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게임을 오래 전부터 즐겼던 유저라면 표류용사, 용사식당 이 두 게임 중 하나는 들어보았을 겁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심플한 구성으로 힐링하는 감성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알음알음 알려진 작품이니까요.
이 두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인디 개발팀, 팀 타파스가 로그라이크 액션이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지난 5월 23일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마녀의 정원'이 그 주인공이죠. 특유의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에 마녀라는 소재, 그리고 로그라이크를 더하면서 맛을 한층 끌어올린 작품입니다. 초반에 다소 템포가 루즈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 단계만 벗어나면 핵앤슬래시를 연상케 하는 빠른 템포와 각종 조건을 붙여가며 극한까지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내실을 보여주며 저력을 입증하기도 했죠.
그 뒤 유저 피드백을 받아 이리저리 개선하는 한편, '에필로그'로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마녀의 정원 그리고 팀 타파스가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하는 지스타 2025에 유니티 월드 존에 참가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니티 기반 인디 게임을 즐기러 온 유저들이 '마녀의 정원'을 이 기회에 플레이하러, 혹은 현장에서 개발자를 만나기 위해 모여들었죠.

현장 인터뷰에 응한 고지원 팀장은 "지스타가 워낙 크고 유명한 업체가 많이 오니까 솔직히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오픈하자마자 바로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인디 게임을 사랑한다고 새삼 느꼈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인디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이 한가득 모인 유니티 월드 존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마녀의 정원' 부스 앞에는 대기열이 오전 이른 시간부터 형성되어 있었죠.

이와 같은 팬들의 성원과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마녀의 정원'은 제17회 유니티 어워드 '가장 기대되는 게임'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이에 고지원 팀장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는 한편, 지스타 출전에 도움을 준 유니티에도 감사를 표했죠. 아울러 며칠에 걸쳐서 찾아와 보스를 클리어하러 온 팬, 이미 구매하고 현재 업데이트된 분량까지 다 플레이했는데 굿즈를 받기 위해 찾아온 팬, 전작부터 팬이었던 유저 등 다양한 팬들에게 재차 감사를 전했습니다.
"현장까지 찾아와서 전해주신 여러분의 피드백에 감사드리며, 의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피드백 받은 부분 중에 근본부터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현재 리워크도 작업 중이며, 정식 출시 때는 예전에 했던 분들도 새롭게 느끼리라 기대합니다."

