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스토리] 라피: 레드후드의 궤적

기획기사 | 양예찬 기자 | 댓글: 1개 |
라피는 어떻게 전투 머신에서 YES걸이 되었을까?
그리고 필그림 레드후드, 그 둘의 관계는 대체...?
라피의 성장 스토리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해 보았습니다

※ 기사 본문엔 승리의 여신: 니케 스토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저랬던 애가 왜 이렇게 됐지? 알고보면 사연이 있다. 라피의 연대기를 정리해보자


#1. 텅 빈 소녀, ‘사신’이라 불리는 양산형 니케가 되다
라피의 출발점은 전장이 아니라 병원입니다. 라피는 불치병을 앓는, 가족도 친구도 없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앞으로 나아질 기약도, 희망도 없이 텅 빈 채로 그저 삶을 이어가고 있었죠.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유일하게 의지하던 간호사마저 세상을 떠났고, 지원도 끊겼습니다. 이후 임상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그것이 텅 빈 마음까지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상태로 시위 현장에서 발포된 유탄에 맞아 사망하고 맙니다.



▲ 라피의 시작은 전장이 아닌 병원.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소녀였습니다


그 뒤 라피는 ‘양산형 니케’로 부활합니다. 니케는 ‘NIMPH’를 이식해 인격과 지식을 이어받는데, 병원에서 일생을 보낸 라피는 감정도 거의 비어 있었죠. 다만 전투력만큼은 뛰어나 여러 전장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하지만 양산형 니케였던 라피의 행보는 좋지 못했습니다. 전투력이 뛰어나 늘 살아남았지만, 문제는 라피만 살아남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녀가 속한 스쿼드원 대부분은 전사했고, 라피에게 마음을 주었던 니케들도 포함되어 있었죠. 그렇게 라피는 다른 니케들 사이에서 ‘사신’이라 불리게 됩니다.

그렇게 ‘텅 빈’ 채로 여러 스쿼드를 전전하던 라피는, 한 전장에서 인생의 전환점이자 목표가 되는 전설과 조우합니다. 그 만남을 기점으로 라피의 운명은 크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양산형 니케로 두 번째 삶을 시작한 라피.



▲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혼자였다



▲ 아무것도 없는 그녀 앞에 나타난 레드후드. 이 만남으로 라피의 운명을 크게 바꾼다


#2. 절망의 끝에서 만난 건, 자신의 이상향 '레드후드'
‘레드 후드’는 최초이자 최강의 스쿼드, '갓데스'의 일원입니다. 그러나 어느 사건을 계기로 침식되어, 자신의 최후만을 기다리는 상태가 됐죠. 언제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열정적으로 삶을 불태우던 레드 후드는, 텅 빈 라피를 위해 남은 마지막 시간을 쓰기로 합니다.

라피는 레드 후드와 여행을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레드 후드는 라피에게 끊임없이 “너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묻고, 라피는 이 질문 속에서 서서히 스스로를 자각해 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라피는 동료를 지키며 앞을 향해 나아가는 ‘레드 후드’ 그 자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녀의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동시에 무거운 족쇄가 됩니다.



▲ '난 네가 되고 싶어' 이 말은 라피에게 삶의 목표이자 족쇄가 된다


이후, 둘은 여행 속에서 방주의 비밀을 알게됩니다. 그곳에서 라피와 레드 후드는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되고, 라피는 마음속에 품어왔던 말을 꺼냅니다. '레드 후드, 네가 되고 싶다'고 말이죠. 레드 후드는 '너는 내가 될 수 없다'고 답하지만, 그때의 라피는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라피가 이 말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건, 더 나중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레드 후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라피에게 넘겨주며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 순간, 라피는 더 이상 ‘빈 인형’이 아닙니다. ‘레드 후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한 영웅의 길을 이어 나가는 계승자가 됩니다.



