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라니와 허수아비의 TCG, '고수아비'가 22일부터 25일까지 일산 킨텍스 1전시관에서 개최하는 플레이엑스포 2025에 참가했다. 부스의 규모는 작았지만, '샤이닝 고라니'라는 팀 이름부터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에 걸맞게 갖가지 고라니의 모습을 담은 굿즈까지도 진열된 부스는, 한 번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종종 유저들이 불빛을 본 고라니들처럼 이끌려 들어왔다.
그 수많은 소재 중에 왜 하필 고라니였을까. 아트를 담당한 이강용 대표는 "개발팀을 처음 만들고 마스코트를 설정할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야생동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래서 고라니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자신들만의 색, 그리고 우리나라만의 색을 담은 게임을 만들어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셈이었다.

'고수아비'는 국내뿐만 아니라 지난 1월 타이베이 게임쇼 등 해외 게임쇼에서도 선을 보였다. 여러 국가의 인디 게임이 모이는 타이베이 게임쇼에서도 고라니의 존재감은 은근 빛났고, 우리나라 유저뿐만 아니라 대만 현지 유저들도 유심히 지켜봤다. 대만에는 없는 고라니의 독특한 생김새가 호기심을 끌었고, 카드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판수를 따내는 전략적인 게임플레이는 마치 오목이나 바둑 훈수를 두듯 사람들이 쭉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엉뚱한 키워드를 조합해낸 게임 제목처럼, '고수아비'의 카드들은 이름부터가 개성이 넘쳤다. 짝수아비, 홀수아비, 소수아비, 그 맥락에서 갑자기 벗어난 평범한 정찰병이 고라니였다던가 하는 식으로 웃음 포인트를 담아냈다. 국내에서는 이런 맥락이 자연스럽게 읽혔지만, 외국어로는 어떨까 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프로그래밍을 맡은 김현중 대표는 "외국어 번역도 최대한 열심히 준비했다"며 "아무래도 그 센스를 100% 담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갑자기 고라니가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것부터 많은 외국 유저들이 관심을 가졌다"며 말로 다 전해지지 않는 코믹과 개그의 위력에 대해 설명했다. 척 봐도 괴이하고 코믹한 카드에 튜토리얼 이후 갑자기 고라니가 해골을 당근죽으로 만들어버리는 뜬금 없는 맥락이 유저들의 경계를 허물고, 짜임새 있는 전략 승부로 유저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은 국내와 해외 모두에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고수아비'는 지난 3월 PC와 모바일로 글로벌 정식 출시를 했다. 그러나 정식 출시 후 '고수아비'는 어려움을 겪었다. 시연이나 데모와는 다른 실전은 가혹했고, 특히 글로벌 단위 유저에게 안정적인 서버를 제공해야 하는 '멀티플레이'는 더더욱 어려웠다.
"사실 멀티플레이 게임이라 개발하면서부터 쉽지 않았다. 서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고민하고 다듬어야 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 생각해 출시를 했는데 버그를 비롯해 서버 문제가 터졌다. 그래서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거쳐서 안정화를 했다."
김현중 대표는 3월 28일 출시 후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안정화 패치에 매달렸다. 그래서 4월 무렵에는 당장 급한 버그와 서버 문제는 해결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기타 문제들을 모니터링하고 수정에 들어갔다.
소규모 개발팀이 멀티플레이 게임, 그것도 모바일과 PC 동시에 출시한 게임을 안정화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물론 유저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식 출시 후에 정말 과분할 정도로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카드 게임류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한 번쯤은 관심을 갖고 찍먹을 해주신 것 같은데, 찾아와서 게임플레이에 호평을 보내더라. 특히 궨트 등 여러 명작 게임들이 언급됐는데, 과분할 정도로 영광이었다"
이렇게 소감을 언급한 두 대표는 좀 더 많은 유저들에게 '고수아비'를 널리 알리기 위해 플레이엑스포에 출전했다고 밝혔다. 출시 전에 인디 게임 행사를 통해 게임의 존재를 알렸다면, 플레이엑스포에서는 이미 출시했다는 소식과 6월에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온 셈이었다.
두 대표는 "출시 초부터 지금까지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유저들이 응원한 덕분에 이렇게 올 수 있었다. 이를 더더욱 개선해서 다음 시즌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쳐서 유저들이 앞으로도 쭉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고수아비'는 스팀과 모바일로 즐길 수 있으며, 플레이엑스포 D19 샤이닝 고라니 부스에서 시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