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모두가 바란 DLC, 킹덤 컴2 '대장간의 유산'

도시 속 내 집 마련? 이건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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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호스의 본격 중세 생활(?) 시뮬레이션, 킹덤 컴: 딜리버런스2의 두 번째 유료 DLC '대장간의 유산'이 출시되었습니다. 15시간 분량의 스토리 퀘스트와 활동이 더해진 것은 물론, 이제 주인공 헨리가 자신만의 대장간을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되었죠.

얼핏 듣기로는 그저 개인 집이 생기는 평범한 DLC처럼 보이지만, 직접 체험해본 바로는 전체 게임플레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극사실적인 중세 도시 안에서, 주인공 헨리에 몰입하는 플레이어에게 더없이 즐거운 순간이 더해진 것입니다. 직접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며 명성을 올리는 것 외에도, 이용자 편의성을 위해 추가된 여러 요소들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칼리츠의 역병 헨리, 어엿한 시민이 되다




▲ 이미 폐허가 된 대장간 앞에서



▲ 헨리는 어린 시절 이곳을 지나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대장간의 유산'은 주인공 헨리가 양아버지 마틴이 견습생 시절 수행했던 대장간을 중심으로 그 서사를 풀어나갑니다. 원작에서도 스토리를 진행하며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마틴은 스칼리츠의 대장간을 운영하기 전, 쿠벤베르크에서 검을 재련하는 방법을 배웠죠. 지금은 폐허가 된 대장간 앞에서, 헨리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쿠텐베르크에 방문했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미 대장간은 오래 방치되어 폐허가 되었고, 양아버지 마틴의 스승도 이미 돌아가신 상황. 과부가 된 스승의 부인인 막달레나만이 허름한 단칸방에서 그 장소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헨리는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을 막달레나에게 설득하며, 자신이 대장간을 다시 한 번 부흥시키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발단이 이렇다 보니, DLC 구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먼저 트로스코비츠 지역의 모든 스토리를 완수하고 쿠텐베르크 지역으로 당도하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뒤에는 대장간을 고치는 데 꽤 많은 자금이 필요하므로, 되도록 후반 부에 DLC를 플레이하는 편이 좋아 보였습니다.



▲ 좋은 가문 출신이어야 길드에 넣어주지만, 귀족이나 서자는 또 안 된다고?



▲ 열심히 청소해서 마침내 갖게 되는 나만의 대장간(과 집)

당시 중세 유럽에서 대장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속한 도시에 있는 길드에 먼저 보고를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헨리도 똑같이 경험하게 되죠. 그간 모험을 통해 얻는 지식과 노하우를 살려 길드 가입 테스트를 마친 뒤에는, 본격적으로 대장간을 증축하는 여정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갖게 되는 대장간은 헨리가 운영을 해야 하는 곳임과 동시에, 그간 많은 팬들이 바라온 플레이어 거주지로서의 역할도 합니다. 2층에는 헨리의 방이 마련되어 있고, 거의 쑥대밭이 된 정원 또한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대장간의 명성을 높여가며 여러 시설을 증축하다 보면, 어느새 멋드러진 자신만의 저택(대장간)을 갖게 됩니다.

개발진은 헨리의 대장간을 꾸밀 수 있는 요소의 조합이 약 1억(!)개에 달한다고 언급했지만, 직접 체험해본 바로는 그렇게까지 자신의 입맛대로 꾸밀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각각의 요소들을 바꿀 수 있는 옵션은 꽤 다양하게 주어지지만, 가구를 자신 마음대로 옮기거나 배치하는 시스템은 구현되어 있지 않았죠. 침대를 어떤 것으로 할지, 벽 도색을 어떻게 할지 등, 기본적인 요소들이 꽤 많은 제공된다는 점은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어 주었습니다.



▲ 여러 가구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장간의 명성을 올리는 게 필수입니다

또한, 각 가구들은 저마다 특수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장장이의 침대에서 잠을 자면 한동안 제작 관련 활동을 할 때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식이죠. 또 사냥꾼의 식탁을 활성화하면 게임 속 시간으로 하루동안 원거리 무기의 공격력이 20% 증가하는 등, 여러 쏠쏠한 능력치를 살펴가며 자신의 방을 꾸미는 재미도 존재합니다.

정원은 그동안 헨리가 마을마다 여관을 전전하며 그리워했던 모든 요소들의 총집합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매번 말리지 못한 허브를 들고 다니거나, 생고기를 들고 다니다 모두 상해버린 기억이 하나둘 쯤 있을 텐데, 정원을 수리하면 허브 건조대나 훈연장이 딸려 있어 언제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절대 상하지 않는 음식인 꿀을 얻을 수 있는 벌집, 빨래터 찾아다닐 필요 없는 대야 등을 설치해 게임 내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고요.