▲ 라피는 그녀의 모든 것을 이어받기로 결심한다


#3. 계승의 의미를 찾는 라피, 최강의 스쿼드 '앱솔루트'를 떠나다
레드 후드를 이어받은 라피는 엘리시온 최강 스쿼드 ‘앱솔루트’에 합류합니다. 원래부터 뛰어난 스펙에 레드 후드에게서 전투 기술까지 전수받은 라피의 활약은 눈부셨죠. 그 깐깐한 엘리트 니케인 '은화'조차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작전에서 라피가 쏜 유탄으로 민간인 사망 사고가 발생합니다. 고의가 아니었기에 라피의 직접적 귀책은 없었지만, 그 순간 라피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사망자에 대한 애도가 아닌, '사고 보고서를 써야 한다니 귀찮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레드 후드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에 매몰된 자신이 그 목적을 위해 동료들을 이용해 왔다는 자각에 까지 이르면서, 라피는 결국 앱솔루트 탈퇴를 선택합니다.



▲ 라피는 앱솔루트에서 어떤 사고를 계기로 탈퇴하게 된다


#4. 카운터스에 합류한 라피, 아직은 그저 힘에 불과
그렇게 라피는 아니스와 동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니케의 메인 스토리가 시작되죠. 신입 지휘관인 주인공과 함께 '마리안'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지휘관이 마리안, 그리고 니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하죠.이후, 라피는 지휘관, 아니스,. 네온과 함께 카운터스 스쿼드를 결성합니다

라피는 카운터스 스쿼드에서 많은 일을 겪습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엔 머리가 붉어지며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코드: 레드후드'를 발동했습니다. 사실 이 힘은 단순한 리미터의 해제가 아닌, 라피 속에 잠들어있는 레드후드의 의식을 깨우는 것이 었습니다. 레드후드를 계승하고, 레드후드 그 자체가 되고자 하는 라피의 의지가 구현화된 형태였죠.



▲ 라피는 카운터스에서 많은 일을 겪고, 자신의 텅 부분을 채워나기 시작한다



▲ 라피의 비장의 무기 '코드: 레드후드'. 카운터스는 몇 번이나 이걸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하지만 이 힘엔 큰 부작용이 있었는데요. 너무 오랫동안 '코드: 레드후드' 상태를 유지하면 레드후드에게 바디의 주도권이 넘어 갑니다. 라피는 방주를 습격한 니힐리스타, 인디빌리아, 토커티브의 협공에 대응하기위해 라피는 코드: 레드후드를 최대출력으로 전개합니다. 그 결과 라피의 의식은 사라지고, 바디의 주도권이 레드후드에게 넘어갑니다.



▲ 코드: 레드후드를 한계까지 사용한 라피. 바디 주도권이 레드후드에게 넘어간다



▲ 단순히 코드: 레드후드를 한계까지 사용한 반동 외에, 자신에 대한 실망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


#5. 레드후드와 재회, 그리고 이별
레드후드에게 주도권을 넘긴 라피. 이 때 라피는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레드후드는 바디의 주도권을 라피에게 돌려주려 했으나, 라피쪽에서 거부했죠. 결국 자신은 레드후드와 같은 존재가 되지 못했고, 그럴거면 레드후드가 살아남는게 낫다고 생각한 겁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꾼 건 카운터스의 인연이었습니다 지휘관과 카운터스의 멤버들은 라피에게 또다른 삶의 의미를 주었죠. 레드후드 역시 라피의 이러한 변화에 눈치채고, 이번에야 말로 라피에게 모든 것을 라피에게 넘겨주며 조용히 작별을 택합니다.

그렇게 라피는 텅 빈 소녀에서 벗어나, ‘나답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레드 후드의 힘과 의지를 진정한 의미로 계승했고, 전투력도 정신도 한 단계 성장했죠. 다만 아직 남은 숙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조바심’입니다.