한편, 현장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팀 타파스의 대표이자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디렉션, 스토리 등 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임태희 대표와 서면을 통해 '마녀의 정원'의 현재와 이후 계획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Q. 마녀의 정원이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얼리액세스 이후 6개월 동안은 거의 매일 전 영역을 손보고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집중한 것은 시스템 리워크·전투 밸런스·스토리·UI/UX 정제였고, 특히 9월 이후에는 다음 콘텐츠를 위한 구조 개선과 실험적인 시도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휴식은 거의 없었지만, 업데이트마다 달라지는 게임을 유저분들이 즐겨주시는 모습에서 큰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Q. 표류소녀, 용사식당에 이어 마녀의 정원까지 쭉 유니티로 개발을 진행했는데, 유니티를 선택한 이유를 꼽자면?
“유니티는 저희 팀이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엔진이기도 하고, 모바일·PC·콘솔 등 멀티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인디 팀에게 중요한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낮은 진입 장벽도 유니티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쌓인 내부 노하우 덕분에 자연스럽게 유니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Q. 그간 모바일 위주로 출시했다가 ‘마녀의 정원’에서 멀티플랫폼 로그라이크를 처음 시도했습니다. 이렇게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또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을 도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꼽자면?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부터 PC·콘솔·모바일을 모두 아우르는 액션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로그라이크 장르는 반복 플레이, 빌드 다양성, 빠른 전투 흐름이 PC 환경과 특히 잘 맞고, 인디 규모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힌 장벽은 플랫폼별 조작 환경의 차이였습니다. 기존 모바일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게임패드와 키보드 조작을 기준으로 버튼 배치, 조작 방식, 화면 정보 배분 등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필요했습니다.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빌드 다양성과 난이도 곡선 조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특정 조합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반대로 너무 약하면 로그라이크 특유의 다양한 빌드 선택과 우연성이 주는 재미가 크게 약해집니다. 또한 보스전은 지나치게 어렵고 일반 지역은 단순하다는 의견처럼 전투 난이도의 밀도 차이도 꾸준한 과제로 지적되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콘텐츠 추가보다 시스템 개선과 챕터 구조 보강에 집중하고 있으며, 곧 업데이트될 에필로그 역시 이러한 기반 위에서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Q. 얼리액세스 이후로 여러 차례 큰 업데이트로 개선과 변화를 보였는데, 특히 지난 9월 ‘에필로그1’로 색다른 시도를 한 게 눈에 띄었습니다. 에필로그1에서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핵심은 무엇이었나요?
“에필로그1은 메인 챕터 이후의 세계를 전혀 다른 구조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실험적 콘텐츠입니다.
전투 리듬과 규칙, 서사 구조까지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 유저분들이 기존 빌드나 패턴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발견하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Q. 마녀의 정원 새로운 에필로그를 예고했는데,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에필로그1이 메인 챕터들과는 달리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같이 끊임없는 웨이브를 버티는 방식을 차용했듯이, 에필로그2와 3 역시 각각 독립적인 규칙과 전투 구조를 가진 새로운 모드로 개발 중입니다.
에필로그2는 다양한 방과 보상을 통한 던전 크롤링식 탐험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컨트롤 방식도 일부 변화가 있어 더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도 에필로그 1~3을 통해 하나의 흐름이 완성되는 구조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에필로그가 3까지 언급됐는데, 얼리액세스가 그때까지 이어지는지 혹은 이제 정식 출시도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정식 출시에는 에필로그 3까지의 완성, 도전 모드·꾸미기 요소·업적 등 엔드 콘텐츠 추가, UI/UX 정비와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요소들이 완결성을 갖췄을 때 1.0 버전으로 정식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는 그 과정의 핵심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출시 후 플레이엑스포, BIC, 일본 비트서밋 출전에 글로벌 팬아트 공모전까지 글로벌 유저와 직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소감이 어땠나요?
“여러 전시에 참여하면서 온라인 피드백과는 다른 생생한 반응을 느꼈습니다.
각 지역의 유저들이 선호하는 빌드나 전투 템포가 의외로 다양해, 국가별 플레이 스타일 차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직접 게임을 좋아해 주는 이유를 듣는 경험은 개발자로서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Q. 지난 9월에는 글로벌 팬아트 공모전까지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저들의 호응이 어땠나요?
“생각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미국, 중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작품이 참여했고, 캐릭터에 대한 해석과 표현이 너무 다양해서 저희도 전부 감탄했습니다.
특히 저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캐릭터의 모습이나 세계관의 해석을 팬분들이 제시해 주실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세계를 사랑해 주시는구나’ 하고 실감했습니다.
Q. 지스타에 유니티 부스로 참가하게 됐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말 영광이고 감사한 자리입니다.
유니티 인디 쇼케이스는 개발자로서 큰 의미가 있는데, 이번에는 ‘마녀의 정원’을 유저분들께 직접 선보이며 더 많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 특히 기대가 큽니다.
또 한국에서 가장 큰 게임 행사라는 점에서, 저희에게도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팀 타파스의 비전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꼽자면? 또 ‘마녀의 정원’ 외에 다른 신작도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팀은 거창한 비전보다는, 우리가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꾸준히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의 감성과 방향성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큰 힘이 됩니다.
현재 ‘섬의 괴물’이라는 스토리 중심 신작을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팀과 협업해 개발 중이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Prenberry 님의 아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IP나 기존 세계관의 확장 아이디어도 여러 가지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마녀의 정원’을 정식 출시까지 온전히 완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마녀의 정원 그리고 팀 타파스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얼리액세스는 개발자에게도 도전적인 여정이지만, 여러분의 피드백과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만들까”만 고민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마녀의 정원’을 더 멋진 게임으로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