레일러의 나체 표현도 파격적이었는데, 이런 시도를 한 이유가 궁금하다. 인게임에서는 커스터마이징 외에 이 요소가 어떻게 구현되나? 플랫폼별 규제 차이도 있을 것 같다.

한기현 = 뱀파이어가 가진 섹시한 분위기를 영상을 통해 잘 표현하고 싶었다. 너무 제한적으로 보여주면 다른 인간형 캐릭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어, 콘셉트를 느낄 수 있는 적정한 노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넷마블 게임에서는 자극적인 연출을 잘 하지 않았지만, '뱀피르'의 콘셉트를 부각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정승환 = 노출과 관련해서는 플랫폼별 가이드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리소스를 일부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다만 게임 내에서 보시는 리소스는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Q. 코스피 상장사인 넷마블이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컸는데, 인게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궁금하다.

한기현 = '뱀피르'의 섹슈얼리티는 캐릭터 생성 외에도, 플레이 중 등장하는 연출된 컷신이나 NPC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퀘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연출을 중간중간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단순히 시각적인 노출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게임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콘셉트를 제대로 부각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했으며, 기존 넷마블 게임들보다는 더 과감한 표현이 들어간 것이 맞다.



▲ 섹슈얼리티가 강조된 '뱀피르' 커스터마이징

Q. '다이아 파밍' 시스템이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것 같다. 유저가 유료 재화를 직접 파밍하게 되면 게임 경제가 흔들릴 우려는 없나? 작업장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궁금하다.

한기현 = '다이아 파밍'은 다른 게임과 달리 유저 친화적으로 준비한 시스템이다. 거래소를 통해서가 아니라, 필드와 던전에서 사냥하며 직접 다이아를 획득할 수 있다. 이 다이아로 상점의 유료 상품을 포함해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에 사용할 수 있게 하여, 과금하지 않더라도 성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라이트 유저 배려 장치다. 물론 너무 많이 풀려도, 너무 적게 풀려도 문제이기에 내부에서 계속 테스트하며 적정 수준을 찾고 있다.

정승환 = 작업장 대응은 넷마블 내 전담 탐지 부서가 맡는다. 이전 게임들을 서비스하며 쌓인 탐지 노하우가 많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작업장이 있겠지만, 많은 인력과 리소스를 투입해 경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운영하겠다.


Q. 모든 클래스가 '딜러' 포지션이라고 소개됐다. 이 경우 대규모 전투에서 전략적인 요소가 부족해지거나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지 않나?

한기현 = 장르 특성상 딜러를 선호하는 유저 비중이 높고, 뱀파이어라는 존재 자체가 상대를 처치하고 싶은 욕망이 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딜러 중심으로 클래스를 구성했지만, 서브 탱커 역할 등 유틸리티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전투에서도 충분히 전략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캐릭터 간 충돌이 적용되는 경쟁 콘텐츠에서는 근거리, 원거리, 마법 클래스의 구성과 비중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 '뱀피르' 인게임 모습

Q. 전투의 핵심인 '흡혈'과 '아드레날린'의 발동 조건이 확정이 아닌 랜덤인 이유가 궁금하다.

한기현 = 기본적으로 확률과 쿨타임이 있지만,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버프 상태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끔 설계된 메커니즘이다. 이 효과를 통해 더 빠르고 강하게,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무조건 발동하게 되면 전투에서 의도적으로 악용될 수 있어, 확률을 통해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


Q. 성장 요소에도 뱀파이어 설정을 녹여냈다고 했는데, '규율' 같은 시스템도 관련이 있나?

한기현 = 전부 뱀파이어와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종교와 관련이 있어 모티브를 얻은 부분이 있다. '규율' 같은 부분은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같은 작품이나 여러 뱀파이어 가문 설정에서 많이 보이는 요소라 네이밍부터 많이 참고했다.


Q. 시즌제 랭킹 보상이 공작, 후작 등으로 이어진다. 상위 유저의 비율과 시즌 주기는 어떻게 되나? 또한 쟁탈전에서 승자와 패자 모두를 위한 보상 장치가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기현 = 시즌 랭킹은 최상위 유저만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일정 비율 이상의 중상위 유저들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된 시스템이다. 구체적인 주기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쟁탈전의 경우, 승리한 클랜이 보상을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다. 패배한 쪽도 기여도에 따라 일정 부분 보상을 가져갈 수 있게 준비했다. 마지막에 지고 있더라도 더 노력하면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경쟁에 집중할 수 있다. 승리한 클랜은 보스의 스폰 시간을 바꾸거나 특정 클랜의 채팅을 금지하는 등, 서버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명예와 관련된 보상을 주로 얻게 된다.







Q. BM 모델의 경우 변신과 탈것 외에 펫은 현재 계획에 없나?

한기현 = 현재 변신과 탈것 2개만 론칭 스펙으로 준비되어 있으며, 펫에 대한 계획은 현재 없다. 이 부분은 추후 유저들의 성장과 콘텐츠 추가에 맞춰 소통하며 논의하게 될 것 같다.


Q. 오프라인 사냥 모드에 대한 계획과 '겹사' 문제 방지책이 궁금하다.

정승환 = 현재 8시간으로 설정된 오프라인 모드는 론칭 전까지 적정성에 대해 더 판단할 예정이라 변동될 수 있다. 패스를 통해 시간을 늘리는 부분도 이용자 편의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검토 중이지만, 론칭 시 반영될지는 미확정이다. 타겟 우선순위는 설정에서 이용자가 매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지원하므로, 말씀하신 겹사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 "방준혁 의장, '뱀피르'의 감성을 마케팅 과정부터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하도록 지시"

Q. 신규 IP의 성공은 회사에 매우 중요하다. 방준혁 의장은 어떤 기대를 보였나?

정승환 = 의장님께서는 '뱀피르'의 감성을 마케팅 과정부터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하도록 지시하셨다. 그 감성을 느껴야만 이용자들이 이 게임이 다른 게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크게 강조하셨다.


Q. '뱀피르'의 서비스 목표와 향후 IP 확장 계획이 궁금하다.

한기현 =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저희가 시도한 독창적인 세계관과 유저 친화적인 시스템 등 새로운 시도들을 유저들이 재미있게 경험해주셨으면 한다. 반응이 좋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이 IP를 브랜딩해서 다른 장르나 게임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현재 프로젝트의 성공에 먼저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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