▲ 이번에야 말로 모든 것을 라피에게 물려준 레드후드



▲ 영웅의 의지를 잇는 라피.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6. 이어간다, 레드후드가 아닌 라피로
큰 성장을 이룬 라피. 하지만 적은 그보다 더 강해졌습니다. 베히모스 같은 강적이 등장했고, 라피는 전투에서 크게 밀리며 스스로에게 실망합니다. 레드 후드에게서 이어받은 힘조차 통하지 않자, 결국 자신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에 빠지죠.

그때부터 라피는 조급함에 사로잡힙니다. 실수를 만회하고, 계승자의 자격을 증명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냉정함은 흐려졌고,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태곳적부터 어떤 절망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사명을 이어온 초월적 니케 그레이브를 보며, 자신의 한계를 더욱 선명하게 체감합니다.



▲ 레드후드를 계승해야 한다는 강박은 그녀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라피는 혼자 끌어안고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지휘관과 카운터스에게 털어놓습니다. 의외로 해결책은 가까운 곳에 있었죠. 라피는 '내가 정말 무엇을 계승하고 싶었는가. 내가 되고 싶은 진짜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다시 맞이한 베히모스와의 최종 결전. 카운터스가 궁지에 몰려 침식의 위기에 처한 순간, 라피 안에 잠들어 있던 마지막 레드 후드의 의식이 그녀를 지켜냅니다. 라피와 레드 후드는 조용히 작별을 나눴고, 라피는 마침내 계승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나는 너를 계승한다. 너에게 이어받은 것을 짊어진 채.
나의 길을 갈게.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지휘관과 함께. 승리의 여신이 될게.




▲ 라피는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계승의 의미를 깨닫는다


각성한 라피,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고, 모든 솔로 레이드에 개근하며, 어떤 콘텐츠에서나 에이스인 '라피: 레드후드'입니다.

라피: 레드후드는 자신의 길을 걷으며, 레드후드를 계승한, 라피가 그리는 이상향이 된 모습이죠. 이때 라피가 사용하는 무기는 드릴이 달린 머신건 ‘세븐즈 드워프 제로’입니다. 원래라면 침식되지 않은 레드 후드가 쥐었어야 할 무기였죠. 그렇게 라피는 레드후드의 의지와 마음, 그리고 무장까지 이어받았습니다. 그렇게 라피는 레드 후드를 진정한 의미로 계승했습니다.



▲ 여기서, 진정한 의미의 계승이 완성되었다


#7. 솔직해진 라피! 'YES걸'이되어 지휘관을 공략...하나?
라피는 이제 그 시절의 텅 빈 소녀가 아닙니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한 명의 소녀가 되었죠. 이 지점부터 라피의 캐릭터성도 크게 달라집니다. 무뚝뚝한 성격은 그대로지만, 지휘관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습니다. 지휘관에게 다가오는 니케들을 견제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공식이 밀어주는 ‘정실 행동' 그 자체였습니다.

게임을 이제 막 시작했거나 스토리에 관심이 적으신 분들은, 라피의 특별 코스튬에서 보이는 다소 과감한 연출과 대사가 의아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바로 이것이 라피식 내적 성장의 결과입니다. 이런 면모는 여름 이벤트「BOOM! THE GHOST!」에서도 잘 드러나니, 관심 있으시면 아카이브로 플레이해 보시길 권합니다. 라피의 서사를 이해한 뒤에 수영복 코스튬을 보면, 느낌이 확 달라지실 거예요.

그리고 이 솔직함이 극점에 이른 버전이 바로 이번에 배포된 ‘체리시 레드’ 라피 코스튬입니다. 짧은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는데, 보시다 보면 '이렇게 까지하는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하지만 그것이 라피가 선택한 길이겠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길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이니, 한 번 플레이해 보세요.



▲ 완벽한 계승 이후, 자신에게 솔직해진 라피. 이정도 결과까진 예상하긴 어려웠지만...



▲ ...좀 너무 솔직해진 것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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