▲ 처참한 모습이던 정원도



▲ 명성과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발전시킬 수 있죠


도대체 대장장이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 대장간의 기본은 역시 달군 쇠 두드리기



▲ 주문받은 물건은 날도 잘 세워줘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대장간의 명성을 올리는 게 필수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번 DLC의 핵심이기도 하죠. 플레이어는 대장간에 방문한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 외에도, 대장간 길드의 일원으로서 각종 활동을 하며 명성을 높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활동'들은 게임 시간으로 오전 9시마다 활성화되는데, 매일같이 해야 할 일이 생긴 입장에서는 꽤나 바쁜 쿠텐버그 시민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모두 마치기 전이나, 또 그 이후에 항상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점에서는 크게 환영할 일이죠.

또, 매일같이 찾아오는 활동들이 반복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편자나 도끼, 검을 만들어달라는 부탁 외에도 '남편이 아파하는데, 이를 뽑아줄 수 있냐', '어느 대장간에서 물건을 도둑맞았는데 도와주겠냐' 같은 부탁들도 종종 들어옵니다. 도대체 중세 시대 대장장이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였던 걸까요?



▲ 남편 이빨을 뽑아달라고 하질 않나



▲ 주사위 도둑놈 붙잡기 등, 기상천외한 활동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게임은 여러 종류의 활동을 통해 헨리가 자신의 대장간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합니다. 여러 지역을 돌며 주사위 게임을 이겨 명성을 쌓기도 하고, 활쏘기 대회에 나가는 것으로도 대장간 명성을 얻을 수 있고요. 교회나 시청에 기부를 하는 것도 명성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되죠.

쿠텐버그에서 매번 개최되는 토너먼트에서조차 이런 명성을 쌓을 수 있습니다. 시청 담당자와 대화를 하면 '대장간의 심볼이 들어간 옷을 입고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면 명성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는 힌트를 얻게 되는데, 상당히 요즘 스포츠와도 맞닿아 있는 아이디어라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DLC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규 무기도 포인트입니다. 대장간 활동을 하다 보면 랜덤하게 새 무기 도안을 손에 넣을 수 있고, 그 중에는 도적 소굴에 가서 도난당한 물품을 되찾아 오는 미션도 포함됩니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고난도 지역으로 손꼽히는 오파토비츠의 도적떼와 대결해야 할 일도 있으니 되도록 DLC는 모든 장비가 갖춰진 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대장간 앞 거지한테 꺼지라고 했더니, 풀템 입고 찾아옴;


아버지가 못 다한 일을 완수하는 '헨리의 여정'




▲ 체코 하면 떠오르는 천문 시계가 이번 DLC의 주인공입니다

대장간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 외에도 '대장간의 유산' DLC에서는 양아버지 마틴이 결국 실패했던 과업, 쿠텐베르크의 천문 시계를 수리하는 여정이 메인 스토리로 존재합니다. 마틴과 그의 스승님이 남겨둔 수리 도안을 토대로 여러 부품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결국 천문 시계를 고치는 여정을 따르게 되죠.

물론, 천문 시계가 지난 30년간 고장난 채로 방치되어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일단 시계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설계로 제작되어 있었고, 때문에 여러 길드가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만 했죠. 마지못해 쿠텐베르크 시청은 당대의 뛰어난 이탈리아 기계공들을 불러 수리를 하려 했지만, 그들은 수리는 커녕 설계도와 부품을 모두 떼 도망간 버렸습니다.



▲ 고치는 여정은 의외로 짧지만, 재미있게 풀어냈습니다

주인공 헨리는 이렇게 고장난 채로 방치된 시계를 아버지의 뜻에 따라 수리하기로 마음먹고, 과거 마틴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수소문해 찾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킹덤 컴'을 즐긴 사람이라면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죠. 때로 유머러스하게, 그러면서도 헨리가 양아버지의 발자취를 찾는 감동적인 연출을 통해 좋은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렇다 보니, 이번 유료 DLC '대장간의 유산'은 독립적인 스토리 측면으로서, 또 원작에서 부족했던 콘텐츠나 편의성을 보강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타이틀이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에 접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며 더욱 게임 속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고, 이미 모든 퀘스트를 섭렵한 플레이어라면 마침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헨리의 일상을 함께하며 힐링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모로 보아,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던 '킹덤 컴' DLC의 모습이 아닐까요? 원작을 재미있게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면, 이번 DLC는 놓치지 마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멋드러진 신규 무기도 DLC의 감초 요소죠



  • 드디어 갖게 된 나만의 집
  • 매일같이 갱신되는 다양한 생활 퀘스트
  • 여전히 그대로인 워호스의 유머 감각
  • 대장간 활동은 다소 반복적일 수 있음
  • 초반에 진행하기엔 난도가 높은 퀘스트 존재
  • 보관 상자좀 1층에 놔두지...

리뷰 플랫폼: PC (출시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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